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여름휴가 계획은 세우셨는지. 디에디트 사무실에서 제일 먼저 휴가를 떠나는 이는 에디터M이다. 고등학교때 친구들과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로 여행을 간다고. 야무진 에디터M의 친구들은 짧은 여행 일정을 알차게 쓰기 위해 시간표까지 만들어놨다. 공항 집합 시간부터 관광 코스, 점심 메뉴, 휴식 시간까지 배정해놓은 일정표는 여느 여행사 뺨치는 수준이다. 기념품으로 사기 좋은 쇼핑 리스트까지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더라. 슬쩍 훔쳐보니 첫날 저녁엔 킹크랩을 먹는다고! 아, 맛있겠다.
[감탄 그 자체!]
그런데 무심한 에디터M은 이 여행에 대해 참여하는 바도 없고, 아는 바도 없다. 숙소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블라디보스토크가 러시아의 어디쯤에 붙은 도시인지도 모른다. 뭘 물어보면 “애들이 다 알아서 해줬어”라며 작은 눈을 껌뻑인다. 이건 뭐 팀플 과제에 무임승차하는 고학번 선배 수준이 아닌가. 심지어 방금 전까지 여행 날짜도 착각하고 있었다. 다음 주 목요일 출발이라며 여유만만이었는데, 알고 보니 이번주 목요일 비행기였던 것. 덕분에 지금 사무실은 혼돈의 카오스.
아무 준비도 없이 러시아 여행을 떠나게 된 에디터M을 위해, 휴가지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iOS 앱을 몇 가지 모아왔다. 제발 이거라도 다운로드해서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길. 이 자리를 빌어 에디터M과 놀아주는 고등학교 동창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제발 우리 대표를 버리지마요.
ElK – 여행 환율 변환기
- Store – iOS
- Price – FREE
- Size – 45MB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율 변환기다. 매번 키패드로 숫자를 입력할 필요 없이 한 화면에서 쉽게 환율을 확인할 수 있다. 표 형태로 십 단위로 변환되며, 화면을 왼쪽으로 밀면 단위에 ‘0’이 하나씩 더 붙는 인터페이스다. 좀 더 세부적인 금액을 확인하고 싶다면 그 숫자 사이를 터치하면 된다. 처음엔 어렵게 느껴지지만 굉장히 간단하다. 왼쪽으로 밀어서 금액을 올리고, 오른쪽으로 밀어서 낮추고, 원하는 금액대를 터치해서 세부 환율을 확인하는 구조. 이 앱을 쓰다 보면 대략적인 환율 변환 결과가 머리에 들어오게 된다. 앱은 무료지만 모든 통화를 이용하려면 프로 버전을 구입해야 한다. 2주간 무료 체험이 가능하니 여행 갈 때 잠시 사용해도 괜찮겠다.
세관이
- Store – iOS
- Price – FREE
- Size – 67.5MB
어떤 사람은 경찰서 앞을 지나면 죄지은 것도 없는데 가슴이 벌렁거린다고 하지. 나는 공항에서 세관을 통과할 때마다 가슴이 벌렁거린다. 자진신고가 답이라는 것을 깨닫고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있지만, 세관에서 얼마나 내야 할지 몰라 걱정일 때도 많다. 이럴 때를 위해 추천하는 앱. 이름도 친숙한(?) ‘세관이’. 써보니 정말 편하다. 해외에서 구입한 물건의 가격과 품목을 기입해서 나열해두면, 자진신고시의 예상세액이 바로 표시된다. 신발이나 의류, 화장품, 캠코더 등 항목에 다라 세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안내해주는 것도 마음에 든다. 내 생각엔 이거야 말로 여행 필수 앱.
Journi
어릴 때 다이어리 좀 꾸며봤다는 사람이라면 이 앱이 반가울 것. 여행지의 기록을 훨씬 즐겁게 만드는 앱이다. 사진, 텍스트, 스탬프, 날씨, 항공권 등 다양한 것들을 하나의 ‘Journi’안에 보관할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고 한 곳에서 사진과 감상을 나눌 수도 있고, 나 혼자만의 콘텐츠로 남길 수도 있다. 예전에 뉴욕에서 찍어온 사진을 불러오니 바로 시간과 위치 정보를 불러와 그룹화한다. 여행가들에겐 재미있는 취미가 될 듯. 가장 좋은 건 여기에 보관한 사진들을 한 권의 앨범으로 출력할 수 있는 기능이다. 전세계에 배송되며 가격은 22.99유로부터 시작한다. 아쉽게도 영상 업로드는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Trether
세상에 이 앱은 정말 강력추천이다. 내가 포르투 가기 전에 이 앱을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많은 날씨 앱을 써봤지만 이렇게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애(?)는 처음이다. 에디터M의 여행 일정과 장소를 입력하니, 여행 기간 동안 블라디보스토크의 날씨를 간결하게 브리핑해준다. 한국의 9월 날시와 비슷하며, 최저 온도는 어떻게 되는지, 비는 몇 번이나 오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옷을 입으면 알맞을지도 컨설팅해준다. 물론 일자 별로 상세 날씨 확인도 가능하다. 에디터M이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몰라서 헤매던데 이 앱을 다운로드 해줘야겠다.
PICA
- Store – iOS
- Price – 2.19달러
- Size – 38.1MB
요즘 무진장 잘 나가는 사진 필터 앱. 개인적으론 VSCO의 아류같다는 인상을 조금 받았지만, 써보니 필터가 귀신같이 예쁘다. 여행지에서 분위기있는 사진을 만들기에는 딱이다. 아티스트 노트라는 이름으로 풍경에 따라 사진 보정하는 방법을 안내해준다. 예컨대 벚꽃 사진을 맑고 깨끗하게 보정하는 법이나 핑크색 노을을 만드는 법, 장마에 어울리는 보정법 등을 알려준다. 화려한 유럽의 여행지에서 써도 좋지만, 서울에서의 풍경을 담아봐도 좋겠다. 에디터M이 이 필터로 친구들 사진을 예쁘게 찍어줬으면.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