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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의 취향] 렉슨, 1월의 반짝임

안녕, 요즘 인테리어에 온통 정신이 팔려있는 에디터M이다. 드디어 집을 구했다. 이사는 아직. 그건 꽃 피는 봄에 간다. 완벽한 집은 아니지만...
안녕, 요즘 인테리어에 온통 정신이 팔려있는 에디터M이다. 드디어 집을 구했다. 이사는 아직.…

2020. 01. 28

안녕, 요즘 인테리어에 온통 정신이 팔려있는 에디터M이다. 드디어 집을 구했다. 이사는 아직. 그건 꽃 피는 봄에 간다. 완벽한 집은 아니지만 가격대가 내 예산 범위 안에 들었고, 날이 좋다면 충분히 걸어서 출근할 수 있을 거리며, 집 근처에 마음 둘 적당한 카페가 서너 군데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자 이제 캔버스를 구했으니 이걸 어떻게 색칠할지만 남았다. 요즘은 어떤 가구를 살지 그 생각만 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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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에도 단짠이 필요하다. 우리의 한정된 주머니 사정으로 가능한 가장 가늘고 길게 소비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연말에 값비싼 루이스 폴센 PH1/2를 질렀으니 연초엔 조금 귀엽게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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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시작된 렉슨(Lexon)은 요즘 가장 핫한 디자인 브랜드 중 하나다. 손톱만큼 작은 블루투스 스피커부터, 시계 그리고 오늘 소개할 조명까지. 일상생활에 위트와 컬러를 부여해줄 아이템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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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귀여운 녀석의 이름은 렉슨 미나. 동글동글 어디 하나 모난 데 없는 디자인이지만 어쩐지 시크한 매력이 뿜뿜이다. 컬러는 총 9가지. 하나하나 모두 예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어디에나 무난하게 어울릴 실버와 약간의 엣지를 더해 줄 그린으로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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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석으로 고정된 박스는 경쾌하게 열고 닫힌다. 박스를 다 풀어헤치지 않고도 꼭 창처럼 안의 내용물을 확인하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참 좋다. 매번 말하지만, 나 같은 사람은 이런 디테일에 감동받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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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솔직히 말해 처음 제품을 받고 좀 당황했다. 작고 귀여운 게 이 제품의 포인트라지만 이 정도로 작을 줄은 몰랐지. 모양도 크기도 딱 버섯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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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조명을 켜보고는 더 당황했다. 방에 둘 스탠드가 때마침 필요했다며 함께 주문한 에디터H는 실망을 감추지 못한 기색이다. 이 정도 밝기라면 한낮엔 켠 줄도 모를 정도로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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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슨 미나는 별도의 전구가 필요 없다. 아래쪽의 스위치를 딸깍 누르면 불이 들어온다. 다행히 어두운 데서 보면 기대했던 것보다는 밝다. 잠들기 직전 내 손이 닿는 정도를 은은하게 밝혀줄 정도. 이건 조명이라기보다는 촛불에 가깝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바닥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따듯한 색과 차가운 색을 고를 수 있다는 것. 분위기에 따라 골라서 사용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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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쁘다. 조명이라는 건 불을 켰을 때도 껐을 때도 보기 좋아야 한다. 특히 헤어라인이 보이는 실버 컬러는 29.90달러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만족스럽다. 참고로 난 아마존에서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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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단단한 느낌. 만듦새가 참 좋다. 좋은 물건이란 뜻이다. 크기에 비해 무게감이 있는 편인데 무겁다는 느낌보다는 옹골차다는 느낌에 가깝다. 이건 좋은 소재를 썼단 뜻이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빼고 좋은 물건일수록 무게감과 존재감이 있는 법이다. 좋은 젓가락이 쥐었을 때 약간 묵직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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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열도 전혀 없기 때문에 버섯의 머리 부분을 손으로 가볍게 쥐고 이동하면 되겠다. 무려 USB-C로 충전하며, 완충시 최대 6시간까지 배터리가 유지된다. 작고 가벼운 데다 충전식이라 여기저기 들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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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지만, 또 그만큼 별다른 군더더기가 없다는 게 마음에 든다. 요즘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지 자주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물건은 무엇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렉슨의 미나는 아마 두고두고 질리지 않고 쓸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엔 시큰둥했던 에디터H도 벌써 일주일째 매일 밤 미나와 함께 잠이 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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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조명을 어두운 곳을 밝게 비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3만 원대의 이 조명은 별 매력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인생은 이런 소비 때문에 반짝이기도 하니까. 적어도 나의 1월은 이 조명을 사고 기다리는 동안만큼은 반짝였다.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