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에서 꼭 봐야 하는 작품 8

안녕. OTT 콘텐츠를 소개하러 온 객원 에디터 임현경이다. 이번에 소개할 OTT는 최근 <환승연애>와 <유미의 세포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티빙(Tving)이다. 이미 핫한 작품들을 제외하고 티빙 오리지널 또는 티빙에서만 볼 수 있는 ‘V only’ 콘텐츠 중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작품 8편을 꼽아봤다.

[1]
<여고추리반>

태초에 <여고추리반>이 있었다. 지금은 ‘예능 명가’로 자리 잡은 티빙 오리지널 최초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세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한다는 자타공인 입시 명문고 새라여자고등학교. 이곳으로 전학을 온 5명의 학생들(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은 추리반으로서 교내에서 발생하는 미스터리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추리반원들의 기지와 협동심에 감동하고 곳곳에서 발견되는 단서들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학교 뒤에 숨겨진 거대한 음모와 욕망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경쟁에 지쳐 때론 차갑고 삭막하게만 느껴졌던 학교는 추리반의 신나는 모험과 추억으로 소란스럽게 채워진다. <여고추리반>은 추리소설을 읽으며 범인을 밝혀내거나 친구들과 방탈출 게임을 하며 즐거워했던 이들뿐 아니라 학창 시절의 향수를 간직한 모두를 위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 출연 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

[2]
<전체관람가+:숏버스터>

<전체관람가+:숏버스터>에서는 ‘평행 세계’를 주제로 10명의 감독이 만든 8편의 단편 영화를 선보인다. 그간 영화제에 참가하거나 특별상영관에서만 볼 수 있었던 단편 영화의 접근성을 높이고 나아가 ‘흥행 공식’에서 벗어난 영화의 다양성을 추구한다. 제작회의로 시작하는 프리 프로덕션부터 시사까지,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 전반을 보여준다는 점도 재미있다. 블루레이를 구매해야만 특전으로 제공되는 메이킹 필름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셈이다. 20분 내외의 짧은 시간, 단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지를 보여준다. 반전이 있다면 ‘전체관람가’가 아니라는 것. 본 프로그램은 15세 이상 관람가, 별도로 공개된 ‘단편영화 모음zip’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 진행 윤종신, 문소리, 노홍철
• 출연 곽경택, 김곡, 김선, 윤성호, 홍석재, 김초희, 류덕환, 조현철, 이태안, 주동민

[3]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

티빙 오리지널 웹 예능 <아이돌 받아쓰기 대회>(이하 아받대)는 tvN <놀라운 토요일>의 스핀오프다. 음식을 걸고 퀴즈를 푸는 기존 형식은 유지하되 고정 출연진을 아이돌 중심으로 구성했다. <놀라운 토요일>이 신동엽부터 키까지의 세대를 아우른다면, <아받대>는 아이돌 1세대부터 4세대까지의 보다 세밀화된 세대 통합을 이룬다. 시즌 1에서는 ‘미스터 부’ 승관과 재재의 활약이 돋보인다. 제작진을 곤란에 빠뜨리고 때론 방송 분량을 위해 흥정하기까지 하는 그들의 놀라운 실력이 통쾌함을 선사한다. 시즌2에서는 더욱 친밀해진 멤버들의 합을 보는 재미가 더해진다. 특히 <놀라운 토요일>에서 앙숙 콤비로 등장하는 키와 한해가 출연한 14~15화는 꼭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 출연 붐, 은혁, 이진호, 카이, 라비, 재재, 승관, 미주, 장준, 예나, 입짧은햇님

[4]
<이종건 비평가의 건축학개론>

“한국인들에게 건축은 문화나 윤리와는 아무 상관 없는 경제적인 콘크리트 덩어리일 뿐이다.” 이종건 건축비평가의 말이다. 그는 건축이 부재해 “날림 가득한” 한국 사회를 지적하면서도 건축을 논한다. 건축가들의 노력이 담긴 사물을 기억하고 알림으로써 건축이, 삶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종건 비평가의 건축학개론>은 이종건 건축비평가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들의 작품 세계, 건축이 갖는 사회적 의미에 대해 들여다본다. ‘건축학개론’이라는 제목처럼, 현대 건축에 대한 짧은 교양 강의를 듣는 기분으로 감상할 수 있다. 건축이란 무엇인가, 공간은 사용자들에게 어떠한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우리 사회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한다. 회당 10분 내외의 5부작 다큐멘터리.

• 출연 이종건

[5]
<씬: 괴이한 이야기>

<씬: 괴이한 이야기>는 악령이 깃든 고대 유물로 인해 지옥에 빠진 마을 사람들과 사건의 진실을 좇는 고고학자…를 그린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괴이>의 스태프들이 겪는 기현상을 담았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니 실제로 일어난 일일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괴이>와 마찬가지로 6부작으로 구성돼있고 악령에 씌인 사람의 모습이 비슷하게 그려지는 등 동일 설정을 공유한다. 드라마에서의 세계관을 드라마 제작 현장으로 확장시키면서, 이야기가 단순한 극 중 사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 누군가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로서 인식하게끔 여운을 남겨둔다. <괴이>를 보지 않았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회당 10분 내외의 짧은 시간으로 간단히 방구석 납량특집을 즐기기에 좋다.

• 출연 최병윤, 이나영 외

[6]
<씨름의 여왕>

지난 2019년, 유튜브에서 한 씨름 영상이 화제가 됐다. 17세 매화급 오채원 선수와 48세 국화급 김경수 선수가 통합장사를 걸고 맞붙었던 2017년 구례여자장사씨름대회 결승전 영상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 이목을 끌었던 것. 그리고 2022년 <씨름의 여왕>이 세상에 나왔다. 나이, 직업, 체급이 각기 다른 20인의 여성 도전자들이 모래판 위에서 힘과 기술로 승부를 펼친다. 밭다리, 엉덩배지기 등 다양한 씨름 전략을 보는 재미가 있고 무엇보다 상대를 제압해 모래판에 메다꽂는 순간의 희열이 엄청나다. 악역이나 어그로 없이 다짜고짜 서로 샅바부터 잡고 시작하는, 다소 슴슴한 듯 착한 서바이벌 예능.

• 진행 전현무, 이만기, 이태현
• 출연 최정윤, 김경란, 심진화, 고은아, 유빈, 제아, 양정원, 허안나 외

[7]
<나의 별에게 2>

ENGD 웹드라마 <나의 별에게>의 후속편이 티빙에 독점 공개됐다. 시즌 1이 서준(손우현)과 지우(김강민)가 함께 살게 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사랑을 키워가는 내용을 담았다면, 시즌2는 지우가 돌연 서준의 곁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모든 사랑 이야기가 ‘행복하게 연애했더랍니다’로 끝맺음한다면 좋겠지만, 사랑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용기와 믿음이 필요하다. 서준과 지우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서준은 당연하게 여겨왔던 지우의 기다림에 대해 돌아보게 되고, 지우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마음껏 사랑을 주고받는 법을 배워간다. 점차 성숙해져 가는 두 사람의 세밀한 감정 묘사, 빛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 출연 손우현, 김강민, 전재영, 진권, 백송하, 장희원 외

[8]
<팬텀: 더 뮤지컬 라이브>

뮤지컬 <팬텀>을 영화화한 버전이다. <팬텀>은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는 다르게 유령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작품이다. 그가 팬텀으로 불리기 전에 인간 에릭으로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크리스틴을 향한 감정은 무엇이었는지, 왜 팬텀이 되어야만 했는지를 보여준다. 영상화로 인해 특유의 웅장함과 현장감이 전달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지만, ‘피케팅’에 참여하거나 오페라글라스를 가지고 고전할 필요 없이 집에서 편안하게 대극장 뮤지컬을 관람할 기회. 먼 객석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배우들의 표정과 섬세한 연출을 감상할 수 있다.

• 출연 조규현, 임선혜, 윤영석, 에녹, 임기홍, 김주원, 윤전일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