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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의 취향] 취미는 쇼핑이라 하네

통장엔 돈이 없다고 하네
통장엔 돈이 없다고 하네

2022. 06. 06

안녕, 쓸모없는 물건 사기를 좋아하는 에디터B다. 오늘 소개할 일곱 가지 아이템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들 거다.

‘이게 쓸모가 있어?’
‘도대체 이런 물건은 왜 사는 거야?’

놀랍게도 나는 왜 사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완벽히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다. 각각의 아이템을 살 때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구매를 하니까(그 이유가 납득이 되는지는 그다음 문제). 오늘은 왜 샀냐고 질문받는 아이템 중에 의외로 쓸모 있는 물건을 소개하려고 한다. 물론 쓸모와 무쓸모의 기준은 각자의 주관이니 받아들이는 것도 각자의 몫이다. 그럼 시작한다.


GD 익스푸시 메탈 푸시업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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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운동을 싫어한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걸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게다가 나이가 서른다섯이 되니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늙어가는 몸은 운동을 하지 않으면 쉽게 고장이 난다는 걸 알았다), 마침내 인생 처음으로 운동기구를 사기로 했다. 처음에는 치닝디핑을 사려고 했지만 부피가 크기 때문에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한다. 그리고 미래가 보였다. 구매 확정 버튼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빨래건조대가 되는 모습이 말이다. 그래서 덜 힘들기 때문에 더 꾸준히 할 수 있는 푸시업 바를 샀다. GD 익스푸시 메탈 푸시업바의 가격은 5만 2,000원으로 흔히 볼 수 있는 푸시업 바보다 비싼 편이다. 하지만 비싼 만큼 만듦새의 레벨이 다르다. 웬만해서는 미끄러지지 않을 정도로 고정력이 뛰어나고, 80kg가 넘는 성인 남자가 팔굽혀 펴기를 해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을 자랑한다. 링크는 [여기].


최진호 도자기 낮은 술잔(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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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호 도예가가 운영하는 ‘최진호 도자기’라는 브랜드가 있다. 보자기 아티스트를 찾아보다가 우연히(보자기 아티스트를 왜 찾았는지 의아하지만) 발견한 브랜드다. 최진호 도자기는 의외로 인기가 많다. 단지 내가 모르는 분야였을 뿐이다. 이 브랜드의 도자기는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되는데, 수량이 적어서 상시 판매를 하지 않는다(재고가 부족하기 때문). 판매 날짜와 시간을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으로 통해 공지를 하면 5분 안에 거의 모든 제품이 품절된다. 원소주, 키친 마이야르에 버금가는 피케팅이다. 최진호 도자기는 청자를 현대적인 쓰임으로 재해석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청자 제품군이 가장 인기가 많고, 백자는 조금 더 늦게 품절된다(그래봤자 10분 더 늦게 품절될 뿐이긴 하지만). 술잔, 요거트볼, 화병, 샐러드볼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여기]로 구경가보자.


SS 크림 스탠리 미니 컵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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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굿즈를 안 산 지 몇 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 3년 전만 해도 새로운 스타벅스 굿즈를 보면 예쁘다는 생각이 1차로 들고, 살까 말까 고민이 2차로 들었는데, 최근에는 구매욕을 자극하는 제품이 없었다. 스탠리와 협업한 미니 컵 세트는 오랜만에 맘에 들었던 MD다. 캠핑이나 피크닉을 갈 때 쓸 수 있는 미니 컵 세트로, 나는 한강 피크닉을 갈 때 소주를 따라 마시려고 구매했다. 미니 컵 4개, 보틀 1개로 구성되어 있다. 가격은 4만 원. 아쉽게도 현재 이 제품의 재고는 거의 없다. 미니 컵 세트는 탐나지만 스타벅스 컬러가 싫다면 그냥 오리지널 스탠리 제품을 사면 된다.


참미푸드 핫앤쿡 발열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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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생일 때 엄마 아빠는 울릉도로 여행을 간 적이 있다. 부모님은 형과 내가 배고플 때 먹으라고 발열도시락을 몇 개 사놓으셨는데, 그때 먹었던 제육볶음 비빔밥의 맛을 잊을 수 없다. 고기의 양이 풍족하진 않았지만 양념이 자극적이어서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 시절을 추억하며 참미푸드의 발열도시락을 주문했다. 아쉽게도 그때 그 맛을 소환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밥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포근해졌다. 발열도시락 안에는 발열체가 들어있어서 물을 부으면 100도까지 가열된다. 산화칼슘이 물과 만나면 발열반응을 일으키는 성질을 이용한 것인데, 밀폐된 공간에서는 최대 300도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물이 부글부글 끓고, 딱 10분만 기다리면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 참미푸드의 발열도시락은 라면이 포함된 라면애밥 시리즈와 비빔밥 시리즈가 있다. 가격은 3,950원.


CGV 씨네샵 미키와친구들 팝콘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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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동안 극장에 거의 가지 않았다. 3년 전만 해도 일주일에 3번씩 찾아갔지만, 이제는 한 달에 2번 갈까말까다. 당연히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고, 기대작이 별로 없기도 했고,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집에 빔프로젝터가 생겼기 때문이다. 소파에 앉아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을 했다. ‘팝콘통만 있으면 진짜 영화관 같겠는걸?’ 그래서 CGV 씨네샵에서 팝콘통을 샀다. 나는 극장에서 팝콘을 먹지 않는 사람이지만(손에 팝콘 묻는 게 싫고, 영화에만 집중하고 싶다) 어쨌든 팝콘통을 샀다.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파란색 팝콘통이 있고, 미니 마우스가 그려진 빨간색 팝콘통이 있다. 나는 파란색이 들어간 용기에 음식을 담는 걸 아주 싫어한다(입맛이 떨어진다). 그래서 미니가 그려진 빨간색으로 구매했다. 가격은 1만 원. 구매는 [여기].


선박용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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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용 시계라니, 이름도 낯선 이 시계를 사게 된 이유는 아주 기묘하다. 인스타그램의 빈티지 상점 계정에서 세이코 선박 시계를 봤다. 일단 선박용 시계라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고, 투박하고 아날로그한 디자인이 맘에 들었다. 배를 탈 일은 없지만 선박용 시계를 하나쯤 가지고 싶었다.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신기하게도 선박용 시계를 파는 스마트 스토어가 있었다. 찜만 누르고 며칠 동안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며칠 뒤 [그곳]에서 구매했다. 가격은 3만 8,500원. 선박용 시계이기 때문에 벽에서 떨어져도 튼튼하고, 물이 튀어도 잘 보호해주는 편인 듯하다(방수 등급은 표시되지 않았다). 나는 이 시계를 베란다에 걸어두었다. 수차례 비를 맞아도 멀쩡한 걸 보면 역시 선박용 시계가 맞나보다.


0Kcal 감미료 슈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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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Xuchker GmbH라는 회사에서 만든 대체 설탕이다. 성분은 에리스리톨. 보통 에리스리톨은 GMO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하는데, 이건 오직 비유전자조작 옥수수만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에리스리톨이기 때문에 설탕과 달리 끈적거리며 당분의 잔상을 남기지 않는다. 순식간에 입안에서 단맛이 사라진다. 그게 에리스리톨의 매력이다. 나는 요즘 식단을 굉장히 열심히 하는데, 요리에도 관심이 생겨서 두 가지 욕망의 절충점을 찾기 위해 슈카 라이트를 구매하게 됐다. 식단 조절의 성패는 탄수화물, 설탕과의 싸움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다이어트 계획이 있다면 일단 구매하고 보자. 가격은 1만 1,900원. 구매는 [여기].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