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투썸플레이스의 유료 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요즈음 프랜차이즈 카페의 커피 선택지가 부쩍 다양해졌다. 원두를 고르는 것은 기본이고, 디카페인과 대체 우유처럼 취향과 컨디션에 맞춰 커피를 선택하는 방식이 자연스러워졌다. 그중에서도 투썸플레이스의 변화가 상당히 재밌다.

투썸의 기본 원두는 고소한 맛을 강조한 ‘블랙그라운드’와 화사한 향미의 ‘아로마노트’, 그리고 디카페인까지 세 종류로 구성된다. 여기에 최근 콜드브루 라인업까지 흥미롭게 확장했다. 기본 콜드브루부터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을 블렌딩한 하프카페인 콜드브루, 디카페인 콜드브루까지 카페인의 정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 원두 세 종류에 이어 콜드브루까지 세분화한 구성은 국내 프랜차이즈에서는 상당히 보기 드물고, 어지간한 스페셜티커피 매장에서도 흔치 않다. 종류가 많은 건 좋다. 그런데 콜드브루가 굳이 세 종류나 필요할까? 이번에는 투썸플레이스의 세 종류 콜드브루를 모두 마셔보고, 가감 없이 냉정하게 평가해봤다.
1. 콜드브루 커피
“차갑고 고소하고 묵직하다“

콜드브루 커피는 따뜻한 물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브루잉 커피와 달리 차가운 물을 이용해 오랜 시간 추출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더치커피’라는 이름이 익숙했지만, 최근에는 차가운 물로 천천히 추출하는 콜드브루라는 표현이 훨씬 자연스럽다.

투썸의 콜드브루는 중남미 5종의 원두를 블렌딩했다. 2022년 충북 음성에 문을 연 자체 로스팅 시설에서 볶은 커피는 견과류와 초콜릿을 연상시키는 고소한 향미가 먼저 나타나고, 중반 이후에는 삼나무와 카카오를 떠올리게 하는 오크한 느낌이 이어졌다. 스페셜티커피에서 익숙한 향미를 어느 정도 보여주면서도 대중적인 고소함과 묵직한 질감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아이스이기 때문에 장점이 더욱 분명히 느껴진다. 차가운 온도에서도 커피의 타격감과 풍미가 비교적 또렷하게 살아 있었다. 현장에서 계측기로 직접 확인한 TDS는 1% 내외였다. 원액처럼 부담스럽게 진하지 않고, 보리차처럼 묽지 않다. 무더운 여름철에 부담 없이 마시기 좋은 질감이다.
참고로 콜드브루는 차가운 물로 추출하기 때문에 카페인이 낮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 카페인 함량은 사용하는 원두의 양과 추출 시간, 희석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투썸의 기본 콜드브루는 카페인을 줄이기 위한 메뉴 라기보다 차가운 커피 특유의 묵직함과 고소한 맛을 충분히 즐기기 위한 커피에 가깝다. 아침 출근길 뿐만 아니라, 점심식사 이후에도 잘 어울린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차갑고 고소하고 묵직하다.
2. 하프카페인 콜드브루
“묵직함은 남기고 부담을 덜었다”

투썸의 하프카페인 콜드브루는 일반 블렌딩 콜드브루와 싱글오리진 디카페인 콜드브루를 블렌딩해 만든 커피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메뉴인데, 프랜차이즈 커피에서는 상당히 보기 드문 방식이다. 커피를 마시기전에는 애매할 것으로 예상했다. 카페인이 필요하면 일반 콜드브루를 마시면 되고, 피하고 싶다면 디카페인을 마시면 된다. 굳이 그 중간까지 필요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예상보다 좋았다. 일반 콜드브루 특유의 고소함과 묵직한 질감이 남아 있으면서 후미는 가볍고 산뜻하다. 블렌딩 커피의 견과류와 초콜릿 풍미 뒤로 디카페인의 깔끔하고 경쾌한 느낌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오전 열한 시의 카페인은 반갑지만, 오후 네 시의 카페인은 조금 고민스럽다. 커피를 한 잔 더 마시고 싶은데 밤잠까지 포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디카페인으로 넘어가기에는 어딘가 아쉬운 날도 있다. 하프카페인은 정확히 그 사이에 있다.

투썸의 하프카페인은 일반 콜드브루의 타격감과 싱글오리진 디카페인의 섬세한 향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익숙한 고소함과 묵직함 사이로 조금 더 밝고 깨끗한 향미가 은근하게 번진다. 일반 콜드브루의 존재감은 남겨두면서 무게를 한 단계 가볍게 만든 느낌이다. 하프카페인이 이 정도라면 디카페인은 어떨까? 자연스럽게 다음 잔이 기대됐다.
3. 디카페인 콜드브루
“백차처럼 맑고 깨끗하다”

투썸의 디카페인 콜드브루에서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청량감이었다. 일반 콜드브루에서 느껴졌던 오크의 느낌과 고소한 풍미가 어느 정도 이어지면서 전체적인 질감은 한층 경쾌하다. 산미가 과하지 않고 후미가 맑아서, 스페셜티커피 매장의 잘 만든 아이스 아메리카노에서 산미를 한 톤 낮춘 듯한 인상을 받았다.

블라인드로 마셨다면 디카페인이라고 쉽게 알아채지 못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다른 디카페인 커피에서 가장 아쉽게 느끼는 부분은 맛의 가운데가 비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향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데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이 얇고, 한 모금을 삼킨 뒤 향미와 여운이 갑자기 끊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투썸의 디카페인 콜드브루는 달랐다.

향미가 또렷하게 남아 있으면서 질감이 충분했고, 커피의 중심도 생각보다 단단했다. 특히 차갑게 마실 때는 산뜻하고 청량했고,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면서 백차를 연상시키는 섬세한 느낌이 나타났다. 화려한 열대과일이나 꽃 향이 폭발하는 종류의 커피는 아니다. 대신 잘 만든 백차처럼 차분하고 우아하다. 일반 콜드브루의 묵직함을 덜어내고 디카페인 특유의 경쾌함을 살렸다.
카페인을 얼마나 완벽하게 없앴느냐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카페인을 없앤 뒤 무엇을 남겼느냐가 아닐까. 향미가 남고, 질감이 남고, 한 모금을 삼킨 뒤의 여운까지 남아 있다면 디카페인은 더 이상 일반 커피의 대체품일 필요가 없다. 그 자체로 하나의 좋은 커피가 될 수 있다. 투썸의 디카페인 콜드브루는 적어도 그 가능성을 꽤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4. 디카페인은
콜드브루에서 끝나지 않는다

디카페인 콜드브루가 인상적이어서 원두를 기반으로 한 다른 디카페인 메뉴도 추가로 마셔봤다. 투썸은 2019년부터 디카페인 원두를 도입해 업계 최초로 원두 삼원화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후 꾸준히 디카페인 선택지를 확대해 왔다. 아메리카노와 라떼 같은 기본 에스프레소 음료에서 디카페인 원두를 선택할 수 있고, 오트밀크를 활용한 오트 화이트 라떼, 디카페인 밀샷추 등은 디카페인 전용 메뉴로 출시되었다. 카페인을 무조건 많이 섭취하기보다 자신의 컨디션과 시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메뉴의 폭을 넓힌 셈이다.
디카페인 콜드브루가 맑고 청아하다면, 디카페인 에스프레소는 의외로 농후하다. 아메리카노로 희석해도 커피의 중심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콜드브루에서 백차처럼 맑았던 커피가 에스프레소에서 진하고 단단해졌다.

오트 화이트 라떼는 디카페인 에스프레소에 오트밀크를 조합한 메뉴인데, 에스프레소의 단단한 질감에 오트밀크 특유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여기에 가벼운 단맛까지 더해져 간식처럼 편하게 마시기 좋다. 카페인은 줄였지만 음료의 존재감까지 가벼워지지 않았다.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투썸은 왜 콜드브루를 세 종류나 만들었을까? 모든 커피를 마셔본 결과, 각각의 역할이 꽤 명확하다. 기본 콜드브루는 충분한 카페인과 묵직한 커피를 원하는 사람에게, 하프카페인은 커피의 존재감은 유지하면서 카페인의 부담을 조금 덜고 싶은 사람에게, 디카페인은 카페인보다 커피 자체의 향미와 질감을 편안하게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어울린다.

결과적으로 투썸플레이스가 늘린 것은 단순히 콜드브루 메뉴의 숫자가 아니라 커피를 선택하는 기준의 폭에 가깝다. 그동안 디카페인이 카페인을 줄이기 위한 대체재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맛과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하나의 커피가 되고 있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시대를 지나, 이제는 카페인까지 골라 마시는 시대가 오고 있다.
About Author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카페마실', '동경커피', '교토커피'를 썼습니다. 생업은 직장인입니다. 싸모님을 제일 싸랑하고 다음으로 커피를 좋아합니다. 아 참, 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