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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뒤져 찾은 주말마다 파티가 열리는 18곳

일단 인스타 팔로우부터 해놓자
일단 인스타 팔로우부터 해놓자

2026. 11. 04

주말에 할 게 없다는 말은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 갈 데를 모를 뿐이다. 특히나 최근 들어서는 많은 베뉴와 기획자들이 다양한 이벤트와 파티를 주최하고 있고, 주말마다 여러 파티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다.

공연은 포스터가 돌고 예매처가 있어서 찾기 쉽지만 파티는 그렇지 않다. 인스타그램 피드, 혹은 스토리에 하루 이틀 떴다가 사라지고, 아는 사람만 간다. 그래서 조금만 멀리 떨어지면 이런 게 있는 줄도 모른다.

아래 열여덟 곳은 전부 정기적으로 무언가를 주최하는 곳이다. 오늘 못 가도 다음 주에 또 있다. 서울은 장르로 나눴고, 한 장르로 못 묶는 곳들을 맨 앞에 뒀다. 어디서 시작할지 모르겠다면 거기부터. 일단 팔로우부터 해놓자.


<서울>
입문자 추천 코스

소프

소프 (@soapseoul)

  • 이태원로 217 지하 2층

2017년에 문을 열고 2021년에 닫았다가, 5년 가까이 파티 브랜드로 버틴 뒤 올해 2월 다시 이태원으로 돌아왔다. 애플뮤직이 클럽을 공식 큐레이터로 앉히기도 했고, 그 플레이리스트가 지금도 살아 있다. 올해 조이 오비슨(Joy Orbison), HAAi, 다블(Dabeull)이 여기서 틀었다. 하우스, 힙합, R&B — 한 장르만 택하지 않으니 매달 무슨 파티가 있는지 봐야 하는데, 온라인 말고 클럽 화장실에 가면 그 스케줄이 붙어 있다. 길 건너면 다음 소개할 볼레로가 있다.

볼레로

볼레로 (@boleroseoul)

  • 이태원로 220 지하 1층

소프 길 건너 위치한 볼레로는 목·금·토 밤 10시부터 문을 연다. 간판이 눈에 잘 띄지 않고 이태원역 인파에서 한 발 떨어져 있지만 늘 북적이고, 매번 다른 크루가 판을 짠다. 옛 가요를 바이닐로 트는 줄리아나, 트웰비(Twelvey)가 ‘좋은 디제이 큐레이션 서비스’를 표방하는 ‘PLUG & PLAY'(여기서 2주년을 치르고 전국 투어를 돌았다), 로컬 디제이들로 채우는 ‘BRIDGE’, 영국 언더그라운드를 트는 ‘POSTER’ 등이 참여했다. 9월 첫 주는 목요일 UK 레이브, 금요일 아프로였다. 가기 전에 인스타그램에서 정보를 먼저 찾아보는 게 맞다.

그레인하우스

그레인하우스 (@grainhaus.seoul)

  • 우사단로 40 1층

지난해 여름에 열어 올해 9월 첫 주말 1주년을 치렀다. 게시물마다 “우리는 장르를 따르지 않는다, 그레인을 따른다”는 문장이 붙는데 실제로 그렇다. 입장 때 받은 서로 다른 카드를 든 두 사람이 함께 바에 가면 러브샷 두 잔이 공짜인 ‘러브어페어’, 힙합과 바일리 펑크의 ‘핫박스’, 그리고 지난해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가 FKA 트윅스(FKA twigs)를 데려온 ‘유섹슈아 서울’이 같은 공간에서 열렸다. 단, 슬리퍼와 조거팬츠는 입장이 안 되니 참고할 것.

모데시

모데시 (@modeci_seoul)

  • 와우산로 64 5층

Funktion-One에 원목 플로어, 루프탑에 오르면 홍대가 내려다보인다. 디스코, 하우스, 테크노가 기본인데 열리는 파티의 폭이 그보다 넓다. DJ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가 혼자 밤새 튼 올나잇 롱셋, 모과(Mogwaa)와 신세하(Xin Seha)의 듀오 웨이킹 선즈(Waking Suns)가 첫 앨범 [Casual Talk]을 라이브로 선보인 발매 파티가 여기서 열렸다. 앤서니 네이플스(Anthony Naples), 존 탈라봇(John Talabot)이 내한해 여기서 틀고, 런던 NTS가 생중계 했다. 같은 건물 지하가 헨즈다.


<서울>
하우스

페이퍼

페이퍼 (@paper.seoul)

  • 이태원로27가길 37 루프탑

이태원로27가길 37의 옥상이다. 하우스, 테크하우스, 미니멀을 주로 튼다. 소리는 매킨토시 앰프에 JBL 4344 — 클럽 스피커가 아니라 스튜디오 모니터를 옥상에 올려놓은 셈이다. 큐레이션 매거진 필링팩터(Feeling Factor)가 디제이 한 명에게 90분씩 주는 ‘Visible Radio’, 5층과 옥상을 동시에 여는 ‘Mushroom House’가 열렸다. 운영자 말로는 “야경도 아름답지만 해 질 무렵 노을이 장관”이라는데, 아직 확인은 못 해봤다.

스톡앤스톤드

스톡앤스톤드 (@stoked_stoned)

  • 한남동 대사관로 72 2층

2018년에 ‘STONED’라는 잡지로 시작해서 바가 됐고, 지금은 잡지와 바와 숍이 한 브랜드다. 클럽처럼 밤에만 여는 게 아니라 저녁 8시부터 일주일 내내 디제이가 튼다. 목요일은 무료, 금·토는 만 원. 홈페이지에 이렇게 적어놨다. “주말에는 아마 하우스를 틀 것이다. 그게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웃게 하니까.” 리스팅을 올리는 규스코(Gyusco)도 자주 직접 부스에 서고, 70~80년대 뉴욕 디스코와 하우스를 바이닐로 트는 제시 유(Jesse You)도 종종 선다. 디트로이트 테크노의 ‘Detroit Motor City’ 같은 밤이 사이사이 섞인다. 지난해 1월 6주년 파티엔 프랑스의 헤어 크랑크(Herr Krank)를 불러놓고 무료로 열었다.

헤르츠

헤르츠 (@hertz.sound)

  • 우사단로14길 21

2025년 개관한 곳으로 이태원 소방서 근처 언덕 위, 무거운 철문 뒤에 있다. 하우스·미니멀·애시드부터 하드테크노까지, 금·토 자정에 열어 아침 7시에 닫는다. 루프가 색유리라 밤에는 캄캄하다가 아침이 오면 빛이 들어온다. 그래서 밤을 끝내는 곳으로 쓰는 사람들이 있다. 로컬이 트는 ‘Hertz Selectors’와 해외 게스트를 부르는 ‘Hertz meets:’ 두 축으로 돌아가는데, 9월 한 달에만 스위스, 프랑스, 스페인, 우크라이나에서 디제이가 왔다. 그 사이를 제시 유(Jesse You), 소요(Soyo), 주시드(Jucid), 애시드워크(Acidwork)가 채웠다.


힙합, 그리고 그 옆

헨즈

헨즈 (@thehenzclub)

  • 와우산로 64 지하 1층

2015년 여름, 홍대 옷가게 헨즈에서 시작해 클럽이 됐다. 힙합과 트랩. 데드엔드 무브먼트(Deadend Movement), 백앤포스(Back N Forth), DJ 소울스케이프의 360 사운즈(360 Sounds)가 여기를 거쳤고, 문 연 그해 겨울 스크릴렉스(Skrillex)가 예고 없이 와서 틀었다. 2019년엔 래퍼 유시온(Yuzion)이 여기 못 들어간 얘기로 ‘Henzclub’이라는 곡을 냈다. 선배들이 거쳐 간 자리를 지금은 새로운 세대가 채운다. 9월 첫 주말엔 로한(Rohann)이 새 음반 발매 파티를 여기서 열어 빈첸(Vinxen)이 라이브를 했고, 그다음 주엔 소울스케이프가 부스에 섰다. 위층이 모데시고, 압구정 타임즈가 여기서 갈라져 나왔다.

타임즈

타임즈 (@timesapgu)

  • 압구정로54길 25 지하 1층

2022년 1월, 소프가 닫혀 있던 사이에 소프와 헨즈의 핵심 멤버들이 압구정에 차린 곳이다. 진한 향과 몽환적인 조명이 깔리고 힙합과 R&B가 주로 흘러나온다. 레지던트라는 말은 안 쓰지만 폴른스(FALLENS), 다울(DAUL), 도베르만(DOBERMAN), 스키다(SKiiDA), 풀업보이(PULLUPBOI)처럼 소프와 헨즈를 거쳐 간 디제이들이 여기서도 돌아가며 튼다. 9월 3일 목요일엔 돌아온 소프와 타임즈의 스태프들이 함께 부스를 차지했고, 셋째 주 토요일엔 전날 헨즈에서 튼 상하이의 카비아(CAVIA)가 그대로 건너와 트웰비의 ‘PLUG & PLAY’에 섰다. 갈라져 나온 곳이 본가보다 오래 버텼고, 본가가 돌아오자 다시 만난 셈이다.

로쏘

로쏘 (@rosso_seoul)

  • 한남동 대사관로31길 17 지하 1층

이태원이 아니라 한남동. 목·금·토 밤 10시에 열고, 계정 소개 첫머리가 “Well-Selected”다. 하우스·디스코·힙합·R&B 기반인데, 8월 중순부터 9월 셋째 주까지 열린 파티 열 개의 이름이 전부 다르다. 소울·디스코의 ‘Red Room Soul’, 쥐띠 무료 입장을 교내 방송처럼 공지하는 ‘마우스벨트 클럽’, 뉴욕의 타카야 나가세(Takaya Nagase)와 360 사운즈 크루가 만난 ‘MOON DISCO’, 그리고 현대무용과 대중음악이 만나는 ‘유영 파티’가 여기서 열 번째를 맞았다. 입장은 대개 2만 원에 한 잔. 기사 한 줄 없는 곳인데 디제이가 먼저 이름을 부른다. 지난해 여름 어느 디제이가 남긴 말. “요즘 서울에서 음악 폼 젤 좋은 로쏘.”


<서울>
테크노

링

링 (@ring.seoul)

  • 이태원로 165-6

코로나가 가장 심하던 2020년 무렵, 정면돌파하듯 문을 연 바이닐 클럽. 테크노와 미니멀. 만든 사람 앤트워크(Antwork)가 레지던트로 서고, 하킴(Hakim)도 레지던트다. 사진 촬영 금지. 이유는 운영자 말로 “음악을 즐기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안테아(Anthea), 오누르 외제르(Onur Özer), DJ 헬(DJ Hell)이 여기서 틀었고, 3층 소파에서 2층 플로어를 내려다볼 수 있다. 9월 셋째 주엔 클럽을 닫고 남양주 딸기농장에서 첫 페스티벌 ‘INVISIBLE’을 열었다.

쉘터

쉘터 (@shelterseoul_)

  • 이태원로27가길 37 5층

2022년 초에 루프탑 페이퍼와 같이 열었다. 페이퍼가 하우스라면 여기는 테크노. 한 건물 위아래에서 두 장르가 같은 밤에 돈다. 붉은 조명, 거친 공간. 혼(Honn)이 거의 매주 선다. 2023년부터 도는 하드테크노 레이브 ‘STECXHNO’는 “Rave Or Die”와 올블랙·가죽·체인 드레스코드를 내걸면서, 같은 포스터에 차별과 동의 없는 접촉을 금지하고 어기면 영구 출입금지라고 나란히 적는다.

케이크샵

케이크샵 (@cakeshopseoul)

  • 이태원로 134 지하

2012년 9월, 스트립 클럽이던 지하에 문을 열었다. 없던 씬을 만들려고 온 외국인들이 차렸고, 새뮤얼 스완슨(Samuel Swanson)이 음악을 맡아왔다. 어떤 장르냐고 물으면 “하나나 둘이 아니라는 것, 그게 재미있는 점”이라고 답한다. 올해 XL의 카바리(KAVARI), 10년 만에 돌아온 디나마르카(Dinamarca)가 여기서 틀었고, 자체 레이블 캐러셀 레코즈(Carousel Records)도 있다. 같은 팀이 피스틸과 콘트라를 낸다. 올해 처음 전국 투어를 돌았다. 6월 광주에서 시작해 7월 제주에서 끝냈다. 어디부터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여기부터.


그리고 하나 더

scr

SCR (@scr_radio)

  • 녹사평대로40나길 22

서울 커뮤니티 라디오. 클럽이 아니라 방송국이다. 2016년 6월 열다섯 시간 생방송으로 시작했고, 런던 해적 라디오를 본떠 영국에서 온 리처드 프라이스(Richard Price)가 만들었다. 첫 스튜디오는 월세 400달러짜리 지하실이었다. 지금은 이태원 스튜디오에 ‘SCR 야드’라는 테라스가 붙어 있어 사람들이 들어와 방송을 보며 논다. 믹스맥 아시아에 따르면 페기 구(Peggy Gou)와 박혜진(Park Hye Jin)이 세계로 나가기 전 이 방송의 단골이었고, 광주 심해 크루도 여기서 틀었다. 지난해엔 그레인하우스에 FKA 트윅스와 골디(Goldie)를 데려왔다. “이런 문화가 있다”를 한 곳으로 설명해야 한다면 여기다.


광주

딥오션

심해 딥오션 (@deepocean_official_ / @deepoceanlab_gwangju)

  • 동구 서석로 34-6 2층

“취해서 바다에 빠지면 어떡해?”라는 농담에 누가 “그럼 심한 클럽이지”라고 받았고, 그게 이름이 됐다. 크루는 열 해 가까이 됐고, 인테리어는 직접 짰다. 금요일은 빨강, 토요일은 파랑. 금요일은 하우스와 그 주변 전부, 토요일은 테크노. 올해는 케이크샵 전국 투어의 첫 도시였고, 트웰비의 ‘PLUG & PLAY’ 투어는 흐린 날에도 입장 제한이 걸릴 만큼 찼다. 여름엔 춤을 규제하는 법에 대해 공개 토론회를 두 번 열었다.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좋아하는 음악이 있는데, 광주에는 그 음악을 트는 클럽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산

나수브

나수브 (@clubnasub)

  • 부산진구 중앙대로702번길 27-3

순서가 거꾸로다. 2025년 4월 광안리 바닷가 5층에 바 ‘나수브’를 먼저 열고, 12월에 서면에 클럽을 열었다. 클럽 계정은 바를 “seaside shelter”라고 부른다. 서울 냐피 출신의 박주흠이 차렸고 부산 프로듀서 교(Kyo)가 음악을 맡는다. 디스코와 하우스, 매주 금·토. 1층 파노룸은 따로 편성한다. 9월 한 달에 난징, 도쿄에서 디제이가 왔고, 시티보이 프롬 서울(Cityboy from Seoul)은 작년엔 바에서 올해는 클럽에서 틀었다.


제주

부처스제주

부처스 제주 (@butchers_jeju)

  • 제주시 동한두기길 9

바다 앞 뮤직바. 저녁 7시부터 새벽 2시, 목요일은 쉰다. 이름 그대로 고기를 낸다. 한우육회 냉파스타, 육사시미 꼬치 등. 도두항에서 요트를 띄운다. 해 지는 걸 보며 나갔다가 배 위에서 디제이가 틀고, 해녀가 그날 딴 해산물이 올라온다. 배가 못 뜨면 음료 티켓 두 장이 제공된다. 서울에서 킹맥(KINGMCK), 트웰비, 앤도우, 스키다가 내려와 틀었다. 볼레로 ‘PLUG & PLAY’의 그 사람들이고, 전국 투어의 마지막 밤이었다. 밤이 깊으면 퀀타이즈로 넘어간다.

퀀타이즈

퀀타이즈 (@quantize_qtz)

  • 제주시 서광로32길 16 4층

목~일 저녁 8시에서 새벽 4시. 계정 소개에 “오늘 밤, 제주 어디 가?” 그리고 “퀀타이즈는 모두를 사랑합니다.”라고 써있다. 거의 매주 서는 건 서울에서 오래 틀다 내려온 QUAN과 BAEKHO. ‘Q-rating’이 세 번째까지 갔고, 9월엔 하우스 시리즈 ‘HOw to Use EDM’을 시작했다. 서울 헨즈가 제주로 와서 요트에서 틀고 밤엔 여기서 새벽 4시까지 갔다. 제주 밤의 종착지다. 다른 데서 시작한 밤이 대체로 여기서 끝난다.

About Author
최승인

음악을 듣고, 쓰고, 떠드는 일을 한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도 활동하며, 넋매거진을 운영 중이다. 힙합과 R&B부터 재즈, 인디, 팝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신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