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갤럭시 언팩을 통해 7세대 갤럭시 폴더블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벌써 7세대라는 게 놀랍죠. 그동안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올해 출시되는 폴더블 제품에서 삼성은 어떤 플레이를 했을까요? 이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이번에 공개된 제품들을 직접 살펴봤습니다.
갤럭시 Z 폴드 7: 울트라스러움이란?
삼성은 이번 언팩 티저에서 ‘울트라를 펼치다’라는 표현을 내세웠습니다. 그래서 ‘갤럭시 Z 폴드 울트라가 나오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론적으로는 울트라급의 스펙을 갖춘 갤럭시 Z 폴드 7(이하 ‘폴드7’)이 나왔어요.
하지만 삼성이 ‘Z 시리즈의 울트라’로 규정한 만큼 폴드7은 전작 대비 많은 개선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두께와 무게입니다. 접었을 때는 8.9mm, 폈을 때는 4.2mm로 폴드 6 대비 26% 줄어들었어요. 1세대 폴드와 비교하면 무려 48%나 감소했습니다. 무게도 215g으로, 폴드 6 대비 10% 정도 더 가벼워졌습니다. 심지어 바형 스마트폰인 S25 울트라보다도 가벼운 무게입니다.
실제로 폴드7을 처음 들어보면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가 곧바로 체감됩니다. 제가 갤럭시 S25 엣지의 경우에는 단순히 얇은 것이 소비자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진 못할 거 같다고 했지만, 접은 상태로 휴대해야 하는 폴더블에서는 확실히 얇은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S25 울트라와 비교해 봐도 접은 상태에서의 두께는 거의 차이가 없었어요. 거기에 바형 스마트폰 수준으로 무게를 줄였다는 것 역시 부담감을 많이 줄여 줍니다. 이렇게 두께와 무게를 덜어냈지만, 배터리 용량을 전작인 폴드6과 같은 4,400mAh로 맞춘 것도 다행으로 여겨지네요. 다만 얇아지는 과정에서 정전식 스타일러스를 감지하는 디지타이저가 제거되어 S펜 기능이 삭제된 점을 아쉬워할 분들도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화면도 조금씩 커졌는데요, 전면은 6.5인치, 내부는 8인치가 되었습니다. 둘 다 가로로 조금씩 커진 형태라 여러모로 더 실용적인 느낌이에요. 특히 전면의 화면 비율이 21:9이 되면서 일반적인 바형 스마트폰의 비율과 상당히 유사해졌죠. 그만큼 커버 화면의 실용성이 더욱 개선되었다는 느낌입니다. 내부 화면에서도 앱 두 개를 세로 분할로 배치하면 진짜 스마트폰 두 대를 놓고 쓰는 기분이 들더군요.
폴드7이 ‘울트라 같은’ 스펙을 지닌 부분은 카메라입니다. S25 엣지가 그랬던 것처럼 메인 카메라에 2억 화소 센서를 채용했어요. 거기에 AF 지원으로 접사가 가능한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와 1,000만 화소의 망원 카메라가 조합됩니다. 2억 화소 센서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좋은 소식이지만, 큰 센서로 인해 카메라의 돌출 정도(일명 ‘카툭튀’)가 훨씬 심해진 점은 좀 아쉽습니다. 특히 바닥에 놓았을 때 카메라로 인해 덜그럭거리는 수준이 제가 여태 써본 스마트폰 중 가장 심했습니다. 그냥 케이스는 필수로 씌운다고 생각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내부 화면의 전면 카메라 또한 400만 화소에서 1,000만 화소로 개선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의 UDC 방식에서 펀치홀로 변경되었어요.
만약 제가 폴더블을 산다고 하면 플립형보다는 폴드 형식의 제품을 구매할 것 같다는 생각이 늘 들었습니다. 특히 아이폰과 더불어 아이패드 미니를 늘 들고 다니는 입장에서 이 두 기기를 하나로 합친다면 좋을 거 같다는 이유에서였죠. 이번에 폴드7을 만져보면서 제 꿈이 실현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려 7세대까지 와야 했지만, 드디어 폴드7은 이 폼 팩터의 완성형에 가까워졌다는 느낌입니다.
다만 이 완성형의 제품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습니다. 바로 폴드6에 비해 상당히 오른 237만 9,300원(12GB RAM + 256GB 스토리지)의 가격입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폴드7보다 더 두껍고 무거웠던 Z 폴드SE보다는 30만 원 가까이 더 저렴하니 도리어 이득이려나요?
갤럭시 Z 플립 7: 앞이 통째로 화면
갤럭시 Z 플립7(이하 ‘플립7’)을 딱 들어보면 커버 전체가 켜집니다. 커버 화면을 4.1인치까지 늘이면서 카메라 홀을 제외한 전면 영역 전체가 디스플레이가 되었거든요. 베젤 두께도 고작 1.25mm입니다. 화면이 커지면서 플립 계열의 단점인 닫은 상태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게 상쇄되는 느낌이었어요. 내부 화면 역시 6.7인치에서 6.9인치로 커졌고, 배터리도 4,300mAh로 늘렸어요. 카메라 사양은 플립6과 동일합니다.
이번 플립7에서 화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사용하는 칩이에요.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for 갤럭시를 사용하는 폴드7과 다르게 전 세계 공통으로 삼성의 자체 칩인 엑시노스 2500을 사용합니다. 한창 성능 논란을 겪고 플래그십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사용하지 않던 엑시노스가 재등장한 셈이에요. 과연 어떤 성능을 보여줄지는 지켜봐야할 거 같습니다. 다만 새로운 칩 덕분인지 플립 시리즈 중에서는 최초로 모니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연결하여 데스크톱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삼성 덱스(DeX)를 지원합니다.
플립7은 256GB 스토리지 기준 148만 5천 원부터입니다. 여기에 플립6의 섀시에 엑시노스 2400 칩을 넣은 플립7 FE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가격은 256GB 스토리지 기준 119만 9천 원부터예요.
갤럭시 워치 8: 울트라를 따라갑니다
갤럭시 워치8 시리즈(이하 ‘워치8’)는 디자인이 꽤 크게 바뀌었습니다. 가운데의 원형 화면은 그대로지만, 주변으로 약간의 사각 요소가 추가된 쿠션 케이스 형태가 되었어요. 작년에 출시한 갤럭시 워치 울트라의 모습을 따라간 모습입니다. 울트라가 그랬던 것처럼 일반적인 시계의 모습보다 좀 더 러기드한 시계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케이스의 두께가 8.6mm까지 얇아졌는데요, 덕분에 보안장치가 장착된 점을 감안하더라도 착용감 면에서는 개선된 느낌이었어요.
여기에 울트라에게 자리를 넘기고 사라진 줄 알았던 클래식 라인이 복귀했습니다. 워치8 클래식은 크기가 45mm로 울트라와 비슷한 크기에, 물리적인 회전 베젤이 탑재되었어요. 그리고 울트라의 퀵 버튼을 그대로 물려받아서 다양한 기능을 바로 가기로 설정해 둘 수 있습니다. 45mm라고 하면 일반 손목시계로서는 상당히 큰 크기이지만, 생각보다 착용감은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저(둘레 기준 16.5cm)보다 더 얇은 손목을 가졌다면 일반 워치8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번 워치8 시리즈에서는 새로운 건강 기능이 몇 가지 추가되었는데요. 바로 혈관 스트레스와 더불어 식습관을 비롯한 노화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항산화 측정 기능입니다. 혈관 스트레스는 심혈관에 가해진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는 기능으로, 워치를 착용하고 자면 혈관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여 기준값에 따른 변화 추세를 알려주고, 수면, 스트레스, 운동, 식생활 습관 등 심혈관에 영향을 주는 생활 패턴도 함께 관리할 수 있도록 개인화된 인사이트를 제공해요.
항산화 능력은 혈관 및 세포를 손상할 만큼의 강한 산화력을 지닌 산소를 몸이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으로, 보통 녹황색·적황색, 그리고 보라색 채소와 과일 등을 섭취해서 관리한다고 해요. 보통은 신체검진 때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데, 이 기능을 워치에서도 확인해서 식습관에 따라 몸에 오는 변화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죠.
가격은 워치 8이 41만 9천 원부터, 클래식 모델은 56만 9,000원부터입니다. 갤럭시 워치 울트라는 신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티타늄 블루 색상이 추가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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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테크에 대한 기사만 10년 넘게 쓴 글쟁이. 사실 그 외에도 관심있는 게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