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이 그렇다. 여행 가보기 전엔 얼마나 근사한지 모르고, 먹어보기 전엔 얼마나 맛있는지 모르고, 써보기 전엔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내겐 식기세척기가 그랬다. 얼마 전에 사무실에 LG 디오스 식기세척기가 들어와 리뷰 핑계로 한 달 가량을 신나게 써보았다. 신세계였다. 점심에 먹은 그릇을 잔뜩 넣고 식기세척기를 돌렸다. 말라붙은 떡볶이 국물에 립스틱이 묻은 와인잔과 기름기 가득한 접시까지. 그야말로 극한의 테스트였다. 작동이 끝나고 나니 문이 자동으로 슬쩍 열리며 스팀이 빠져나온다. 궁금한 마음에 얼른 문을 열었다.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접시와 와인잔은 모두 깨끗했다. 기계가 설거지를 대신해준다는 편리함? 단순히 그 정도가 아니었다.
접시 표면을 만졌을 때 손끝에서 ‘뽀드득’ 소리와 함께 느껴지는 청결함. 살균된 제품의 기분좋은 뽀득함이었다. 음식 냄새는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다. 30년 넘게 고무장갑 끼고 낑낑대며 그릇을 닦아왔건만, 그동안 해왔던 건 진짜 설거지가 아니라는 자괴감 마저 들었다. 이게 스팀의 위력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LG전자에서 개발한 트루스팀(TrueSteam)에 대해 설명해볼까 한다. LG전자는 스팀 가전에 대한 노하우가 상당한데, 실제로 2005년에 스팀 기술을 적용한 세탁기를 출시했었다. 트루스팀은 물 그대로를 끓여 스팀을 발생시키는 기술이다. 100도(℃)로 끓여 나온 스팀은 탁월한 탈취 성능과 살균력을 갖는다. 쉬운 예로 우리가 가정에서 보통 더러워지거나 살균이 필요한 세간살이를 어떻게 다루는지 떠올려보자. 아기 젖병은 열탕기에 넣어 소독하고, 오래된 옷은 뜨거운 물에 삶곤 한다. LG전자는 이런 지혜를 트루스팀으로 구현해 주요 생활 가전에 적용한 셈이다.
얼핏 듣기엔 “그냥 물을 끓여서 스팀을 만드는 거 아닌가? 그게 어려운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기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롭고도 재밌다. 괜히 LG가 트루스팀에 대해서만 수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더라. 일단 최첨단 기술이 응축된 가전제품에 별도의 공간을 할애해 물을 끓이는 스팀 발생기를 장착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기술이다. 이 스팀 발생기를 통해 자동으로 물을 100도(℃)로 끓여 풍성한 스팀이 만들어지고, 눈에 보이지 않는 냄새와 세균, 바이러스를 스팀입자로 감싸서 옷감이나 식기에서 제거한다. 효과적인 살균을 위해서는 스팀 입자가 더 작아져야 하고, 스팀의 양은 더 풍부해져야 한다. 살짝 어려운 이야기로 가보자면, 처음 물을 가열할 때 물은 가열원을 통해 열을 흡수하게 된다. 가열원으로부터 점점 더 많은 열에너지를 흡수하면 물 분자가 불안정해지며 끓기 시작한다. 충분한 에너지가 흡수되면 다들 아는 것처럼 물의 일부가 증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분자의 부피가 증가한다. 결국 물 분자 사이가 넓어지기 때문에 물 입자의 크기는 작아지는 것이다. 사실 결론만 기억하면 된다. 트루스팀으로 발생하는 스팀의 입자는 물의 1/1600 크기의 미세 스팀이라는 것. 그래서 더 구석 구석 효과적으로 살균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내 떡볶이 국물 묻은 접시가 그렇게 깨끗하게 씻긴 것인가! 원리를 들여다보니 더 흥미롭다! 나만 재밌나?
LG전자는 트루스팀이 탑재된 라인업이 다양한데, 스팀 분사 방식은 제품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스팀 발생 방식은 모두 동일하다. 통가열 방식으로 대용량 히터를 탑재해 물을 직접 100(도)℃ 이상의 온도로 끓여 스팀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원리를 소개해드렸으니 트루스팀이 적용된 제품까지 살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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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TROMM 스타일러
LG 스타일러를 써보신 적 있는지. 개인적으로 의류관리기라는 시장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정말 의미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스타일러도 식기세척기랑 비슷하다. 써보기 전에는 “그게 진짜 효과가 있나? 필요한가?”싶을 수 있지만, 한 번 써보면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된다. 개인적으로 나중에 독립하면 무조건 제일 먼저 구입하고 싶은 가전이기도 하다. 흠흠.
여러분이 아무도 묻지 않은 나의 TMI를 방출하자면, 재작년부터 옷을 사는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SPA 브랜드에서 저렴한 옷을 시즌마다 잔뜩 구입하다 보니, 1년 입고 버리게 되는 옷이 많아졌기 때문. 그래서 한 시즌 입고 버릴 옷보다는 소재가 좋고 오래 입을 옷을 사자고 마음먹었다. 그렇다 보니 옷 관리에 더 예민해진다. 특히 겨울 코트나 재킷은 자주 세탁할 수도 없고, 매번 드라이클리닝을 맡길 수도 없다. 게다가 자주 드라이클리닝하거나 세탁하는 게 옷감을 상하게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말이다. 이럴 때 고급 의류를 청결하게 관리하기에 스타일러 만한 것이 없다. 미세먼지 코스와 위생 살균 코스가 따로 있어서, 용도에 맞게 옷을 관리할 수 있다.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연출된 이미지입니다.
미세먼지 코스는 특허받은 무빙행어와 트루스팀으로 관리해 주는 코스다. 먼저 분당 최대 200회의 무빙으로 미세먼지를 옷에서 분리한다. 그다음에는 미세먼지에 트루스팀을 쏴서 수분 입자를 입혀 바닥으로 떨어지게 하는 원리다. 한국의과학연구원(KRIBS) 시험 결과, 이 과정에서 옷의 유해세균을 99.99% 살균하고 집먼지 진드기도 사멸시킨다. 스팀이 냄새 입자를 동일한 원리로 제거하여 탈취력도 우수하다. 물을 끓인 스팀으로 살균하는 것이기 때문에 변색이나 옷감 손상의 염려가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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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DIOS 식기세척기 스팀
LG 디오스 식기세척기는 글 초입부터 극찬을 하긴 했다. 식기세척기만큼 트루스팀이 위력을 발휘하는 제품이 또 있을까? 세척한 그릇에 담아 음식을 먹고, 입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더더욱 청결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제품군이다. 식기세척기에 들어간 트루스팀은 세척은 물론 식기의 유해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고온의 미세 스팀이 식기세척기의 천장, 정면, 바닥 등 3면에서 빈틈없이 분사되는 방식이다. 실제로 식기세척기를 리뷰할 때 내부에 고프로를 설치해서 세척되는 순간을 촬영해보았는데 정말 엄청난 광경이더라. 사람 손으로 한 것보다 깨끗하게 씻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바로 납득할 수 있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이 스팀을 적용한 살균세척코스로 실험한 결과 유해세균인 대장균, 살모넬라, 리스테리아를 99.999% 제거한다. 동일코스로 세계김치연구소가 실험한 결과 노로바이러스와 A형 간염 바이러스, 장관출혈성대장균도 99.999% 제거할 수 있다. 혹시나 눌어붙어있을 음식물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세균까지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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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TROMM 건조기 스팀 ThinQ
LG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는 여러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트루스팀을 통해 살균은 물론 옷감의 냄새나 구김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스팀 살균 코스로 관리하면 한국의류시험연구원 실험결과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폐렴간균과 같은 유해세균을 99.99% 제거한다.
건조기에서 막 꺼낸 옷이라도 자연건조가 아니다보니 날씨가 습할 땐 쿰쿰한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스팀 과정을 통해 이런 냄새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 스팀 리프레쉬 코스가 따로 있어서, 그냥 마른 셔츠를 세탁하지 않고 넣어도 스팀을 통해 옷에 밴 냄새나 가벼운 구김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 유니폼처럼 매일 입는 옷이거나, 자주 세탁할 수 없는 소재의 옷일 때는 상당히 유용할 듯. 뿐만 아니라 침구털기 코스에서도 스팀 옵션을 활용하면, 제대로 살균돼 청결하고 뽀송한 이불을 느낄 수 있다. 의류는 물론 부피가 큰 이불까지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아주 높은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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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TROMM 워시타워
LG 워시타워는 앞서 소개한 LG 트롬 건조기 스팀과 같은 방식으로 트루스팀을 분사해 주는 제품이다. 옷감에 맞춰 세탁부터 건조까지 원바디 인공지능 세탁과 건조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소재가 부드러운지 뻣뻣한 소재인지를 판단해서 세탁물에 맞는 모션과 세탁 패턴으로 맞춤 구동돼 옷감 손상을 줄여준다고. 건조 과정에서는 트루스팀으로 유해 세균을 살균하고 냄새와 구김을 제거해 준다.
이렇게 LG전자의 트루스팀 기술과 제품을 살펴보았다. 그냥 단순한 스팀이 아니라 생활 속 여러 포인트에서 더 안심하고 청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제품이 아닌가. 한 번 써본 사람들은 더 잘 알 것이다. 100도(℃)로 만든 트루스팀이 지나가고 난 자리가 얼마나 깔끔하고 기분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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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