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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 해소 방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 5

술꾼 도시 여자의 경험적 꿀팁
술꾼 도시 여자의 경험적 꿀팁

2024. 07. 16

안녕, 나는 술 이야기 쓰는 에디터 김소영이다. 오늘은 음주와 함께 따라오는 반갑지 않은 친구 ‘숙취’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언제부턴가 술을 많이 마시면 다음 날 몹시 괴로운 탓에 술을 적당히 마시게 됐다. 그러나 마실 술은 세상에 너무나 많고, 적당히 마시는 것으로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숙취를 줄이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고, 이렇게 숙취 해소법도 소개하게됐다. 일단 숙취가 발생하는 이유부터 알아보자.


숙취는 도대체 왜 발생하는 걸까?

숙취 해소

숙취는 술에 들어있는 알코올을 몸에서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겨난다. 숙취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주로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성분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아세트알데하이드는 효소에 의해 아세트산으로 분해되며, 아세트산은 대사 과정을 거쳐 다시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된다. 알코올이 몸속에 들어와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는 과정에서 갈증, 두통, 구토 등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숙취’다. 

쉽게 설명하면, 어쨌든 숙취는 우리 몸에서 알코올을 모두 다 분해하고 나서야 비로소 끝난다는 이야기다. 그럼, 가장 빠르게 숙취를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년간의 음주로 다져온 에디터의 숙취 해소법과 주변 술꾼들의 꿀팁을 가져왔다. 사람에 따라 잘 맞는 숙취 해소법이 다르니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고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보자.


[1]
꼬부기 권법

이 방법은 상당히 간단하다. 이온 음료 1.5L를 모두 마시는 방법이다.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두 가지는 수분 충전과 잠이다. 음주가무를 즐기다 잠을 채우지 못하고 다음 날을 맞이했다면, 수분만큼은 만땅으로 채워주자. 참고로 이 방법은 에디터 주변 술꾼 지인들이 가장 애용하고 있는 숙취 해소법이다. 이들은 물보다 수분을 더욱 빠르게 공급해 줄 수 있는 이온 음료, 특히 파란색 파워에이드 1.5L를 입을 모아 추천했는데…

무려 12시간 동안 술을 먹었던 다음 날, 이 숙취 해소법을 직접 체험해 봤다. 12시간 동안 술을 마시게 만든 모임은 맥주 양조사들과 작정하고 모여 술을 마시는 모임으로 항상 무조건 숙취가 있어 다음 날 약속을 잡지 않는다. 이날도 어김없이 여러 주종의 술을 많이 마신 뒤 헤어졌고, 들어가는 길에 집 앞 편의점에 들러 파워에이드를 구입했다.

그리고 잠들기 전에 반병, 새벽에 깨어났을 때 반병 이렇게 나눠 마셨다. 원래 술을 마신 뒤에 생수를 굉장히 많이 마시는 편이라 이온 음료를 마시는 건 평소와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어나보니 정말 신기하게도 숙취가 없지 않나. 뭐지? 이거 우연인가?

며칠 뒤 한 번 더 실험을 해봤다. 이날은 낮부터 밤까지 맥주를 끊임없이 마셨던 날. 자정이 되니 ‘더 이상 마시기가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다음 날이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바로 편의점에 가서 파워에이드를 구입해왔고 나 홀로 술잔에 파워에이드를 채워 잔을 부딪쳤다. 

이날은 술자리에서 파워에이드 1.5L를 모두 마시고 집에 가서 잠들었는데, 세상에나… 다음날 또 한 번 숙취 없는 말끔한 아침을 맞이했다. 체험해 본 숙취 해소법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최고의 효율을 얻었던 방법. 과연 많은 술꾼이 이용하는 숙취 해소법에는 이유가 있다.

*주의: 파워에이드 1.5L 먹은 후 거울을 보면 입술과 혀가 몽땅 파랗게 물들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랄 수 있다.


[2]
약사의 추천템

약국에 가서 “오늘 술 많이 마실 거예요”라고 말하면 최고의 숙취해소제 조합을 건네준다고 한다. 다음날 숙취가 예상된다면, 미리 돈으로 해결하자. 혹은 예상치 못하게 많이 마셨더라도 다음 날 약사의 약 조합으로 응급 처방해보자. 

물론, 숙취해소제를 먹는다고 해서 숙취를 유발하는 성분이 말끔하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악의 숙취에 시달리고 있을 때 약국에서 산 숙취해소제 조합을 먹고 숙취를 빠르게 해소했다는 후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었다.

와인 시음회가 있던 날, 시음회에 가기 전 지인과 함께 약국에 들렀다. 약사님께 술을 많이 마실 거라고 말하자마자 익숙한 듯 소분된 비닐 팩을 꺼내주셨다. 선반을 보니 가득 채워져 있는 소분된 숙취해소제… 역시 숙취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많은 것이 분명하다.

이날은 숙취해소제를 먹고 와인 시음회에서 50종 정도의 와인을 시음했고, 인근 펍에 들러 맥주도 세 잔 마셨다. 평소라면 무조건 숙취가 있었을 정도의 음주량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다음날 살짝 피곤한 것 빼고는 생각보다 개운하게 일어났다. 술을 많이 마시기 전에는 꼭 이 방법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술을 마시기 전에 먹어야 가장 효과가 좋다고 한다. 단, 이 스킬을 자주 쓰면 약사님과 매우 친해지겠지만 지갑과는 사이가 멀어질 수 있다.

숙취 해소법을 찾고 있던 나에게 에디터B가 영상 하나를 추천해 줬다. 바로 유튜브 채널 ‘술익는집’에 올라온 약국 숙취해소제 영상. 이 영상을 보면 다른 영상을 볼 필요가 없어질 정도로 약국 숙취해소제에 대한 지식을 풍부하게 얻을 수 있으니 꼭 챙겨보시라!

나도 이 영상에 나온 같은 숙취해소제를 구입하려고 해봤으나 약국마다 취급하는 숙취해소제가 달라 모두 구하진 못했다. 그래도 영상에서 알려준 성분을 기억해 두고 얼추 성분이 비슷한 약을 구입하거나 영상을 캡처해서 약사님께 보여드리면 똑같은 제품이나 비슷한 성분의 약을 건네주신다.


[3]
당분 섭취

숙취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꿀물을 건네는 장면, 많이 보았을 것이다. 꿀물은 왜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될까? 알코올을 분해할 때 도움이 되는 성분 중 하나는 당분이다.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시키는 데에는 에너지원이 필요하고, 그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것은 주로 포도당이다. 그래서 당분을 많이 섭취하면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더욱 많이 얻을 수 있다.

술을 마신 뒤 당분이 필요한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음주를 하면 알코올이 간에서 포도당의 합성을 억제해 몸의 혈당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이 가득한 꿀물은 알코올을 해독하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저혈당을 예방하기에도 좋다. 꿀물이 아니더라도 초콜릿, 사탕, 과일 등 당분이 가득한 음식이라면 모두 좋다. 특히, 달콤한 과일은 수분, 당분은 물론 비타민까지 들어가 있어 건강하게 술을 깨는 데 도움을 준다.


[4]
평냉 해장

음주 경력 낭낭한 에디터가 가장 많이 애용하는 해장법. 짭쪼롬하고 시원한 평양냉면으로 메마른 사막처럼 쩍쩍 갈라지는 몸의 갈증을 없애보자. 숙취로 도저히 아무것도 먹을 수 없을 것만 같을 때 육향이 은은하게 감도는 평양냉면의 육수를 마셔보자. 개운하게 스며드는 평냉 육수. 

그 시원한 맛에 빠지면 다음 날 습관처럼 평양냉면집으로 향하는 나를 볼 수도 있다. 술꾼들이 가득한 주류 스마트 오더 플랫폼 회사 ‘데일리샷’의 직원들도 평냉 해장을 애용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숙취 해소법에 대해 알아봤다. 그렇다면, 숙취 해소법 중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없을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숙취 해소 상식을 모아봤다.

Q. 해장으로 매운 국밥이나 기름진 음식이 최고다?

해장을 위해 매운 국물을 먹으면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그리고 땀에 알코올이 함께 빠져나오는 듯 개운하게 해장 되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사실 이런 맵고 짠 음식은 숙취 해소로 추천하지 않는다. 알코올을 많이 마신 다음 날 우리의 위는 많이 약해진 상태다. 이때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우리의 위는 망가지기 쉽다. 피자나 햄버거 등 기름진 음식도 위에서 소화되기 좋지 않으므로 될 수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에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성분이 가득한 콩나물국밥과 북엇국으로 해장해보자. 콩나물에 들어있는 아스파라긴산과 북어에 들어있는 메티오닌 성분이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를 촉진해 빠른 숙취 해소를 돕는다.

Q. 숙취 해소제는 모두 효과가 좋다?

편의점부터 약국까지 수많은 숙취 해소제가 존재한다. 그래서 일반 소비자들은 어떤 숙취 해소제가 가장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2023년 식약처는 숙취 해소 기능성에 대해 표시하고 광고하려면 식약처가 인정하는 범위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 2025년 1월 1일부터 숙취 해소 기능을 표시, 광고하는 숙취해소제는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을 통과해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는 상품인 셈이다. 

따라서, 2025년이면 더 효율적으로 숙취해소제를 고르기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그러나 숙취해소제는 숙취 해소를 도와주는 제품일 뿐, 숙취를 아예 씻은 듯 없애주지 않는다. 약 효과를 너무 신뢰하고 과음하지는 말 것!

Q. 해장술을 마시면 술이 깬다?

해장술을 마시면 반짝 정신이 들고, 피로감과 울렁거림이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것은 몸의 착각! 숙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미약해지는 때부터 농도가 0에 가까워질 때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해장술을 마시는 순간 혈중알코올농도가 짙어져 몸이 마치 회복되는 것처럼 착각하게 될 뿐, 시간이 조금 지나면 더 큰 숙취로 고통이 찾아올 수 있다. 해장술만큼은 꼭꼭 피하자. 


오늘은 음주에 따라오는 불청객 숙취에 대해 알아봤다. 여러 방법들을 소개했지만 결국 개인의 알코올 분해 능력 이상으로 술을 마시면 어쩔 수 없이 고통스러운 숙취가 생길 수밖에 없다. 숙취를 없애려면 본인이 감당 가능한 음주 범위 내에서 술을 적.당.히 마시면 된다. 하지만, 나의 경험상 술은 적당히 마시기가 여간 쉽지 않다. 고로, 위의 숙취 해소법을 하나씩 따라해보고 가장 몸에 잘 맞는 해장법을 찾아나가 보자. 숙취와의 전쟁을 위한 무기는 준비되어 있다. 모두 건투를 빈다.

About Author
김소영

주류 스마트 오더 플랫폼 '데일리샷' 에디터. 술을 사랑해서 술 이야기를 적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새로 마주친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