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포스터를 좋아하세요?

안녕? 디에디트의 A급 노예 김작가다. 오늘은 다짜고짜 질문부터 던지려고 한다. 가벼운 질문이지만 중요한 질문이랄까. 당신만의 3대 필수 영양소는 무엇인가? 탄수화물,...
안녕? 디에디트의 A급 노예 김작가다. 오늘은 다짜고짜 질문부터 던지려고 한다. 가벼운 질문이지만…

2018. 12. 12

안녕? 디에디트의 A 노예 김작가다. 오늘은 다짜고짜 질문부터 던지려고 한다. 가벼운 질문이지만 중요한 질문이랄까. 당신만의 3 필수 영양소는 무엇인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처럼 하나라도 부족하면 몸에 탈이 나는 말이다. 일주일 동안 안하게 하면 견딜 없는 ! 이것 없는 인생은 상상도 없는 ! 그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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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 시간 10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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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경우에는 영화 보기, 혼자 카페 가기, 친구 만나기. 이렇게 가지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영화다. 이유를 아주 짧게 얘기하려고 하는데, 13 정도면 되니까 잠깐만 들어보자.

bcut_1[괜히 자랑하고 싶어서 꺼내 사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찍은 사진. 김대명, 송윤아, 김의성]

사실 세련된 나의 이미지와는 달리(??) 스무 살까지 시골에서만 살았다. 내가 살던 곳에는 영화를 보는 말고는 있는 문화생활이 없었다. 그래서 꼬마 김작가는 <8월의 크리스마스> 처음 뒤로 영화에 빠져 매일 비디오테이프를 빌려 영화를 봤다. 주말에는 극장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시내로 갔는데, 그때마다 포스터를 왕창 들고 왔다. 포스터는 지금도 고향에 고이 모셔놓았다. 

 이제 본론 시작! 그때마다 궁금했다. 영화 포스터는 이렇게 다들 비슷한 거야?’ ‘ 다들 심각한 표정이나 해맑은 웃음으로 정면을 바라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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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영화포스터 전시회를 다녀왔다. 그런데 조금 특별하다. 전시회에서는 관객들은 번도 없는 B 포스터만 전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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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 B : 비하인드 베스트>라는 색다른 전시회가 열리는 이곳은 성수동에 있는신촌살롱이라는 곳이다. 성수동에 신촌살롱이 있는지 궁금했는데, 이곳의 운영진 중의 명인 김성우 다이스필름 대표님과 얘기를 나누며 궁금증이 풀렸다.

신촌살롱의 뿌리는 신촌에 있는 신촌극장. 김성우 대표 영화 프로듀서, 김선민 스타트업 마케터, 원부연 음주공간 공간기획자, 전진모 연극 연출가 명은 소박한 공연을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신촌극장을 만들었지만, 극장이다 보니 쉽게 찾아오는 일상적인 공간이 되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신촌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며 살롱을 만들게 되었다고. 신촌이라는 이름은 일종의 브랜드로 생각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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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대표는 신촌살롱은 전시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강연도 할 수 있 커피도 파는 무엇이든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참고로 김성우 대표는 영화 <아저씨> 프로듀서였고 최근에는 <미씽: 사라진 여자> 기획했다. , 이제 본격적으로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여긴 1층과 지하 1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선 1층부터 둘러보자.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마주치는 포스터는 <아가씨>.

bcut_3[영화 <아가씨> B컷 포스터]

주인공인 김민희가 나무에 매달려있고 포스터를 아가씨라는 글자가 뒤덮고 있다. 처음 보는 포스터라 낯설고 새로웠다. 영화 포스터를 보면서는 별로 생각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는데, B 앞에서는 과연 이미지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생각하게 되더라. 참고로 원래 포스터는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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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나쁘다고 수는 없을 같다. <아가씨> A컷은 다른 흔한 영화의 포스터보다 괜찮은 편이고, 하정우와 김민희의 얼굴만 크게 만들거나, ‘올겨울 최고의 스릴러가 당신을 찾아온다!’ 같은 카피도 없으니까. 엇갈려 잡고 있는 손도 영화의 내용을 담고 있고. 나는 1층에 있는 다른 포스터를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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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도 정말 좋았다. 포스터가 말하고 싶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고, 가만히 감상을 하게 되더라. 이날 나는 혼자 전시를 봐서 얘기를 나눌 사람은 없었지만, 정말 누군가와 얘기를 하고 싶었다. 무엇이 좋은 그림인지 몰라도, 좋은 그림은 보는 사람에게 대화할 거리를 던져주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B컷과 A컷을 한번 비교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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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다고는 없다. 하지만 <싱글라이더> 보면 이병헌 나오는구나” <도리화가> 보면수지 드디어 단독 주연?” <경주> 보면박해일하고 신민아가 로맨스 영화 찍었나 본데?”라는 생각만 같다. 확실히 최종 포스터는 B컷에 비해 배우만 강조되어 있다. 나쁘진 않아도 아쉽다. B컷이 영화관에 걸려있다면 관객들이 발길을 멈추고 포스터를 감상하기도 텐데. 특히 <경주> A컷은 당황스러울 정도다. 남녀의 흔한 로맨스물이 되어버렸으니까.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성우 대표에게 들었던 이야기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다. “얘네들은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거예요. 번도 이렇게 액자에 걸려서 프린트된 적이 없었어요. 디자인 스튜디오의 드라이브에만 파일로 존재하다가 처음 나온 거죠.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지만 사실은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이라는 말하고 싶은 거죠.” 그런 말을 들으니 뭉클했다. 번도 주목받지 못했던 아이들이 주인공이 전시회라니.

bcut8-1 [<공작> 해외 포스터]

물론 영화 포스터가 순수예술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예술적으로만 만들 수는 없지만, 모든 포스터가 비슷해지기만 한다면 영화팬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바라고 해외영화제에 출품할 사용하는 포스터만큼이라도 만들어주면 좋을 텐데. 해외에서 사용하는 포스터는 아무래도 배우의 얼굴이 중요하지 않아서 멋스런 포스터로 만들어지곤 하더라.

bcut_8-2[<끝까지 간다> 해외 포스터]

처음에는 전시회를 소개하면서 B컷이 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 싶었으나 하나하나 이유를 거론하는 의미가 없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서 봐서 알겠지만 어떤 포스터가 최종이 되는지 너무 분명하기 때문에. , 이제는 지하로 내려가 보자. 아직 밑에는 8개의 포스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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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사람들이 마주 앉는 테이블이 있고, 커피를 제조하는 살롱의 성격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면, 지하는 완벽히 전시에 집중하고 있다.

bcut_11[<부산행> B컷]
bcut_11-2[<신세계> B컷]

지하에서 좋았던 포스터는 <신세계>하고 <부산행>. 포스터  장 영화의 내용이 굉장히 담겨있다. “좀비에게 쫓기는 남자가 기차를 타는 내용이구나”, “좁은 공간 안에서 남자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영화구나특히 <신세계>에서는 아군과 적군이 구분되지 않고 난장판인 모습이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보여주는 같아서 좋았다.

bcut_12[<침묵> B컷]

옆에는 개의 포스터 나란히 놓여있었다. 최민식의 얼굴이 크게 들어간 <침묵>이라는 영화의 포스터는 아까 얘기했던 ‘B컷은 분위기를 담는다라는 말과 반대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그렇지만도 않다. 얼굴이 반드시 들어가지 않아야 좋은 포스터인 것도 아니고, 영화에서 최민식의 없는 표정이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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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살롱에서는 살롱답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프로그램을 계속 선보이고 있더라. 예를 들면 일요상영회. 지금은 신촌극장에서만 하고 있는 건데, 한국의 젊은 영화 감독을 소개하고 GV 하는 프로그램이다. 개인적으로도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 혹시 아직 분이 있다면 보면 좋겠다. 정가영 감독 영화도! 이건 유튜브에서 무료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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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12 말까지 진행되고, 다음 전시는 로케이션 매니저가 촬영한 사진전이다. 로케이션 매니저는 영화나 드라마의 장소 섭외를 위해 장소 헌팅을 다니는 분들인데, 김태영 매니저가 찍은 200 50 정도만 추려서 보여줄 거라고 한다. 사진들 역시 주인공이 되어본 없는 사진이라는 점에서 신촌살롱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전시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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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