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화웨이, 누구를 잡으러 북을 울리나

오늘 점심은 뷔페였다. 난 정말 뷔페를 좋아한다. 한식과 양식 중에 한 쪽을 포기할 필요가 없으니까. 전부 다 먹으면 되잖아? 그래서...
오늘 점심은 뷔페였다. 난 정말 뷔페를 좋아한다. 한식과 양식 중에 한 쪽을…

2016. 08. 11

오늘 점심은 뷔페였다. 난 정말 뷔페를 좋아한다. 한식과 양식 중에 한 쪽을 포기할 필요가 없으니까. 전부 다 먹으면 되잖아? 그래서 육회와 유산슬, 볶음밥과 연어, 마카롱을 한 접시에 담아 포악스럽게 식사를 마쳤다. 아니 사실은 세 접시. 배불러.

buffet-974742_1280
[나는 뷔페를 좋아하는 성격이다] 

오늘 살짝 구경하고 온 화웨이의 메이트북은 뷔페 레스토랑 같은 제품이었다. 최근 잘 나가는 태블릿이나 투인원 PC에서 본 메뉴(특징)를 전부 넣어놨다. 침체되어가는 PC 시장을 바라보는 화웨이의 분석은 이러했다.

“무겁고, 화면이 구리고, 배터리는 토끼고, 고장이 많아서 안 팔리는 것이다!”

screen1
[모델 때문인가, 키보드 케이스가 넘나 멋짐]

그래서 저 문제점들을 모두 해결한 메이트북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중국 제품이라 저 말이 허풍일 것 같지만, 현재 보이는 자료로 판단하자면 모두 사실이다. 잘 만든 제품이었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화웨이는 깜짝쇼와 어그로로 스타가된 샤오미와는 출신 성분이 다르다. 아마 화웨이 입장에선 샤오미와 같은 선상에서 ‘중국 제품’으로 묶이는 것 자체가 유쾌하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메이트북 소개에 앞서 연구개발에 얼마나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지 거듭 강조하더라. 2014, 2015년 2년 연속 세계 최다 특허 출원 기업이기도 하다. 재밌는 데이터가 많지만, 더 언급했다간 화웨이에서 월급 받냐는 말이 나올테니 오늘은 여기까지.

matebook

바로 제품을 살펴보자. 투인원PC인 메이트북엔 모든 것이 있다. 전원 버튼엔 지문인식 센서가 있어서 터치 한번으로 잠금 해제까지 해결된다. 디자인은 어디선가 만난 것 같은 익숙함이 느껴진다. 알루미늄 유니바디의 메이트북을 만질 만질, 만져보았다. 맞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 제품과 닮았다. 대신 베젤이 훨씬 얇다.

1260×1440 해상도의 12인치 화면에 640g의 무게와 6.9mm 두께의 슬림함을 구현했다.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와 비교해보니 비슷한 수준이다. 휴대성 합격. 배터리는 동영상 재생 기준 최대 9시간을 버틴다. 좋다. 인텔 코어M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내부에는 8개 층의 발열 제어 구조를 적용했다. 이 역시 좋다. 윈도우 10을 지원한다. 이건 좋은지 모르겠다.

Hawei_er

이런 제품은 키보드도 중요하다. 직접 써봤는데 얇고 가벼우며, 예쁘다. 키감은 가볍고 부드럽다. 난 개인적으로 단단하게 받쳐주는 키감을 좋아해서 물렁한 느낌이 별로였다. 트랙패드는 매끈하게 코딩되어 있어서 기분이 좋거든요. 근데 클릭이 너무 뻑뻑해서 손에 힘줄 튀어나온다.

cbg-stylus-s1

아, 맞다. 펜도 있다. 아까 말했듯 메이트북엔 모든 것이 있으니까. 2048단계의 필압을 지원하는 메이트펜도 잠깐 써봤다. 필압 인식을 훌륭하게 한다. 느낌이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서피스 프로4의 펜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 착각일까. 펜의 뒤 꼭지는 레이저 포인트로 활용하면 된다. 정말이지 모든 게 있다….

84

행사장에 웹툰 작가 기안84가 방문했다. 그는 뜬금없이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야후 코리아에서 웹툰 ‘노병가’로 데뷔했는데 야후 코리아가 망해버렸다고… 간담회의 모든 기자들을 어찌할 줄 모르게 만드는 미담이었다.

직접 기자 한 명의 초상화를 그리는 시연을 했는데, 모델이 내가 아는 분이라서 정말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실물과 똑같이 그렸다. 기안84는 그림의 천재인 것 같았다. 메이트펜 시연을 하러 와서 “아, 이게 왜 자꾸 안나오지?”라고 혼잣말을 하고, 손목으로 메이트북의 조도 센서를 자꾸 가리면서 “왜 자꾸 화면이 어두워지지?”라고 허둥대긴 했지만…

하지만 결과적으론 메이트펜의 성능을 잘 보여줬다. 중간까지 봤을 땐 아무래도 이 행사와 이 시연이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끝까지 보니 멋진 초상화가 완성됐다. 하지만 그린 사람은 계속 “망했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기안84 짱짱맨. 작가님 귀여워요. 아, 나도 모르게 사심이 튀어나왔다. 나도 메이트펜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일러스 성애자인 내가 곧 제대로 리뷰해보고 소감을 전하겠다.

Huawei MateBook with Dock

신제품 출시 기사의 꽃인 가격을 투척할 시간이다. 128GB의 메이트북 M3 모델은 88만 9,000원. 256GB의 M5 모델은 129만 9,000원이다. 여기까진 좋은데 앞서 소개한 모든 액세서리를 따로 구입해야 한다. 메이트 키보드는 12만 9,000원, 메이트펜은 7만 9,000원. 그리고 VGA, HDMI, USB 타입-C, 유선랜 포트를 제공하는 메이트 독은 9만 9,000원이다. 가격에서 사과향이 나는 것 같은데… 킁킁.

huawei

더불어 미디어패드 M2의 출시를 함께 발표했다. 얘는 가격이 섹시하다. 29만 9,000원이라니. 좋군.

곧 얘네들의 리뷰로 다시 만나자. 듣기엔 완벽한데, 써 봐야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화웨이 메이트북
Point – 내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전부다 준비했다고 한다
Price – M3 88만 9,000원 / M5 129만 9,000원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