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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카페쇼 다녀왔습니다

꼭 들러야 할 부스는? 
꼭 들러야 할 부스는? 

2024. 11. 07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올해도 변함없이 아시아 최대의 커피 축제 카페쇼가 서울에서 열렸다. 기간은 11월 6일부터 9일까지. 카페쇼를 온전히 즐기려면 최소한 3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디에디트 독자들을 위해 최단 동선으로 선별한 카페쇼 특집 기획을 정리했다. 

먼저 대부분의 커피 관련 부스가 3층 C, D, E홀에 집중적으로 위치하고 있어 3층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작년엔 인기 있는 부스로 쏠림 현상이 심했는데 올해는 전시장의 배치가 효율적이어서 동선별로 편안하게 소개할 수 있다.


홈바리스타를 위한 부스

모닝 캡슐머신(C229)
따벨라(C271)
코만단테(S334)

카페쇼는 전통적으로 커피 관련 기물 업체들을 3층 입구(C홀)에 전진 배치하고 있다. 동선상으로 홈바리스타들을 위한 첫번째 기물 추천 부스는 세계 최고의 캡슐 머신 플랫폼 모닝(C229)이다. 온도조절, 가변 압력 등에서 수천만 원대 에스프레소 머신의 기능을 구현하는 캡슐 머신 모닝은 이번 카페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30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인 모닝 미니 캡슐 머신을 출시했다. 공구라도 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가격과 품질이다. 

두 번째 추천 부스는 따벨라(C271) 따벨라는 카페쇼 기간 홈바리스타들을 위한 다양한 브루잉 도구와 텀블러를 소개하고 있다. 따벨라의 브루잉(핸드드립 드리퍼) 도구는 칼리타, 오리가미, 자동 머신 푸어스테디까지 갖췄다. 핸드드립 커피에 대한 기물이 궁금하다면, 따벨라에서 원스톱으로 모든 제품들을 테스트할 수 있다. 이외에 따벨라에서 재밌던 부분은 펠로우, 미르와 같은 텀블러 제품들. 스타벅스, 블루보틀과 같은 업체들이 가장 애용하는 펠로우와 미르의 텀블러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스탠리보다 더욱 애정하는 텀블러 제품이다.  

전 세계 홈바리스타들이 가장 사랑하는 핸드밀(수동 그라인더) 코만단테 부스(S334)가 3층 C홀과 D홀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코만단테는 독일에서 수작업으로 생산하는 핸드밀로 질소 특수강을 사용한 가장 단단한 금속으로 만든 블레이드(날)과 식품 사용 인증을 받은 세계 3대 목재(버지니아 월넛, 아메리칸 체리 등)와 같은 원재료, 독일 기술자들의 고집이 함께한 현존 최강의 그라인더이다. 개인적으로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수십년 동안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만큼 견고하다. 


찐 바리스타를 위한 부스

라마르조코(C361)
비다스(E015)
기센(C449)
이지스터(C232)
스트롱홀드(C551)
뉴클리어스(D451) 

커피 산업의 핵심. 상업용 에스프레소와 로스팅 머신을 소개한다. 첫번째는 스페셜티커피 에스프레소 머신의 왕, 라마르조코(C361). 라마르조코의 신제품은 백조를 닮은 ‘스완 그라인더’이다. 뭉침 현상이 없고, 속도와 품질 모두 만족스럽다. 단점이 있다면 품질만큼 비싸다. 이외에도 업계 최고의 스페셜티 커피업체들이 라마르조코와 협업으로 현장의 관람객들에게 스페셜티커피를 즉석으로 추출해서 제공하고 있다. 첫날에 연희동의 다크에디션커피에 이어서 순차적으로 성수동의 피어커피, 연남동의 리브레, 마포의 영앤도터스커피를 제공할 예정이다. 

라마르조코 건너편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미티코(C373) 부스에서는 한국 라테아트 챔피언 이지유 바리스타의 시연이 진행되고 있고, 커피앨리 앞 한국형 에스프레소 머신 비다스(E015) 부스에는 신제품이 전시되었다. 비다스의 머신은 펠트커피, 커피리브레를 비롯한 한국 최고의 스페셜티커피 부스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가변압, 온도 조절, 견고한 내구성, 호환부품과 완벽한 A/S까지. 단언컨대 현존 최고의 가성비이다. 상업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할 예정이라면, 새롭게 런칭한 비다스의 에스프레소 머신을 꼭 테스트해보자. 한국 커피 산업의 기계 천재 방정호 씨가 심혈을 기울인 역작이다.  

커피 창업자들과 전문가들이 선호하는 로스팅 머신은 기센(C449), 이지스터(C232), 스트롱홀드(C551) 부스를 추천한다. 기센 로스팅 머신은 유일한 유럽 생산 로스팅 머신이고, 이지스터는 가성비 최고 국산 반열풍식 로스팅 머신, 스트롱홀드는 한국 최초의 스마트 로스팅 머신으로 세계 로스팅 대회에서 공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 커피 기물과 홈바리스타 덕후를 위한 가정용 로스팅 머신의 끝판왕으로는 뉴클리어스(D451) 부스를 추천한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셀프 로스팅으로 홈 로스팅 머신계의 테슬라라고 할수 있다.  


스페셜티커피 놓칠 수 없지

모모스커피(C253)
커맨드(D554)
로우키(D137)
라카브라(D119)

다양한 곳에 위치한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을 동선별로 정리했다. 지난번 카페쇼에서는 커피앨리(E홀, 독립, 소규모 스페셜티커피를 위한 전용관)가 인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C, D홀에도 멋진 커피업체들의 부스가 자리하고 있다. 

믿고 마실 수 있는 챔피언의 커피 모모스 역시 심혈을 기울여 이번 카페쇼를 준비했다. 모모스의 카페쇼 컨셉은 홈바리스타와 오피스 카페. 홈바리스타 뿐만 아니라, 오피스 카페에서 필요한 모든 제품들을 현장에서 시음, 상담, 구입까지 가능하다. 추천 커피는 다양한 싱글오리진 브루잉과 하루에 하나씩 선보이는 매장별 창작메뉴이다. 모든 커피가 맛있고, 의외의 킥은 도넛. 부산에서도 먹기 힘든 ‘행사 전용, 오픈런 마감’으로 유명한 도넛을 현장에서 즉석 제조 판매하고 있다. 

두번째 추천 커피는 커맨드커피. 최근 화제가 되는 인디아 커피를 수입하는 생두와 원두 업체이다. 이번 카페쇼 기간엔 커뮤니티, 몽타주, 로스팅 챔피언 180커피, 그린루스카, 컴플리트, 컴플렉스, 메쉬, 커피파인더 등의 다양한 커피업체들과 협업으로 대중적인 인디아 커피를 소개하고 있다. 데일리 커피로 강력하게 추천하는 부스다. 

세 번째 추천 부스는 성수동 핫플 로우키이다. 커피리브레, 모모스, 나무사이로와 함께 한국에서 가장 팬덤이 많은 스페셜티커피 매장이다. 엄청난 대기 인원 때문에 마셔보지 못했지만, 로우키의 커피 맛을 알기에 강력하게 추천한다. 로우키는 디에디트에서 원두 편에 소개한 바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크호스는 라카브라. 덴마크에서 시작한 라이트 로스팅 스페셜티커피 업체인데, 얼마 전에 베이스를 뉴욕으로 옮겼다. 라카브라는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뉴욕의 스페셜티커피 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업체이다. 품질 좋은 스페셜티커피, 섬세한 매장 분위기와 멋진 베이커리까지 정교하게 조합되었다. 이번에는 라카브라의 품질 관련 총책임자 데인과 현장에서 간단히 인터뷰를 했다.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데인이 전한 말이다.

“라카브라는 덴마크에서 시작, 뉴욕에서 활동하는 스페셜티커피 업체입니다. 한국에서 트래버틴 매장을 통해 라카브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카페쇼를 위해 1년을 준비했는데, 한국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이 아주 행복합니다. 다이나믹하고 섬세한 한국 소비자들에게 라카브라 커피를 소개할 수 있어 진심으로 기쁩니다.”

라카브라에서 파나마 게이샤, 코스타리카, 에티오피아 3종 세트를 시음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멋진 커피와 아름다운 분위기, 따듯한 응대까지 강력하게 추천한다. 다음 동선은 소규모 스페셜티커피 업체들이 몰려있는 커피앨리다. 

커피몽타주(E013)
펠트(E021)
인텔리젠시아(E019)
커피리브레(E013)
베르크(E010)
딥블루레이크(E008)
헤베(E005)

강동구의 자랑 커피 몽타주는 커피 앨리 입구에 자리를 잡았다. 커피몽타주의 카페쇼 전용 블렌딩이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다. 광화문의 핫플 펠트는 청계천 매장의 느낌을 생생하게 살린 부스가 이번 카페쇼 최고의 비주얼이라 할 만하다. 펠트에서 에스프레소, 시즈널에스프레소, 밀크커피 3종 오마카세 시음 메뉴를 꼭 맛보길.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멋진 커피의 조합이다. 서촌의 핫플 인텔리젠시아의 블랙캣 에스프레소와 에티오피아 브루잉 커피도 인상적이었다.  

커피리브레 부스에서 새롭게 출시한 그림책(왜 스페셜티커피 매장이 그림책을 만들었는지 현장에서 문의하면 생각보다 감동스러운 답변을 들을 수 있다.)을 구경하고 새로운 블렌딩 커피를 비다스의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해서 마셔보자. 이외에도 커피리브레는 24년 9월부터 아시아나 항공 비지니스 클래스에 스페셜티커피 원두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풀서비스 국제선 항공사 세계 최초. 상상만 하던 일을 현실로 만들어준 아시아나항공과 커피리브레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밖에 베르크, 딥블루레이크, 헤베 커피 역시 멋진 커피를 준비했으니 지나는 길에 보인다면 꼭 들르길 바란다. 애매한 위치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커피가 반짝반짝 빛나는 곳이다. 

진테제(E314)
영앤도터스(E103)
커피맛을조금아는남자(E104)
기미사(E105)
매뉴팩트(E112)

커피앨리 E홀 내부는 작고 아늑한 느낌이라 좋지만, 입장 대기가 너무 길다는 점이 아쉽다. 그래도 시간이 된다면 꼭 방문해보자.

예멘 커피 전문 진테제는 커피앨리 부스에서 전용 시음코스를 선보이고 있다. 웨이킹이 극악하지만 시간이 가능하다면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예멘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영앤도터스는 창작메뉴가 돋보이는 곳이다. 재밌고 귀여운 분위기가 넘치면서도 커피 기본기가 후덜덜하다. 이번에는 심지어 인스턴트까지 맛있다. 한국 오마카세 스페셜티커피의 성지 기미사는 대기인원이 엄청나지만 충분히 보장할 만큼 맛있는 곳이다. 대구의 스페셜티커피 업체 커조남에서 페루 게이샤를 시음해보자. 선명한 자몽과 재스민 향이 나는 고급스러운 커피의 끝판왕이다. 연희동의 핫플이자 한국 콜드브루커피의 성지 매뉴팩트의 ‘오름’이라는 새로운 블렌딩 커피의 다크하면서 농후한 질감도 인상적이었다. 

먼스(E213)
DAK(E301)
에프엠(E309)
올웨이즈어거스트(E412)
코스피어(E114)
말릭(E116)

한국 최초, 세계 컵테이스터 챔피언 문헌관 바리스타의 먼스 커피가 이번에도 카페쇼 앨리에 부스를 오픈했다. 먼스커피의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 브루잉 커피가 정말 맛있었다. 네덜란드의 스페셜티 커피 업체 닥은 지난번 월드오브커피대회에 이어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새로운 스페셜티커피 업체 닥의 특별한 커피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 커피가 깜짝 놀라게 맛있다. 부산의 자랑 에프엠은 이번 카페쇼 전용 블렌딩인 설향을 출시했다. 올웨이즈어거스트는 크리스마스 블렌딩이 좋았고, 브루잉 커피 챔피언 코스피어는 대기줄이 어마어마하지만 꼭 기다려서라도 마셔볼 것을 추천한다. 지난번 디에디트에서 원두 추천으로 소개한 바 있는 말릭은 이번에도 화려한 산미의 멋진 커피를 소개하고 있다. 

카멜(E514)
한국커피(E511)
해월(E302)
고로(E209)

우리가 아는 그 카멜커피가 맞다. 인지도에 비해 커피맛이 아쉬웠던 카멜커피가 달라졌다. 카멜은 얼마전 마무리된 로스팅 챔피언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카페쇼에 출품한 커피들도 전체적인 밸런스가 훌륭했다. 그동안의 편견이 깨지는 느낌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기본 블렌딩에, 앞서 소개한 데일리커피의 정석 커맨드에서 수입한 인도 생두가 절묘하게 믹스되었다. 한국커피는 한국 스페셜티커피의 원조급으로 과테말라 수세식 커피를 통해서 클래식하고 우아한 커피를 선보였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스페셜티커피 해월의 과테말라 인헤르토 레전더리 게이샤 브루잉 커피는 하이엔드 스페셜티커피의 정석과 같은 맛이다. 고로커피는 전체적으로 다양한 스페셜티커피들의 농밀한 단맛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것도 있다

이외에도 D홀 바깥쪽에 위치한 새로운 에스프레소 머신 제로쓰로가 상당히 재밌었다. 포스코 출신 박사님이 만든 한국 최초로 차가운 물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은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맛있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1층, B홀에 위치한 홀랜드초콜릿(B520)이 인상적이었다. 스페셜티커피와 가장 잘어울리는 초콜릿 파우더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 최고의 스페셜티커피로 손꼽히는 오닉스의 바리스타가 한국 카페쇼에서 홀랜더 부스에 참여하고 있었다. 홀랜더 한국 지점의 협조로 홀랜더 본사 사장 앨든 씨와 간단히 대화를 나눴는데, 한국 스페셜티커피 산업의 다이나믹함의 매력에 깊이 빠져있었다. 앞으로 스페셜티커피와 다양하게 협업이 진행되기를 희망한다.  

2024년 카페쇼를 빠르게 스케치했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업체들의 균형있게 성장 중이고 한국 스페셜티커피의 위상이 급속히 상승하고 있는 게 체감 되었다. 하루 동안 50여 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치열하게 정리한 기록들이 여러분들의 커피 탐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기를 기원한다. 카페쇼에 갈 예정이라면 커피와 함께 충분한 수분을 보충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을 권장한다. 아무리 좋은 커피도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 

About Author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카페마실', '동경커피', '교토커피'를 썼습니다. 생업은 직장인입니다. 싸모님을 제일 싸랑하고 다음으로 커피를 좋아합니다. 아 참, 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