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파이널컷 프로X와 프리미어 프로를 동시에 배우고 있는 디에디트의 ‘야매 영상 편집러’ 기은이다. 훌륭한 프로그램 두 개를 맹렬히 배워가는 과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스마트폰 영상 편집 앱은 좋은 게 없을까? 컴퓨터에서 쓰는 편집툴처럼 아주 높은 수준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얼추 하고 싶은 표현을 다 할 수 있는 앱을 찾아 온 세상을 유영했다. 급할 때 모바일로 슉슉 편집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또 영알못(영상편집을 알지 못하는 사람) 대표님께 알려드린다면 더 이상 날 괴롭히지 않겠지.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를 뒤적거리며 대략 70개의 앱을 써봤다. 수많은 앱 중에서 내 스마트폰에 당당히 살아남은 세련된 앱 5개를 소개한다.
InShot
인샷은 영상 비율을 바꾸거나 좌우를 반전시킬 수 있으며, 속도도 조절할 수 있다. 아쉬운 건 까리한 영상을 만들어주는 기능 ‘리버스’, 즉 뒤로 감기가 없다. 그래도 확대 및 축소도 되고 영상이 비는 자리엔 배경을 넣을 수도 있다. 배경이 허전해 보인다면 사진을 넣거나 블러효과가 적용된 확대 영상을 넣어도 보기 좋다. 예쁜 패턴, 색을 넣을 수도 있는데 요즘 VLOG엔 이런 식으로 레이아웃을 잡는 게 유행이니 따라 해봐도 좋을 듯하다.
영상과 영상 사이를 매끄럽게 이어주는 트렌지션 효과가 없는데 이때 컷을 아주 짧게 잘라 글리치 효과나, TV 효과를 입히면 훌륭한 트렌지션이 된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어떻게든 머리를 쓰면 훌륭한 야매 영상러가 될 수 있다. 나처럼 말이다. 밝기, 대조, 온도, 채도, 비네트, 노이즈 등 다양한 조정이 가능하고 예쁜 효과들이 많다. 예쁘면 비싼 것이 만물의 진리인 만큼, 예쁜 필터를 얻으려면 인앱 결제가 필요하다. 가격은 조금씩 다른데 나는 세 가지 필터를 골라 2.15달러에 구입했다.
[예쁜 효과들이 한가득]
풍경만 자랑하는 영상엔 자막이 그닥 필요 없지만, 브이로그나 대사가 들어가는 경우엔 자막이 필요하다. 매번 일정한 포맷으로 자막 넣을 때를 위해 자막 복사 기능이 있다. 상당히 효율적이다. 컷에 적용한 설정을 모든 컷에 적용할 수 있는 기능도 있고 원본 보기 기능도 있어 편리하더라.
[우리와 함께하십시오]
괜찮은 효과음과 BGM이 많진 않고, 조금 있다. 이게 아쉬운 사람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음원을 넣으면 된다. 앱 하단엔 다양한 BGM을 얻기 위해 뮤직파트너를 모집하고 있더라. 음악의 중요성을 아는군! 전체적으로 센스 있는 앱임을 알려주는 힌트 같았다. 화질은 1080p로 추출된다. 아 제일 좋았던 점은 컷을 자를 때 멀티 자르기가 된다는 점이다. 다른 앱들은 주로 한번 자르면 나머지 소스는 버려져 다시 첨부해야 했는데 InShot은 그렇지 않아 편했다. 너 정말 좋은 녀석이구나.
InShot
Store – iOS, android
Point – 글리치, TV효과 등의 특수효과가 예쁘다. 힙해서 자주 사용할 듯
Price – FREE (인앱결제)
Size – 66.3MB
Vimo
타임라인이 편리한 앱으로 전체적으로 섬세하다. InShot과 마찬가지로 영상의 비율 조절이나 좌우 반전, 확대, 축소 등의 기능이 있는데 Vimo는 여기에 리버스 효과와 ken-burn 기능이 추가돼있다. ken-burn은 줌인, 줌아웃 효과를 할 수 있는 기능인데, 여기에 들어있다니 놀랍다.
트렌지션과 필터가 다양하다. 필터 느낌은 인스타그램의 기본 필터와 비슷하다. 나쁘진 않지만 살짝 구식이다. 좋은 점은 원하는 부분만 필터를 줄 수 있고 심지어 불투명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점. 효과 및 컷을 자를 때 섬세한 범위 선택이 가능하고, 음악은 전체적으로 별로지만 볼륨 및 페이드 조절이 가능한 점은 마음에 든다. 이 앱 또한 가지고 있는 음원을 넣을 수 있다. 자막의 순서도 바꿀 수 있고 자막에도 애니메이션 효과를 줄 수 있으나 폰트가 촌스러워 난감하다. 복사도 안 돼 불편하고. 영상미 중심의 정적인 비디오의 편집용으로 좋을 듯하다. 4K로 추출할 수 있는데 이점이 아주 훌륭.
Vimo
Store – iOS, android
Point – ken-burn 효과 짱짱
Price – FREE (인앱결제)
Size – 76.9MB
Videorama
배경에 색 넣기, 모자이크 효과 주기, 어둡게 하기 등 효과가 다양하며 모든 기능이 섬세하다. 모든 효과에 길이 설정과 애니메이션을 넣을 수 있다. 화면전환시 필요한 트렌지션이 다양한데 힙한 효과가 많아 실험적인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잘못 만지면 촌스럽단 소리다. 클립 추가 시 사진 또는 컬러를 추가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오프닝 및 클로징을 컬러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상 안팎으로 이미지 첨부가 가능한데, 이 또한 잘 만진다면 멋들어진 영상을 만들 수 있겠다.
[다양한 트렌지션, 모자이크 트렌지션이 은근 힙하다]
필터는 솔직히 별로다. 배경음악이 적고 약간 촌스러우며 효과음도 과하다. 가지고 있는 음원 첨부가 가능하니 여러모로 음악을 많이 모아둬야겠다. 가끔 효과가 지워지는 증상이 발생하는 데 왜인지는 모르겠다. 최대 화질은 보통은 720p, 인앱 결제시 1080p로 추출할 수 있다. 자막 복사 외엔 없는 기능이 없어 활용도가 높으나 프리셋이 없기 때문에 개인의 센스에 입각한 스킬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노력해보아요.
Videorama
Store –iOS
Point – 잠재력이 무궁무진
Price – FREE (인앱결제)
Size – 129.7MB
Videoleap
일단 단점부터 나열해보겠다. 까리한 리버스 기능이 없고 기본 배경음악이 아예 없으며, 안드로이드 플레이 스토어에선 구입할 수 없다. 하지만 신박한 기능이 많아 재미있는 앱이다. 특수효과와 글리치의 종류가 다양한데 특히 특수효과의 ‘프리즘’기능, 글리치의 ‘RGB’기능이 매우 예쁘다. 정말 박수 치게 될 만큼 아주 많이 예쁨.
[정말 예쁘다]
특정 컬러를 배경으로 채우거나, 블러처리된 영상으로 배경을 채우는 것도 가능하다. 자막 복사 가능한 점도 특징. 자막 배경과 불투명도, 선, 그림자 효과 등이 있어 자막 작성 효율이 높다. 클립 복사가 된다는 것도 영상 편집의 편의성을 고려한 기능. 필터는 예쁘지도 구리지도 않다. 오퍼시티 조절과 섬세한 조절이 가능해 잘 활용하면 예쁜 보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음성 효과는 다양하고 좋으나 기본 음악이 없다. 이 또한 귀찮지만 가지고 있는 음악을 넣어야 한다. 하하, 이것 참. 틈날 때마다 아이튠즈에 저작권 프리 음원을 마구마구 보유하고 편집을 시작해야 속이 편하겠다. 인앱 결제 시 4K로 추출할 수 있다.
Videoleap
Store – iOS
Point – 넌 너무 예뻐
Price –FREE (인앱결제)
Size – 88.3MB
Filmmaker Pro
필터가 굉장히 많다. 트렌지션이 다양해서 골라보는 재미가 있으며 쓸 수 있는 기능은 다 있는 것 같다. 컷 분할 및 복제 가능, 오디오 분리, 리버스, ken-burn, 재생속도 조절, 사진 첨부 및 트렌지션 효과 적용 가능 등 섬세하고 집요하다. 아, 스마트폰 앱에 크로마키 기능까지 있다는 것도 굉장하지 않나.
[기능이 굉장히 많다]
큰 기대를 가지고 이 앱을 만져보고 있던 차에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했다. 기본 음악조차 인앱 결제를 해야 하며, 툭하면 꺼진다. 에디터 H는 툭하면 꺼지고 모든 것이 초기화되 되어 몸져 누웠었던 적이 있다고 했다. 으, 정말 치명적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을 계속해서 주는 앱이 아닌가. 이 친구는 인내심이 큰 분께 권한다.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안정성이 떨어지는 건 감점 요소다.
Filmmaker Pro
Store –iOS
Point – 울화통 터지지만 똑똑한 앱
Price –FREE (인앱결제)
Size – 239.1MB
깐깐한 리스트를 만들어 체크하며 골랐는데, 모든 걸 충족하는 앱은 없었다. 뒤로 감기 기능이 있으면 화면 비율 조절 기능이 없고, 필터가 좋으면 영상 길이 제한이 있고. 험난했다. 아주아주 비싼 앱을 구매한다면 다 충족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럴 거면 그냥 컴퓨터를 켜는 게 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 바람은 하나였다. 모두가 가성비 좋게 활용할 수 있는 영상 편집 앱을 찾고 싶었다.
오늘 소개한 앱들이 완벽하진 않지만, 적어도 세련된 영상을 만들어주는 건 틀림없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처럼 예쁘고 간편한 영상편집 앱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이들에게 치얼스.
아래는 이 중 가장 최고로 좋은 세 가지를 체험한 영상. 정말 뭘 다운받아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영상을 보도록 하자.
About Author
김기은
새로운 서비스와 플랫폼을 소개하는 프리랜스 에디터. 글과 영상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