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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전기차로 ‘폴스타2’ 사도 될까요?

오랜만입니다! 자동차 이야기 전해드리는 더파크 정우성입니다. 오늘은 더파크 유튜브 채널에 독자분께서 달아주신 댓글을 그대로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폴스타’라는 이름, 익숙하신 분도...
오랜만입니다! 자동차 이야기 전해드리는 더파크 정우성입니다. 오늘은 더파크 유튜브 채널에 독자분께서 달아주신…

2022. 02. 03

오랜만입니다! 자동차 이야기 전해드리는 더파크 정우성입니다. 오늘은 더파크 유튜브 채널에 독자분께서 달아주신 댓글을 그대로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폴스타’라는 이름, 익숙하신 분도 낯선 분도 계실 거예요. 한국 자동차 시장에 또 하나의 브랜드가 등장했습니다. 폴스타(polestar), 북극성이라는 이름의 브랜드예요. 낭만적이죠? 북극성은 가이딩 스타(Guiding Star)잖아요. 칠흑 같은 망망대해의 밤, 단 하나의 이정표가 되는 별의 이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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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름이 좀 익숙하다면, 아마 당신은 볼보를 떠올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어쩌면 볼보를 썩 좋아하는 사람일 수도 있겠습니다. 폴스타는 원래 볼보가 만드는 자동차들을 기반으로 고성능 튜닝을 하던 회사였거든요. 그러다 볼보가 인수해 고성능 전문 자회사가 되었습니다. BMW M이나 메르세데스-벤츠 AMG 같은 회사였던 거예요.

2017년, 폴스타는 볼보로부터 독립합니다. 이제 완전히 다른 두 개의 회사가 된 거죠. 볼보의 고성능을 책임지던 폴스타는 그때부터 전기차 전문 회사로 체질 개선을 시작합니다. 볼보에서 디자인 총괄 부사장이었던 토마스 잉겐라트가 폴스타 대표가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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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얘기 별로 재미없죠? 하지만 이 정도는 아는 게 좋아요. 다 이유가 있습니다. 2022년 겨울 한국에 상륙한 폴스타. 출시 일주일만에 4,000대 사전계약 물량이 끝나버린 이 브랜드에는 이 모든 역사를 아우르는 캐릭터가 녹아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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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부터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예뻐야 관심이 가니까요. 헤드램프는 볼보의 패밀리룩, 토르의 망치를 살짝 닮았습니다. 면들이 굉장히 깔끔하죠? 면과 면이 만나는 부분에는 각이 살아있고, 복잡한 선도 없습니다. 또렷하고 담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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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테리어에는 크롬도 전혀 쓰지 않았습니다. 브랜드 로고도 차체 색과 같아요. 흰색 차에는 흰색 로고를 씁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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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요즘의 자동차 시장에는 ‘크롬 딜리트’라는 흐름이 있습니다. 크롬을 가공할 때 환경을 망치는 물질들이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크롬을 전반적으로 좀 줄이는 분위기예요. 전체적으로 매트한 느낌이 미래적인 분위기와 닿아있기도 하고요. 어딘가 반짝반짝 권위적인 느낌보다는 차분하고 담백한 느낌이 훨씬 잘 어울리는 브랜드들은 이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폴스타도 그런 경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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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익스테리어에는 브랜드 로고는 물론 이름도 안 써있어요. 브랜드 이름, 차 이름, 트림 이름 같은 것들 보통 엉덩이에 쓰잖아요? 폴스타는 그걸 다 인쇄해서 작은 스티커로 만들어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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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 문 아래쪽에 보면 검은색 글씨로 ‘Polestar 2’라고 쓰여 있어요. 아래에는 배터리 출력 같은 간단한 제원만 적혀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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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다 덜어내겠다는 의지입니다. 폴스타의 디자인 큐 중에 하나가 바로 ‘큐브(cube, 정육면체)예요. 폴스타 스웨덴 본사도 큐브 형태입니다. 론칭 행사장에도 거대한 큐브가 있었고요. 면과 모서리가 돋보이는 차체 디자인도 큐브의 컨셉을 집요하게 따른 결과예요. 디자이너 출신 CEO가 있는 회사 답죠? (폴스타 2 론칭 행사 현장이 궁금하시면 아래 영상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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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박에 가까운 깔끔함에 아주 약간의 스칸디나비안 감수성을 양념으로 둘렀어요. 딱 그 정도입니다. 아, 선택할 수 있는 옵션 패키지를 다 선택하면 나무 결이 살아있는 우드 트림으로 실내를 장식할 수 있어요. 가만히 만지고 있으면 마음이 다 가라앉는 원목의 느낌. 아끼고 또 아끼는 빈티지 가구의 그런 느낌을 차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거죠. 물론, 이렇게까지 하면 1천만원 이상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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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과 모서리가 도드라지는 디자인 덕에 어디서나 위풍당당해 보이는 태도를 얻었지만, 사실 폴스타 2는 그렇게 큰 차가 아니에요. 콤팩트 크로스오버입니다. 세단도 아니고 SUV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치백도 쿠페도 아니죠. 세단보다 살짝 높고 SUV보다는 낮습니다. 지붕은 쿠페라인으로 만들었어요. 폴스타 2의 정체성은 그 중간 어딘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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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보다 중요한 건 실용이겠죠? 폴스타 2는 싱글이나 커플에게 추천하고 싶은 전기차입니다. 세 명 이상의 가족이 일상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면 고민을 좀 하셔야 할 거예요. 일단 뒷좌석이 그렇게 넓지 않습니다. 게다가 적잖이 딱딱한 편이에요. 장거리를 가신다면 자주 쉬어주시는 게 좋을 겁니다.

여기에 회생제동도 생각하셔야 해요. 세 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표준으로 해 놓으면 꽤나 강한 회생제동이 걸리는 세팅이거든요.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동승자가 있다면 ‘낮음’을 권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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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승 현장에서는 뒷좌석이 불편하고 생각보다 딱딱하며 필요 이상으로 고성능이라는 이야기들이 공통적으로 오갔습니다. 다 맞는 얘기입니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느낌에는 이유가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그게 단점일까요?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폴스타는 아마 그들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하고 싶었을 거예요. 볼보의 고성능 부서로 활약하던 헤리티지를 독립 후에도 그대로 이어가고 싶었을 겁니다. 그러니 달릴 때는 달리는 맛이 나게, 밖에서 봤을 때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쿨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형태 자체로 유일한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의도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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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 2는 달리는 기세가 상당한 전기차입니다. 롱레인지 싱글모터의 시속 100km 가속 성능이 7.4초, 듀얼 모터의 가속 성능이 4.7초입니다. 둘 다 만만치 않게 빠르죠. 여기에 상대적으로 딱딱한 세팅의 서스펜션이 만나면 산길, 굽잇길 달리는 맛이 상당해집니다. 네 바퀴가 딱 버텨주니까요. 이런 경우에는 전기차의 무거운 배터리가 차체 전체의 무게 중심을 낮게 깔아주기까지 합니다. 그럼 네 바퀴의 접지력이 높아지겠죠? 조금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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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달릴 때, 뒷좌석에서 엉덩이 쭉 빼고 앉을 순 없을 겁니다. 벨트 제대로 매고 똑바로 앉아야죠. 회생제동은 말씀드렸다시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고, ‘낮음’ 정도로만 세팅해도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필요 이상의 고성능이라는 것 역시 단점이 될 수는 없겠죠. 이 차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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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 2에는 담백하고 깨끗한 익스테리어에서 짐작할 수 있는 성능에 대한 기대를 캐릭터로 박살 내는 패기가 있었습니다. 다들 얌전한 콤팩트 크로스오버라고 생각했겠죠. 볼보의 이미지도 있으니까, 조금 더 안정적인 차라는 기대를 했을 겁니다. 물론 볼보의 다양한 시스템과 안전에 대한 철학들은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습니다만… 이 모든 것을 알고 나서 경험하더라도, 폴스타 2는 모두가 예상했던 범위를 보란 듯이 벗어나는 전기차입니다.

자, 이제 질문으로 돌아가 보죠. 폴스타 2, 첫 번째 전기차로 사도 괜찮을까요? 제 추천은 롱레인지 싱글모터 모델에 파일럿 패키지를 추가해서 구매하는 겁니다. 파일럿 패키지에는 주행 관련 편의장비들이 들어있거든요. 그럼 5천8백40만원에 지역별 보조금을 감안하시면 됩니다. 듀얼모터 모델이 갖고 있는 깜짝 놀랄 정도의 성능과 다른 패키지들의 호사는 다음으로 미루셔도 충분할 거예요. 일단 그렇게 시작하실 수 있다면, 아주 독특한 감수성의 기분 좋은 전기차 라이프를 시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폴스타 2 롱레인지 듀얼모터 모델의 실감 나는 시승기가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 클릭!)

About Author
정우성

시간이 소중한 우리를 위한 취향 공동체 '더파크' 대표.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고전음악과 일렉트로니카, 나무를 좋아합니다. 요가 에세이 '단정한 실패'를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