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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왔] 언박싱은 나의 몫

누가 선물을 이렇게 많이 보냈대?
누가 선물을 이렇게 많이 보냈대?

2022. 05. 18

안녕, 매일 밤 박스를 뜯는 에디터B다. 한 달 전쯤에 첫선을 보였던 [택배왔]이라는 시리즈가 정식 시리즈로 인정을 받았다(짝짝). 덕분에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2편을 쓰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디에디트 사무실에 도착하거나 에디터들이 받은 제품을 소개하는 코너다. 내돈내산으로 구매한 것도 있고, 홍보대행사에서 소개차 보낸 것도 있고, 에디터가 지인에게 선물로 받은 것도 있다. 이번에는 신제품이 몇개밖 없고, 다정한 마음이 담긴 선물이 네 개나 있다. 그럼 시작한다.


독일에서 온 카세트, AIWA 카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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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여행을 다녀온 유니 PD(전 디에디트 PD)가 선물로 휴대용 카세트를 줬다. 한때 유명했던 아이와 카세트였다. 길거리 상인에게 샀다고 하는데, 카세트테이프가 없어서 정상 작동하는지는 확인하지 못한 채 샀다고 했다. 가격은 13유로 정도. “그분이 분명히 작동된다고 했으니까 될 거예요! 집에 가서 한 번 틀어보세요.” 나는 선물을 받고 그날 바로 보아 1집 테이프를 넣고 재생해봤는데… 작동하지 않았다. 그 독일 상인은 기쁜 마음으로 선물을 사 가는 한국인에게 사기를 쳤다. 이름도 모르고, 사는 곳도 모르는 그 독일인을 이 자리를 빌어 저주하겠다. 고장 난 카세트는 을지로에 데려가서 수리를 맡길 예정이다.


준비된 김치, 피키위키 토핑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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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키위키에서 구매한 토핑 김치다. 그냥 김치가 아니라 토핑 김치다. 브랜드에서는 냉국수에 올려 김치말이 국수로 먹거나, 쌀밥과 함께 볶아서 김치볶음밥으로 먹거나, 나초와 함께 먹는 방식을 권하고 있다. 토핑 김치라는 정체성이 있어서 그런지 일반 김치와는 확실히 맛이 다르다. 볶음김치에 가까우며, 매콤함보다는 달콤함이 더 느껴지는 맛이다. 가격은 4,000원.


영원한 건 없지만, 사진은 영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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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평생을 살면서 맘에 드는 선물을 받아본 적이 사실 별로 없다. 취향이 까다롭기 때문에 보통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으면 굉장히 기쁘긴 하지만(선물을 주는 마음이 고마우니까 당연히 기쁘다), 내가 원하는 물건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친구에게 라이프 아카이브 일회용 카메라를 선물로 받았다. 아마 내 생애 처음으로 받은 원하는 생일 선물로 기록될 것 같다. 이 선물을 준 친구C는 작년에는 귀여운 컵을 생일 선물로 줬는데, 내가 엄청 고마워하진 않았기 때문에, 일 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내 취향을 탐구했다고 했다(사실 이렇게는 말하지 않았고 맘에 드는 걸 선물하기 위해 노력했다고만 했다). 내겐 필름 카메라가 이미 2대가 있으니 이 일회용 카메라는 책꽂이에 예쁘게 둘 생각이다. 35mm 코닥 컬러필름 27매가 들어가 있으며, 가격은 2만 9,000원.


탐나는 비매품, 주간 배짱이 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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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배달의민족에서 만드는 뉴스레터 <주간 배짱이>를 아는지 모르겠다. 음식에 대해 말하는 그 뉴스레터에 먹는 거 좋아하는 디에디트 세 에디터가 참여한 적이 있다. 다섯 편의 에세이를 썼는데, 다른 작가들이 쓴 에세이와 함께 묶여 <요즘 사는 맛>이라는 책으로 나왔다. 지금도 절찬리에 판매 중이니 관심 있다면 구매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이 문진은 <요즘 사는 맛> 출간 기념으로 제작된 굿즈다. 참여 작가들에게 선물로 보내줘서 받을 수 있었다. 한정판? 리미티드 에디션? 그런 것도 희소가치가 있지만 비매품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비매품은 애초가 판매하질 않으니 이보다 더한 레어템은 있을 수 없다.


동글동글 귀여워,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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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 뮤지엄샵에서 반가사유상으로 대히트를 친 후에 후속 제품을 출시했다. 이전에 출시한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실물을 그대로 축소한 형태라면, 이번에는 동글동글 귀엽게 만들었다. 석고 방향제다. 스탠드형, 차량용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내가 받은 건 차량용. 나는 이 제품을 집들이 선물로 받았는데, 차도 없는 내게 왜 차량용 방향제를 준 건지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다. 쟈스민 향이 나고 향이 소진된 후에는 오일이나 향수를 뿌려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1만 5,000원.


음악과 맥주의 만남, AOMG 아워 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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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편의점 맥주의 트렌드라고하면 재미있는 컨셉의 ‘펀맥주’다. 예상치 못한 두 브랜드가 만나서 흥미롭고 이색적인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 그 자체의 재미에 치중한다. 하지만 그런 만남이 너무 잦다 보니 나는 슬슬 지겨워지는데, 제주맥주와 AOMG와 컬래버레이션은 결이 다르다. 맥주 패키지에 QR코드를 넣어서 AOMG 아티스트의 목소리와 직접 추천한 플레이리스트를 들을 수 있고, 노래를 들으며 맥주를 마시는 방식이다. 특이함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콘텐츠를 채워 넣은 셈이다. AOMG 아워 에일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첫 번째 아티스트는 사이먼 도미닉이었고, 최근에 공개된 두 번째 아티스트는 이하이다. 제주 보리와 영귤꽃향을 사용한 시트러스 향이 감도는 맛이며, CU에서만 구매 가능하다.


김치로 지구정복, 서울시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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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스터즈는 김치로 세계를 정복할 것 같은 기세다. 한때 ‘김치 시즈닝’만 판매하던 서울시스터즈는 이제 온갖 먹거리와 환상의 궁합을 맞춰보는 중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궁합 하나하나가 모두 좋았다. CGV에서 먹었던 김치 시즈닝 팝콘? 아주 맛있었다. 김치스낵? 그것도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팔도와 손잡고 김치짜장면을, 동원과는 김치맛 김부각을 출시했다. 생각해보면 김치는 짝꿍 가리지 않고 아무와 잘 어울리는 음식이 아니었던가. 짜장면이나 김부각과의 궁합은 안 봐도 비디오, 아니 안 봐도 유튜브. 김치짜장면의 인터넷 최저가는 3,780원(4개입), 김치맛 김부각은 1,480원이다.


스웨덴에서 온 홍차, 티센터 오브 스톡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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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진 필자는 가끔씩 디에디트에서 스웨덴의 소비 취향과 문화를 소개해준다. 스웨덴에서 일을 하며 글을 썼기 때문에 실제로 만날 일은 없었는데, 지난여름에 휴가를 보내기 위해 한국에 잠깐 들렸고 그때 이 홍차를 선물로 받았다. 그때 분명 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었지만 이미 작년의 일이기 때문에 기억나는 정보가 없다. 기억나는 거라곤 이게 바로 홍차라는 것 그리고 실제 가게의 모습을 따라 틴케이스를 디자인했다는 것. 구글에서 뒤늦게 정보를 찾아보니 ‘티센터 오브 스톡홀름’은 스웨덴의 대표적인 홍차 브랜드라고 한다. 내가 받은 제품은 쇼데르블랜딩 그리고 얼그레이 스페셜 두 가지로 ‘쇼데르블렌딩’은 티센터 오브 스톡홀름의 대표 상품. 비하인드가 재밌는데, 스웨덴에서 차의 왕이라고 불리는 티센터 오브 스톡홀름의 차 전문가 베르노 마우리스의 실수로 여러 종류의 차가 섞였고 우연히 섞인 그 맛이 너무 좋아서 미스테이크 블렌드라는 이름으로 팔다가 이제는 스톡홀름 블렌드(쇼데르블렌딩)으로 판매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직 차를 내려보지 않았지만 일단 향이 미쳤다. 틴케이스를 여는 순간 향긋한 향이 주변으로 가득 퍼진다. 꽃밭이 펼쳐지는 기분이다. 네이버 쇼핑에서는 검색 결과가 없고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구가 가능하다.


참치캔인데, 지중해를 곁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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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산 블랙올리브, 바질,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그리고 황다랑어, 네 가지 식재료가 캔 하나에 들어가 있다. 오뚜기에서 출시한 올리브바질참치다. 동원참치가 한식과 분식에 어울린다면 올리브바질참치는 서양 요리와 어울려 보인다. 와인 술안주로 간단히 먹기에도 좋고, 까나페, 샐러드, 샌드위치에 쓰기에도 좋다. 직접 먹어보니 바질 향이 생각보다 뚜렷하진 않고 올리브의 존재감도 엄청 강하진 않다. 하지만 올리브유와 참치가 부드럽게 섞인 궁합이 좋다. 라면이나 밥에 넣어서 비벼 먹고 싶은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딱 이것만 먹고 싶을 정도로 그 자체로 맛있다.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