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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을 닮은 기계식 키보드, 로지텍 팝키

안녕, 에디터B다. 귀염뽀짝한 키보드가 출시됐길래 며칠 동안 사용해봤다. 이름은 로지텍 팝키(POP key). 마카롱처럼 동글동글하고 알록달록한 키캡이 매력적이다. 검거나 하얀 그저...
안녕, 에디터B다. 귀염뽀짝한 키보드가 출시됐길래 며칠 동안 사용해봤다. 이름은 로지텍 팝키(POP key).…

2022. 01. 17

안녕, 에디터B다. 귀염뽀짝한 키보드가 출시됐길래 며칠 동안 사용해봤다. 이름은 로지텍 팝키(POP key). 마카롱처럼 동글동글하고 알록달록한 키캡이 매력적이다. 검거나 하얀 그저 그런 디자인의 키보드가 아닌 확실한 개성을 가진 제품이다. 긴 말할 것 없이 바로 리뷰 들어간다.


#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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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키의 스위치는 TTC 갈축이다. 갈축이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편히 쓸 수 있는 정도의 소음이 아니다. 흔히 갈축은 ‘청축에서 클릭음을 제거한 버전’이라고 표현한다. 짤깍거리는 소리는 없지만 타이핑을 할 때마다 걸림이 있다. 적축은 심심하고 청축은 시끄럽다는 사람들이 결국 정착하는 곳이 바로 갈축이다. 하지만 아무리 살살 타이핑을 해도 소음이 발생한다는 건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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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C 갈축은 가장 대중적인 체리 갈축과 소음에서 차이가 있다. 더 조용하다. 갈축과 적축 사이에 있는 느낌이랄까? 체리 갈축의 경우 타건할 때 약간의 서걱임을 느낄 수 있는데, TTC 갈축은 그런 느낌도 없다. 체리 갈축에서 서걱임을 제거한 버전에 가깝다. 만약 어떤 스위치인 줄 모르고 타건했다면 “적축은 아닌 것 같은데, 리니어 계열 같다”라고 말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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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소음이 발생하니 공용 공간에서는 쓸 수는 없다. 체리 갈축과 비교했을 때 누르는 힘이 덜 들어가고, 반발력이 낮은 느낌이다. 체리와 TTC의 이런 차이는 좋고 나쁨의 문제는 아니다(저렴한 키보드에 많이 쓰는 스위치가 TTC이긴 하지만). 누군가는 무접점 키보드 중 토프레가 NIZ EC(노뿌)보다 좋다고 말하겠지만, 그것 역시 취향 차이인 것처럼 말이다(나 역시 저렴한 노뿌를 더 좋아한다). 체리 갈축을 예상하면 느낌이 많이 다를 수 있으니 팝키를 구매하기 전에 참고하자.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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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텍 팝키의 가장 큰 매력은 디자인이다. 파스텔 톤의 세 가지 컬러, 동그란 키캡 디자인이 귀엽다. 기기는 라벤더, 민트, 개나리색으로 조합됐는데, 그동안 기계식 키보드에서 많이 못 보던 조합이다. 보통 키보드는 블랙, 화이트, 그레이 같은 무난한 컬러가 기본이고, 소비자는 별도의 알록달록한 키캡을 사서 키캡 놀이를 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건 키캡 놀이가 끝난 상태로 출시된 셈이다. 만약 파스텔컬러를 좋아한다면 디자인에 100점을 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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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지금 리뷰하는 제품 컬러의 공식 명칭은 ‘데이드림’. 개인적으로는 라마웍스가 생각나는 노랑/검정 조합의 ‘블라스트’가 취향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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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캡뿐만 아니라 모든 모서리가 라운드 처리되어 있고 동글동글하다. 높이를 조절할 수 없다는 건 아쉽다.

#휴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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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PC에서 쓰도록 만든 키보드이긴 하지만,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키보드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휴대가 가능하다. 무게는 779g(배터리 포함)으로 무거운 편이기는 하나 무거워서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기존 블루투스 키보드보다 무거워도 좋으니 귀여운 디자인의 기계식 키보드를 찾고 있었다면 팝키만 한 제품을 찾기가 어려울 거다.

무게감이 있어서 타이핑을 할 때도 흔들림 없이 견고하다는 인상이다. 상판 하우징이 없는 비키(Viki) 스타일 키보드라 먼저 청소하기에도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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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를 최대 3대까지 연결할 수 있으며, 실제로 아이맥과 갤럭시 Z 플립3 사이를 전환했을 때 아주 빨랐다. AAA 배터리 두 개를 사용하고 최대 3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USB 충전보다는 이런 방식을 더 선호한다.

#키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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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키보드에 많이 적용되는 ‘스텝스컬쳐2’가 적용되어 있지 않다. 스텝스컬쳐2란 타이핑하기에 좋은 곡률로 키보드의 높낮이가 다르게 제작한 디자인을 말한다. 오랜만에 스텝스컬쳐2가 미적용된 키보드를 사용하니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문자키는 살짝 오목하게 들어가 있고 펑션키에는 평평하게 만들어 놓은 점은 다행이다. 키캡은 내구성이 좋은 PBT 방식이 아닌, 실크 인쇄 방식이 사용되었다.

#특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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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계식 키보드와 구분되는 팝키의 가장 큰 특징은 이모티콘을 위한 키가 있다는 것이다. 키보드 최우측에 보면, 이모티콘을 위한 키가 다섯 개 있다. 로지텍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주 쓰는 이모지를 설정해두면 바로 쓸 수 있다. 추가 이모티콘 키캡으로 엄지척, 하트, 불 등이 있다. 얼마나 자주 쓸지는 몰라도 재미있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스마트폰, 태블릿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고,  MAC, 윈도우에서만 작동한다.


#총정리

파스텔톤의 기계식 키보드를 갖고 싶다면 팝키를 추천한다. 키보드를 좋아해서 여기저기 쇼핑을 많이 해봤지만, 이렇게 귀여운 컨셉의 키보드는 거의 못 봤다. 컬러풀한 키보드는 종종 봤지만, 파스텔톤은 또 드물다.

그리고 이건 모든 키보드 쇼핑에 해당하는 조언이기도 한데, 직접 타건해 본 뒤 구매하길 바란다. 특히 TTC 스위치는 체리 스위치만큼 자주 접하지 못했을 테니까 타건 체험은 필수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연결할 기계식 키보드를 찾는 사람에도 추천한다. 가격은 11만 9,000원.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