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F&B 마케터 김명선입니다. 20인의 백수저와 80인의 흑수저의 불꽃 튀는 요리 대결. 최근 넷플릭스에서 가장 핫한 예능은 누가 뭐래도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입니다. 100인의 요리사들의 진심이 담긴 요리를 보니 저 요리사들의 레스토랑 중 내가 가본 곳은 몇 군데나 될까 세어보게 됩니다. 앞으로는 방문하기 더 어려워질테니까요. 100군데의 레스토랑 중 다녀온 곳과 꼭 가봐야 할 곳 8곳을 추려봤습니다.
“나만의 또또또또간집 상위권 리스트“
키보 에다마메 – 간귀
숙대입구역 뒤쪽 골목에 위치한 에다마메. 소위 말하는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지역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편인 이 골목에 꾸준히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는 업장 중 한 곳이죠. 메뉴로는 일본식 중화요리를 선보입니다. 들으면 익숙한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맛에서만큼은 완벽한 차이가 있다고 나름 단골손님으로서 감히, 그리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남동 닷츠, 제이드앤 워터, 스몰디쉬빅쇼, 빅러브파스타에 이어 에다마메까지. 다양한 경력과 노하우로 완성된 간귀(제이콥) 셰프님의 손맛은 대중적이면서도 특별합니다. 에다마메 첫 방문이라면 마라 입문자도 거뜬히 즐길 수 있는 마파두부, 고슬고슬하게 볶아진 밥 위에 부드럽게 구워진 고등어가 얹어진 야끼사바 차항 조합을 추천할게요. 아, 하이볼 한잔 곁들이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
간귀의 말
“에다마메는 제가 좋아서 하는 즐거운 밥벌이예요. 귀엽고 힙하고 맛있어요. 누구랑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술집 밥집이에요. 많이 찾아주세요!”
- 캐치테이블 예약 후 방문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76길 11-40 1층
“퍼포먼스 빼고 윤남노 솊을 논하지 말자“
디핀 – 요리하는 돌아이
‘요리하는 돌아이’ 윤남노 셰프는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친구들과 함께 우연히 방문했던 와인바 브네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요리할 때의 에티튜드와 시크하지만 세세한 메뉴설명과 응대가 기억에 남아 그 이후로도 몇 번이나 지인들과 함께 방문했습니다(고기보다 생선이 좋은 제 취향이 큰 몫을 하긴 했지만요.) 그 이후로 현재의 디핀까지 그 팬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메뉴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은 ‘아발론(Abalone)’이라는 메뉴입니다. 화이트와인에 스팀한 완도산 전복을 넣어 만든 콘킬리에 파스타 메뉴인데, 비주얼적으로나 맛으로나 에스카르고의 식감과 맛이 느껴지는 기분이 들어요. 과감하지만 섬세한 터치가 더해진 요리와 함께 즐기는 와인 한 잔. 생각만으로도 행복하지 않나요? 그러고보니 브네, 디핀 모두 누군가의 생일 같은 기념일에 찾아갔던 것 같아요. 특별한 날을 더욱 특별하게 간직하고 싶다면 신당 와인바 디핀 앞으로. (재료 수급에 따라 메뉴가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 캐치테이블 예약 후 방문
- 서울 중구 퇴계로 411 1층 디핀
“이탈리안 차이니즈 두 나라를 넘나드는 퓨전의 세계“
중앙감속기 – 최현석 셰프
처음 이곳을 궁금해하게 된 이유는 정말 단순했습니다. 최현석 셰프의 업장이라서 그리고 ‘차이니즈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중앙감속기라는 이름에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가 궁금했기 때문에. 사실 이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알고 보니 이 공간 건물주의 아버님이 운영하던 공장의 각별함을 전해 들은 최현석 셰프가 상호명을 변경하지 않고 100년까지 이어 드리겠다는 마음으로 그대로 차용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훈훈하게 해결된 궁금증을 뒤로하고 즐긴 메뉴로는 유로피안 동파육과 차돌 마라크림 짬뽕. 돼지껍데기 튀김인 치차론의 바삭함과 부드러운 식감의 동파육, 맛의 유연함을 더해줄 매쉬 포테이토의 조합으로 씹기 싫어하는(?) 저에겐 최적의 메뉴였던 걸로. 속이 무거워지고 느끼함이 남는 중식에 질릴 때쯤, 중앙감속기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메뉴로 맛있는 한 끼를 즐겨보면 어떨까요.
- 네이버 예약 후 방문
-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6길 7-1 1층 중앙감속기
“닭, 얼마나 먹어봤어? 나는 두 시간“
야키토리묵 – 야끼토리 왕
미쉐린 가이드 2024에 등재된 야키토리 왕의 업장이자 제가 사는 동네의 손꼽히는 야키토리 맛집 야키토리묵. 입 짧은 제가 오마카세에 가겠다고 손수 예약하고 방문한 손에 꼽는 곳! 이곳에서는 닭의 다양한 부위를 재료로 만든 야키토리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습니다. 1인 4만 5,000원에 약 열다섯 가지 정도의 메뉴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고, 눈앞에서 구워내는 퍼포먼스를 마주할 수 있어 먹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죠. 수비드 닭가슴살을 시작으로 안심살, 닭 다리살로 만든 샐러드, 닭 날개, 닭간 파테 등 다채로운 스타일로 조리된 메뉴가 약 1시간 30분 동안 이어져 나옵니다. 주류 주문이 필수이고, 단품 추가 주문도 가능해요. 다양한 어류를 경험할 수 있는 회 오마카세와는 다르게 ‘닭’이라는 한 가지 재료를 활용하여 물리지 않는 구성으로 선보이는 게 이곳의 특장점! 꼬치라고 그 양을 무시할 수 없으니 뱃속을 넉넉하게 비워두고 방문해보면 좋을 겁니다.
- 캐치테이블 예약 후 방문
-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65-1 1층 우측
“서브메뉴가 메인이 될 때”
면서울 – 김도윤 셰프
밥보다 면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부드럽게 끊기는 타입의 면 요리를 좋아합니다. (예를 들면 쫄면, 냉면보다는 메밀면, 우동면, 파스타 등을 선호함) 윤서울에 이어 면서울까지 면 메뉴 구성이 이어진 데다가 심지어 자가 제면이라니, 참을 수 없잖아요? 음식의 슴슴함에도 단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슴슴파, 그게 바로 접니다. 싱거운 입맛을 가지고 있지만 0단계의 밋밋한 맛은 좋아하지 않아요. 가끔은 메인 메뉴가 너무 싱거워서 반찬 맛으로 간을 더해 먹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면서울에 다녀온 후기들은 모두 ‘면요리’에 포커스 된 이야기들로 가득하더라고요. 무엇이든 적당히가 어려운 법인만큼 면과 간의 밸런스가 얼마나 적당히 맞춰져 있길래 이렇게 극찬 후기가 가득한 건지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요. 마음속 원픽은 생들기름면.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면서울의 순수한 재료의 맛이 몹시 기대됩니다. 미쉐린 셰프의 요리를 만 원대의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것 또한 면서울에 가봐야 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서울 강남구 선릉로 805 1층
“재료 본면의 맛과 멋을 동시에”
본연 – 원투쓰리
프리츠 한센 의자로 가득 채워진 공간으로 처음 본연을 알게 되었고, 한식을 다루는 곳임을 알게 되어 저장해두었던 곳입니다. 강경한식파는커녕 밥보다 빵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다양한 식문화에 대한 경험치가 쌓이면서 돌고 돌아 한식을 선택하게 되더라고요. 몇십 년의 오랜 경력을 지닌 한식 명장, 제철 재료를 활용하여 나만의 색으로 풀어내는 셰프들까지, 한식의 세계는 생각하는 것보다 더 무궁무진하고 새로운 것 같아요. 대부분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을 보면 ‘코스’메뉴만 운영하는 곳들이 많지만 본연은 단품 메뉴 주문도 가능합니다. 갓 구워낸 빵을 미니 가마솥에 넣어주고 곁들임으로 멸치볶음+버터를 함께 내어줘요. 청둥오리, 복분자, 딸기 이런 식으로 재료만 나열되어 있는 메뉴판도 흥미를 자아내죠. 불을 피워 올라오는 연기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인연이 되는 곳이라고 소개하는 게 꽤 인상 깊었는데, 저도 곧 본연과의 인연을 연결할 기회를 마련해 봐야겠어요. 와인과의 곁들임이 필수일 것 같은 메뉴 라인업이지만 콜키지 비용이 10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기도 하고, 와인 라인업도 좋다는 소문이 있으니 메뉴에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받아 즐겨보려고요.
- 서울 강남구 논현로 742 7층
“편안하게 즐기는 노포 레스토랑(?)“
포노 부오노 – 히든천재
‘Simple is best’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님을 증명하듯, 알리오올리오 단일 메뉴로 생존의 길에 들어선 ‘히든천재’ 셰프 김태성 셰프의 포노 부오노. 사브서울의 셰프였던 그가 오픈한 업장이라 개인적으로 기본적인 기대치를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다양한 브랜드를 거쳐 나만의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픈한 포노 부오노는 숯과 화덕으로 만들어낸 요리를 다루고 넓은 카테고리의 와인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어요. 화덕하면 역시 쫄깃한 빵(혹은 피자)을 빼놓을 수 없죠. 역시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주문하는 포노 브레드가 인기라고 해요. 프로슈토와 테트 드 무안 치즈와의 조합을 많이들 추천하는데 베이스가 되는 빵의 쫄깃함이 남다르다고. 그 밖에도 스몰디쉬, 메인으로 고기, 생선, 파스타 등 꽤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더라구요. 둘이 가도 좋지만 여럿이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섭렵해 보고 싶은 욕심이 드네요. 그중에서도 이븐하게 익혀진 파스타 히든 파스타(알리오올리오)는 무.조.건.
-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8-7 2층
“오손도손 나누는 즐거운 한상“
즐거운 술상 – 이모카세 1호
소주파에게 없어서는 안 될 키워드 노포, 그리고 안주. 맛깔나는 안주들과 노포 감성을 자랑하는 도봉구에 위치한 즐거운 술상. 1인당 5만 원으로 20가지 넘는 안주를 맛볼 수 있는 곳이죠. 흑백요리사에서 보여지듯 기본적으로 10가지 밑반찬이 차려져요. 고사리, 애호박 조합만 봐도 비빔밥 러버인 저는 한눈에 비빔밥을 떠올렸는데, 실제로 마지막에 남은 반찬으로 비빔밥을 해주신다고 합니다. 기본찬을 시작으로 해산물, 버섯구이, 생선구이, 두부전, 숙회, 떡볶이, 샌드위치까지! 셰프의 손맛이 더해진 자유분방한 라인업의 메뉴 한상이 펼쳐집니다. 나오는 메뉴들을 한입씩 해보느라 술이 들어갈 틈이 있을까 싶지만, 모든 메뉴가 소주 안주로 제격이라는 사실. 안주 한입, 소주 한잔 하다 보면 어느새 모두가 얼큰하게 취하게 될, 그야말로 즐거운 술상. 내로라하는 입 짧은 제가 밑반찬 다음으로 어디까지 즐길 수 있을지 기대해보시죠.
- 서울 도봉구 노해로 341 117호
About Author
김명선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어. 좋아하는 것, 하고싶은 게 많은 취향 맥시멀리스트. 현재는 입짧은 F&B 마케터로 활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