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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주문 가이드: 최종본

1년에 치킨 80번 먹는 치킨 중독자의 추천
1년에 치킨 80번 먹는 치킨 중독자의 추천

2026. 02. 02

‘최종본’이라니 1탄은 어디 있고, 2탄은 어디 있는지 찾아 헤맸다면 사과를 말씀을 전한다. 한방에 끝내버리겠다는 의지를 담은 네이밍으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이 글은 치킨에 빠지기 시작했는데 뭐 부터 먹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쓰기 시작했다. 어느날 디에디트에서 패션에 대해 글을 쓰는 손현정 객원 에디터가 치킨 추천을 부탁했다. “치킨을 거의 안 먹어봐서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일주일에 치킨을 3마리씩 먹는 나는 그게 가능한가 싶었지만, 이런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어느정도는 될 것 같았다.

이 기사의 제작비는 수백만원이다. 일년에 80회에 가까운 치킨을 먹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배달 앱을 끊으며 식단 조절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치킨을 무식하게 많이 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내가 왜 이렇게 치킨을 좋아하게 된 건지에 대해서도 5,000자 정도의 글을 쓸 수 있지만 갈길이 바쁘니 이만 줄이도록 하겠다. 순서는 랜덤이다.

p.s. “BHC에서 저걸 안 먹고 이걸 먹는다고? 치킨 잘 모르네~”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말이 맞다.


1. bhc
“입문은 bhc로”

치킨 취향을 모른다면 일단 bhc에서 시작하자. 배달 앱에서 프로모션을 자주 하기 때문에 3,000원에서 5,000원까지 할인을 받는 경우가 많다(솔직히 말하면 나는 할인 없이 bhc 치킨을 먹어 본 적이 없을 정도다).

매운맛, 단맛, 짠맛 등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다는 것도 장점. 후라이드보다는 핫후라이드를 다섯 배 정도 추천하고,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쏘마치를 개인적으로 강력 추천하고 싶다. 저온으로 튀겨 바삭한 마늘이 킥이다. (하지만 쏘마치를 팔지 않는 매장이 많다.) 간장 베이스의 치킨을 좋아하면 당연히 스테디셀러 맛초킹을 추천한다. 나는 bhc에서 핫후라이드, 쏘마치, 맛초킹 세 가지 치킨을 쿨타임이 봐가며 돌리며 먹는 편이다. 배달 앱에서 ‘쏘마치’라고 검색을 하면 판매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 추천 메뉴: 핫후라이드, 쏘마치.

2. 노랑통닭
“빠삭한 걸 원해?”

노랑통닭은 한국 치킨씬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지키는 브랜드다. 후라이드 한 마리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데, 양은 다른 곳보다 체감상 더 많다. 놀라운 정도의 가성비, 그런데 맛까지 확실하다. 치킨을 좋아한다면 노랑통닭을 싫어할 수는 없는 법. 노랑통닭을 시킬 땐 두 가지만 고민하면 된다. 후라이드를 먹을 것인가, 양념/깐풍/후라이드 3종을 먹을 것인가. 이건 취향에 따라 정하면 된다.

단점이 있다면 노랑통닭의 후라이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튀김옷의 맛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편이다. 배달 직후 바로 먹으면 어떤 치킨과 싸워도 이길 수 있는 바삭함인데, 그 다음날에 먹으면 어떤 치킨과 비교해도 형편없는 튀김옷이 되고야 만다. 그러니 무조건 그날 다 섭취해버리자.

내가 추천하는 메뉴는 후라이드를 뼈로 시키는 거다. 대부분 순살로 많이 시키는데, 맛만 따지고 보면 뼈가 있는 버전이 더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 추천 메뉴: 엄청 큰 후라이드 뼈 있는 걸로.

3. 교촌치킨
“단 양념이 싫다면”

교촌치킨은 일 년에 네 번 정도 먹는다. 자주 생각나는 맛은 아니지만 분기마다 강렬하게 끌린다. 이 강한 끌림은 반반오리지널을 향해 있다. 반반오리지널은 레드치킨, 오리지널 치킨이 반씩 구성되어 있다. 교촌치킨의 베스트셀러는 일반적인 양념치킨과 후라이드와 다르다. 양념치킨에 해당하는 레드 치킨은 단맛이 적고, 고추장 맛이 강한 편이다. 오리지널 치킨은 튀김 옷에 간장을 발라 간장치킨이나 마찬가지다. 붓으로 하나하나 양념을 바르는 방식은 빈틈 없이 양념을 골고루 바르는 장인정신이지만, 먹다보면 꼭 그렇게까지 안 해줘도 싸게 팔아주면 더 좋을 텐데라는 생각도 든다. 교촌만의 특색있는 맛과 부담스럽지 않은 튀김옷을 다른 브랜드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기 때문에 분기별로 한번씩은 먹어줘야 한다. 작년에는 교촌에서도 양념과 후라이드 메뉴가 나와서 포지션이 서로 애매해졌다. 교촌의 양념과 후라이드는 특별히 추천하진 않는다. 무조건 레드와 간장이다.

  • 추천 메뉴: 반반오리지널(간장 베이스의 오리지널, 레드 치킨)

4. 바른치킨
“에디터 강력 추천”

가장 좋아하는 치킨 브랜드를 고르라고 하면 어렵겠지만, 가장 좋아하는 메뉴를 하나 골라야 한다면 어렵지 않다. 나의 대답은 바른치킨의 레드치킨이다. 바른치킨은 60계치킨처럼 깨끗한 기름을 강조하는 곳이다. 60계치킨이 18리터의 기름에 60마리를 튀기는 게 원칙이라면, 바른치킨은 18리터에 58마리만 튀기는 걸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치킨을 시키면 패키지에 몇 번째로 튀긴 치킨인지 수기로 적혀 있는데, 지금껏 100마리는 넘게 먹어봤지만 1번이 걸린 적은 딱 한 번밖에 없었다. 비닐봉지를 뜯고 1번이 적혀 있던 그 날, 로또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바른치킨에서는 무조건 ‘레드치킨’을 시키면 된다. 가장 유명한 게 랍스터 새우가 토핑으로 올라가는 ‘대새레드’라는 메뉴인데,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이다. 레드치킨은 대새레드에서 새우만 뺀 버전이다. 양념치킨이 단맛이 강하고 약간의 매운맛이 서포트하는 치킨이라면 레드치킨은 정반대다. 하지만 그 매운맛이 절대 인위적이지 않다. PPL에서나 나올 법한 “맛있게 맵다”라는 표현을 쓰기에 적당한 매움이랄까. 떡 사리는 꼭 추가하자.

  • 추천 메뉴: 레드치킨(떡 사리 추가)

5. 자담치킨
“색다른 매운 맛을 원해?”

자담치킨은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치킨만 사용한다. 자담치킨의 뜻도 ‘자연의 담은 치킨’이다. 동물복지인증 치킨을 소비하고 싶다면 자담치킨이 좋은 선택일 것이다. 별개로 순수 맛으로 결정해도 자담치킨은 추천할 만하다. 자담치킨에서 여러 메뉴를 먹어봤지만, 2번 이상 먹은 치킨은 세 가지뿐이다. 맵슐랭, 핫양념, 핫후라이드.

bhc뿐만 아니라 핫후라이드를 파는 곳이 몇군데 있는데, 나는 자담치킨의 핫후라이드가 제일 만족스러웠다. 튀김옷이 적당히 바삭해서 부담스럽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있었다. 핫양념 또한 상당히 괜찮은데, 달기만한 양념치킨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반반 옵션도 가능한데, 옵션이 없는 매장도 있다. 맵슐랭은 청양마요소스를 쓴 (마찬가지로) 매콤한 치킨인데, 매운 마요소스를 양념으로 사용하는 치킨이 많지 않다보니 자담치킨에서는 거의 맵슐랭만 시키게 된다. 하지만 이상하게 화장실을 자주 하게 된다는 부작용이 있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진 않았으나 이상하게 맵슐랭을 먹은 날은 그렇다.

  • 추천 메뉴: 맵슐랭, 핫후라이드, 핫양념

6. BBQ
“한 입 크게 먹고 싶다면”

BBQ를 이렇게 늦게 소개하는 이유는 내가 BBQ를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친구가 치킨 좀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BBQ를 추천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유는 양념과 후라이드의 가격이 너무 비싸고, 뼈 치킨으로 먹었을 때 한 덩이가 너무 크다. 치킨은 크게 닭고기, 튀김옷, 양념으로 구성되어 있고, 균형이 무너지면 과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내게 BBQ는 닭고기의 비중이 너무 많고 그에 비해 튀김옷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가끔씩 시켜 먹는 메뉴가 있는데, 자메이카 소떡 만나 치킨이다. 아마 이 치킨을 들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자메이카 소떡만나 치킨은 ‘자메이카 저크 소스가 소떡을 만났다’는 말인데… 당황스러울 정도로 단순한 이름과 달리 맛은 상당히 복합적이다. 자메이카 소스는 중남미에서 많이 먹는 소스인데, 저크 소스에 사용하는 코리앤더, 넛맥, 큐민, 후추,꿀 등에 청양고추를 가미해 매콤한 맛을 낸 게 바로 자메이카 소떡만나 치킨이다. 낯설 수 있는 저크 소스를 훌륭하게 한국화시켰다. 핫크리스피도 나쁘지 않다. bhc처럼 배달 앱에서 프로모션을 자주 해서 종종 먹었다.

  • 추천 메뉴: 자메이카 소떡만나 치킨

7. 푸라닭
“요리 같은 치킨을 원한다면”

치킨을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게 말이 안되긴 하지만, 푸라닭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기름에 튀긴 닭보다는 조금은 더 나을 수도…?’ 푸라닭은 오븐구이와 기름에 살짝 튀기는 방식을 모두 사용한다. 1차로 오븐으로 익히고, 기름에 튀겨 바삭한 식감을 살리는 스타일이라 먹어보면 기름진 맛이 덜 나기 때문에 덜 부담스럽다. 하지만 이런 조리 방식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내가 기대하는 치킨 같지가 않으니까.

하지만 가장 요리 같은 음식이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푸라닭을 답할 것 같다. 일반적인 치킨보다는 다양한 요소가 들어 갔고 맛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만 봐도 마늘과 간장을 쓴 블랙알리오, 매콤함과 크림소스를 함께 맛볼 수 잇는 투움바 치킨 등 다른 브랜드에서 시도하지 않는 맛을 만들어내고 있다. 푸라닭은 소스가 맛있으니 꼭 소스를 듬뿍 찍어서 먹는 걸 추천한다. 내가 추천하는 건 나폴리 맛피아와 콜라보한 나폴리 투움바 치킨. 치즈에 빠져보고 싶은 날에 먹으면 좋다. 맵지 않고 달콤한 양념치킨을 원한다면 달콤양념 치킨도 괜찮다. 블랙알리오는 내 취향은 아니고, 차라리 셰프 컬렉션이 좀 더 재밌다. 확실히 푸라닭을 먹을 땐 재미 이상의 무언가를 기대하게 된다.

  • 추천 메뉴: 나폴리 투움바, 그외 셰프 컬렉션

8. 지코바
“비오면 지코바, 이게 공식”

비가 오는 날이면 유난히 지코바가 생각난다. 지코바에서는 두 가지를 고민하면 된다(메뉴도 많이 없다). 소금구이와 양념 반반이냐, 양념만이냐. 양념을 안 먹는 옵션은 없다. 지코바는 무조건 양념이니까. 양념을 시킬 땐 무조건 떡사리를 추가해야 하고, 밥과 깻잎, 마요네즈를 준비해 함께 먹도록 하자. 마요네즈는 깻잎에 마요네즈를 찍은 지코바를 싸서 먹은 후, 마무리로 밥을 비벼 먹으면 된다.

  • 추천 메뉴: 양념은 필수, 소금구이는 선택

9. 보드람치킨
“근본의 맛”

두껍고 크리스피한 튀김 옷이 지겨워졌다면 보드람치킨을 먹으면 된다. 튀김 옷이 두껍지 않고 굉장히 얇기 때문에 과자 같은 식감이 난다. 두껍지 않아서 튀김 옷에서 기름진 맛도 잘 나지 않는다. 좋게 말하면 고기의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지만, 튀김옷 스타일에 대해서는 취향따라 갈릴 수 있다(나는 극호). 또 과거의 KFC처럼 전용 압력 튀김기를 쓰기 때문에 육질이 다르다. 부드럽다기보다는 쫀쫀하다. 일반적인 후라이드는 고기 살결이 부드럽고 촉촉한데, 보드람치킨은 좀 더 밀도 높은 느낌. 당연히 저작감도 다를 수밖에. 양념과 후라이드 둘 다 맛있지만, 보드람은 후라이드가 더 인기가 많다. 양이 많지 않고 할인 행사를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자주 시켜 먹지는 않지만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찾게 된다.

  • 추천 메뉴: 보드람 반반치킨

10. 효도치킨
“미쉐린 셰프의 터치, 이거 귀하다”

효도치킨은 매장이 많지 않다. 배달권일 확률도 적다. 그럼에도 기회가 되면 꼭 먹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넣었다. 효도치킨은 한국 유일의 미쉐린 3스타 셰프 강민구와 주옥의 신창호 셰프가 함께 메뉴를 개발한 곳이다. 이제는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치킨을 파인다이닝 셰프들이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일단 흥미롭지 않나? 시그니처는 꽈리멸 치킨과 고마워 치킨. 어릴 적 먹었던 과리고추멸치볶음이 갓 만든 상태에서도 맛있지만 며칠이 지나도 맛있었던 점에서 착안한 메뉴라고 한다. 간장 베이스에 꽈리고추, 멸치를 올려 먹으면 조화롭다. 고마워 치킨은 고추, 마늘, 매워요의 약자다. 반반으로 먹으면 딱 좋다.

  • 추천 메뉴: 효도 꽈리멸 치킨, 효도 고마워 치킨

11. 굽네치킨
“기름진 게 부담스러운 날이 있지”

굽네치킨에서는 바사삭 시리즈를 추천한다. 굽네치킨은 오븐에 구워서 건강한 대신에 바삭한 식감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바사삭 시리즈에서는 그 아쉬움이 모두 채워진다. 그 중에서도 남해마늘 바사삭이 원탑이다. 통마늘이 함께 올라가는 남해마늘 바사삭을 가장 추천하고, 스테디셀러인 고추 바사삭과 오븐 바사삭도 마찬가지로 맛있다. 소스는 필수다.

  • 추천 메뉴: 남해마늘 바사삭 등 바사삭 시리즈

12. 치킨갱스터
“숨은 치킨 맛집”

치킨갱스터라는 이름은 아마 처음 들어봤을 확률이 높다. 많이 유명하진 않지만 특색 있어서 추천할 만한 메뉴가 있다. 바로 몬스터치킨 오리지널이라는 메뉴다. KFC의 블랙라벨 시리즈와 비슷하다. 닭다리살만 쓴 커다란 순살 치킨 위에 매콤한 소스와 양파, 치즈가 올라간 형태. 다른 치킨 브랜드에서는 이런 치킨을 안 팔기 때문에 여기까지 읽었다면 한 번쯤은 시켜봐도 좋을 것 같다. 반마리도 팔아서 가성비는 좋은 편은데, 다른 치킨은 먹어 본 적이 없어서 추천은 어렵다.

  • 추천 메뉴: 몬스터치킨 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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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에디터B.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