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M 태어나 처음으로 무릎꿇고 사진찍다]
오늘은 정우성 만나러, 아니, 소니의 새로운 알파 플래그십 카메라를 만나러 다녀왔다. 행사 초반에 등장한 정우성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잘생겨서 좀처럼 카메라를 들지않는 에디터M이 무대 앞으로 진격했다는 소식. 영화 ‘비트’ 시절부터 아련한 첫사랑이었던 저 남자가 완벽해보이듯, 소니가 오늘 소개한 카메라도 완벽해보였다.
소니가 알파 브랜드 10주년을 기념해 A마운트 풀프레임 A99 마크2와 A6500을 공개했다. 소니는 일찍이 미러리스로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로 미러리스 외길을 걸어왔다. DSLR이 유일한 가치이던 중급기 이상의 카메라 시장에선 확실한 이단아의 길이었다. 10년 동안 고군분투한 끝에 이제는 알파 시리즈를 ‘미러리스 따위’라고 비웃는 사람은 없어졌다. 알파는 알파다. 확실한 브랜드다.
오늘 만져보고온 A99 마크2는 거물급이다. 빠지는데 없이 꼼꼼하게 업그레이드했다. 제일 중요한 포인트만 꼭꼭 집어보자. AF(Auto Focus, 오토포커스)가 소름끼치게 정교하며, 빠르다. 399개의 위상차 AF 포인트 및 79개의 전용 위상차 AF포인트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위상차 검출 AF 시스템이 탑재됐다. 이렇게 말하니까 어렵군. 무슨 소리냐면 화면 어디든지 자유자재로 정확하게 포커스를 잡을 수 있단 얘기다. 그것도 빠르게.
행사장에 소규모 스튜디오를 꾸며놓아서, 전문 포토그래퍼가 A99 마크2로 촬영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다. 엄청 예쁜 모델 언니(언니 아닌 거 안다)가 앞으로 뒤로 몸을 움직이며 카메라를 향해 활짝 미소짓는다. 이때 LCD 뷰파인더에서 AF 포인트가 이동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는데. 모델의 움직임과 거리에 맞춰 포커스가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징그러울 정도다. 빠르고 정확하다.
성함을 미처 묻지 못한 포토그래퍼 분이 알기 쉽게 설명해주셨다. A99 마크2 전문 스튜디오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스튜디오에선 보통 프로포토 조명 장비를 쓰는데, 그 조명과 호환이 된다는 것 자체가 프로를 겨냥했다는 얘기다. 또, 4,240만 화소의 Raw 파일 이미지를 초당 12매 초고속 연사로 촬영해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바로 PC로 옮겨 확대, 확대, 또 확대해보니 모델 분의 뽀얀 피부에 보이지도 않게 숨어있는 잡티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놀라운 디테일이다. 이걸로 날 찍진 말아야겠다.
[뻑하면 카메라 바꾸자고 하는 잔망스러운 에디터M]
에디터M이 현장에서 A99 마크2를 손에 쥐고 어눌한 폼으로 사진을 찍어보인다. 찰칵, 찰칵. 오늘 에디터M은 잘생긴 남자를 뷰파인더에 담기 위해 여기 왔나보다. 사실 내 모습도 찍어줬는데, 하얀 찐빵처럼 나와서 기사에 공개하진 못했다.
[우리 아이가 찍은 사진이라니!!!]
M이 촬영한 사진을 확인해보니, 오오? 정말 네가 찍은 게 맞아? 잘 나왔다. 카메라가 좋아서인가?? 묵직하게 셔터가 감기는 느낌이 좋다고, 자꾸 카메라를 바꾸자고 조른다. 바디가 349만원. 너를 팔아도 못 살 것 같은데….
광학식 5축 손떨림 보정 기능이 적용돼 망원과 접사, 야경 등 흔들림에 취약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어준다. 깜깜한 실내에서 희미한 조명에 의지해 촬영하더라도 보조광 없이 AF를 잡아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런 특징은 사진은 물론 영상 촬영에서도 그대로 발휘된다.
야무진 미러리스 A6500도 공개됐다. 사실 우리 몸집엔 이 카메라가 훨씬 더 어울리는데, 우린 겉멋이 들어서 A99에 군침흘리고 왔다는 사실. A6500은 중급기 중 최초로 터치 AF를 지원한다. 터치&드래그 기술을 이용해 LCD 화면에서 손가락을 드래그하면 초점 포인트가 따라 이동한다. 4K 영상 촬영, 5축 손떨림 보정 기능 등 인상적인 성능을 갖춘 제품. 이 아이는 169만 8,000원. 소니가 오늘도 영업에 한창이다. 새 카메라 사고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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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