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역시 시원하고 달콤한 빙수죠. 손부채질하면서 길을 걷다가 매장 벽에 붙은 빙수 포스터만 보면 영락없이 입장하게 되는 뜨거운 날씨가 시작됐습니다. 상큼 달달한 각종 토핑과 함께 부드럽고 시원한 얼음을 한 스푼 떠먹으면 더위가 전부 날아가는 기분이 들잖아요. 오늘은 찾아가고 싶은 서울 이색 빙수 맛집 7곳을 준비했어요. 비주얼만으로는 맛이 잘 예측되지 않는 궁금증 유발 와사비 빙수부터, 제철 참외를 이용한 셔벗, 비건 피스타치오 빙수, 푸딩이 통째로 올라간 빙수까지. 리스트를 참고해 달콤한 여름 나기 바라요!
기댈빙
멜론 프로슈토 빙수
멜론과 햄을 곁들여 먹는 이탈리아 요리, 멜론 프로슈토를 아시나요? 성수동에 있는 ‘기댈빙’에서는 멜론 프로슈토를 빙수로 재해석한 특별한 메뉴를 선보여요. 사장님이 햄을 만들었던 경력을 살려 만들게 된 시그니처 빙수라고 하는데요. 완벽한 단짠 밸런스를 이루는 멜론과 햄을 달콤한 우유 빙수 위에 올렸습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올리브 오일과 소금, 후추를 뿌려 먹는 레시피가 유행했던 걸 생각하면 그렇게 의아한 조합도 아니죠. 카페들이 모두 이른 시간에 문 닫는 성수동에서 자정까지 운영한다는 것도 큰 장점인데요. 술자리 이후 시원한 입가심이 생각날 때 들르기 딱일 것 같아요. 포장, 배달도 가능하니 집에서 와인 안주로 곁들여도 좋겠죠?
기댈빙
서울 성동구 성덕정길 47 102호
이치 서울
참외 셔벗
쑥을 활용한 파르페, 아포가토, 크럼블과 솜사탕 컵케이크, 카레 바나나 케이크 등 특색 있는 메뉴로 유명한 ‘이치 서울’의 여름 신메뉴입니다. 여름 제철을 맞아 향이 좋은 참외를 얼린 후 곱게 갈았어요. 참외 얼음에 개운한 페퍼민트와 부드러운 완두 앙금을 곁들여 상큼하게 즐길 수 있답니다. 사진과 텍스트만으로 이미 더위가 가시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제철 과일은 실패하지 않으니까요.
이치 서울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8길 21, 2층
공간갑
푸딩 빙수
대구에서 유명한 푸딩 빙수를 서울에서도 맛볼 수 있습니다. 을지로에 위치한 카페 ‘공간갑’에서 판매하는 푸딩 빙수예요. 비주얼만 봐도 절로 당이 충전되는 기분인데요. 우유 얼음 위에 바닐라빈이 콕콕 박힌 바닐라 크림과 수제 커스터드 푸딩이 올라가요. 거기에 바삭하고 고소한 누가틴(설탕 시럽을 가열한 캐러맬에 아몬드를 넣고 굳힌 것)으로 식감까지 완성해 줍니다. 처음에는 한정 메뉴로 출시됐지만 푸딩 빙수를 위해 찾아온 손님이 대부분일 만큼 큰 인기를 얻어 사계절 메뉴에 등극했습니다. 빙수가 제철인 요즘이라, 주말에는 웨이팅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점 참고하세요!
공간갑
서울 중구 수표로 48-8 1, 2층
부빙 북촌점
와사비 빙수
와사비, 감태, 간장, 하면 어떤 음식이 생각 나나요? 아마도 초밥이나 회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죠. 그런데 이 조합이 빙수와 만났습니다. 북촌에 위치한 카페 ‘부빙’의 스페셜 메뉴, ‘와사비 빙수’예요. 와사비의 은은한 단맛과 알싸하게 톡 쏘는 맛을 느낄 수 있는 빙수입니다. 향긋한 감태가 토핑으로 올라가고, 취향껏 곁들일 수 있는 간장이 함께 제공돼요. 간장 소스를 부어먹는 당고, 와사비 맛 초콜릿을 떠올려 보면 달콤한 디저트와 와사비의 조합이 은근히 매력적일 것 같기도 한데요. 실제로 먹어본 후기에 의하면 각각의 재료들이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맛을 낸다고 해요. 한정 기간 판매한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겼다면 한 번 도전해 보세요.
부빙 북촌점
서울 종로구 북촌로7길 3-4
빵어니스타
비건 피스타치오 빙수
비건 빵으로 유명한 이태원 카페 ‘빵어니스타’에서 판매하는 피스타치오 빙수입니다. 전 메뉴가 비건이기 때문에 빙수도 당연히 비건이에요. 물이나 우유 대신 귀리우유만으로 만든 얼음을 사용해서 담백하고 고소합니다. 귀리 얼음 위로는 피스타치오를 갈아서 만든 소스와 피스타치오 분태가 듬뿍 올라가 마지막까지 진하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요. 입안 가득 풍부한 원물의 맛을 느낄 수 있고, 유제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아 먹고 나서도 속이 편안하다고 해요. 달콤한 디저트를 조금 더 건강하게 즐기고 싶다면 방문해 보세요.
빵어니스타
서울 용산구 보광로 55길 3, 1-2층
묘사서울
완두 빙쑥
‘묘사서울’의 완두 빙쑥은 완두콩의 부드러운 단맛과 은은한 쑥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빙수입니다. 포슬포슬 곱게 갈린 우유 얼음 위에 올라간 연두색 소스가 바로 완두콩 퓌레인데요.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은은한 달콤함이 특징입니다. ‘완두 빙쑥이라더니, 쑥은 어디 있어?’ 싶겠지만, 빙수를 먹다 보면 중간쯤 꾸덕한 쑥 앙금을 만나게 될 거예요. 그때부터는 쑥의 향긋함이 더해져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팥빙수가 지겨워졌다면, 비주얼부터 싱그러운 완두 빙쑥은 어때요?
묘사서울
본점 – 서울 성동구 서울숲 2길 2, 2.5층 (1만 2,000원)
잠실점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2층 (1만 3,000원)
르푸도레
카이막 빙수
천상의 맛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디저트 계를 휩쓸었던 카이막이 빙수와 만났습니다. 카이막은 우유의 지방을 굳혀 만든 꾸덕한 크림으로, 주로 꿀과 함께 먹는 튀르키예 전통 디저트예요. 올해 블루리본에 선정된 삼성동 베이커리 ‘르푸도레’에서는 카이막을 빙수에 접목한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우유 얼음 위로 카이막이 올라가 고소하고 진한 우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달콤함을 더해줄 벌집과 ‘피스마니에’도 토핑으로 제공되는데요. 가는 털실을 뭉쳐놓은 것 같이 생긴 음식이 바로 피스마니에예요. 꿀과 밀가루를 혼합한 튀르키예 전통 간식으로,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게 특징입니다. 우리나라의 ‘꿀타래’와 비슷한 식감과 비주얼이죠. 여기에 기호에 따라 뿌려 먹을 수 있는 인절미 가루가 함께 제공됩니다. 꾸덕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조합에 색다른 풍미까지, 먹는 재미가 있는 빙수예요.
르푸도레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87길 46, 오크우드호텔 1층
About Author
손유정
98년생 막내 에디터. 디에디트 다니고 하고 싶은 거 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