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템

STYLE

아내의 여행 가방을 뒤졌다, 여행 필수템 9

10개국을 함께 한 아내의 여행 애착템 LIST
10개국을 함께 한 아내의 여행 애착템 LIST

2026. 07. 22

안녕하세요, 객원 에디터 강현모입니다. 한 달 전이었습니다. “짐 싸는 과정부터 여행이다”를 주제로 기분 좋은 여행을 위한 패션 아이템 추천글을 썼는데, 생각보다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어떤 방면으로든 도움이 됐다면 다행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같은 주제로 여성 편을 준비했습니다. 아내와 10개국을 돌아다니며 여행의 기록을 함께했던 물건들을 모았습니다. 장거리 단거리 모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제품이니 여행 일정에 맞게 참고해주세요. 


[1]
바지 – 무브웜 스트라이프 스윙팬츠

무브웜

운동하는 아내가 비행기 탈 때 꼭 입고 타는 바지입니다. 비행기 내부는 춥기도 하고, 장거리 비행의 경우 조금이라도 걸리적거리는 옷을 입으면 잠도 잘 안 옵니다. 그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바지라고 보면 됩니다.

지금까지 아내가 구매한 바지 중에 제일 가성비가 좋아 보입니다. 가격만 봤을 때는 저렴하지 않아도 여행, 요가, 산책까지 거의 모든 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만능바지거든요. 원단이 얇고 가벼운 편인데 굉장히 부드러운 촉감을 갖고 있습니다. 

무브웜은 아내와 요가를 배울 때 처음 알게 된 브랜드입니다. 현대적인 요가웨어를 전개하고 있고, 워킹맘인 팀원들이 이른 퇴근 후 가정을 돌보게 하는 등 삶과 건강 관리에 진심이라는 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브랜드보다는 조금 더 눈길이 가는 것 같아요. 인기 색상은 빠르게 품절되는 편입니다. 지나치게 편해 보이는 트레이닝 팬츠는 피하고 싶고 요가처럼 몸 여기저기를 깨우는 동작을 많이 하는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꼭 그런 취향이 아니더라도 한 번 입어 보면 빠져나오기 어려울 거예요.


[2]
운동화 – 살로몬 XT-6 캥거루

살로몬

스테디셀러가 된 살로몬의 XT-6. 그중에서도 묘한 브라운 컬러의 캥거루를 항상 챙깁니다. 신은 지 4년이 넘었네요. 아내는 기본적으로 무난한 걸 좋아하지만 은근히 포인트 주는 스타일링을 좋아합니다. 화이트나 블랙은 너무 밋밋하고, 아웃도어 슈즈 특유의 강렬한 색조합은 부담되는 편이라 ‘적당히 포인트가 되는’ 제품을 찾기가 은근히 어렵습니다. 그 적당함을 채워주는 게 이 캥거루 컬러입니다.

사실 이 색상은 제가 5년 전에 처음 사서 먼저 잘 신고 있던 색이에요. 검증을 끝내고 만족도가 높아서 스위스로 신혼여행 가기 전 아내에게 같은 제품 같은 색을 겨우 구해 선물했죠. 살로몬 신발이 이제 막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던 시기라 인기 모델은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다행히 스컬프 스토어 한남점에서 추첨 수량 미수령분을 판매할 때 인천에서 첫 차 타고 2번으로 줄 서서 구매했습니다. 지금도 구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지만, 갖고 있는 운동화 중 만족도가 가장 높다고 하네요. 크림에서 20만원대에 구할 수 있습니다.

평소 운동화보다 로퍼를 선호하는 아내가 유일하게 애착을 갖는 신발이기도 합니다. 착화감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는 편이고 저희 부부의 족형에는 잘 맞아서 정말 편하게 신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산길과 체코의 돌길부터 ‘유럽의 정상’이라 불리는 융프라우의 눈길까지. 험준한 지역에는 항상 이걸 신고 다녔네요. 발등이 낮은 실루엣이라 단정한 스타일의 바지나 치마에도 잘 어울립니다. 옷 맞춰 입기가 정말 편해서, 저는 단정한 차림에도 자주 애용합니다.

많이 걷는 도시여행이나 가벼운 트래킹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께 권하는 멀티 TPO 슈즈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착화감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리니 가까운 매장에서 꼭 신어 보기 바랍니다.


[3]
일상복 – 스튜디오 톰보이 슬리브리스 나일론 원피스

톰보이

아내의 애착 원피스. 이너로 반소매 티셔츠나 롱슬리브를 매치해서 입으면 되니 옷 걱정이 많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기본형의 원피스라 그리 튀지 않고, 주요 관광지에서 단정한 차림으로 입장해야 할 때에도 무리 없이 모두 출입 가능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가볍고 빨리 마른다는 것. 여행 중에는 빨래하기 어려우니 오염된 부분이 생기면 그 부위만 닦아내는데, 호텔 객실에 걸어 두어도 금방 잘 마릅니다. 무게가 가벼워서 여행짐을 챙길 때 부담이 없는 것도 큰 장점이죠.

평소 여성스러운 실루엣의 스타일보다 캐주얼을 선호하는 분들께 권하고 싶은 제품입니다. 장기간 여행 갈 때 이너만 갈아 입으면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니 하나쯤 챙겨두면 든든할 거예요. 여행에서 돌아와도 두루두루 입을 수 있으니 비교적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4]
지갑 – 드리프터 키 코인 파우치

드리프터

동전, 지폐, 카드는 물론 줄이어폰까지 넣어둘 수 있는 파우치입니다. 이것도 3년이 넘게 쓰고 있네요. 동전 쓸 일이 조금이라도 있는 나라를 여행할 때 항상 챙기는 품목입니다.

아내는 수납공간 구분이 잘 되어 있는 여행용품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여행길에는 오히려 늘 갖고 다니는 가죽 지갑보다 이 파우치를 더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양면으로 사용 가능해서 한쪽은 지폐나 동전을, 반대쪽은 영수증이나 티켓 같은 지류들을 넣어두면 편합니다. 고리에 걸 수도 있는데 외국에서는 웬만하면 다른 곳에 걸지 않고 몸에 지니는 편을 추천합니다.

모르는 분들이 많아 짧게 설명하면, 드리프터는 나일론 소재의 가방이나 잡화류를 만드는 데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입니다. 그만큼 만듦새야 말할 것도 없고 가격도 합리적입니다. 지갑 외에 가방들도 가격대가 그리 높지 않아 한 번 챙겨두면 두고두고 쓰게 되니 한 번 둘러보는 걸 추천합니다.


[5]
손가방 – 여행용 파우치

아내는 여행길에 가방을 잘 들지 않습니다. 남자인 저보다도 짐이 없어요. 손에 다 들자니 애매할 때 파우치를 자주 들고 나갑니다. 웬만하면 집에서 챙겨 가지만 여행지에서 기념품으로 사서 쓸 때도 가끔 있어요. 어차피 파우치야 일 년 내내 쓰는 품목이라 서랍에 묵혀둘 일도 없고, 여행 다녀온 기억도 나면서 어떻게 보면 가장 실용적인 기념품이기도 합니다.

여름에는 특히나 가방 자체가 짐이죠. 손에 가볍게 들 수 있는 파우치 하나면 여행지에서도 하루 뚝딱입니다. “제대로 된 가방 하나 사는 게 낫지 않냐”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모든 용도와 스타일에 맞는 완벽한 가방은 아직 못 만났습니다. 그럴 거라면 무게라도 가벼운 파우치가 낫지 않을까요.

① 런던에서 샀던 동전지갑은 체코 여행에서 정말 잘 썼고 

② 같은 곳에서 구매한 세서미 스트리트 엘모 파우치는 아내가 디자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파우치입니다. 촉감이 플리스 소재 같아서 계속 만지고 있으면 잠이 와요. 짐이 은근히 많이 들어가서 손가방으로 딱입니다.

③ 헤드포터 파우치는 제가 8년 전 하라주쿠 헤드포터 매장에서 지갑을 구매했을 때 받은 건데, 거의 10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모든 여행에 들고 다녔습니다. 현금/동전/영수증 모두 들어가는 사이즈고 두께가 얇아서 걸리적거리지도 않아요. 평생 받은 사은품 중 가장 유용한 물건입니다. 

④ 페코짱 파우치도 마찬가지예요. 생각보다 정말 많이 들어갑니다. 저도 아내도 ‘예쁜 쓰레기’를 정말 안 좋아하는데, 이 파우치는 일단 파우치 본연의 기능에 귀여움까지 더하니 맘에 들어요. 일본 여행 갔을 때 구매했고 주로 가방 안에 넣어 다닙니다.

* 소매치기 많은 나라는 손가방 조심해야 합니다. 파우치보다 안전한 가방을 권하고, 가방 지퍼 사이에 자물쇠 걸어두세요. 내가 열기 귀찮을 정도로 빡빡하게 해야 남들이 열기도 귀찮습니다. 


[6]
모자 – 뉴에라xMoMA 볼캡

뉴에라

모자를 잘 쓰지 않던 아내가 옷장에 남긴 애착 모자입니다. 이제는 스테디셀러가 됐죠. 옆통수에 저 자수 없으면 왠지 심심합니다. 

6월에 결혼하고 스위스로 신혼여행 갔을 때, 햇볕에 아내의 정수리가 타는 바람에 여행 내내 따가워했었습니다. 햇볕에 두피가 상할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그 후로 여름에는 오히려 썼다 벗었다를 반복하더라도 모자를 외출 간에 챙기는 편입니다. 다른 서양 브랜드 제품들에 비해 한국인의 두상에 잘 맞는 편이고, 어느 착장에나 은은하게 매치할 수 있습니다. 뉴에라나 MLB 제품들은 브랜드 뿌리가 야구다 보니 조금 세게 느껴지는 로고들이 있는데, 가장 무난하게 패션으로도 잘 붙는 뉴욕 양키스 로고라서 만족하는 구매 후기가 많은 편입니다.

전 세계 MoMA 디자인 스토어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한국 사람들은 특히 일본 갔을 때 많이 구매하더라고요. 여기서 주의할 점은 미국 제품과 일본 제품은 베이스가 달라서 모자 핏이 다르다는 겁니다. 뉴욕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건 우리가 흔히 아는 얕은 핏이라 머리가 살짝 큰 분들께는 원하는 핏이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반면, 일본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베이스가 뉴에라 재팬입니다. 서양핏에 비해 깊이가 조금 더 깊고 뒤통수부터 깊게 감싸는 핏입니다. 작아 보이는 느낌 없이 동양인에게 잘 어울리는 핏입니다. 리셀 플랫폼에서는 이 부분을 크게 안내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모자 핏에 민감한 분들은 개인 거래 간에 필히 구매처를 확인해 보기를 권합니다.

아내는 아이가 생기면 자수의 A를 긁어내고 ‘MoM’으로 쓰고 싶다네요. 아직 전 세계 어디서도 보지 못한 디자인이라 재밌을 것 같습니다.


[7]
실내용 슬리퍼 – 일회용 호텔 슬리퍼

별것 아닌 듯하지만, 없으면 정말 불편한 것. 특히 장거리 여행 갈 때 항상 일회용 슬리퍼를 챙깁니다. 비행기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수록 슬리퍼가 정말 중요합니다. 앉아만 있으면 손과 발이 금방 붓고 신발끈도 느슨하게 풀었다가 화장실을 가게 되면 대충이라도 끈을 다시 묶고 가야 하죠. 이 귀찮음과 불편함은 안다면 충분히 공감할 겁니다. 그럴 때 일회용 슬리퍼가 빛을 발합니다. 워낙 얇아서 대충 접어 가방에 넣었다가 쓰기 편하거든요. 

숙소에 일회용 슬리퍼를 비치해두지 않는 곳도 종종 있습니다.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갔다가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 그 다음 여행부터는 사용하지 않더라도 여분을 챙겨서 가는 편이에요. 아내와 2년 전 스페인에 갔을 때 휴양도시 토사 데 마르를 방문했는데, 슬리퍼를 두고 가는 바람에 물놀이 이후 가방 안에 있던 일회용 객실 슬리퍼를 신고 다녔습니다. 씻으러 가는 길까지 현지 분들이 계속 웃고 박수치는데 부끄럽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던 기억이 있네요. 챙겨 두면 비상시에 여러모로 편합니다..!


[8]
위생용품 – 오쿠치 가글(돈키호테 가그린)

승무원 친구의 여행용품 원픽. 여행 가서 양치하기 애매할 때 가장 유용한 제품입니다. 저희 부부는 하루 3번 밥은 다 안 챙겨도 양치는 꼬박꼬박 합니다. 그런데 여행 중에는 쉽지 않죠. 물이 귀한 나라도 있고, 가족이랑 같이 가거나 단체로 움직이는 일정이 있으면 양치하기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 오쿠치 가글 한 팩이면 상쾌해집니다. 다만, 액체류다 보니 기내 반입에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미팅이나 발표가 있어 하루종일 외부로 돌아다녀야 할 때 한 팩 챙겨 두면 든든할 거예요. 개인적으로 구강 스프레이보다 훨씬 개운하고 깔끔했습니다. 외근이 잦은 분들께 추천 드립니다. 


[9]
가방 – 스탠다드 프로덕트 접이식 보냉백

‘가방은 짐만 잘 담고 다니면 된다’라는 아내의 소비관에 딱 맞는 가방. 다이소 상위호환으로 불리는 일본 브랜드 ‘스탠다드 프로덕트’의 접이식 보냉백입니다.

여행 중 보냉백이 필요한 순간이 은근히 많습니다. 저희 부부는 맛있는 식사보다 재밌는 경험을 더 좋아해서 식비를 아끼고 액티비티를 하거나, 전시를 보는 데 시간을 쓰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유럽에서는 마트나 카페에서 간단한 한 끼 음식을 사서 벤치에 앉아 먹는 날이 많습니다. 날이 더우면 음식에 문제가 있을까봐 불안해지는데, 보냉백이 있으면 샌드위치든, 간단한 음료든 걱정 없이 들고 다니면서 먹을 수 있습니다. 식비 방어에 큰 역할을 해줬던 가방이라 오래 기억에 남네요. 

그런 점에서 빵순이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빵을 좋아하는 아내와 스페인에 갔을 때 아주 유용하게 썼어요. 마스카포네 치즈 크림을 듬뿍 넣은 크루아상으로 유명한 ‘호프만 베이커리’를 들렀는데, 다른 분들은 포장재 이것저것 구매하실 때 저희는 이 보냉백 하나에 다 때려넣었습니다. 큼직하니 빵이 정말 많이 들어가고, 아이스팩 한두 개 넣으니 귀국할 때까지 멀쩡하더라고요. 

가방 자체의 기능도 부족한 게 없습니다. 넉넉한 크기에 아우터를 입고도 어깨에 잘 걸쳐질 만큼 손잡이의 폭이 여유로워서, 한 번 구비해 두면 일 년 내내 쓸 수 있어요. 색상도 다양하고 음식 들고 다닐 정도로 용량도 꽤 큽니다. 실용성을 생각하면 여행지에서 비싼 에코백 사서 들고 다니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하도 오래 써서 그런지 지금은 핸들의 실밥이 모두 풀렸는데, 조만간 새 걸 하나 들여서 또 오래 써 볼 생각입니다.

비싸고 유명한 물건보다 용도와 상황에 맞는 물건을 고르는 게 중요합니다. 이번 기록은 모두 제가 아내와 여행을 다니며 잘 썼던 물건에 대한 이야기인데,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bout Author
강현모

출근 후 마케터, 퇴근 후 에디터.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까지 거치며 쌓아온 탐구의 경험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