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최근, 편의점에서 매우 맛있는 카페라떼를 마셨다. 전자동 커피 머신으로 추출한 더블 에스프레소에 신선한 우유를 넣어 만든 카페라떼인데, 어지간한 프랜차이즈 커피보다 좋았다. 그래서 오늘은 RTD 제품을 포함한 편의점 커피 제품을 심층 리뷰했다.
한국 편의점 커피의 특징은 블랙커피에 비해 카페라떼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있다. 병 커피의 원조 스타벅스 프라푸치노의 영향일 수 있고, 개인적으로는 수시로 당분을 보충해야하는 현대인의 특징과 믹스커피의 고급 버전으로 자리매김한 게 아닐까 싶다. 오늘 리뷰한 제품은 평점 높은 순서로 소개한다.
진짜 우유 라떼 아이스
올바른 우유 + 샷 추가
‘진짜 우유 라떼’라는 이름으로 GS25에서 카페라떼(GS25 전용, 비락전용우유)를 출시했다. GS25에서만 구매할 수 있고, 전자동 머신의 끝판왕 유라 에스프레소머신에서 추출한 더블 에스프레소를 ‘비락 올바른 우유’에 타 먹는 방식이다. 전용 우유와 아이스컵을 함께 사용하는 편의점 최초의 그란데 사이즈의 대용량 카페라떼다.
주문 방법은 카운터에서 제품을 계산하고, 아이스컵에 전용 우유를 담아, 에스프레소 커피를 추출하면 끝이다. 아이스 커피의 농도감을 위해서 더블샷을 추천한다. 참고로 GS25는 스위스 전자동 머신 유라 100퍼센트, CU는 이탈리아 라심발리 30퍼센트(중국 브랜드 제품 70퍼센트), 세븐일레븐은 일본식 드립머신을 사용한다.
커피 맛을 평가하면, 상당히 맛있다. 신선한 우유와 갓 추출한 에스프레소의 조합은 국내 최초인데,어지간한 프랜차이즈 커피보다 훌륭하다. 폴바셋 아이스 라떼의 뉘앙스도 느껴지고, 향미도 괜찮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편의점에서 사용하는 원두가 스페셜티커피와 커머셜 커피의 경계선이다. 향후 스페셜티커피 업체들과 협업한다면, 더욱 파격적일 것 같다.
평점: 4.5점 / 편의점 커피의 차원을 바꿨다
프릳츠 커피 적당라테
프릳츠 커피는 커피리브레와 함께 한국의 스페셜티커피를 상징하는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커피 브랜드다. 특히 도화동 매장은 멋잇는 바이브와 스페셜티커피로 애호가들이 매우 많은 곳이다. 프릳츠 적당라테는 한국 스페셜티커피 최초의 RTD 제품이다.
프릳츠 커피의 첫 번째 특징은 원유 비율이 25퍼센트라는 것. 원유 비율이 높으면 RTD 음료들이 커피 맛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두 번째는 커피 성분이 커피추출액, 인스턴트, 에스프레소 커피로 구성되었다. 기존의 RTD 음료 중에서 가장 다양한 커피 추출성분이 포함되었다. 인스턴트의 경우 프릳츠에서 생산된 크래프트 파우더 커피가 있지만, 원가 비율로 고려했을때, 통상적인 인스턴트 커피로 예상된다. 다양한 커피 추출을 사용하다보니, 다른 제품 대비 카페인 비율이 30퍼센트 이상 높다.
마셨을때의 느낌은 매우 훌륭했다. 원유 비율이 적어서 우유의 특징이 줄었지만, 매장에서 마시는 카페라떼에 가깝고, 단맛이 과하지 않아, 커피로서 밸런스도 훌륭했다. 그리고, 세계 최초로 스페셜티커피 회사에서 제작해서 유통하는 RTD 음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평점: 4.5점 / 정통 스페셜티커피 알티디 음료의 개척
할리스 카페 라떼
할리스 카페라떼는 푸르밀에서 위탁생산한 제품이다. 푸르밀은 롯데우유에서 이름을 변경한 유제품 회사로 80-90년도 학교 급식 우유 등으로 널리 알려졌다. 원유 비율은 30퍼센트. 드립커피(아마도 콜드 브루일것 같다) 비율이 20퍼센트, 에스프레소 비율이 0.7퍼센트(고형분 비율은 34퍼센트). 전체적인 커피 성분의 비율은 1퍼센트 정도로 추측하는데, 다른 RTD 제품에 비해서 커피 성분이 복합적이다. 우유 성분이 적은 대신에 커피의 비율이 높고, 다양한 추출이 포함되었다.
커피를 마셨을때의 느낌은 상당히 좋았다. 섬세한 향미를 표현했고, 다양한 커피 특유의 복합적인 맛이 잘 조합된 느낌이었다. 다만 원유의 비율이 적다는 점에서 음료로서 밸런스가 조금 아쉬웠다. 단맛의 비율은 대중적이다.
평점: 3.5점 / 다양한 커피 추출 방법을 사용했다
서울우유 강릉커피
서울우유의 RTD 커피는 강릉커피. 서울우유는 한국 핸드드립 커피 1세대 박이추 바리스타의 보헤미안 커피를 사용했다. 특이하게, 보헤미안 커피가 위치하고 있어서 한국의 커피 도시로 가장 이름이 알려진 강릉커피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우유 함유량은 60퍼센트. 가장 많다. 특이점을 살펴보면, 스페셜티커피,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 커피를 보헤미안 커피의 박이추 선생이 로스팅했다. 보헤미안의 박이추 로스터는 특유의 직화식 로스팅 머신을 이용해서 적절한 불맛과 우유와의 조합이 조화롭다.
실제로 마셨을 때의 느낌은 우유의 질감이 잘 표현되었고, 에티오피아 커피 특유의 향미가 미묘하게 표출되었다. 특히 다른 제품들과 달리 전반적인 당분의 함유량이 높지 않아서 달지 않은 카페라떼를 찾는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할 맛이다.
평점 3.2점 / 우유 회사 커피 중에서 가장 좋았다
바리스타룰스 플라넬 드립 라떼
편의점에 유통하는 커피의 경우, 커피회사와 함께 우유회사의 제품들이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바리스타룰스는 매일 유업에서 커피 브랜드로 출시한 제품들이다. 이번에는 바리스타룰스의 대표 상품 플라넬 드립 라떼를 테스트했다.
우유 함유량은 45퍼센트. 서울우유 제품 다음으로 우유 함량이 높다. 바리스타룰스 플라넬 드립 라떼의 특징은 플라넬 드립, 워터그라인딩, 엘살바도르 싱글오리진과 같은 표현이다. 통상적으로 플라넬 드립은 일본식 융필터를 사용해서 질감이 증가한 드립 커피를 의미한다. 융드립을 강조했다면, 드립 커피를 베이스로 하는 카페오레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 싱글오리진 코스타리카 커피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자세한 테루아에 대한 표현이 없다. 이외에도 특이한 점은 워터그라인딩. 업계에서도 사용하지 않는 표현인데, 아마도 워터드립(융드립의 상위개념)을 잘못 표기한게 아닐까 싶다.
마셨을 때의 느낌은 스타벅스보다 클린컵이 좋았고, 애프터에서 독특한 이취(담배향)가 느껴졌다. 아마도 융드립을 사용하는 일본식 기사텐 커피 특유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 아닌가 싶은데 호불호가 있을것 같다. 전체적인 품질이 나쁘지 않았지만, 모호한 마케팅 용어가 역효과가 있다.
평점 3.1 / 모호한 표현만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스타벅스 카페라떼
병 커피의 원조 스타벅스커피이다. 해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스타벅스 프라푸치노 병 커피는 스타벅스에서 직영으로 생산하지만, 한국 편의점에서 많이 찾는 스타벅스 카페라떼 RTD 음료는, 맥심 커피를 생산하는 동서식품에서 위탁 생산하고 있다.
스타벅스 라인 업 중 가장 대표적인 커피는 카페라떼다. 유제품으로 분류되는 제품의 특성상 우유함유량은 40퍼센트. 커피 추출액과 인스턴트 커피의 2종류를 통해서 커피 고형분을 추출, 커피 고형분 총량은 전체의 1퍼센트 내외로 추측이 된다(스타벅스의 함량 표기가 모호하다). 커피 추출액의 경우 콜드브루 커피일 확율이 높다. 장시간 추출하는 콜드브루커피의 경우 향미 성분이 적지만 고형분의 추출이 유리하다. 참고로 커피 고형분의 품질은 에스프레소, 커피추출액, 인스턴트 커피의 순이라고 보는것이 일반적이다. 이외에 특이한 점은 탈지분유와 유크림이 포함되었다. 통상적으로 믹스커피에 포함되는 프림의 주요 성분 중에 하나이다. 믹스커피의 본진 동서의 특징이 잘 표현되었다.
커피 맛을 평가하면, 딱 스타벅스 병 커피의 맛이다. 생각보다 스타벅스 병 커피의 맛을 잘 표현했다. 진득하고 고소하고 질감있고, 달콤하다. 물론 스페셜티커피를 포함한 커피 향미와는 거리가 있지만, 믹스커피와 병 커피의 맛이 잘 혼합되었다.
평점 3점 / 스타벅스 병 커피를 정확하게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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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카페마실', '동경커피', '교토커피'를 썼습니다. 생업은 직장인입니다. 싸모님을 제일 싸랑하고 다음으로 커피를 좋아합니다. 아 참, 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