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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cken of Seoul

안녕, 치킨을 좋아하는 에디터B다. 만약 죽어서 지옥에 간다면 내가 받을 형벌이 무엇인지 안다. 두 팔과 두 다리를 포박당한 채, 수백...
안녕, 치킨을 좋아하는 에디터B다. 만약 죽어서 지옥에 간다면 내가 받을 형벌이 무엇인지…

2022. 01. 17

안녕, 치킨을 좋아하는 에디터B다. 만약 죽어서 지옥에 간다면 내가 받을 형벌이 무엇인지 안다. 두 팔과 두 다리를 포박당한 채, 수백 마리의 닭들에게 부리로 쪼임을 당하는 형벌일 거다. 일주일에 최대 일곱 마리의 후라이드 치킨을 먹어 치우는 사람이니 그럴 만하지 않나.

후라이드 치킨만 좋아하는 건 아니다. 닭으로 만든 음식이라면 조리법을 막론하고 다 좋아한다. 닭 한마리, 닭강정, 닭도리탕, 삼계탕, 닭껍질무침 등등 찌고, 삶고, 튀기는 모든 조리법을 사랑한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닭만큼 다양한 레시피가 있는 고기는 드물 거다. 어떤 문화권에서도 신격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힌두교에서 소고기를 먹지 않고, 이슬람에서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니, 모든 문화권에서 폭넓게 사랑받는 고기인 셈이다. 돼지고기, 소고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1인이 한 마리를 온전히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닭고기의 매력이다.

오늘은 치킨매니아 에디터B의 이름을 건 치킨 메뉴 추천을 준비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곳을 다섯 군데, 그리고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의외로 덜 알려진 메뉴도 함께 소개하려고 한다(어쩌다보니 비추천도 하나 들어갔다). 그럼 출발한다.


[1]
서울리스타
버터땡초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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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근처에 ‘서울리스타’라는 음식점이 있다. 이곳은 푸드코트처럼 여러 브랜드가 한 공간에 모여 있는 그리 ‘힙하지 않은’ 형태인데, 메뉴판을 들여다보면 굉장한 곳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누군가 서울역 근처에서 괜찮은 맛집을 찾는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이곳을 알려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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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파이 브루잉, 고릴라 브루잉, 화수 브루어리, 버드나무 브루어리 등 전국의 유명 로컬 양조장의 맥주를 구비해놓고 있다. 종류는 스무여 가지. 여기서부터 합격이다.

그리고 진짜 주인공은 치킨. 서울리스타에는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치킨이 있다. 바로 로켓크리스피 치킨의 버터 땡초 치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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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크리스피 치킨은 한때 압구정, 응암동 등에 있던 소규모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다. 버터 땡초 치킨의 맛이 워낙 압도적이라 서대문구에 살 때 몇 번 시켜 먹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서 굉장히 슬펐다. 지금 로켓크리스피 치킨은 오직 서울리스타에만 있다. 서울리스타에서 로켓크리스피 치킨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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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와 땡초, 듣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두 재료의 하모니는 강력하다. 땡초가 들어간 것치고는 맵지 않고, 버터가 들어간 것 치고는 느끼하지 않다는 게 반전이자 매력이다. 맛있게 맵다고 말할 정도의 매운맛이 아니며, 단맛을 심심하지 않게 만들어줄 정도의 매콤함이라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닭강정 소스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닭강정과 양념치킨의 가장 큰 차이는 닭강정에는 물엿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인데, 버터땡초 치킨의 양념이 딱 그렇다. 입에 쩍쩍 달라붙는 점성이 있다. 그래서인지 식을수록 과자 같은 식감을 주는 게 킬링 포인트. 만약 서울역에서 누군가를 배웅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이곳에서 ‘치맥’한 후에 헤어지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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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스타

  • 서울 중구 퇴계로 19
  • 버터땡초 치킨 2만 3,000원

[2]
광장누룽지닭강정
마늘누룽지닭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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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광장누룽지닭강정’이라는 생소한 음식을 봤다. ‘닭강정에 누룽지를?’ 닭강정 위에 수북이 올라간 누룽지 비주얼이 압도적이었다. 그 사진 한 장을 보고 홀린 듯 광장시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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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떡과 칼국수를 파는 노포들 사이에 모던하고 깔끔한 공간이 섞여 있는 게 재미있었다. 내부에 들어가 보니 브랜딩이 잘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너무 잘 된 브랜딩은 때론 문제가 된다.

나는 브랜딩은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의 효과를 준다고 믿는다. 콘텐츠의 가치가 0이라면 아무리 브랜딩으로 가치를 높이려고 해도 결과값은 0이다. 물론 광장누룽지닭강정의 맛이 0에 수렴할 정도로 별로였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닭강정 맛을 본 후 열심히 브랜딩 된 모습을 보니 차라리 닭강정에 더 힘을 쓰지, 이런 아쉬움이 들었다.

‘전국 3대 닭강정’이라는 홍보 문구도 의아했다. 생긴 지 일 년도 되지 않은 닭강정집이 짧은 기간에 전국의 닭강정 고수를 물리쳤을 리가 없다. 전국 3대라는 타이틀은 시간과 역사가 없는 가게에 허락되지 않는다. ‘전국 3대 닭강정’이라는 문구가 무엇을 근거로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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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메뉴 ‘마늘 누룽지 닭강정’은 소, 중, 대가 있고 나는 컵(5,000원)에 담아 주는 소 사이즈를 먹었다. 주문을 마치니 컵에 담아놓은 닭강정을 바로 받았는데, 따끈하지 않고 미지근했다. 딱딱한 닭강정이 아니어서 식었을 때 더 맛있는 닭강정은 아니었다. 오히려 심심하게 느껴졌다. 나는 마늘누룽지닭강정을 먹으며 신촌역 부근의 호두과자 노점상이 떠올랐다.

퇴근 후 그 노점상에서 호두과자를 자주 사 먹었다. 호두과자를 사서 영화관에 가는 코스를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원래 장사를 하던 아주머니는 일을 그만두고 처음 보는 아저씨가 장사를 하고 있었다.

“여기 계셨던 아주머니는 이제 안 나오시는 거예요?”
“네, 힘들어서 이제 못 하신대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아저씨의 호두과자는 맛이 달랐다. 아주머니는 호두과자를 최소한으로 만들어놓고 갓 만들어진 것을 손님들에게 주려고 했다. 시간은 더 걸릴지라도 그게 더 맛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저씨는 호두과자를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주문 즉시 담아줬다. 간단해 보이는 호두과자도 컨디션을 어떻게 관리하냐에 따라 맛의 차이가 커진다. 그래서 아쉬웠다. 30분을 기다려도 좋으니 최상의 컨디션으로 누룽지닭강정을 맛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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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만 평가하자면 마늘향이 강한 게 특징이었다. 은은하지 않고 확실한 존재감이 있었다. 매장에서 직접 제조하는 누룽지는 계속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하지만 닭강정과 함께 먹을 때 엄청난 시너지가 생기는 건 아니었다.

튀긴 닭은 웬만해서는 다 맛있다. 그날 남긴 광장누룽지닭강정을 저녁에 친구가 먹었는데 하나도 남기지 않고 맛있다는 평을 했다. 그 말을 들으니 내 입맛이 까다로울 수도 있겠다 싶었다. 스마트 스토어에서 택배 주문을 할 수 있다. 여러 프로그램에 노출이 많이 된 모양이다. 맛있다는 리뷰도 많으나, 별로라는 리뷰도 꽤 있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광장누룽지닭강정

  • 서울 종로구 동호로 403-8 1층
  • 월-토 11:30-18:00(일 휴무)

[3]
효도치킨
꽈리멸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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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인 메뉴로 치킨계에서 영역을 넓혀나가는 효도치킨이 세 번째 주인공이다. 효도치킨은 현재 한남점, 광화문점, 논현점, 가로수길점 등 다섯 지점을 운영 중이다. 내가 방문한 곳은 한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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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메뉴는 꽈리멸치킨이다. 간장 치킨 위에 꽈리고추와 짭쪼름한 잔멸치가 수북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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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라이드나 양념치킨을 먹는 방법은 선천적인 것이다. 잡고 뜯으면 된다. 묻지 않아도 되는 본능에 가깝다. 하지만 꽈리멸치킨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후천적으로 습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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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치킨을 조금 찢어서 꽈리고추, 멸치를 함께 먹어야 한다. 처음에 나는 세 가지 재료를 따로따로 먹었는데, 전혀 감동을 받지 못했다(그냥 간장치킨이었다). 그러나 같이 먹었을 때는 하나의 정갈한 한식처럼 느껴졌다. 잔멸치는 바삭함을 가미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반드시 함께 먹지는 않아도 된다. 정말 중요한 건 꽈리고추다. 닭고기와 꽈리고추를 함께 먹으면 치킨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한국적인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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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치킨은 꽈리멸치킨 외에도 여러 창의적인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4인 파티를 모을 수 있다면 효도치킨에서 메뉴 3가지 정도는 먹어보면 좋겠다.

효도치킨 한남점

  •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 20
  • 매일 11:30-22:00(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달라짐)
  • 꽈리멸치킨 1만 9,000원

[4]
영이호프
켄터키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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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호프는 치킨과 맥주를 파는 오래된 호프집이다. 호프집은 어디서든 볼 수 있지만, 전통 켄터키 치킨을 파는 호프집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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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터키 치킨이란 압력솥을 이용한 방식을 말한다. 그 유명한 KFC 할아버지 ‘커넬 샌더스’가 처음으로 고안했다. 압력솥 튀김기에 치킨을 넣고 튀기기 때문에 조리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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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보통 치킨과 다르다. 살결마다 기름기가 촘촘히 베어서 촉촉하고, 얇은 튀김옷은 과자처럼 바삭한 식감이다. 영이호프는 한국 최초의 호프집으로 인정받는 을지OB베어와 같은 해인 1980년에 장사를 시작했다. 한국 호프집 역사의 산증인이다.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해보길 권한다.

영이호프

  • 서울 서대문구 거북골로 19-1
  • 14:00-24:00
  • 가격 후라이드치킨 14,000원

[5]
헤라클레스
전기통닭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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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구이 통닭만의 매력이 있다. 튀김옷도 없고, 양념도 없지만 쫀득한 껍질과 부드러운 살은 후라이드치킨에서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종로3가역에서 유명하다는 전기구이 통닭 ‘국수찾아 닭만리’, 뚝섬역의 서울숲누룽지통닭, 프랜차이즈 브랜드 계림원 정도 외 다수의 구이 통닭을 먹어보았는데 헤라클라스만큼 맛있는 구이 통닭은 먹어보지 못했다. 비교 불가다. 헤라클레스는 한방통닭이다. 그 점 때문에 일반 구이 통닭과 차이가 있을 순 있으나 한방통닭 안에서도 상위 클래스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닭다리를 한 입만 뜯어보면 보통 내공이 아님을 내 혀가 알고 심장이 안다. 닭고기뿐만 아니라 인삼과 대추, 찹쌀이 들어간 속도 맛있다. 5호선을 타고 강서구에 갈 일이 있다면 화곡역에 내려 헤라클레스에 가보도록 하자. 그리고 헤라클레스에 간다면 5분 정도 더 걸어가서 아몬드 치킨에서 닭꼬치와 후라이드 치킨을 먹어보는 것도 추천한다(아직 배가 덜 찼다면).

헤라클레스

  • 서울 강서구 화곡동 107-5
  • 매일 17:00-02:00(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변동)
  • 한방장작구이 1만 2,000원

[6]
BHC
펌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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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는 내가 가장 신뢰하는 프랜차이즈 치킨 브랜드다. 후라이드, 양념이 맛있는 건 기본이고, 새로 출시하는 메뉴도 평균 이상의 맛을 구현한다. 그리고 그 메뉴들이 다른 브랜드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도전정신을 존경한다. 작년에 새롭게 선보인 펌치킨이 꽤 맛있다. 호박조청으로 단맛을 냈는데, 조청의 단맛 때문인지 왠지 한가위가 떠오르고, 아무튼 한국적인 단맛이다. 참고로 광고를 많이 했던 포테킹후라이드는 추천하지 않는다. 감자 옷을 입은 후라이드를 기름에 튀기니 느끼함이 늘고, 감자의 고소한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두꺼운 튀김옷 때문에 치킨 맛을 느끼기에도 좋지 않았다. 펌치킨 외에 하나를 더 먹고 싶다면 이미 클래식의 반열에 올라선 맛초킹, 단맛을 줄이고 매운맛을 늘린 양념치킨인 레드킹을 추천한다.


[7]
바른치킨
대새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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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치킨은 치킨계의 신흥 강자다. 가장 인기가 많은 메뉴는 대세레드. 큼지막한 랍스터 새우와 매콤한 양념치킨이 함께 구성된 메뉴다. 개인적으로 2021년 가장 맛있게 먹은 단일메뉴이기도 하다. 현미파우더를 사용한 대세레드의 튀김옷은 일반 후라이드 치킨과는 다른 바삭함이 있다. 보통 후라이드가 크게 바삭거린다면 이건 오밀조밀하고 귀여운 바삭함을 주고, 양념소스와 겉돌지 않고 잘 흡수하면서도 바삭함을 잃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통합과 융화’라는 시대정신을 잘 담고 있다. 소스는 많이 매운 편이다(맛있게 맵다). 가격은 2만 1,900원으로 치킨 중에서는 비싼 편이지만 프리미엄 치킨을 맛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랍스터 새우의 탱탱한 식감과 중독적인 소스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


[8]
푸라닭
매드갈릭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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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라닭이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는 튀김옷과 평범하지 않은 메뉴 때문일 거다. 푸라닭의 조리법은 조금 다르다. 1차로 오븐에 굽고, 2차로 기름에 튀기는 조리를 한다. 기름에만 튀기는 방식과 두 가지를 혼합하는 방식 중 무엇이 더 나은지 말하기는 힘들다.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푸라닭은 정성 들여 조리한 레스토랑의 요리 같다는 느낌이 든다. 닭고기의 촉촉한 질감이 더 잘 느껴진다(치킨 본연의 식감을 살렸달까?). 푸라닭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블랙알리오, 고추마요 치킨인데, 기회가 된다면 ‘매드갈릭 치킨’을 꼭 먹어보면 좋겠다. 매드갈릭 치킨은 이름만 보면 마늘을 때려 넣었을 것 같지만, 강렬한 이름과 달리 마늘 맛은 순하다. 마동석이라는 이름을 가진 발레리노에 비유할 수 있다. 어그레시브한 정도는 아니며 고요한 존재감을 표출한다.


[9]
ETC.

집 주변에 어떤 치킨집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위에서 소개하지 않은 몇 가지 브랜드 중에서 추천 메뉴를 적어보았다.

BBQ는 대체로 가격이 비싸서 굳이 사먹지는 않는다(대체 브랜드가 많으니까). 하지만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는 BBQ에서만 파는 독보적인 메뉴이기 때문에 BBQ가 아니면 먹을 수 없다. 큼지막한 닭다리 4개 구성으로 가격은 1만 9,500원이다. 가성비만 따지면 좋지 않지만 한 번쯤은 먹을 만하다.

티바두마리치킨은 마늘 맛에 특화된 치킨 브랜드다. 흔히 ‘두 마리 치킨’이라는 강점을 내세우면 가성비만 좋고 맛은 평범할 것 같지만 티바두마리치킨의 땡초갈릭치킨을 맛보면 그런 말 못 한다. 마늘의 알리신과 고추의 캡사이신이 원투 펀치를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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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 걱정이 된다면 굽네치킨에서 고추바사삭을 먹자. 고블링 소스와 마블링 소스는 넉넉하게 시켜야 후회가 없다.

60계치킨에는 간지치킨, 고추치킨이 가장 유명하다. 그 외에 비교적 최근에 출시한 호랑이치킨도 괜찮다. 단맛에 살짝 매콤한 맛이 가미되어 있고, 갈릭 파우더로 맛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부어치킨에는 부어st치킨이라는 이색적인 메뉴가 있다. 독일의 커리부어스트를 모티브로 만들었는데, 커리부어스트란 구운 소시지 위에 케첩과 커리 케첩을 뿌리는 요리다. 색다른 치킨을 원한다면 추천한다. 치킨의 세계는 생각보다 좁으니, 한번쯤은 모험을 떠나보면 좋겠다. 아직 찾지 못한 인생 치킨이 그곳에 있을지 모른다.

1400_retouched_add_-11 [네네치킨 레드마요치킨]
1400_retouched_add_-5 [웰덤치킨 달콘달콘치킨]

만약 카레 가루가 들어간 치킨을 좋아한다면 연남동, 연희동에 있는 레게치킨을 추천한다. 갈 때마다 새로운 매장이 생기는 연트럴파크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오고 있다는 것이 식당의 내공을 증명한다. 이외에도 한남동의 계인전은 발골된 순살 치킨이 유명하고, 문래동의 양키통닭은 시금치 통닭으로 유명하다. 두 곳의 명성은 익히 들었으나 아직 방문하지 못해서 자세한 설명은 어렵다.

마지막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한 곳을 추천한다면, 홍대의 옥상달빛을 꼽고 싶다. 주문한 치킨이 나오면 치킨에 불을 붙여준다. 이 인스타그래머블한 치킨 불쇼는 인스타그램이 없던 시절부터 존재했다. 이곳에 가면 북적대는 홍대를 좋아하던 대학생 때의 내가 떠오른다. 내겐 옥상달빛이 ‘그 시절 우리가 좋아하던 호프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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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