CULTURE

[월간B추천] 아카데미와 블록버스터의 달

안녕, 에디터B다. 며칠 전 디즈니플러스 애니메이션 <What if…?>를 봤다. ‘토니 스타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당하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 아래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이언맨>에서 토니는 같이...
안녕, 에디터B다. 며칠 전 디즈니플러스 애니메이션 <What if…?>를 봤다. ‘토니 스타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당하지…

2022. 04. 03

안녕, 에디터B다. 며칠 전 디즈니플러스 애니메이션 <What if…?>를 봤다. ‘토니 스타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당하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 아래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이언맨>에서 토니는 같이 납치되었던 박사 ‘호 잉센’의 희생 덕분에 방탕한 삶을 반성하고 히어로가 된다. 토니를 바꾼 건 잉센이 마지막 말 때문이었다.

“당신의 인생을 낭비하지 마세요”.

영화 명대사 하나가 인생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명대사 하나를 듣고 속죄하거나, 개과천선하지 않는다. 영화 한 편은 그 정도로 대단하지 않다. 하지만 마음에 깊게 박힌 대사 하나는 그곳에서 자리를 잡고 중요한 순간마다 야광별처럼 반짝인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내가 살아보지 않은 삶을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기에 야광별이 많이 쌓인 마음은 쉽게 어두워질 순 없다. 오늘 소개하는 8개 작품 중에서 야광별을 발견하길 바라는 기대를 품는다.


[1]
<벨파스트>

“네가 누군지 알지? 네가 어딜 가든 무엇이 되든 그건 변하지 않는 거야” 할아버지의 말을 들은 9살 꼬마 버디는 할아버지를 꼬옥 안는다. 영화는 1969년 아일랜드 벨파스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감독 케네스 브래너의 유년기 경험이 시나리오의 바탕이 되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종교 분쟁으로 공포에 빠진 도시의 시민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고향을 떠나야 한다. 50년 전 이야기이지만 지금도 유효한 이야기다. 전쟁 때문에 고향을 떠나게 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케네스 브레너가 직접 쓴 각본은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 개봉 2022.03.23
  • 연출 케네스 브래더
  • 출연 주드 힐, 케이트리오나 발피, 주디 덴치, 제이미 도넌, 시아란 힌즈 등

[2]
<킹 리차드>

“세상은 날 무시했지만 너흰 달라. 존중받게 할 거다” <킹 리차드>는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비너스 윌리엄스, 세레나 윌리엄스를 소재로 한 영화다. 다만 영화의 주인공은 두 선수가 아닌,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 리차드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챔피언 육성 계획을 짜는 열정적인 아버지인데,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과 형편없는 훈련 환경에서도 두 딸을 챔피언으로 키워내는 데 성공한다. 좋은 영화, 좋은 연기, 좋은 각본 덕분에 리차드를 연기한 윌 스미스는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그의 수상을 축하해주는 뉴스는 찾아볼 수 없다. 잘못된 선택은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조차 얼룩으로 만들어버린다.

  • 개봉 2022.03.24
  • 연출 레이날도 마르쿠스 그린
  • 출연 윌 스미스, 언자누 엘리스, 사니야 시드니, 데미 싱글턴 등

[3]
<파친코>

<벨파스트>처럼 고향을 떠나는 슬픔을 그린 드라마가 또 있다. 애플TV+에서 공개된 드라마 <파친코>가 그렇다. 드라마는 1910년대, 1930년대, 1980년대 세 가지 시간대를 교차하며 험난한 시대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선자의 삶을 보여준다. 선자 역할은 김민하, 윤여정이 연기한다. 동명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하였고, 가족 대서사시라 줄거리가 복잡한데, 아주 간단히 압축하면 이렇다. 부산 영도에서 태어난 선자는 우연히 일본에서 온 수산업자 한수(이민호)를 서로 사랑하게 된다. 가족과 이별하고 일본으로 가게 된 선자는 58년 후 고향으로 돌아오기까지 갖은 고난과 시련을 겪는다. 파친코에 대한 자세한 리뷰는 김철홍 영화평론가가 쓴 글로 확인하자.

  • 공개 2022.03.25, Apple TV+
  • 연출 코고나다, 저스틴 전
  • 출연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진하, 소지 아라이 등

[4]
<모비우스>

<모비우스>는 <베놈>, <데드풀> 같은 안티 히어로 무비다. 순수하게 정의를 추구하는 히어로가 아닌 선과 악이 공존하는 복잡한 심경의 영웅을 그린다. 줄거리를 이렇다. 희귀혈액병을 앓던 천재 박사 모비우스(자레드 레토)는 흡혈 박쥐를 연구하다가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부작용이 심각했으니, 흡혈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자신이 개발한 인공혈액으로 버티지만, 효과가 점점 떨어지고 언젠가는 인간의 피를 먹어야 할 운명을 짊어지게 된다. 그러던 중 모비우스와 같은 병을 앓는 둘도 없는 친구 마일로(맷 스미스)는 모비우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치료제를 맞고 똑같이 강력한 파워를 얻게 된다.

  • 개봉 2022.03.30
  • 연출 다니엘 에스피노사
  • 출연 자레드 레토, 아드리아 아르호나, 자레드 해리스 등

[5]
<문나이트>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는 하나 같이 다 만족스러웠다. 시간 관계상 영화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한 조연의 서사를 드라마에서 천천히 풀어낸다. 덕분에 시리즈 한 편을 정주행 하면 MCU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올라간다. <문나이트>의 주인공 스티브 그랜트는 다중인격을 겪는 인물로 또 다른 자아인 용병 마크 스펙터를 발견하게 된다. 문나이트 역할은 오스카 아이삭, 미스터리한 영적 지도자 아서 해로우는 에단 호크가 맡았다.

  • 공개 2022.03.30, 디즈니 플러스
  • 연출  모하메드 디아브, 저스틴 벤슨, 아론 무어헤드
  • 출연 오스카 아이삭, 에단 호크, 가르파르 울리엘 등

[6]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루이스 웨인은 실존 인물이다. 고양이를 사랑했고, 화가 인생 대부분을 고양이 그림에 쏟았던 영국 화가다. 귀여운 고양이, 무서운 고양이, 알 수 없는 형체의 고양이 등 다양한 고양이를 그렸다. 영화는 두 사람과 한 고양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화가 루이스, 그의 아내 에밀리 그리고 고양이 피터다. 사실 루이스는 말년에 정신병원에 수감되는 등 불행하고 불운한 일들이 많았는데, 말년의 루이스는 나와도 아주 조금 나오지 않을까. 에밀리는 루이스와 결혼한 지 3년 만에 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 그 시기를 주로 다룰 것 같다. 장르가 로맨스니까. 참고로 루이스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한 달 후에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로 또 극장가를 찾는다.

  • 개봉 2022.04.06
  • 연출 윌 샤프
  • 출연 베네딕트 컴버배치, 클레어 포이, 올리비아 콜맨, 토비 존스 등

[7]
<앰뷸런스>

인생 역전을 위해 완벽한 범죄를 설계한 형, 아내의 수술비가 필요한 동생이 있다.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형제는 각자가 원하는 것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하지만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계획이 틀어지고 형제는 구급대원 캠과 부상당한 경찰이 탑승한 앰뷸런스를 탈취한 채 도심을 질주하게 된다. <앰뷸런스>의 줄거리를 설명했지만, 사실 줄거리는 별로 안 중요하다. 감독이 ‘마이클 베이’라는 게 가장 중요하다. 폭탄이 터지고, 차가 전복되고, 건물이 무너지고. 엄청난 폭발과 액션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 개봉 2022.04.06
  • 연출 마이클 베이
  • 출연 제이크 질렌할, 야히아 압둘마틴 2세, 에이사 곤잘레스

[8]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1930년대, 제2차 세계대전에 마법사들이 개입하면서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의 힘이 급속도로 커진다. 덤블도어, 뉴트 스캐맨더 그리고 수많은 마법사들은 그린델왈드와 추종자들에게 맞서기 위해 팀을 꾸린다. 이번 영화에서는 워너브라더스의 요구로 조니 뎁이 하차하고, 매즈 미켈슨이 그린델왈드 역에 새롭게 캐스팅되었다.

  • 개봉 2022.04.13
  • 연출 데이빗 예이츠
  • 출연 에디 레드메인, 주드 로, 매즈 미켈슨, 댄 포글러, 앨리슨 수돌, 에즈라 밀러 등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