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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힙스터의 장소, 그로서리 마켓 3

안녕.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재밌고 멋진 공간들을 찾아 나서는 객원 필자 김정현이다. 많은 분들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둔다. 그에 따라...
안녕.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재밌고 멋진 공간들을 찾아 나서는 객원 필자 김정현이다.…

2021. 08. 29

안녕.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재밌고 멋진 공간들을 찾아 나서는 객원 필자 김정현이다. 많은 분들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을 둔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좋은 먹거리와 신선한 식재료에 대한 욕구. 그 욕구를 채워 가는 과정에서 감각적인 공간과 흥미로운 경험을 함께 누릴 수 있다면 어떨까? 식재료를 사러 들렀지만 간 김에 빈티지 그릇이나 비건 샴푸도 같이 살 수 있다면? 최저가 대신 새롭고 특별한 식품을 사고 싶을 때마다 들를 수 있는 가게가 있다면? 생활과 취향의 교집합을 모색하고, 가치와 트렌드를 동시에 고민하는 힙한 그로서리 마켓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훌륭한 퀄리티의 식료품과 세련된 공간 디자인, 유니크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에 맛있는 식음료 메뉴까지 두루 갖춘 서울의 힙한 그로서리 스토어 3곳을 소개한다. 이번 주말, 맨날 가던 카페나 음식점이 아닌 그로서리 마켓으로 놀러 가보는 거 어떨까.


[1]
먼치스앤구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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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뛰어난 감도의 복합문화공간을 연달아 선보이며 성수동 내 입지를 탄탄히 다져가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집단 ‘팀 포지티브 제로'(TPZ). 재즈바 포지티브 제로 라운지부터 카페 포제, 내추럴 와인과 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로스트 성수까지, 힙한 공간 콘텐츠를 만들어온 이들이 몇달 전 새롭게 델리 숍을 오픈했다. 식료품을 베이스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제품군을 취급하는 먼치스앤구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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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질감의 회벽과 대비되는 깔끔한 흰색 차양, 창에 새겨진 귀여운 일러스트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 등 입구부터 이국적인 인상을 물씬 풍긴다. 볕이 따스하게 들어오는 내부는 전반적으로 밝고 편안한 분위기. 헤링본 패턴의 나무바닥과 하얗게 칠한 벽돌벽이 톤을 잡아주고, 여기에 철제 선반과 행잉 플랜트, 형형색색의 제품 라벨, 빈티지 소품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치 런던이나 베를린의 힙스터들이 즐겨 찾는 개성 강한 라이프스타일 숍에 온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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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각지에서 들여온 온갖 흥미로운 먹거리로 가득하다. 치즈와 살라미, 트러플 소금과 라구 소스 등의 각종 양념. 거기에 취향 깐깐한 이들을 위한 맥주, 내추럴 와인, 스페셜티 커피 원두… 물론 식료품에 딱히 관심 없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예쁘고 유니크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으니까. 커트러리, 맥주 캐디, 스킨 케어, 심지어는 청소용품, 스테이셔너리까지 고르는 게 일이다.

장을 봤으면 백야드로 나가보자. 가게에서 구매한 식료품이나 아러바우트 커피, 디저트 등을 취식할 수 있다. 평일 점심이나 주말 오후, 벤치에 앉아 찰나의 여유를 즐겨보면 어떨까? 참고로 TPZ에서 함께 운영하는 바로 옆 공간 스탠 서울(@stan.seoul)에서는 수제버거와 맥주를 맛볼 수 있다.

먼치스앤구디스 munchies and goodies

  • 주소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33 1층
  • 영업시간 매일 11:00-21:00 (커피 주문은 11:00-15:00)
  • 인스타그램 @munchiesandgoodies

[2]
보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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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 보마켓. 이국적인 공간 분위기와 맛있는 브런치 메뉴, 엄선된 라이프스타일 제품군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곳은 ‘동네의 가치를 바꾸는 생활 밀착형 동네 플랫폼’을 추구한다.

이번에 찾은 서울로점은 남산점, 경리단점에 이어 세 번째로 생긴 보마켓 3호점. 같은 건물 2층에서 밤에만 운영하는 VERY KITCHEN(@very.kitchen)의 단골 고객이었던 대표가, 낮 시간에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동네 마켓이자 카페테리아를 열었다. 덕분에 직장인들의 점심시간 외에 이렇다 할 이벤트가 없던 골목에 활기찬 낮 풍경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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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광장하면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한 켠으로 쭉 늘어선 테라스 딸린 카페테리아. 이 골목 역시 서울로 아래 아기자기한 가게들의 테라스 자리가 눈길을 끄는데, 그중에서 딱 봐도 오래돼 보이는 석조 건물 1층에 보마켓이 자리한다. 아니나 다를까, 무려 112년이나 된 건물이라고. 바랜 벽돌 곳곳에 묻어나는 세월의 흔적은 어딘가 모르게 비현실적이고 비일상적인 느낌까지 전달한다.

보마켓 내부 인테리어 포인트는 민트색과 옥색. 노출 콘크리트 천장과 짙은 톤의 나무 바닥이 이루는 차분한 분위기 곳곳에 생기를 더한다. 공간은 생각보다 넓었다. 좌석도 여유 있게 배치돼 적지 않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데, 금요일 오후임에도 여유를 즐기러 온 이들이 가득해 조금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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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한 켠에서 보마켓이 선별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만나보자. 특히 ‘라이프 푸드’라는 타이틀 아래 보기만 해도 건강해지는 것만 같은 식료품들이 알차게 냉장고를 채운다. 각종 채소와 치즈, 올리브, 초리조 등의 식자재뿐 아니라 싱그러운 과일 주스와 내추럴 와인도 있다.

주목할 만한 리빙 아이템을 하나 추천한다면, 단연 캠트레이. 보마켓이 공식 수입하는 ‘캠브로’사의 제품이다. 유리 섬유 소재의 가볍고 단단한 특성과 귀여운 컬러 베리에이션 덕에 깔별로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그 밖에도 빈티지 식기나 굿즈로 제작된 텀블러 등도 구매 가능하니 찬찬히 둘러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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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맘 먹고 여기까지 왔으니 브런치도 즐겨야겠지? 다양한 샌드위치 종류와 디쉬 메뉴 중에서 내가 선택한 건 치즈 오믈렛 샌드위치다. 브리오슈 빵에 치즈와 오믈렛이 듬뿍 들어간 보마켓의 시그니쳐 샌드위치. 느끼할 법도 한데 할라피뇨와 샐러드가 잡아주고, 빵도 오믈렛도 워낙 부드러워 아침 식사로 딱이다. 날이 너무 더운 탓에 청포도 에이드를 시켰지만, 다음에는 꼭 따뜻한 커피와 함께 먹어야지. 떡볶이와 버터 치킨 카레도 인기 메뉴라고 하니 방문 계획이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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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마켓 BOMARKET

  • 주소 서울 중구 만리재로 205
  • 영업시간 매일 오전 10:00-17:30
  • 인스타그램 @bomarket

[3]
슈퍼스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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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동 한적한 대로변에 위치한 붉은 벽돌 건물. 1층에 자리 잡은 슈퍼스티치는 조금은 색다른 동네 슈퍼다. 지역과 크리에이터를 위한 코워킹/코리빙 커뮤니티를 만드는 브랜드 ‘로컬스티치’에서 전개하는 스토어. 식료품과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판매하는 마켓, 커피와 샌드위치 등을 즐길 수 있는 카페, 도시주방이라는 이름의 푸드코트가 한 공간 안에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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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찍한 공간에 채워진 오렌지 컬러 임스 체어와 옐로우 빈티지 조명. 대로변이 내다보이는 시원한 통창에 형형색색의 바스켓 제품들까지 전체적으로 밝고 통통 튀는 분위기가 가득하다. 로컬 피플과 젊은 창작자들을 환영하는 공간답게 친근하고 편안한 인상이 느껴진달까.

건물 2층은 코워킹 스페이스다. 그래서인지 입구 쪽 창가 자리와 푸드코트가 있는 안쪽 공간 모두 개인 작업이나 회의를 진행하기 용이한 형태로 좌석이 배치돼 있다. 여기에서는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장도 보면서 일까지 할 수 있는 거지. 많이 안 움직이고 한 큐에 이것저것 해결하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인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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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섹션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제품 가짓수가 압도적으로 많지는 않지만 여러 카테고리에 걸쳐 흥미로운 아이템들이 포진해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흰색 선반에 진열된 와인. 클래식한 레드와인부터 독특한 향미의 내추럴 와인까지 슈퍼스티치에서 신경 써서 큐레이팅한다. 주류 외에도 인절미나 치즈, 만두 같은 식재료나 해외에서 날아온 스낵류 등 익숙한 먹거리와 쉽게 보기 힘든 먹거리가 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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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트렌드에 부합하는 아이템들도 여럿. 비건 화장품 브랜드 ‘톤28’의 스킨 케어 제품은 감도 높은 패키지 디자인부터 기대감을 주고, 쉽게 채소를 키워볼 수 있는 씨앗 키트 ‘씨드키퍼’ 역시 생소하지만 그래서 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밖에 고체 향수나 인센스 스틱, 실리콘 트레이, 홈 카페 용품 등 정신 안 차리면 어느새 장바구니가 꽉 차게 될지도 모른다.

슈퍼스티치 Super Stitch

  • 주소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118
  • 영업시간 월-토 10:00-21:00 일 11:00-20:00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기준)
  • 인스타그램 @superstitch_seoul
About Author
김정현

라이프스타일 잡지부터 토크 프로그램까지, 분야 안 가리는 프리랜스 콘텐츠 에디터. 멋있는 사람과 흥미로운 콘텐츠를 소개할 때 제일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