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올해부터 직접 가본 전시만 리뷰하겠다고 마음먹었다가 지금 4개월 넘게 글을 못 쓴 객원 필자 전종현이야. 9월에는 정말 아트행사와 전시가 밀려들고 있어. 특히 가장 큰 행사는 아무래도 ‘키아프리즈(키아프 서울+프리즈 서울)’인데. 키아프리즈라니 좀 생소할 수도 있겠다. 나도 들을 때마다 이상하거든. 엄밀히 말해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은 서로 독립적인 아트 페어야. 근데 프리즈가 2022년 처음 서울로 진출할 때 키아프 서울과 5년간 공동 개최 형식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협약을 맺었어. 그래서 티켓 하나로 두 페어를 함께 볼 수 있는 거지. 어쩌면 티켓을 강매당하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암튼!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은 같은 날 오픈하고 끝나는 기간도 비슷해서 함께 영향력이 강해졌어. 이제 두 페어가 열리는 기간만 되면 아트 광풍이 불고 있지. 말 만들기 좋아하는 언론에서는 키아프와 프리즈를 붙여서 키아프리즈라고 부르곤 하더라고. 이런 키아프리즈 시즌에 맞춰서 정부, 서울시, 뮤지엄, 갤러리, 브랜드까지 너나 할 것 없이 각종 미술 행사를 터뜨리는 바람에 진심 무서울 정도야.
행사들이 워낙 많고 복잡해서 내가 큐레이션을 좀 해봤어. 크게는 ❶ 키아프리즈 기간인 9월 첫 주에만 경험할 수 있는 전시 및 행사, 그리고 ❷ 다음 주가 아니라도 여유롭게 볼 수 있는 새로운 전시들이야. 전자의 경우에는, 아트 페어, 캐주얼한 행사, 야외 행사 등으로 묶어봤어. 갈 길이 머니까 이번에는 정말 짧게 짧게 치고 갈게.
오직 9월 첫째 주 익스클루시브!
“아트 페어에 관심 있으세요?”
프리즈 서울
일정 | 9월 4~7일
장소 | COEX C홀, D홀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513)
입장료 | 멀티 데이 25만원, 원데이 8만원, 원데이 학생(7~19세) 5만 5,000원. 티켓마다 입장 가능한 시간이 다르므로 확인 필요. 키아프 서울 관람 가능.
사실상 9월 아트 쓰나미를 만든 원인 제공자!! 프리즈 서울에 대해서 궁금한 뉴비들은 내가 작년에 열심히 쓴 ‘프리즈 서울이 대체 뭐길래’를 참고하면 이해하기 편할 거야. 이번 글에서는 기자간담회 다녀와서 내 관심을 끌었던 부분만 짧게 체크할게.
올해 프리즈 서울에는 11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해. 미술 경기가 안 좋은 해인데, 세계 최상위권 갤러리가 아직 부스를 빼진 않았어. 그래서 올해에도 눈알이 팽팽 돌아가는 일은 계속될 것 같아. 뮤지엄급 피스, 엄청 비싼 작업에 목매지 않아도 일단 페어에 임하면 다리 아프고, 허리 아프고, 헉헉거리면서 작품 보는 건 마찬가지라는 뜻. 일단 국내에는 프리즈 서울만 한 행사가 전무하기 때문에, 이만한 규모의 온갖 작품들이 한곳에 모인다는 건 언제나 기대되는 일이야. 작년과 티켓 가격이 동일한데, 대신 얼리버드가 없어졌어. 근데 지난 1년간 물가가 폭등해서 그런지 오히려 상대적으로 괜찮아 보이는 착시도 있네. 편한 옷차림에 꼭 운동화 신고 가는 거 잊지 말고.
‘갤러리’ 섹션 중 개인적으로 관심 가는 곳은 페이스갤러리, 스프루스 마거스, 노이거림슈나이너, 리만머핀, 마시모 데 카를로, 데이비드 즈워너, 글래드스톤 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등이야. ‘포커스 아시아’에서는 실린더, 바라캇 컨템포러리, 파셀, 카요코유키. ‘프리즈 마스터스’에서는 악셀 베르보르트, 갤러리 미테랑, 레정뤼미뉘르 정도. 근데 막상 현장에 가면 생각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직감을 믿고 즐기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 아, 올해 처음 생긴 ‘프리즈 라이브’가 조금 기대되긴 해. 페어장에 따로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공간을 마련했더라고. ‘프리즈 아티스트 어워드’ 수상자인 최고은 작가의 커미션 워크도 궁금하고. LG OLED가 헤드라인 파트너라 커다란 부스를 운영하는데 이번에는 故 서세옥 화백을 다룬다고 해. 서도호 작가와 서을호 건축가가 아버지의 부스를 함께 꾸민다고 하니, 그 결과물의 감도가 어떠려나 모르겠어. 개인적으로 F&B로 런던베이글뮤지엄이 들어온 건 별로야…
키아프 서울
일정 | 9월 4~8일
장소 | COEX A홀, B홀, 그랜드볼룸, 더 플라츠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513)
입장료 | 프리즈 서울과 동일. 프리즈 서울 관람 가능. 단 키아프 서울만 운영하는 9월 8일 원데이 티켓은 4만원.
솔직히 고백하자면, 프리즈 서울로만으로도 벅차서 키아프 서울은 거의 둘러보지 못하거든. 올해는 체력 관리를 해서 들르고 싶은데, 개인적으로 보고 싶은 게 생겼어. 《Kiaf onSITE: 보이지 않는 전환점》이라는 특별전인데 미디어아트, 설치, 퍼포먼스, VR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는 7팀이 참여한다고 해. 진달래&박우혁의 퍼포먼스가 궁금한 1인. 그리고 어퍼하우스가 만드는 VIP 라운지가 반응이 좋아서 들어가고 싶은데, 말 그대로 VIP 전용이라 그림의 떡이라는 게 슬퍼. 혹시 VIP로 들어가는 사람 있으면 라운지가 어떤지 알려줘. 맨날 사진으로만 봐서…
더프리뷰 성수 with 신한카드
일정 | 8월 31일~9월 8일
장소 | 에스팩토리 D동 (서울특별시 성동구 연무장15길 11)
입장료 | 2만 5,000원
올해로 4번째 열리는 젊은 아트 페어인데 매년 상반기에 열리다가 올해 갑자기 키아프리즈 기간에 맞춰서 옮겼어. 아트 바젤이 열릴 때 보통 위성 페어가 같이 열리거든. 키아프리즈의 위성 페어로 포지셔닝하는 것 같아서 흥미로워. 39개 갤러리에서 200여 명의 작가를 소개한대. 갤러리 리스트를 봤는데 작지만 개성 있는 곳들이 많았어. 눈에 익은 갤러리가 한 15개 정도? 신인들을 공격적으로 소개하는 곳들이라 무겁지 않고 재미있을 듯. 8월 31일, 9월 1일, 9월 2일에는 퍼포먼스도 진행하는데, 현대무용가 모어(More), 경기민요 소리꾼 이희문 공연이 궁금해. F&B 중 네스프레소 커피와 벤엔제리스가 협업한 아포가토가 있다고 해서 약간 침 고이는… 근데 여기 원래 만화 캐릭터에 나올 것 같은 귀여운 눈알 두 개가 키 비주얼이었는데, 올해 갑자기 다 사라졌더라. 그래서 갑자기 꼰대 느낌 나서 내가 알던 그 프리뷰 성수 맞는지 헷갈렸어. 왜 바꿨을까… 티켓 가격도 작년보다 5,000원 상승!
“캐주얼한 이벤트는 어떠세요?”
살롱 한남 2024
일정 | 9월 4~14일
장소 | 한화손해보험 한남사옥 (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29길 5-6)
입장료 | 라이프플러스 트라이브(LIFEPLUS TRIBES) 앱 다운로드 인증
자료 찾다 보니까 신기한 행사가 있더라고.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 공동 브랜드인 LIFEPLUS가 기획하는 ‘살롱 한남 2024’이었는데, 한화손해보험 사옥에서 한다고 해서 이거 뭐야…했다가 옛날 리플레이스 한남이라고 해서 갑자기 가고 싶어졌어. 유럽의 살롱 문화를 오마주해서 여러 행사를 모아뒀는데, 각자 매력 있어. 복합문화공간 느낌이야. 자세히 소개를 해보면,
뉴욕 휘트니 뮤지엄 출신 큐레이터로 C/O(Curatorial Office)를 설립한 크리스토퍼 류가 동료 큐레이터 콜 에이커스, 맹지영과 함께 만든 기획 전시. 미국과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 명의 작가, 데이비드 하트, 해롤드 멘데즈, 박예림을 다룬다고 해.
데본 턴불은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피커 조각가이자 사운드 전문가래. 나는 막귀라서 스피커 세계에 대해서 잘 모르는데 유명한가 봐. 특히 청취 환경을 조성해서 리슨 갤러리, SFMOMA에서 전시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 이번 한남 살롱에도 리스닝룸을 꾸며서 음악을 들을 수 있대. 그래서 급 기대감이 생기는 중.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지오파토&쿰스가 베네치아 장인과 협업해서 만든 매화꽃을 닮은 수공예 조명 설치물. 작년 성수동에서 열렸던 아트&디자인 페어 ‘디파인 서울’에서 작업을 봤는데 되게 예쁘더라고. 이번에 선보이는 작업은 2019년 여의도 한강 공원에서 마주한 매화에서 영감을 받아서 만든 거라는데, 내가 작년에 본 건지 아닌지 긴가민가해. 간 김에 구경하고 사진 찍기에 좋을 듯.
내가 제일 놀랐던 건 사실 이거였어. 유명한 경매회사 소더비와 협업한 작은 전시인데 멕시코 초현실주의 여성 작가들이 작품을 모은 특별전이래. 프리다 칼로, 레오노라 캐링턴, 레메디오스 바로, 소피아 바시, 앨리스 라혼, 브리젯 바테 티체노르, 마리아 이즈키에르도, 이렇게 7명. 이중 레오노라 캐링턴 작업을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 완전 궁금한 상태. 올해 초에 소더비 경매에서 캐링턴 그림이 2,850만 달러에 팔려서 화제가 됐거든. 프리다 칼로의 작품이 멕시코에서 반출 금지라고 알고 있어서, 지금 서울에 찾아온 작품은 어떨지, 기대와 실망 중 무엇을 줄지 궁금해.
MCM 웨어러블 카사
일정 | 9월 3일~10월 6일
장소 | MCM HAUS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412)
입장료 | 무료
MCM이 리빙 컬렉션을 갖고 있는 거 알아? 나도 몰랐는데, 지난 4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 갔다가 MCM 리빙 컬렉션 전시를 봤어. ‘MCM 웨어러블 카사(Wearable Casa)’라는 이름으로 진행했는데 예상외로 전시장이 엄청 좋고 컬렉션도 신박해서 놀랐던 경험이 생생해. 그때 담당자가 프리즈 서울 기간에 서울로 옮겨오겠다고 했는데, 진짜 현실이 됐네.
입을 수 있는 집이라는 주제로 되게 신기한 리빙 제품 7개를 만들었는데, 약간 황당한 콘셉트도 있어서 재미있어. 무엇보다 전시 디자인이 아주 좋았어. 밀라노 때랑 비슷하게 나오면 볼만할 것 같아. 이건 10월까지 계속하니까 참고하길 바라.
《Shape of Life》
일정 | 9월 3~8일
장소 | 까사 로에베 서울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446)
입장료 | 무료
스페인의 럭셔리 브랜드 로에베(LOEWE)가 얼마 전에 청담동 명품 거리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어. 이름은 까사 로에베 서울.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조나단 앤더슨이 매장 디자인에 관여하고 그가 좋아하는 아트 피스들로 꾸며놨다고 해서 (고객은 아니지만) 한 번쯤 들를 계기가 있을까 싶었는데, 이번 키아프리즈 기간에 맞춰서 로에베 재단 공예상 최종 후보로 올랐던 이재익 작가의 개인전을 연다고 해.
달항아리에서 영감받아 동 판재를 유기적인 곡선 형태로 만들었다는데 사진만 봐도 매력적이더라고. 로에베 가죽으로 만든 가죽 브로치 시리즈도 공개한다고 하니까, 평소 플래그십 스토어에 들어갈 일이 없었거나 겁나던 사람도 당당히 작품 구경하러 가보자. 일단 건물 파사드가 넘 아름다와…
《푸른 세계로의 여정》
일정 | 8월 30일~9월 8일
장소 | 송원아트센터 (서울시 종로구 화동 윤보선길 75)
입장료 | 무료
작년 경매회사 크리스티가 키아프리즈 때 청담동 분더샵에서 엄청 비싼 작품들로 초단기 전시를 한 게 화제가 됐었어. 크리스티, 소더비와 더불어 세계 3대 경매회사로 꼽히는 필립스옥션이 올해 북촌에 있는 송원아트센터에서 특별전을 연다고 해. 니콜라스 파티, 우고 론디노네, 조지 콘도 등 인기 작가들의 하늘색 작품들을 모았다고. 11월 말에 열리는 홍콩 경매에 내놓는 작품들도 함께 소개한다니까, 경매장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서울에서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 같아.
후 원츠 투 행아웃 인 서울(Who Wants to Hang Out in Seoul) 2024
일정 | 9월 4일 18시~5일 2시
장소 | 서울리딩룸 (종로구 자하문로28길 5 여운헌 2층)
입장료 | 무료
글쓴이의 권력(?)을 이용해 잠시 광고를… 내가 편집장으로 있는 《비애티튜드》에 ‘현대미술 설명서’라는 재미있는 에세이를 연재하는 박재용 님이라고 계시는데, 자칭 장서광이라서 동료들과 함께 서울리딩룸이라는 서가를 운영해. 재용 님은 여러 미술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데, 프리즈 서울의 모체인 잡지 《프리즈》의 컨트리뷰터로 활동하고 있어. 프리즈 서울이 처음 시작할 때부터 사무실을 개방해서 방한한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국 작가 관련 미술책을 보여주곤 했는데, 올해도 역시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여, 나도 가볼 생각이야. 한국의 미술 전문가들이 추천한 미술 서적을 편하게 보면서 오가는 사람들이랑 편하게 어울릴 수 있는 자리니까, 혹시라도 이런 행사에 흥미가 있다면 방문하시길! 나름 외국인에게 알려져서 이번에 중동의 공주님이 온다는 소문이…?
“야외 행사는 안 땡기나요?”
서울라이트 DDP 2024 가을
일정 | 8월 29일~9월 8일 20시~22시
장소 | DDP 파사드 전면 (서울시 중구 을지로 281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입장료 | 무료
이제 DDP 관련 행사에서 빠질 수 없는 서울라이트 DDP. 작년에 이어서 가을 행사가 키아프리즈 시즌에 열리게 됐어. 이번에 보여주는 메인 쇼의 주인공은 바로 김환기 화백이야. 그의 시대별 작업을 대표하는 작품 중 9점을 선정하고, 이를 활용해서 총 세 개의 챕터로 작가의 철학과 여정을 보여주는 작업 〈시(時)의 시(詩)〉를 만들었어. 특히 이번에 음악 연출을 뮤지션 윤상이 맡았다고 하니까 더 기대되는 거 있지.
참고로 DDP 둘레길, 잔디 언덕, 공원부에 펠리체 바리니, 스튜디오 버티고, 아틀리에 시수 등 해외 아티스트의 작업을 설치했다고 해. 이왕 가는 김에 찾아보고, 서울패션위크(9월 3일~9월 7일)와 기간이 겹쳐서 아방가르드한 패션 피플을 구경하는 재미도 놓치지 말아!
제1회 서울조각페스티벌
일정 | 9월 2~8일
장소 | 열린송현녹지광장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48-9)
입장료 | 무료
작년 키아프리즈 시즌에 맞춰서 서울아트위크가 출범했어. 웹사이트에 한남, 삼청, 청담 나이트 관련한 정보를 모아줘서 꽤 도움이 됐는데, 올해는 서울 전역을 미술 축제 분위기로 물들이는 걸 목표로 메인 행사를 새롭게 시작했어. 바로 서울조각페스티벌이야.
알고 보니 올해 초부터 ‘조각도시서울’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더라고. 그 일환으로 만든 ‘서울조각상’에 입선한 작가 10명의 신작 10점에 조각도시서울 아트디렉터인 맹지영 큐레이터가 초청한 작가 8명의 작품 8점을 합쳐서 총 18점을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설치한대. 참여하는 작가들이 다들 괜찮아서 기대돼. 게다가 조각 전시는 11월 15일까지라서 광화문 근처 지날 일 있으면 쉬러 가도 될 듯. 페스티벌 기간에는 버스킹, 요가 클래스, 송현 시어터 등의 행사를 병행한다니 궁금한 사람은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확인해!
〈Another Moon〉
일정 | 8월 30일~9월 8일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마당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0)
입장료 | 무료
얼마 전에 전시 오프닝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듀오 김치앤칩스 멤버를 만났는데, 이번 키아프리즈 기간에 자기네들이 재미있는 작품을 발표한다고 하더라고. 어설픈 영어로 캐물었더니 보도자료를 보내줬어. 번역기로 돌리니까 이해가 가면서 감탄이 나오더라. 낮에 태양광을 비축해 두고 이를 에너지 삼아서 밤하늘에 홀로그램을 투사해 마치 달처럼 만드는 대규모 설치 작업이야. 매일 낮에 모인 햇빛의 양에 따라 달의 농도와 지속시간이 달라지는 것 같더라고. 근처 지나갈 길이 있으면 하늘을 주의 깊게 보길 바라. 아주 낭만적인 장면이 펼쳐질 거야. 참고로 아트선재센터 옥상이 명당이라고 살짝 알려줬어.
“9월에 몰아닥친 폭풍 전시 리스트!”
이번 키아프리즈를 노려서 뮤지엄, 갤러리 할 것 없이 정말 엄청난 물량의 전시를 쏟아냈어. 심지어 라인업이랑 퀄리티까지 좋아. 여기서 알짜배기를 어떻게 고를 수 있나 싶어서 일단 내가 가고 싶은 곳들을 리스트로 대충 정리해 봤어. 여기에 대해 하나하나 코멘트를 남기면 지금 양이 난리 나니까 목록으로만 남길게. 추후 내가 다녀와서 정말 좋았던 곳들은 따로 추천하겠어요. 순서는 랜덤이야!
리움미술관
아니카 이 개인전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 엘름그린 & 드라그셋 개인전
– 데릭 애덤스 개인전 (1층 캐비닛)
아트선재센터
서도호 개인전
호암미술관
니콜라스 파티 개인전
푸투라 서울
레픽 아나돌 개인전
송은
피노 컬렉션 전
화이트 큐브 서울
가브리엘 오로즈코 개인전
페이스갤러리 서울
마크 로스코 & 이우환 2인전
리만머핀 서울
나리 워드 개인전
글래드스톤
조앤 조너스 개인전
신세계갤러리
스털링 루비 개인전
바라캇 컨템포러리
로렌스 아부 함단 개인전
“아니 근데, ‘나이트’는요?”
사실 지금까지 엄청 많이 소개했는데,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건 아직 말하지 않았어. 바로 나이트 행사야. 갤러리들이 모여있는 동네에서 하루씩 야간 개장을 하는 바람에 거의 참새 방앗간 스탬프 찍듯 사람들이 돌아다니게 된 전설의 행사. 외국인들이 한밤중에 돌아다니는 상황에 충격 먹고 키아프리즈 본 행사보다 오히려 더 기대한다는 나이트는 올해 을지로가 추가되면서, 을지로 나이트, 한남 나이트, 삼청 나이트, 청담 나이트 이렇게 4일에 걸쳐 하루씩 열릴 예정이야. 근데 이 원고를 작성하는 8월 27일 기준으로 나이트 행사가 아직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어. 알고 보니 키아프 서울이랑 프리즈 서울이랑 서로 나이트 행사를 취합해서 서울아트위크 사무국에 전달하면 그제야 웹사이트에 통합적으로 올라가는 시스템이더라고. 그러니 궁금한 사람은 9월 2일 전에 서울아트위크 웹사이트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 가능…하겠지…? 일단 내가 알고 있는 주요 정보만 간략하게 적을게.
⏰ 9월 2일
을지로 나이트 (미확정)
공간 형, BGA Index, 두산아트센터, d/p, N/A, 오브, 중간지점, 스페이스 카다로그 참여 예상
⏰ 9월 3일
한남 나이트 (미확정)
▴ 가나아트 나인원
전시 야간 개장(19시~23시)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91 고메이 494 한남 103호
▴ 디스위켄드룸
전시 & 팝업 티타임(14시~17시)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42길 30
⏰ 9월 4일
삼청 나이트 (미확정)
▴ 국제갤러리
전시 야간 개장(20시~24시)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54
▴ 아라리오갤러리
전시 오프닝 리셉션(19시~22시)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85
▴ 페레스프로젝트
전시 오프닝 리셉션(17시~22시)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1길 37
▴ Lazy Mike
전시 오프닝(19시)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1길 37
⏰ 9월 5일
청담나이트(확정)
올해 강남구에서는 아예 ‘강남 아트’라는 프로그램으로 청담 나이트 행사를 한판에 정리해 버렸어. 와우, 그래서 이미지로 첨부할게. 참, 여기에 비밀 장소가 하나 있어. 바로 마시모데카를로 서울 스튜디오야. 원래 사전 예약을 해야 방문할 수 있어서 컬렉터가 아니면 심리적 진입 장벽이 너무 높거든. 근데 이번 청담 나이트 때 외부에 개방한다고 하니 기회 되면 탐색해 봐. 이미지로 정보 식별이 잘 안되면 여기에 접속해!
아, 글 쓰다가 너무 지쳐서 파트 몇 개를 삭제했는데도 이렇게 많다니… 정말 9월 첫 주는 예술에 미쳤네, 미쳤어. 모든 곳을 가는 건 불가능하겠지? 정말 마음이 들뜨는 행사 위주로 가보면 좋겠어. 그리고 하나 더.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실망할 수 있어. 말 그대로 시즌에 맞춘 행사니까. 편한 마음으로 놀러 다니면 마음이 흐뭇해질 거야! 그럼, 건투를 빌게.
About Author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 디자인, 건축, 예술 관련 글을 기고한다. '중소기업을 전전하며 손기술로 먹고산다'는 사주 아저씨의 말을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