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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해, 참 착해

얼마 전, 에디터M이 아주 저렴한 캔스톤 스피커를 하나 마련해 엄청난 만족감을 표한 바 있다. 본래 나란 여자가 가성비를 따지는 편은...
얼마 전, 에디터M이 아주 저렴한 캔스톤 스피커를 하나 마련해 엄청난 만족감을 표한…

2016. 09. 13

얼마 전, 에디터M이 아주 저렴한 캔스톤 스피커를 하나 마련해 엄청난 만족감을 표한 바 있다. 본래 나란 여자가 가성비를 따지는 편은 아니지만 요즘은 궁핍한 일상을 보내는 터라, 합리적인 소비에 눈 떠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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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집에서도 노트북만 쓰다 보니 사운드 시스템이 섭섭했던지 오래다. 노트북 내장 스피커가 만들 수 있는 소리는 한계가 있으니까. 그렇다고 오디오에 투자하자니 총알도 달리고, 사운드에 아주 예민한 편도 아니라 망설여진다. 그래서 에디터M의 추천인 캔스톤 스피커를 리뷰해보기로 결심했다. 미리 말해두자면 가격은 고작, 5만원 대. 믿을 수 없는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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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제품은 캔스톤의 2채널 스피커 R224다. 맥북 양옆으로 하나씩 놓으니 든든하다. 블랙 에디션 모델이라 새까만 바디로 무장한 클래식한 디자인을 뽐낸다. 북쉘프 형태의 고급스러움이 마음에 든다. 모던한 맛은 없지만, 뭔가 오래된 명품 스피커 같은 레트로풍의 멋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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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만큼 무게도 묵직하다. 원목 패턴인지 진짜 원목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다. 이 정도면 적어도 10만 원 이상 주고 산 때깔이 아닌가. 단단하고 깨끗한 만듦새를 확인하고 나니 이 제품의 가격을 더더욱 믿을 수 없다. 스피커를 감싼 패브릭이 촘촘하고 단단하다. 이런 천으로 스타킹을 만들면 다리 라인을 쫙 잡아주겠다. 음, 갑자기 뻘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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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애플뮤직으로 캔스톤 R224를 개시해본다. 눈치껏 볼륨을 높이니 방안이 순식간에 음악소리로 가득 찬다. 나는 사실 사운드에 대해 요란한 표현을 쓸 수 있을 만큼 전문가는 아니다. 그래도 이리저리 수많은 제품으로 귀동냥을 해온 터라 좋고 나쁘고 정도는 안다. 에디터M과 방 안에 앉아 음악을 들으면서 “음, 중저음이 좋은데?”하고 아는 척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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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한 말은 아니고 진심이다. 가격 대비 사운드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으나, 볼륨부터 꽤 빵빵해 마음에 든다. 소리가 묵직하다. 흔히 중저음이 탄탄하다고 표현하던가? 애플뮤직에서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들어봤는데 꽤 신났다. 방정맞은 에디터M이 EDM을 틀고 고개를 흔들거렸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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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 사이즈 자체가 제법 큰 만큼 유닛 사이즈도 받쳐주기 때문에, 방 안에서 듣기엔 아주 드라마틱한 사운드다. 내친김에 넷플릭스로 드라마도 재생해봤는데 만족스러웠다. 이제야 미드를 볼 때 내가 원하는 생생함을 전달받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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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메인 스피커 하단에는 전원 상태를 나타내는 LED와 볼륨, 고음, 저음을 조절하는 스위치가 있다. 이 스위치를 이용해 고음, 저음을 사용자 취향대로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나는 음악을 들으며 이런 걸 일일이 조절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래도 편리하다.

고음도 깨끗하게 표현되는 편이다. 미묘한 화이트 노이즈가 있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어쨌든 가격 대비 성능을 따져봤을 땐 망설임 없이 100점을 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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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도 보자. 뭘까, 고양이가 뜯어먹고 남은 것 같이 생긴 이 케이블은…. 잠시 어떻게 연결하는 건지 몰라서 헤맸다. 무지의 소치로다…. 클립식 단자라 이 상태로 케이블을 연결하면 된다. 이런 단자는 사무실이나 카페에서 사용할 때 케이블 길이 연장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업그레이드도 쉽다고 한다. 오호, 볼륨도 빵빵하겠다. 집보다는 공간이 넓은 카페에서도 충분히 쓰임새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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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의 배치에 따라 소리의 입체감이 조금 달라진다고 느꼈는데, 책상에 앉아서 맥북 양옆에 스피커를 두고, 스피커의 얼굴(?) 각도가 조금씩 날 바라보게 배치하면 소리가 훨씬 좋다. 양쪽에서 균형감 있게 소리가 배치되어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몰입도가 좋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더 겟다운’이라는 드라마의 정주행을 시작했다. 이 드라마는 무조건 스피커를 갖추고 봐야 한다. 소리가 반이니까. 넘나 흥겨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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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의 패브릭 스타킹(…)은 쉽게 분리할 수 있다. 근데 이 상태가 훨씬 예뻐서 놀랐다. 난 섹시하게 벗기고 사용한다. 뭔가 더 고급스럽고 클래식해 보인다. 착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장만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스피커 하나 장만하고 싶은데 나처럼 망설여지는 게 많은 분들을 위해 사심 없이 추천한다. 착해, 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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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