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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에 진심입니다

안녕, 소스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예화림 에디터다. 친구가 피자를 사 들고 집에 놀러 온 적이 있다. 두 조각을 먹을...
안녕, 소스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예화림 에디터다. 친구가 피자를 사 들고…

2022. 06. 19

안녕, 소스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예화림 에디터다. 친구가 피자를 사 들고 집에 놀러 온 적이 있다. 두 조각을 먹을 때쯤 친구는 말했다. “너, 소스에 진심이구나.”

첫입은 어떤 소스도 뿌리지 않고 피자 본연의 맛을 즐긴다. 그다음엔 핫소스를 뿌려서 한 입, 파마산 치즈 가루를 탈탈 털어 한 입을 먹는다. 피자 끝부분은 갈릭 디핑 소스를 찍어 심심한 맛을 달래준다. 그것도 모자라 집에 있던 후추와 크러쉬드 레드페퍼를 피자 위에 뿌리는 모습을 보며 친구가 말했다. 사실은 뒤에서 소개할 비건 마요네즈도 가져와 갈릭 디핑 소스 대신에 찍어 먹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

친구가 소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지 소스에 진심인지 몰랐다. 행동을 돌이켜 보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확실해졌다. 소스에 진심인 사람의 냉장고를 열어 소개하겠다. 모두 마켓컬리에서 구매했는데, 배달 가능 금액에 못 미칠 때 하나씩 구매해보자.


[레오나르디]
모데나산 콘디멘토 화이트 발사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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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에 뿌릴 소스를 찾다가 30만 원짜리 발사믹 식초를 발견했다. 양주처럼 골드 라벨과 화이트 라벨이 붙어있었고, 30년산, 15년산, 8년산 등 숙성연도가 적혀있었다. 와인이나 양주를 잘못 본 줄 알았는데, 다시 봐도 발사믹 식초였다. 내가 모르는 식초의 세계가 있다니. 30년을 숙성한 30만 원짜리 식초는 구매할 엄두가 안 나서, 5년 이상 숙성한 적정 가격대의 화이트 발사믹을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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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방식으로 만든 발사믹은 포도즙을 끓여서 나무로 만든 통에 5년 이상을 숙성시킨다. 숙성시키는 동안 포도즙의 양이 줄어들게 되는데, 체리, 오크, 밤나무, 목향나무로 만든 다양한 통에 옮겨 담아 향이 잘 섞이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향이 섞이고, 적당한 단맛과 부드러운 신맛이 나는 발사믹이 완성된다. 지금 소개하는 발사믹은 백포도주로 만들어 밝은색을 띤 화이트 발사믹이다. 세 번이나 재구매했을 정도로 채소나 향이 강하지 않은 흰 살 생선에 활용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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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에 오랜 시간 입고가 되지 않아 해외 직구로 구매한 적도 있다. 여름이 제철인 오이나 토마토와 잘 어울려서 적어도 6월엔 꼭 구비한다. 채소 위에 화이트 발사믹과 후추, 약간의 레몬즙을 뿌리면 끝. 너무 시지도 않고, 단맛이 은은하게 맴돌아 별다른 드레싱이 없어도 상큼하니 맛있다. 여기에 올리브 오일, 다진 마늘과 잘게 썬 양파를 넣고 두부면을 넣어주면 다이어트식으로 훌륭한 한 끼가 완성된다.


[비비드키친]
저칼로리 머스타드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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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몸무게를 비교해보니 10kg 정도 차이가 난다. 살이 빠졌다. 갑작스럽게 빠진 건 아니고 한 달에 1~2kg씩 서서히 빠졌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식습관은 별다른 약속이 없을 때 샌드위치로 끼니를 해결하는 거다. 다이어트를 위한 샌드위치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소스다. 설탕 대신에 대체 감미료인 알룰로스가 사용된 소스를 구매하거나, 칼로리, 지방, 나트륨 함량이 낮은 소스를 구비하는 게 중요하다. 다이어터라면 0kcal로 유명한 스리라차 소스는 대부분 알고 있을 테니 비비드 키친의 ‘저칼로리 머스타드 소스’와 ‘잇츠 베러 마요’를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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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첩, 마요네즈, 머스타드 소스는 소스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냉장고에 구비되어 있다. 소시지나 치킨너겟과 같은 가공육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안주를 찍어 먹거나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소스의 칼로리가 높을 거라 예상했지만, 한 통에 1,500kcal가 넘을 줄 몰랐다. 이전에 즐겨 먹었던 오뚜기의 허니 머스타드 소스는 100g당 열량이 285kcal이며, 골드 마요네즈는 100g당 730kcal였다. 스리라차 소스는 케첩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케첩과 전혀 다른 맛이다. 비비드키친의 저칼로리 머스타드 소스는 일반 머스타드 소스와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맛을 잘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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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칼로리인 이유는 설탕 대신에 알룰로스를 사용해서 당 함유량을 낮췄다. 100g당 37kcal 정도다. 3,000원도 안 하는 가격이라 큰 기대를 안 했는데, 홀그레인 머스타드가 있어서 톡톡 씹히는 식감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인 머스타드 소스와 비교하자면 단맛이 덜하다. 상대적으로 단맛이 덜할 뿐, 큰 차이 없이 비슷하다. 닭가슴살 소시지나 오리고기에 뿌려 먹기 좋다. 비비드키친에서 머스타드뿐만 아니라 저칼로리 케첩, 스위트 칠리에 이어 양념치킨 소스까지 출시했다. 무난하고 평이 좋은 저칼로리 머스타드 소스로 입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잇츠베러]
잇츠 베러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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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괴식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오이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오이 샌드위치 레시피를 몇 년째 밀고 있다. 치아바타나 호밀 빵 위에 ‘잇츠 베러 마요’를 뿌리고 오이를 가득 올린다. 취향껏 후추와 바질 페스토를 얹으면 손쉽게 완성된다. 담백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일반 마요네즈에 비해 느끼함이 적다.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한 마요네즈로 제격이다. 맛살을 잘게 찢은 뒤, 마요네즈에 버무려 먹어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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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프로그램을 보다가 마요네즈 만드는 과정을 보고 놀랐다. 엄청난 양의 식용유에 계란을 넣고 핸드 블렌더로 갈아주니 끝났다. 그 이후로 마요네즈를 볼 때마다 괜한 죄책감이 들어 기피했다. 잇츠베러의 마요네즈는 대두와 국산 약콩으로 만든 식물성 마요네즈다. 열량이 엄청나게 낮은 건 아니지만 지방, 나트륨이 적고 콜레스테롤 함량이 0g이다. 지금은 잇츠베러 마요에 적응이 되어 일반 마요네즈를 먹으면 느끼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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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라고 부르긴 했지만, 샐러드와 식빵 한두 장,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계란이나 닭가슴살을 한 접시에 담아 먹는다. 빵의 종류를 다르게 해서 먹어도 좋고, 제철 과일이나 채소와 먹어도 좋다. 무엇보다 칼로리가 낮은 다양한 소스를 구비해두면 다양한 변주를 줄 수 있어서 날마다 다른 샌드위치를 맛보는 재미가 있다.


[피터루거]
스테이크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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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루거 스테이크 하우스는 뉴욕 3대 스테이크 중 하나로 손꼽힌다. 또 다른 스테이크 하우스인 울프강은 서울에 지점이 있지만, 피터루거 스테이크를 맛보기 위해선 뉴욕에 가야 한다. 대신에 피터루거의 노하우가 담긴 스테이크 소스가 출시됐다. 뉴욕에 당장 가지 못하는 마음을 스테이크 소스 하나로 달래본다. 마켓컬리에 후기가 2,600개를 넘어간 걸 보니, 나만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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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이 오기 전부터 기대했다. 뉴욕에 가지 않아도 피터루거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를 흥분시켰다. 정성스럽게 소고기를 구우며 소스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소스를 푹 찍어서 맛을 보니 상상과 다른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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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운 스테이크 소스를 떠올렸는데 시큼한 맛에 놀랐다. 소스만 먹어봤는데 시큼한 맛이 치고 올라온 뒤, 토마토 맛이 강한 데미글라스 소스로 마무리됐다. 서양 고추냉이라고 불리는 홀스레디시와 후추, 생강이 들어가 톡 쏘는 맛이 강했던 거다. 예상과 다른 맛이지만 중독성이 있다. 느끼함을 확실하게 잡아줘서 스테이크는 물론 돼지고기, 소시지에 활용해도 좋겠다. 가격은 1만 2,000원. 다른 소스에 비해 가격대가 있지만 기존의 스테이크 소스가 질린다면 후회하지 않을 거다.


[PFO]
태국 캔토니스 수끼야끼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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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태국이다. 태국식 샤부샤부를 수끼 혹은 수끼야끼라 부른다. 일본은 육수에 고기를 데쳐 먹는 샤부샤부, 구운 고기가 포함된 재료 위에 육수를 붓는 스키야키가 있다. 중국엔 매운 육수에 고기를 익혀 먹는 훠궈가 있는데, 태국은 이 두 나라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이 있다. 재료를 육수에 데쳐 먹는 방식은 똑같지만 나라마다 소스가 확연하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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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같은 경우엔 간장 베이스의 폰즈 소스나 계란 노른자에 찍어 먹는다. 태국은 미식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만큼 소스 종류도 많다. 그중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캔토니스 수끼야끼 소스’를 구매했다.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특이한 맛은 아니다. 어디서 먹어본 듯한 맛에 태국스러움이 가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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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소스 중에 칠리 소스와 가장 유사하다. 스위트 칠리 소스에서 단맛을 덜어내고, 고추와 다진 마늘을 적당하게 배합한 맛이다. 고추씨가 씹히는데, 입 안이 얼얼하게 매운 건 아니다. 매콤한 감칠맛을 내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샤부샤부나 월남쌈에 찍어 먹기도 좋지만, 새우튀김과 궁합이 가장 좋았다. 동남아 음식을 즐겨 먹는다면 구비해도 괜찮겠다. 취향에 따라 청양고추나 다진 마늘을 추가해서 먹으면 질릴 틈 없이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진미]
소스 와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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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를 시작하면서 호기롭게 팔뚝 크기의 간장을 샀다. 이사를 한 지 두 달이 넘었는데, 새것과 다름없는 간장이 부엌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반찬을 만들어 먹지 않아서 계란간장밥을 먹는 날 빼곤 사용할 일이 드물다. 대신에 진미식품에서 출시한 ‘소스 와사비’를 애용 중이다. 군만두를 찍어 먹을 때, 밀푀유나베 밀키트를 먹을 때, 기름진 요리에 곁들어 먹기 간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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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찍어 먹을 소스를 만들려면 간장 이외에 식초, 설탕, 고춧가루 등이 필요하다. 그럴 필요 없이 이 소스 하나면 두루두루 이용할 수 있다. 군만두나 튀김을 찍어 먹기에 적당히 짠맛을 가졌다. 이름에 와사비가 있어서 코를 찌르는 와사비의 맛을 예상했지만 은은하다. 와사비를 싫어하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다. 그래도 소량의 와사비 덕분에 입 안이 깔끔하게 정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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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이 음식으로 밀푀유나베에 진미 소스를 앞 접시에 덜어 줬는데, 어떻게 만들었냐는 질문을 받았다. 간장에 물을 넣어 희석하거나 어떠한 조미료를 추가하지 않아도 쇠고기나 야채를 찍어 먹기에 간이 알맞다. 요즘은 계란간장밥을 먹을 때도 이 소스를 뿌려서 먹는데, 진미식품에서 계란간장 소스, 파채양념 소스, 고기전용 오리지널 소스 등 간장을 세분화하여 출시하고 있다. 간장에 진심이라면 구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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