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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옵션 캐스퍼, 꼭 사야할까?

안녕! 더파크 정우성입니다. 지난번 기사에서는 캐스퍼 옵션을 어떻게 고르면 좋을지에 대해 말씀드렸죠? 아직 못 봤다면,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쿨하고 힙하고 스마트한...
안녕! 더파크 정우성입니다. 지난번 기사에서는 캐스퍼 옵션을 어떻게 고르면 좋을지에 대해 말씀드렸죠?…

2021. 11. 10

안녕! 더파크 정우성입니다. 지난번 기사에서는 캐스퍼 옵션을 어떻게 고르면 좋을지에 대해 말씀드렸죠? 아직 못 봤다면,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쿨하고 힙하고 스마트한 디에디트 독자 여러분들께서 무척 좋아해 주셨다고 들었어요. 에디터 M한테 그 소식을 듣고 어찌나 힘이 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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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에는 이것저것 다 타봤어요. 그래야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으니까요. 터보인 것과 터보 아닌 것. 풀옵션과 풀옵션 아닌 것. 깔끔하게 타보고 누려봤습니다. 터보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현대는 왜 이런 옵션들을 세세하게 넣어 놓고 우리를 고민하게 만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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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터보가 없는 캐스퍼부터 말씀드릴게요. 제가 시승했던 모델은 모던 트림에 현대 스마트 센스와 멀티미디어 내비 플러스를 옵션으로 장착한 모델이었습니다. 앞좌석을 접거나 뒷좌석을 눕힐 수 있는 기능도 다 빠진, 알뜰 버전 캐스퍼였죠. 가격은 1,803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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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스마트 센스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전방과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방 교차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경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이 포함돼 있죠. 어렵죠? 요약해볼게요.

❶ 앞, 뒤, 후측방에서의 위험을 미리 감지해서 알려준다.
❷ 설정한 속도 안에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달려주지만 시속 10km 이하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❸ 복잡하지 않은 도로 상황,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 같은 고속화도로 수준의 굽잇길은 알아서, 제한속도까지 맞춰가며 달린다.

이런 기능들을 ADAS라고 해요.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죠. 제가 지난번 칼럼에서 추천드렸던 빠듯한 버전의 캐스퍼에서는 이것들을 기능을 뺐어요. 있으면 편리하지만 없어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씀드렸죠. 옵션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아요. 운전이라는 게 원래 그런 거죠. 시스템의 도움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책임은 운전자가 져야 하는 거죠. 이런 보조 기능이 다 있어도 여전히 100%의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이런 ADAS 기능들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운전자의 집중력이 흐려졌을 때, 실수로 뭔가를 놓쳤을 때 시스템의 힘을 빌리기 위함입니다. 어떠세요? 이 정도 기준이면 스스로 판단해서 넣거나 빼실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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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터보냐 아니냐의 선택일 겁니다. 캐스퍼 사려는 분들 사이에서 가장 분분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일 거예요.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터보 없는 캐스퍼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터보 있는 캐스퍼? 전혀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이게 어떤 차이냐. 설명을 한 번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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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과 힘의 한계라는 건 분명히 존재합니다. 캐스퍼는 경차고, 엔진 배기량은 고작 1리터, 피스톤은 세 개뿐이니까요. 그 힘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터보에요. 엔진에 추가로 공기를 공급해주는 장치를 달아서 더 강력하게 터질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출력을 높일 수 있는 장치입니다. 터보 엔진을 장착한 캐스퍼는 도로에서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가끔은 도로를 활공하듯 하면서까지 달릴 수 있어요. 경차라는 자격지심을 훌훌 던져버릴 수도 있는 정도의 힘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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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캐스퍼의 최대 장점을 공간감이라고 생각해요. 실내에서 느껴지는 어떤 옹색함, 그 경차 특유의 ‘쪼삣한’ 느낌을 정말 잘 잡아냈습니다. 이게 다 SUV라는 장르의 디자인 언어를 차용했기 때문이죠. 앞유리의 규모에서 느껴지는 시야의 넉넉함, 내 이마와 차체 사이의 거리감을 기반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감의 매력이 상당해요. 여기에 풀옵션을 적용했다. 그래서 앞좌석을 완전히 접을 수 있고 뒷좌석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캐스퍼의 공간 자체를 아주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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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두 사람이 밤을 보내기에는 여전히 빠듯한 공간일 거예요. 하지만 뒷좌석에 앉아서, 도어를 활짝 열어놓고, 발은 접어둔 앞좌석에 얹어놓은 채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는 충분한 공간일 겁니다. 여기에 캐스퍼 전용 액세서리인 트레이까지 갖췄다? 아주 호사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캐스퍼 풀옵션 공간감 만끽하기]

여기가 바로 캐스퍼가 도약하는 지점이에요. 캐스퍼는 분명한 경차이면서, 경차의 공간감과 장르적 옹색함을 감각으로 혁신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차에 조금은 멋쩍어하는 느낌이 남아 있었다면, 캐스퍼는 그걸 깨끗하게 씻어냈어요. 그저 멋져서, 예뻐서, 공간이 (생각보다) 넉넉해서, 마음에 들어서 살 수 있는 경차의 시대를 열어버린 거죠. 취향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경차의 세계.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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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차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스파크 수동기어 모델을 거의 10년 정도 갖고 있었습니다. 정말 즐겁게 탔고, 전혀 모자람이 없었어요. 서울 같은 메가시티에서, 경차보다 더 효율적인 교통수단은 스쿠터 정도밖에 없을 겁니다. 그만큼 사랑했어요. 스파크도 ‘경차치고는’ 당당한 자세 때문에 인기가 많았죠. 캐스퍼는 저 작은따옴표 안에 있는 구절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좋은 경차예요. 그냥 당당한 차죠. 심플하게 예쁜 차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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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을 즐기기 위한 동반자로서, 어떤 불만도 없이 풍족하게 누리고 싶은 분들은 돈을 조금 더 쓰세요. 1,870만 원짜리 인스퍼레이션 옵션에 터보 엔진과 스타일링을 선택하세요(90만 원). 저라면 여기에 앞좌석을 접고 캐스퍼 전용 액세서리까지 활용할 수 있는 스토리지 옵션(7만 원)도 선택하겠습니다. 40만 원 짜리 선루프와 50만 원짜리 액티브 플러스는 각자의 선택으로 남겨둘게요. 이렇게 선택하면 스트레스 없이 캐스퍼와의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을 겁니다. 1,967만 원이네요.


[터보 없는 캐스퍼 시승하기]

그렇다면 터보 없는 캐스퍼는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이런저런 커뮤니티나 유튜브 댓글들 보면 터보만은 꼭 있어야 한다고 여러가지 경험을 이야기하는 분들 많을 거예요. 저희 더파크 채널에도 그런 분들이 몇 계시더라고요. 이런 의견들이 틀린 건 아닙니다. 무시하실 필요는 없어요. 터보가 없으면 답답하죠. 사실입니다. 비교하면 분명히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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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드시 비교를 해야할까요? 이게 제 질문입니다. 터보가 아닌 모델은 그 나름의 힘으로 도로를 주파할 수 있는 리듬과 힘이 있습니다. 생각만큼 치고 나가지는 않지만 꾸준한 힘으로 분명하게 가속하죠. 힘과 가속의 그래프가 다를 뿐입니다. 저는 사실 그 정도로도 괜찮겠다 생각했어요. 터보와 논 터보를 비교하면 열세가 분명하지만, 우리가 차 두 대 놓고 바꿔가면서 타는 거 아니잖아요? 그건 자동차 칼럼니스트나 하는 일이죠.


[캐스퍼 풀옵션 터보 시승기]

그러니까 꼭 시승을 해보세요. 의구심이 생기는 분들은 스스로 느껴보기 전까지 다른 사람 말만 듣고 선택하지 마세요. 터보가 없어도 ‘어, 이정도면 괜찮겠는데?’ 싶은 감각의 세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실제로 제 친구가 얼마 전에 첫 차를 샀는데, 자기는 터보 모델도 타봤지만 그 정도 가속은 필요 없을 것 같아서 터보 없는 모델로 샀다고 하더라고요. 진짜 잘 골랐다고 칭찬해줬어요.

차는 그렇게 사는 겁니다. 여러가지 브랜드에서 내 몸에 꼭 맞는 옷을 찾을 때까지 입어보고, 마침내 찾았을 때 후회 없이 사는 거예요. 내가 내 몸에 맞아서 이 옷을 사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자동차라는 오브제 자체에는 불필요한 상징이 너무나 덕지덕지 붙어있고, 이 시장에는 유난히 뭔가 설명하고 싶어 안달 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개의치 마세요. 경험해보고, 느낌이 좋았던 모델을 사세요. 그 전에 참고할만한 이런저런 지식이나 기준들은 디에디트가 소개사는 이런 칼럼 한두 편만 읽어 보셔도 충분합니다. 더파크에 있는 영상들 몇 개만 보셔도 충분해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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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드릴게요. 풀옵션과 터보 캐스퍼. 스트레스 없이 넉넉한 운전 경험과 라이프스타일, 경차의 한계를 뛰어넘은 패키징의 매력을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터보 없이 담백한 캐스퍼. 공간감과 귀여움은 그대로 간직한 채 효율적인 경차의 힘을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경험이 가장 중요하니 꼭 시승해보세요. 당신의 감각을 믿으세요. 마음에 들었다면 망설이지 마세요. 저도 한 대 사고 싶었는데 진짜 꾹 참았어요. 오랜만에 참 즐거운 자동차. 캐스퍼가 우리 곁에 있습니다.

*사진_조혜진 (HMG저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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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Author
정우성

시간이 소중한 우리를 위한 취향 공동체 '더파크' 대표.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고전음악과 일렉트로니카, 나무를 좋아합니다. 요가 에세이 '단정한 실패'를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