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기분 좋아, 담다 글라이드

사실 난 스마트폰 케이스를 잘 쓰는 편은 아니다. 모름지기 스마트폰은 헐벗고 있을 때가 제일 예쁘지 않나. 특히 두툼한 다이어리형 케이스를...
사실 난 스마트폰 케이스를 잘 쓰는 편은 아니다. 모름지기 스마트폰은 헐벗고 있을…

2018. 03. 12

사실 난 스마트폰 케이스를 잘 쓰는 편은 아니다. 모름지기 스마트폰은 헐벗고 있을 때가 제일 예쁘지 않나. 특히 두툼한 다이어리형 케이스를 보면 소름이 돋는다. 그런데 오늘은 스마트폰 케이스 리뷰를 들고 왔다. 아이러니하지.

Processed with VSCO with fp4 preset

갑자기 내가 케이스를 씌우고 다니기 시작한 이유는 세 가지다. 하나는 전에 쓰던 아이폰을 사무실 돌바닥에 떨구어 살짝 균열이 생기는 아픈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둘째는 지난 주말에 한 번 지갑을 두고 외출했다가 하루 종일 남의 돈을 삥 뜯고 다니는 꼴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이폰과 노트북만 덜렁 들고 외출했더니 컵라면 하나 사먹을 수 없었다. 내 폰은 삼성 페이 같은 거 안 되니까… 셋째 이유는 베루스에서 아이폰X용 담다 글라이드를 선물로 주셨기 때문. 이게 가장 결정적인 이유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여러분의 오해다.

Processed with VSCO with fp4 preset

자, 결론부터 말씀드리겠다. 쓴 지 일주일 되었지만 수납형 케이스는 사랑이다. 갤럭시S9을 리뷰 중이라 여기에도 씌워봤는데 착, 달라붙는다. 디자인은 무난하다. 쌩폰을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특별히 좋을 것도 없는 디자인이지만, 나쁘지도 않다.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이라 거부감 없이 쓸 수 있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다.

Processed with VSCO with fp4 preset

가장 의외였던 건 그립감. 케이스를 씌우면 전체적으로 두툼해지는데, 여기다 카드를 넣을 수 있는 수납 공간까지 넣으려면 당연히 뚱뚱해지지 않겠는가. 근데 카드 2장을 수납할 수 있는 케이스 치고는 상당히 슬림한 편이다. 두 장 꽉 채워 넣어도 두께가 12mm를 넘지 않는다.

Processed with VSCO with av4 preset

손에 잡고 쓰기 어려울까 염려했는데, 그립감도 생각보다 좋다. 손이 작은 막내 에디터가 쥐어도 부담스럽지 않더라.

Processed with VSCO with fp4 preset

무엇보다 카드 케이스의 슬라이딩 방식이 세련되다. 한 손으로 잡고 가볍게 스윽 밀면 반 자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이 느낌이 좋아서 습관적으로 슬라이드를 밀고 당겨보게 된다. 장난감 다루듯이 스윽, 탁, 스윽, 탁. 이런 슬라이드형 케이스 중에 제일 잘 만들지 않았나 싶다.

Processed with VSCO with fp4 preset Processed with VSCO with fp4 preset

슬라이드 케이스가 부드럽게 열고 닫히는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만듦새가 상당히 좋다. 여러 번 열고 닫아도 유격 없이 케이스가 꽉 들어맞아서 보기 좋다.

Processed with VSCO with fp4 preset

닫았을 때 카드가 밖으로 노출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카드 한 장과 약간의 현금을 넣어도 여유있게 잘 들어간다. 난 법인 카드와 스타벅스 카드를 넣어 다니고 있다. 삼성 페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법인 카드는 등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케이스에 물리적으로 챙겨 다니는 게 편리할 것이라 생각한다.

Processed with VSCO with fp4 preset
Processed with VSCO with fp4 preset

내가 스마트폰 케이스를 잘 쓰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가 사이드 버튼이 잘 눌리지 않거나, 누르는 느낌이 살지 않아서다. 카메라 홀은 물론 사이드 버튼이나 충전단자홀 등이 아주 섬세하게 설계돼 있다. 갤럭시S9의 볼륨 버튼이나 빅스비 전용 버튼 등이 모두 쾌적하게 잘 눌린다. 케이스를 씌우지 않았을 때와 별로 다를 바 없는 손맛이다.

Processed with VSCO with fp4 preset

엣지 디스플레이는 자칫 잘못 떨어트리면 크게 충격을 받아 깨지는 사례가 많다던데, 케이스 각 모서리마다 미세한 에어스페이스가 있다. 모서리로 떨어졌을 때의 충격을 흡수해주는 역할이다. 한 번 테스트해보고 싶었지만, 갓 나온 갤럭시S9을 떨굴 용기가 나지 않는다. 충분한 높이에서 거친 드롭 테스트를 겨쳐 인증받았다고 하니 믿어보도록 하자.

Processed with VSCO with fp4 preset
Processed with VSCO with fp4 preset

갤럭시S9 전용 담다 글라이드 케이스의 컬러는 총 6가지.

Processed with VSCO with fp4 preset

자세한 리뷰를 위해 꼼꼼히 들여다보며 설명했지만, 제일 중요한 건 하나다. 혼돈의 카오스인 내 가방 속에서 지갑을 찾으려고 혼이 쏙 빠지도록 헤집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

Processed with VSCO with av4 preset

항상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지하철을 타고, 편의점에 가고, 커피를 살 수 있다는 것. 이 간단함이 가장 큰 변화다. 이 좋은 걸 왜 안썼을까? 이번 미국 출장에도 달러 몇 장과 법인 카드를 쏘옥 넣어 챙겨갈 예정. 오늘 리뷰는 여기까지. 궁금한 분들은 ‘여기’로 가보시길.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