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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가장 친한 친구가 이런 질문을 했다. 새로운 시작을 기념하기 위해 스스로를 위한 선물을 하나 할 건데, 시계와 팔찌와 가방...
최근에 가장 친한 친구가 이런 질문을 했다. 새로운 시작을 기념하기 위해 스스로를…

2017. 07. 11

최근에 가장 친한 친구가 이런 질문을 했다. 새로운 시작을 기념하기 위해 스스로를 위한 선물을 하나 할 건데, 시계와 팔찌와 가방 중 고민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벌써 두 달째 이 쓸데없는 고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친구의 리스트에 올라있는 제품들은 평생에 한 번 살까 말까 한 고가품이었다. 나는 그녀를 위해 결론을 내주진 못했지만 한 가지 대답은 할 수 있었다.

“시계는 아묻따 스마트워치가 최고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제일 편하기 때문이다!!”

Tambour Horizon2

물론 친구가 원하던 답은 아니었다. 심드렁해 보였다. 하지만 이 시계라면 어떨까. 루이비통이 첫 번째 스마트워치를 내놨다. Tambour Horizon. 한국 사이트에는 땅부르 호라이즌이라 명명돼 있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이 오래된 브랜드의 이름이 욕망을 자극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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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땅부르 호라이즌 블랙 42 / 363만 5,000원]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으로 만들어진 스마트 워치로, iOS와 안드로이드 앱을 모두 지원한다. 직경 42mm의 케이스에 원형 디스플레이를 품었다. 42mm면 꽤 큼직한 얼굴이다. 손목이 가는 편이라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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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땅부르 호라이즌 그라파이트 42 / 299만 원]

캔버스가 널찍한 만큼, 워치 페이스의 디자인도 다채롭다. 루이비통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의 페이스를 구경할 수 있었다. 루이비통의 시그니처인 모노그램과 다미에 패턴을 자유롭게 활용해 기가 막히게 화려하고 멋진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이 브랜드의 팬이라면 눈을 뗄 수 없을 것. 다만 너무 화려해서 쫄 것 같지만.

취향에 맞게 다이얼을 바꿀 수 있으며, 배터리나 날씨, 날짜, 알림 등 원하는 컴플리케이션을 설정할 수 있다.

Tambour Horizon8

기대 없이 살펴봤는데, UI를 보면 얼마나 디자인에 신경 썼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월드 타임을 품은 24시 워치 페이스에서 루이비통 특유의 컬러풀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현지 시각은 물론 전세계 시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그것도 이렇게 예쁘게. 아름다움이 기술을 이룬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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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부르 호라이즌 모노그램42 / 299만 원]

가장 흥미로운 건 이 제품을 소개하는 브랜드의 자세다. 얼마나 좋은 디스플레이를 썼는지, 얼마나 다양한 앱이 있는지, 어떤 신기한 기능이 있는지는 전혀 강조하지 않는다. 스마트 워치라는 표현도 사용하지 않더라. 철저히 감성적인 측면에서 캠페인을 전개하는 점이 멋졌다.

https://www.youtube.com/watch?v=LEVquHczgTo

인생이라는 여정이 어디를 향하고, 어떤 이야기를 쓰더라도 모험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리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어디로 떠나든 “연결돼 있다”는 것이 이 시계의 의미다. 여행은 루이비통이 오랫동안 가지고 온 테마이기도 하다.

Tambour Horizon9

물론 이런 테마를 뒷받침해주는 이미지에 비해 기능은 그리 탄탄하지 않다. ‘마이 플라이트’ 앱을 통해 비행기 이착륙 시간이나 게이트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데, 원래 모든 스마트 워치는 이 기능을 제공한다. 세계 주요 도시의 모습을 감각적인 시선으로 담은 루이비통 ‘시티 가이드 북’ 컨텐츠를 받아 볼 수 있다고.

Tambour Horizon1

어쨌든 아름답고 화려한 스마트 워치가 등장했다. 워치용 배터리 충전기가 24만 5,000원이라는 사실에 너무 놀라지 말자. 원래부터 아이폰 케이스를 140만 원에 파는 브랜드인걸. 가격표는 언제나 상대적인 법이니까.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