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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극 사이의 허브

벨킨은 내 애플 인생의 인공호흡기 같은 브랜드다. 작년부터 4차 산업혁명보다 무섭다는 USB-C 포트의 혁명에 휩쓸려 벨킨 액세서리가 없으면 외출이 불가한...
벨킨은 내 애플 인생의 인공호흡기 같은 브랜드다. 작년부터 4차 산업혁명보다 무섭다는 USB-C…

2017. 07. 21

벨킨은 내 애플 인생의 인공호흡기 같은 브랜드다. 작년부터 4차 산업혁명보다 무섭다는 USB-C 포트의 혁명에 휩쓸려 벨킨 액세서리가 없으면 외출이 불가한 상태가 됐다.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리브벨킨(LIVEBELKIN)’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하던데, 내게는 라이프 가드 브랜드인 것….

그들이 앱등이(나쁜 의미의 합성어인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애플 마니아라는 표현으로는 지금 이 상황을 표현할 수 없었다) 마음 울리는 어마어마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 간만에 입 떡 벌어지는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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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원 도킹 솔루션인 썬더볼트 3 익스프레스 독 HD. 너무 갖고 싶어서 가슴이 벌렁거린다. 이까짓 쇳덩어리에 왜 이리 흥분하냐고? 노트북이나 PC에 USB-A 포트가 당연한 듯 자리하고 있고, HDMI 포트도 막 달려있고… 그런 분들은 내 마음 모른다. 뭐 하나 연결할 때마다 허브를 꺼내야 하는 내 마음을, 포트 부자인 분들은 모른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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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한남동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아주 참신한(?) 제품의 언박싱 촬영을 했다. 슬쩍 촬영 현장을 공개한다. 어떤 제품을 뜯었는지는 아직 비밀. 촬영이 끝나고 나니 90GB의 영상 파일이 쌓여 있었다. 스튜디오 사용 시간이 끝나서 속히 자리를 비워줘야 하는데, 거대한 파일을 옮기려니 멘탈이 녹아내린다. 맥북에 허브를 연결하고 외장 하드를 다시 연결한다. 답답한 속도에 에어컨 밑에서도 땀이 뻘뻘. 결국 남의 나스를 빌려 쓰는 민폐를 저지르고 스튜디오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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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다시 신제품을 보자. 이 강력한 존재감. 최대 40Gbps 속도의 썬더볼트3를 지원하는 USB-C 포트가 두 개나 뚫려있는 넉넉함. 썬더볼트 사랑해요.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와 오디오 출력 단자, USB 3.0을 지원하는 표준 A포트 2개, 디스플레이 포트 등 화려한 구멍 라인업을 보자. 심지어 전원 공급까지 가능하다.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은 아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물건일 것.

Belkin-Thunderbolt-2-Express-Dock-HD-with-Cable-1[이 제품은 전작인 Belkin Thunderbolt 2, 사용 환경의 예시를 보여준다]

벨킨 홈페이지의 상품 페이지에는 ‘간극 사이의 허브’라는 우아한 표현이 적혀있더라. 잘못 번역된 문장같은 어색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핵심을 뚫는 멘트다. 외딴섬처럼 동동 떠 있는 외로운 존재를 세상 모든 주변기기와 연결할 수 있는 허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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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대의 주변기기를 동시에 실행해도 전체 속도가 유지되는 놀라운 기기이기도 하다. 휴대용이라기 보다는 작업 공간 내에서 효율을 극대화해주는 기기라고 보는 게 맞겠다. 8개의 포트에 각각의 기기를 물려놓고 쓰면 그야말로 꿀. 필요할 땐 단 하나의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만으로 무인도(?)에서 탈출할 수 있다. 그러니까 맥북을 충전하면서 동시에 외부 모니터를 연결하고, 외장하드도 연결하고…. 심지어 디스플레이포트와 썬더볼트3 포트 각각을 통해 듀얼 4K 디스플레이도 연결할 수 있다고. 와우. 그럴 일은 없겠지만, 괜히 박수를 쳐 본다.

흥분 상태로 글을 썼더니 약간 문장이 붕붕 날아다니는 것 같다.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다행히 가격을 듣고 하이 상태인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 신제품의 가격은 46만 9,000원. 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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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킨 썬더볼트 3 익스프레스 독 HD
Point – 갖고싶다
Price – 46 9,000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