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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LG 스마트폰을 항상 사랑했다

안녕. 여러분. 기계를 너무 사랑해서 글 쓸 때마다 디에디트 서버에게 휴식을 주고 있는 디에디트의 ‘아싸‘이자 객원필자인 기즈모다. 평소에는 톱니 바퀴로...
안녕. 여러분. 기계를 너무 사랑해서 글 쓸 때마다 디에디트 서버에게 휴식을 주고…

2018. 11. 05

안녕. 여러분. 기계를 너무 사랑해서 때마다 디에디트 서버에게 휴식을 주고 있는 디에디트의아싸이자 객원필자인 기즈모다. 평소에는 톱니 바퀴로 돌아가는 이상한 옛날 제품들을 주로 소개하는데 오늘은 인공지능이 내장된 최신 제품을 소개하게 됐다. 너무 긴장해서 리뷰 쓰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사실 옛날 제품은 맘대로 말해도 사람들이 몰라서 넘어가는데 최신 제품은 그렇지가 않아 몹시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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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오늘 소개하는 제품은 LG전자의 스마트폰 ‘LG V40 씽큐(ThinQ)-이하 V40′. 아시다시피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왜냐하면 나 같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LG 스마트폰의 광각 카메라와 좋은 음질을 항상 사랑했다. 내가 쓰는 글들 중 상당수가 카메라와 오디오 관련이라는 걸 보면 이해할 것이다. 나와 LG 스마트폰의 인연은 무려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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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KU2000의 낯선 자태, 고해상도 이미지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스마트폰은 LG-KU2000(인싸이트폰)이었다.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거다. 이해한다. 갤럭시와 아이폰이 국내 상륙했을 당시에 내놨던 아주 저사양 폰이다. 별명은 인싸이트폰이었지만 폰은 아싸폰에 가까웠다. 유구한 아싸의 삶에 방점을 찍었던 폰이었다. 나와 LG 스마트폰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했고 우리는 참회의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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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0년의 시간 동안 LG 빈둥대지 않았다. 많은 방황을 거쳤지만 최근 나오는 폰들은 완성도가 상당해졌다. V40는 LG라는 핸디캡을 이상 인정하지 않아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디자인도 나무랄 때가 없다. 곡면 글래스는 측면으로 부드럽게 이어지고 반짝이는 측면은 다시 무광의 후면부와 이어진다. 3개로 늘어난 카메라 부분도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내가 쓰는 폰이 무엇인지를 사람들이 물어 때가 있었다. LG V40라고 말하면 약속이나 듯이 대답한다.

정말?”

물론 정말이다. 내가 무슨 수로 조작을 하겠는가? 사실 그럴 기술이나 열정도 없다. 그러니 부디 믿기를 바란다. 믿지 못하면 스마트폰 샵에 가서 실물을 직접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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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0 6.4인치지만 무게는 가볍다. 169g이다. 같은 사이즈의 갤럭시노트9 201g, 6.5인치 아이폰XS Max는 208g이다. V40가 가벼운 이유는 뭘까? 배터리 용량에서 차이가 있다. 갤럭시노트9 4,000mAh V40(3,300mAh)보다 배터리 용량이 크다. 과연 무게 차이가 이해가 간다. 그런데 아이폰Xs Max 3,174mAh V40보다 용량이 적다. 그런데 아이폰Xs Max 무거운 걸까? 아이폰에는 감성이 잔뜩 들어서일까? 없는 일이다. V40으로 동영상 연속 시청 테스트를 해봤다. 50% 화면 밝기에서 와이파이 연결로 HD영상을 재생하는 테스트다. LG V40 12시간을 버텼다. 갤럭시노트9 15시간을 버텼다. 아이폰Xs Max 테스트하지 못했지만 배터리 용량으로 보면 10~11시간 정도로 예상된다. 이건 디에디트의 다른 에디터가 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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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스마트폰은 동안 가지를 강조해왔다. 카메라와 오디오다. 특히 대화면 라인업인 V시리즈는 멀티미디어를 강조해 왔다. LG V40 역시 펜타 카메라를 전면에 내세웠다. 5개의 카메라는 전면 2, 후면 3개다. 전면 2개의 카메라는 기존 LG 카메라도 지원했기 때문에 크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후면 3개는 유혹적이다. 숫자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질적으로도 향상됐다. 기존 LG 스마트폰은 암부에서 뭉개짐 현상이  두드러졌.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서다. 노이즈를 줄이는 방법은 크게 가지다. 빛을 받는 센서를 키우던가 아니면 소프트웨어로 노이즈를 뭉개 버리면 된다. 스마트폰은 두께가 얇기 때문에 센서를 키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LG 소프트웨어로 노이즈를 뭉개는 방법을 주로 썼다. 하지만 V40는 센서 크기를 최대한 키우고 소프트웨어 처리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했다. 그래서 뭉개짐이 확연히 줄어 들었다. 그래서 야간 사진이나 역광 사진에 강해졌다. AP 비롯한 다른 하드웨어 사양이나 소프트웨어 환경은 기존에 나온 G7 씽큐와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이번 리뷰는 주로 카메라 위주로 풀어보겠다.

2018년을 살아가는 인싸답게 고양이 사진으로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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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위의 고양이 사진을 100% 크롭한 버전이. 한올 한올이 살아 있고 특별히 아웃포커스 모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배경과 분리되어 입체적인 사진을 뽑아준다. 주간 사진에서 디테일한 표현력은 불만이 없었다. 정도면 디카 대신 써도 되지 않을까? 실제로 내게 V40를 디카 대신 기회가 생겼다.

나는 이번에 제주 가이드북을 쓰기 위해 제주도에 달간 머물렀다. 갑자기 제주 가이드북을 쓰는지는 묻지 마라. 각자의 인생엔 다양한 사정이 있는 법이다. 여튼 이번 취재에 풀프레임 DSLR 하이엔드급 3 광학 카메라을 사용하던 중 막 출시된 LG V40 공수 받았다. 처음에는 3 제품을 번갈아 썼지만 나중에는 V40를 주로 쓰게 됐다. 스마트폰은 결과물의 퀄리티만 보장된다면 사진작가가 아닌 이상 카메라보다 장점이 많다. 스피드(손에 항상 쥐고 있다) 편의성(바로 찍을 있다), 주목성(주목을 받지 않는다), 사진 정리 등에 있어 스마트폰을 따라 디바이스는 단연코 없다. 문제는 퀄리티인데 V40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어지고 원본 화질이 좋아지면서 인쇄용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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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밝은 낮에는 어느 카메라를 사용해도 적당한 사진을 뽑아준다. 그래서 야경 사진을 찍어 보았다. 아래 사진은 해가 완전히 지고 나서 빛이 거의 없는 저녁 어스름을 찍은 사진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당히 분위기 있는 사진을 남겨 주었다. 조명 부분의 디테일은 떨어지고 조리개 수치를 조절할 없기 때문에 빛이 산란되는 것은 막기 힘들다. 따라서 전문 디카급 사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노출이 상당히 정확하고 6.4인치 화면으로 구도잡기가 편하기 때문에 실패 사진은 디카보다 적을 정도다. 암부 디테일도 괜찮은 편이기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도 막샷을 날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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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폰카 사진에서 놀라운 점은 극단적인 노출 상황에서 암부를 살려주는 HDR(High Dynamic Range)기술이다. HDR 효과는 소프트웨어의 처리 속도가 역할을 하기 때문에 AP 성능이 높고 메모리가 넉넉한 스마트폰이 일반 디카에 비해 오히려 앞서는 부분이다. 그래서 노출차가 극단적인 역광 상황이나 그림자가 상황 등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 정말 부담 없이 해를 바라보며 마구 사진을 찍어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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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40에는 3개의 카메라가 들어 있는데 일반 카메라 화각으로 환산하면 각각 16mm, 27mm, 52mm 화각이다. 광학 줌으로 따지면 3배가 살짝 넘는다. 광각 계열의 3 광학 줌은 여행용으로는 그만이다. 특히트리플 카메라기능을 이용하면 한번만 셔터를 눌러도 3 화각을 동시에 촬영한다. 귀찮은 이들에게는 그만이다. 물론 정리할 때는 3배로 귀찮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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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차례로 광각, 표준, 망원 카메라 결과물이다. 대강 화각 차이를 느낄 있을 것이다. 100mm 망원이 그립기도 하지만 정도면 여행용으로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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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사진을 찍을 때 아웃포커스 효과가 그리워지기는 하지만 V40 적당히 구현은 된다. LG 스마트폰의 아웃포커스 효과는 100%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효과다. 그래서 아이폰이나 갤럭시에 비해서 자연스러움은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찍은 후에 아웃포커스 정도를 조절할 있는 장점이 있다. 위의 사진은 아웃포커스 효과를 가장 강하게 사진이고  아래 사진은 아웃포커스를 가장 약하게 변환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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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V30 씽큐에서 처음 보인 AI 카메라 기능은 파란 하늘을 파랗게, 노을은 붉게, 자동으로 노출과 채도, 색온도값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초창기 AI 카메라 기능을 켜면 피사체를 파악할 때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과연 인공지능답게 이제는 속도가 빨라져 순식간에 피사체를 파악한다. 풍경 사진 찍을 때는 AI 모드를 활용하면 진한 색감의 사진을 뽑아준다.    

V40 사진을 찍은 후에 돌이켜 보니 생각보다 새로 장착된 망원 카메라의 활용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아무래도 망원 카메라는 렌즈 밝기가 떨어져(F2.4) 흔들림이 있고 주로 넓은 풍경 사진을 찍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만 망원 카메라를 쓰임새가 크지 않아도 메인 카메라의 질이 향상되면서 사진에 대한 만족도는 훨씬 높아졌다.

나는 사진작가도 아니고 그저 리뷰어에 불과하다. 나보다 훨씬 V40 잠재력을 끌어낼 사람은 많을 것이다. 나는 전문가 모드나 RAW 사진은 거의 쓰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거의 자동모드로 찍는 수준에서도 만족할 만한 사진을 남길 있었다. 갤럭시노트9이나 아이폰X으로도 사진을 찍어 봤지만 화각의 편의성, 퀄리티, 노이즈, HDR 기능을 종합하면 V40 결과물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정도면 적어도 카메라만큼은인싸 넘어핵인싸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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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즈모

유튜브 '기즈모' 운영자. 오디오 애호가이자 테크 리뷰어. 15년간 리뷰를 하다보니 리뷰를 싫어하는 성격이 됐다. 빛, 물을 싫어하고 12시 이후에 음식을 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