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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넛 향이 흐르는 나의 아이스 커피

안녕, 에디터B다. 봄이라는 단어를 내뱉기도 전에 여름이 왔다. 걱정이 앞선다.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덥다는 소문이 벌써부터 돌고 있다. 사실 나는...
안녕, 에디터B다. 봄이라는 단어를 내뱉기도 전에 여름이 왔다. 걱정이 앞선다. 이번 여름은…

2021. 06. 07

안녕, 에디터B다. 봄이라는 단어를 내뱉기도 전에 여름이 왔다. 걱정이 앞선다. 이번 여름은 유난히 덥다는 소문이 벌써부터 돌고 있다. 사실 나는 옛날부터 여름을 좋아하지 않았다. 조거팬츠를 입기엔 찜찜한 날씨, 시계로 멋을 부리기엔 손목이 답답한 날씨니까.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여름의 유일한 장점은 차가운 음식이 맛있다는 것뿐이다. 예를 들어 평양냉면, 물회, 아이스 커피 같은 것들. 다가오는 여름을 두려워하고 있을 때 네스프레소에서 선물 같은 한정판을 출시했다. 한정판이라니, 말만 들어도 힘이 솟는다. 오리지널 라인인 ‘리미티드 에디션 아이스 코코넛향 커피’ 그리고 버츄오 라인인 ‘리미티드 에디션 아이스 트로피컬 코코넛향 커피’가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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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보고 바로 알았겠지만, 여긴 코코넛 향이 들어갔다. 아니, 코코넛 향이라니…! 365일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내게 새로운 향이 가미된 커피는 평범한 커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더운 날 마시게 되는 아이스 커피는 살기 위해 마신다는 느낌인데, 사실 비슷한 맛의 아메리카노를 매일 마시는 건 가끔 지겹기도 하니까. 그래서 네스프레소의 신제품이 반가웠다. 얼죽아라면 분명 탐낼 만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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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향, 초코 향, 헤이즐넛 향은 익숙하지만 코코넛 향은 새로울 거다. 나도 처음이다. 아무리 반추해도 코코넛 향이 가미된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네스프레소 머신을 예열할 때부터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맛을 느껴본 게 언제였지? 가물가물하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맛을 경험하기란 쉽지 않으니까. 낯선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찾기도 하고. 나는 사람들이 맛집을 투어하고, 핫플레이스를 방문하는 이유 역시 지루한 인생에 파동을 일으키는 새로움을 찾기 위한 고군분투라고 생각한다. 한정판 커피를 소비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캡슐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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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기와 함께 딥브라운 컬러의 커피가 얼음을 타고 떨어지는 순간, 조금씩 코코넛 향이 퍼지기 시작했다. ‘와, 진짜 코코넛 향이다.’ 옅은 웃음이 나왔다. 커피를 내리는데 코코넛 향이 난다는 건 재미있고 신기했다. 빨리 마셔보고 싶은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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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으로 가득 채운 잔 위로 커피가 다 내려온 뒤 다시 한번 향을 음미하고, 그렇게 기다렸던 한 모금을 마셨다. 입으로 닿을 때 코로 들어오는 첫 향은 의심할 여지 없는 코코넛이다. 열대우림이 떠오르는 코코넛의 시원한 향만을 뽑아 커피에 넣어 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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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네스프레소는 여름 한정으로 ‘아이스 코코넛향 커피’를 출시했을까 궁금했는데, 마셔 보니 확실히 알겠다. 코코넛 향이 가지고 있는 시원함이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어울리기 때문이다. 코코넛을 갈아서 넣은 것도 아니고, 생김새는 일반 커피와 다를 바가 없는데 마시는 순간 청초하고 투명한 바다, 쨍한 햇빛, 야자수가 눈 앞에 펼쳐진다. 트로피컬한 분위기의 휴양지에서 맛보는 시원한 커피 맛이랄까. 익숙한 맛과 낯설 수 있는 향을 조화롭게 잘 구현한 점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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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에 머금었을 때는 바닐라 향과 캐러멀 향이 난다. 코코넛이 시원한 느낌을 줬다면, 두 가지 향은 부드러운 달콤함을 느끼게 해준다. 여기서 말하는 달콤함은 혀에 닿자마자 너무 달아서 녹아버리는 단맛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은은하게 퍼지는 단 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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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금 삼키면 입안 가득 로스팅 향이 남는다. 끝 향만 놓고 보면 내가 언제 코코넛 향이 나는 커피를 마셨던가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하나의 커피에서 이 정도로 복합적인 맛이 난다는 게 아주 인상적이다. 한 모금을 마신 시간은 겨우 몇 초에 불과했지만, 세 가지 향이 찰나의 순간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프로세스는 마치 인천국제공항에서 셀프 체크인을 하고 초고속 탑승해 이국적인 휴양지에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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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잠깐 말했지만, 아이스 코코넛향 커피는 오리지널 라인과 버츄오 라인 두 가지가 있다. 두 제품의 향은 다르지 않았지만, 사용한 원두의 종류는 각기 다르다. 오리지널 라인은 브라질 과테말라, 버츄오 라인은 브라질 에티오피아 원두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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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버츄오 라인을 한 잔 마시고 바로 이어서 오리지널 라인을 또 내렸다. 이번에도 역시 얼음을 가득 넣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빛이 투과하는 아메리카노의 투명한 붉은 빛을 보면 휴양지에 온 듯 마음이 설렌다.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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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은 시공간을 초월해 내가 원하는 특정 날짜의 특정 공간으로 데려다주곤 한다. 나는 2년 전 태국 코사무이의 공기가 떠올랐다. 바다가 눈앞에 보이는 카페의 공기는 기분 좋게 따뜻했고, 바다는 하늘과의 경계가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잔잔하고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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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곳에서 마셨던 코코넛의 향기를 실은 바람이 서울로 불어오는 듯했다. 향 하나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추억 여행은 항상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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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겨우 향이 하나 가미된 것만 가지고 너무 요란 떠는 건 아니냐고. 가능한 반문이다. 하지만 향이 가진 힘은 생각보다 대단하다. 인간이 혀로 느낄 수 있는 맛은 굉장히 한정적이다. 사과와 배 둘 다 달다. 사과를 사과 맛으로, 배를 배 맛으로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가 바로 향이다. 그 맛을 혀와 코로 동시에 느낄 때 우리가 아는 맛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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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코코넛 향’ 하나만으로도 기존에 마셨던 커피와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 제품이 나 같은 얼죽아에게는 얼마나 두 팔 벌려 환영할 만한 것인지 모를 거다. 아무리 얼죽아여도 가끔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새로운 맛을 원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코넛 향 아메리카노는 어디에서도 쉽게 찾을 수 없으니까. 물론 아메리카노뿐만 아니라 라떼와의 조합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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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에 캐릭터를 잘 담아내기로 유명한 네스프레소답게 패키지 디자인도 핵심을 잘 담았다. 코코넛이 떠오르는 아이보리색 배경에 울창한 열대우림이 떠오르는 야자수의 그림자가 그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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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소개할 제품은 작년 여름에 한정 출시되어 인기를 끌었던 ‘바리스타 크리에이션 FOR 아이스’다. 이 제품 역시 아이스 전용이기 때문에 아이스로 즐겼을 때 최적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호기심 많은 내가 따뜻한 맛으로도 먹어봤는데, 확실히 아이스가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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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라인 2개와 버츄오 라인 2개로 출시되었다. 먼저 오리지널 라인 바리스타 크리에이션 ‘아이스 프레도 델리카토’는 산뜻한 과일 향, 또 다른 오리지널 라인 ‘아이스 프레도 인텐소’는 풍부한 로스팅 향이 특징이다. 이왕 구매할 거 다 사면 아무런 고민도 되지 않겠지만, 둘 중의 하나만 고른다면 평소 다크 로스팅을 선호하는지, 라이트 로스팅을 좋아하는지를 따져보면 된다. 델리카토가 라이트 로스팅, 인텐소가 다크 로스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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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츄오 라인도 마찬가지다. 과일 향이 느껴지는 ‘아이스 레제로’는 라이트 로스팅을 했고, ‘아이스 포르테’는 강렬한 로스팅 향을 느낄 수 있도록 다크 로스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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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이제 네스프레소 아이스 전용 커피를 살 수 없냐는 질문을 봤다. 작년 여름에 올라온 게시물이었다. 시즌 한정 출시라 더이상 판매하지 않는다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그런 분들이 한둘이 아니었나보다. 인기에 힘입어 아이스 전용 커피는 이제 한정 판매가 아닌 상시 판매를 한다. 나처럼 사계절 아이스 커피만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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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마르도록 맛있다고 했던 아이스 코코넛 향 커피 역시 마찬가지다. 몇 개월 뒤에 커뮤니티 어딘가에 이런 질문이 올라올 거다. ‘아이스 코코넛 향 커피는 이제 안 파나요?’ 그러니까 미리 쟁여놓자. 이런 한정판 커피 하나만 있어도, 여름이든 가을이든 휴양지 기분을 내며 주말을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다.

*이 글에는 네스프레소의 유료 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