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또 3일 야근을 해야 했던 객원 에디터 이주형입니다. 애플이 또 3일 내내 신제품들을 발표했습니다. 요즘 애플이 이런 발표 방식에 맛을 들였나 봐요. 어찌 됐든, 이번에는 맥과 아이패드 라인업에 걸쳐 새로운 제품들이 있었어요. 이번에도 발표 순대로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Day 1: 아이패드 미니
Day 2: M6 맥북 프로와 아이맥
Day 3: 맥북 프로 PROLED XDR 디스플레이
Day 1: 아이패드 미니

첫 타자는 아이패드 미니입니다. 아이폰 듀오가 등장하면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거로 예상된 제품이기도 하죠. 그래서인지 이번 새로운 아이패드 미니는 아이폰 듀오와 상당히 비슷한 사양으로 새로 단장한 채 등장했습니다. 덕분에 가격도 많이 올랐지만요.
먼저, 디스플레이입니다. 애플이 아이패드 에어를 건너뛰고 미니에 먼저 OLED를 적용했습니다. 물론 아이패드 프로의 탠덤 OLED 수준의 패널은 아닙니다. 부분 최대 밝기는 1,200니트, 전체 최대 밝기는 600니트로 아이패드 프로의 1,600니트(부분)와 1,000니트(전체)보다 떨어지며, 10~120Hz의 가변 주사율이 아닌 60Hz 고정 주사율을 가지고 있어요. 이전 세대보다는 화면이 조금 더 커졌고, 부분 최대 밝기가 두 배로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OLED의 탑재 덕분에 두께가 6.3mm에서 5.4mm로 줄고, 무게도 263g으로 11% 정도 가벼워졌어요. 아이폰 듀오와도 고작 9g 차이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패드 미니에서는 처음으로 나노 텍스처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256, 512GB 한정)

두 번째로 달라진 건 방수·방진입니다. 아이패드에서는 최초로 IP67 등급을 획득했죠. 그 덕분에 반신욕이나 수영장에서 전자책을 읽을 때 좀 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를 구현한 방식이 조금 독특한데요, 우퍼를 디스플레이 쪽으로 배치해 디스플레이 전체를 일종의 진동판으로 활용합니다. 이 새로운 스피커 구조 덕분에 스피커 구멍을 없애고 방수·방진 성능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해요.

신형 아이패드 미니에는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 듀오에 탑재된 A20 프로 칩이 탑재됩니다. 직전 모델이 썼던 A17 프로와 비교하면 꽤 큰 성능 차이를 보입니다. 최대 60% 더 빠른 CPU 성능과 2.7배 더 빠른 GPU 성능을 가졌고, 뉴럴 엔진 하나를 추가로 탑재해 최대 32코어로 AI 성능도 크게 개선됐죠. 다만 최고 512GB 사양에만 풀칩이 탑재되고, 128/256GB 모델은 효율 코어 하나와 두 개의 16코어 뉴럴 엔진 중 하나가 비활성화된 컷칩 구성입니다. 여기에 급속 충전을 지원해 50% 충전을 30분 이내로 끝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센터 스테이지 전면 카메라는 다른 아이패드와 같이 가로에 배치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최대 밝기나 60Hz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접을 수 없는 아이폰 듀오 수준으로 스펙을 올린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최근의 이슈 등으로 인해 아이폰 듀오가 불안하다면 이제 방수·방진도 지원하는 아이패드 미니가 좋은 대체제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가격은 많이 올랐습니다. 128GB 와이파이 기준 114만 9,000원부터입니다.
Day 2: M6를 단 아이맥과 14인치 맥북 프로
둘째 날에는 M6 칩을 장착한 아이맥과 14인치 맥북 프로가 공개됐습니다. 이 맥북 프로는 곧 얘기할 새로운 맥북 프로와 달리, 기존 디자인과 기존의 미니LED 디스플레이를 그대로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이미 M6 칩은 지난 8월 맥 미니에서 먼저 데뷔했죠. 애플 최초의 2나노 공정 칩인 M6는 슈퍼 코어 2개와 성능 코어 4개, 그리고 효율 코어 4개 구성입니다. 각각의 코어 차이는 지난번 M5 맥스 맥북 프로 리뷰에서 다뤘었으니, 그걸 참조하시면 좋을 거 같아요. 이번 M6에는 M5 프로와 맥스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던 성능 코어가 탑재됐어요. 세 단계로 세분화된 칩이 작업을 담당하면서 필요할 때는 최대 성능을 내면서,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구조죠.
M6를 탑재한 아이맥은 M6 칩을 탑재한 아이맥은 M4를 탑재했던 전 세대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 엑셀과 같은 CPU 작업에서 최대 50%, 사진 보정 작업과 같이 GPU가 있어야 하는 작업에서는 2배, 그리고 AI 작업에서는 최대 5배 향상된 성능을 보입니다. M6 칩을 탑재한 맥북 프로 역시 M5를 탑재했던 직전 모델과 비교해 30% 향상된 LLM 토큰 프롬프트 성능과 30% 더 빠른 Xcode 컴파일 성능, 30% 개선된 레이 트레이싱 성능을 보입니다. 두 모델 모두 최대 32GB 통합 메모리, 그리고 썬더볼트 4를 지원해요. 애플이 자체 개발한 통합 네트워크 칩인 N1을 탑재하면서 Wi-Fi 7과 블루투스 6.0을 지원합니다.

아이맥의 경우 파워 어댑터에 꽂는 방식을 사용하는 유선 이더넷의 최대 속도가 1Gbps에서 2.5Gbps로 올라갔고, 맥북 프로는 급속 충전 속도가 더 빨라져서 96W 어댑터를 이용하면 30분 만에 50%까지 충전이 가능합니다. 그 외에는 기존의 모델들과 크게 달라지진 않았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이 두 신제품의 가격은 오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이맥은 249만 원, 맥북 프로는 329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Day 3: 맥북 프로 PROLED XDR 디스플레이
지난번 맥북 네오가 그랬듯이, 셋째 날이 메인 이벤트입니다. 바로 새로운 맥북 프로 PROLED XDR 디스플레이 모델입니다.

2021년에 새로운 애플 실리콘 맥북 프로 디자인이 나온 후 5년 만의 디자인 변경인데요. 전반적으로 조금 더 얇아진 두께와 가벼워진 무게가 돋보입니다. 16인치 기준으로 기존의 2.14kg에서 1.82kg으로 300g 넘게 무게를 감량했고, 두께도 0.8mm 정도 얇아졌습니다. 14인치 역시 기존의 1.6kg에서 1.38kg으로 220g, 그리고 두께는 0.5mm 얇아졌어요. 두께는 사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새로운 냉각 구조와 더불어 새로운 디스플레이 덕분에 무게는 느낄 수 있을 만큼 감량했다고 봐도 될 듯합니다.
이 새로운 디스플레이는 바로 아이패드 프로에도 적용된 탠덤 OLED입니다. 두 층의 유기 발광 레이어를 쌓아서 빛을 내는 방식으로 기존의 OLED 패널보다 더 밝게 빛나면서, 각각의 유기 발광 레이어에 가하는 부하를 줄여서 수명도 연장할 수 있는 기술이죠. 애플은 맥북 프로에 들어간 새로운 탠덤 OLED 화면을 ‘PROLED XDR 디스플레이’라고 칭합니다. ‘Pro’와 ‘OLED’를 합친 거죠. 최대 부분 밝기 2,000니트, 전체 최대 밝기 1,000니트로 아이패드 프로보다도 더 밝게 빛나며, 애플 노트북 중에서는 최초로 P3뿐만 아니라 Adobe RGB 색 영역까지 100% 충족하는 디스플레이입니다. 애플이 만든 맥북 디스플레이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사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OLED의 탑재로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지면서 화면 유닛의 두께와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것도 플러스 요소겠죠.

여기서 또 흥미로운 부분은 맥북 최초의 터치스크린이라는 점입니다. 이 소식을 보고 모두가 떠오른 것이 바로 2010년의 스티브 잡스가 노트북에 터치스크린을 다는 것을 두고 “좋은 데모일 뿐, 나중엔 팔이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것”이라며 최악이라고 했었던 장면이었죠. 그렇다면 왜 이제서야 터치를 탑재했을까요? 애플이 설명하는 걸 들어보면 단순히 ‘사용자들이 원해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평생 터치스크린을 보고 자란 세대는 무슨 화면이든 일단 만지고 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긴 하니까요. 여전히 애플에게 맥은 키보드와 트랙패드(혹은 마우스) 우선의 컴퓨터이지만, 터치를 완전히 배척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이 새로운 터치스크린 지원을 위해 애플은 macOS에 몇 가지 터치 특정 제스처를 넣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창의 신호등 버튼 쪽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아이패드에서처럼 버튼들이 더 커지고, 네 손가락으로 스페이스를 넘나들고, 핀칭으로 확대 축소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프로 앱들이 터치를 지원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iOS 개발에 사용하는 Xcode에서는 iOS 앱을 직접 터치로 테스트할 수도 있게 됐어요. 기존 모델의 최상단에 위치했던 노치는 아이폰처럼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바뀌었고, 거기서 실시간 현황과 시리 AI를 겸하는 스팟라이트 창이 내려옵니다.

이렇게 디스플레이 면에서 크게 개선됐지만, 공개 직후 모두가 수군댔던 것은 바로 빛나는 애플 로고의 귀환이었을 겁니다. 무려 10년 만이죠. 기존의 빛나는 애플 로고는 옛날 LCD 화면에 고르게 퍼지던 백라이트를 이용하는 것이었고, 2016년형 디자인에서는 화면 부의 두께를 빼기 위해 제거했어요. 2021년형에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부분만 백라이트를 켜는 미니LED 백라이트가 도입되면서 적용되지 않았고요. 이번 맥북 프로의 OLED 역시 필요에 따라 특정 부분만 발광하는 방식이니 아마 OLED 덕에 두께를 줄인 김에 후면에 빛나는 애플 로고를 위한 LED를 추가로 넣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애플도 이게 큰 화제가 될 것이라고는 예상 못 했는지, 보도자료나 제품 페이지에서나 빛나는 로고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신형 맥북 프로의 칩은 지난 3월 출시한 모델과 같은 M5 프로와 M5 맥스입니다. M6 세대가 아닌 게 아쉬울 수는 있지만, 여전히 엄청난 성능을 자랑하는 칩입니다. 지난 3월에 출시한 M5 맥스 칩을 탑재한 맥북 프로를 리뷰했을 때, 아무리 밀어붙여도 그 한계를 볼 수 없었으니까요. 거기에 개선된 냉각 구조 덕분에 좀 더 효율적으로 돌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 봅니다. 전례가 있어서 불안했던 포트는 다행히도 썬더볼트 5 단자 세 개와 맥세이프 3, HDMI, SD카드 슬롯 등 모두 그대로 있네요.

이렇게 애플이 모든 걸 때려 박은 맥북 프로이니 가격도 만만찮겠죠. 14인치 M5 프로 모델 기준 가격이 479만 원입니다. 이미 6월에 메모리 가격 폭등으로 인해 가격이 조정되었던 같은 사양의 기존 맥북 프로보다 60만 원 정도 더 비쌉니다. 제가 이런저런 CTO 업그레이드를 넣은 M1 프로 14인치 맥북 프로를 370에 샀을 때도 비싸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래저래 쉽지 않은 가격입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어차피 M5 프로나 맥스가 탑재된 맥북 프로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이제 터치가 되는 최고의 OLED 디스플레이와 더 얇고 가벼운 섀시, 그리고 빛나는 애플 로고에 60만 원을 더 얹는 건.. 생각보다 정신 나간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제 머리는 아무래도 이상해진 거 같네요.
오늘 소개해 드린 모든 제품은 이미 예약 주문을 받고 있고, 11월 6일에 출시합니다.
About Author
이주형
테크에 대한 기사만 10년 넘게 쓴 글쟁이. 사실 그 외에도 관심있는 게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