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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2와 갤럭시 노트의 관계

안녕하세요, 에디터H입니다. 지난 새벽에 삼성전자가 온라인을 통해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행사를 열고 신제품을 공개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미...
안녕하세요, 에디터H입니다. 지난 새벽에 삼성전자가 온라인을 통해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행사를…

2022. 02. 10

안녕하세요, 에디터H입니다. 지난 새벽에 삼성전자가 온라인을 통해 ‘삼성 갤럭시 언팩 2022’ 행사를 열고 신제품을 공개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미 여러 해외 매체를 통해 유출된 내용이 대부분이었지요. 알려진 내용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었기 때문에 약간은 맥 빠지는(?) 언팩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서프라이즈가 없었다고 해서 신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는 아니겠죠. 갤럭시S22 울트라 모델을 출시 전에 먼저 사용해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간략한 소감을 전해드릴게요. 


“노트, S에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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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갤럭시 S22 울트라 모델에 갤럭시 S 시리즈 최초로 S펜이 내장됐다는 사실입니다. S펜이 무엇인가요. 갤럭시 노트의 상징이죠. 2020년에 출시된 갤럭시 노트20 이후로 더이상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으며,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단종된다는 소문이 기정사실화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 S펜을 내장한 갤럭시 S22 울트라가 등장했으니, S시리즈의 타이틀 안에 노트 시리즈가 흡수되었다는 뜻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기쁜 소식이죠. 노트 시리즈의 오랜 팬으로서, 이렇게 매력적인 폼팩터를 포기한다는 게 참으로 아쉬웠거든요. 하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기도 했죠. 갤럭시 S시리즈와 노트 시리즈의 차별화 포인트가 점점 불명확해지고 있는데다가, 폴더블폰인 Z시리즈가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오면서 플래그십 라인업이 지나치게 북적거리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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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입장에서 생각해 봐도 플래그십 모델의 판매와 마케팅이 S시리즈, 노트 시리즈, Z시리즈까지 세 갈래로 찢어지는 건 상당히 비효율적인 일입니다. 현재 시장의 트렌드를 고려한다면 ‘바형 스마트폰’과 ‘폴더블 스마트폰’ 이렇게 두 가지로 구분 짓는 게 훨씬 명쾌하죠. 소비자 입장에선 상반기와 하반기 플래그십으로 뿔뿔이 흩어지던(?) 개발 여력이 한 제품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변화이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갤럭시 S시리즈의 스펙에 S펜의 편리함이 더해진 셈이니까요. 물론 전작인 갤럭시 S21 울트라 모델에서도 S펜을 사용할 수 있긴 했지만, 별도의 액세서리를 사용하는 것과 내장된 S펜을 꺼내 쓸 수 있다는 건 하늘과 땅만큼 다른 사용자 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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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S펜은 기존 대비 반응 속도가 약 70% 가량 빨라졌습니다. 역대 S펜 중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실제 펜을 쓰는 것처럼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간단한 메모나 스케치 등의 기능은 물론이고, 앱을 탐색하거나 화면을 캡처하는 등의 동작도 더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삼성 노트’에 메모를 하면 자동으로 다른 갤럭시 기기에 동기화되기도 합니다. 웹브라우저의 주소창에서도 펜으로 필기한 텍스트를 바로 인식할 수 있고요. 하다못해 저는 웹페이지를 스크롤링하거나 웹툰을 보거나, 게임을 할 때도 S펜을 쓰곤 합니다. 화면을 덜 가리기 때문에 가독성도 좋고, 지문이 묻지 않아서 편하더라고요. S펜 최고! 짱짱. 


“정돈된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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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얘기도 가볍게 터치해 보겠습니다. 최근의 스마트폰 디자인이라는게 사실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적습니다. 라인은 최대한 미니멀하게 빠져야 하고, 전면에는 디스플레이 외의 다른 요소는 조금도 허용치 않죠. 게다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제조사들마다 카메라 렌즈의 크기가 비대해지고 있기 때문에, 예쁘게 뽑아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정돈하느냐에 승부가 달렸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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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제품의 특징은 울트라 모델과 기본형 모델의 디자인이 완전 다르다는 겁니다. 갤럭시 S22와 갤럭시 S22+는 전작인 갤럭시 S21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컨투어 컷 디자인이 그대로 계승됐습니다. 세로 일렬로 늘어선 카메라 주변을 ‘카메라 섬’이라고 부르는 메탈 플레이트로 처리한 디자인이죠. 옆면 프레임부터 카메라까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디자인으로 일체감을 표현했다고 하던데, 저는 크게 선호하는 디자인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작인 갤럭시 S21보다는 디자인이 훨씬 더 세련되게 다듬어진 모습입니다. 전후면의 마감이 모두 둥글게 라운드 처리되어 있던 전작과는 다르게, 각진 형태의 플랫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이게 컨투어 컷 디자인의 디테일과도 더 조화롭고, 미니멀해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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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도 예쁘고 다양하게 나왔습니다. 은은한 핑크 골드와 그린에 특히 눈이 가네요. 실물로 전 색상을 다 보고 왔기 때문에 하나 추천드리자면, 갤럭시Z 플립3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크림 컬러가 갤럭시 S22 시리즈에도 추가됐습니다. 뽀얗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매력적이에요. 실물 컬러는 공식 사진에서처럼 노란 느낌이라기 보다는 좀 더 미색에 가깝습니다. 참고로 크림은 삼성닷컴 단독 컬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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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갤럭시 S22 울트라의 디자인을 볼까요? 네 모서리가 딱 각 잡힌 직사각형 디자인… 기존의 갤럭시 S시리즈와는 느낌이 다르죠. 오히려 갤럭시 노트 특유의 선형적인 디자인을 계승한 형태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스펙은 물론 디자인을 봐도 갤럭시 S22 울트라는 기본형 모델과 구분되는 ‘노트의 환생’인 거죠. 카메라 섬이 없어지면서 심플하게 마감된 느낌입니다. 카툭튀도 그렇게 심하지 않아서 전작보다 슬림하고 밸런스가 잘 맞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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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디자인과 함께 다양한 컬러까지 선보였습니다. 울트라 모델도 삼성닷컴 단독 컬러에 눈길이 가네요. 화사한 스카이 블루와 레드, 그라파이트 모두 실물이 정말 곱습니다. 


“밤을 위한 카메라, 나이토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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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더 좋아질 게 있을까 싶었는데, 드라마틱한 성능 향상이 있었습니다. 이제 갈 데까지 간 폰 카메라가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죠. 바로 이미지 센서의 물리적인 크기를 키우는 겁니다. 갤럭시 S22 시리즈는 전작 대비 커진 이미지 센서와 AI 기술 기반의 ‘나이토그래피’ 등 야간 사진에 공들인 모습입니다. 

특히 갤럭시 S22 울트라는 삼성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중 가장 큰 2.4um 크기의 1억 800만 초고화소 카메라를 비롯해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각각 광학 3배와 10배의 1,0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2개 등 쿼드 카메라를 탑재했습니다.

collage_s22 [좌) 갤럭시 S21 울트라 | 우) 갤럭시 S22 울트라]

촬영 결과물을 한 번 볼까요? 초저조도 환경에서 갤럭시 S21 울트라로 촬영한 사진과 갤럭시 S22 울트라로 촬영한 사진을 비교해봤습니다. 두 카메라 모두 야간 모드에서 촬영한 결과인데요. 전작인 갤럭시 S21 울트라도 저조도 촬영에 강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갤럭시 S22는 이 성능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collage_s22_2 [좌) 갤럭시 S21 울트라 | 우) 갤럭시 S22 울트라]

사진 디테일을 확대해 보았습니다. 실제 촬영 환경이 육안으로도 눈 앞에 놓인 책 표지의 글씨를 읽을 수 없을 만큼 어두웠다는 걸 감안하면 정말 놀라운 사진입니다. 왼쪽 사진 속의 작은 영어 글씨는 전혀 읽을 수 없는 수준으로 뭉개졌습니다. 반면 오른쪽에 갤럭시 S22 울트라로 촬영한 사진은 전반적으로 빛을 더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작은 글씨 같은 디테일도 선명하게 표현됐습니다. 

사진 뿐만 아니라 저조도 영상 촬영에서의 색 표현력이나 노이즈 제어력도 크게 향상됐습니다. 이 부분은 [여기]에서 영상 리뷰를 참고해주세요. 

collage_s22_3 [좌) 갤럭시 S21 울트라 | 우) 갤럭시 S22 울트라]

갤럭시 S22 울트라 모델에는 슈퍼 클리어 글래스를 탑재해서 플레어 현상 없이 부드럽고 선명한 촬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바로 야외에서 가로등을 촬영해 봤는데, 워낙 빛이 강한 환경이라 플레어 현상이 완전히 제어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왼쪽의 갤럭시 S21 울트라 촬영본보다 갤럭시 S22 울트라로 찍은 오른쪽 촬영본에서 플레어 현상이 더 옅게 나타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간판이나 가로등, 조명 등을 촬영해보니 고스트 현상이나 플레어 현상으로 나타나는 잔상이 좀 더 작거나 옅게 촬영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크고 작은 변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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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22’ 시리즈는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탑재한 4nm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향상된 AI와 머신러닝 프로세싱을 지원합니다. 특히 이번에 최초로 탑재된 네트워크 동작 분석 기능은 사용중인 모든 앱을 감지하고 스마트폰의 성능을 최적화해서 동영상 스트리밍이나 웹 서핑, 내비게이션 사용을 더 효율적으로 해낸다고 합니다. 

갤럭시 S22 울트라와 갤럭시 S22+는 45W 초고속 충전을 지원하게 된 것도 큰 변화입니다. 덕분에 완충하는데 1시간이 채 소요되지 않으며, 약 10분 충전하면 50분 이상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수준입니다(유선 충전 기준). 

주변 조도에 따라 디스플레이의 픽셀 단위로 밝기를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비전 부스터(Vision Booster)’ 기술이 최초 탑재되어 실내뿐 아니라 야외에서도 최고의 보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최대 화면 밝기가 1,750니트로 제가 최근에 사용해본 스마트폰 중에 가장 밝은 수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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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제품에서는 삼성전자 역시 환경 친화적인 제품 생산을 위해 노력한 모습을 강하게 어필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 중에서도 버려지는 어망에 의해 위협받는 해양 생물에 주목했는데요. 폐어망을 수거하고 이를 스마트폰에 적합한 고품질의 소재로 개발해서 실제로 갤럭시 S22 시리즈의 제품 생산에 사용했다고 합니다. 언팩이 끝나갈 때쯤에 BTS가 등장해서,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장면은 정말 근사했습니다. 

깜짝 놀랄 만한 변화는 없었지만, 디자인부터 카메라 S펜까지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 반가울 만한 업그레이드가 많았습니다. 가격은 작년과 동일하게 책정되었습니다. 8GB RAM, 256GB 내장 메모리를 탑재한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갤럭시 S22가 99만 9900원, 갤럭시 S22+가 119만 9000원입니다. 갤럭시 S22 울트라는 12GB RAM, 256GB 내장 메모리 모델과 12GB RAM, 512GB 내장 메모리를 탑재한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각각 145 2000원, 155 1000원입니다. 아무도 묻지 않으셨지만, 마지막으로 TMI를 투척하자면… 저는 갤럭시 S22 울트라를 구입할 예정입니다. 

About Author
하경화

에디터H. 10년차 테크 리뷰어. 시간이 나면 돈을 쓰거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