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객원 에디터 김고운이다. 요즘 살이 스멀스멀 차오르더니 몸이 무거워졌다. 그래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고 있던 와중에 에디터B가 아웃도어 브랜드 케일(CAYL)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제안해서 몹시 반가웠다.
케일은 2011년에 런칭한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로, 특히 집중하는 분야는 하이킹이다. 산의 매력은 무엇일까. 케일 브랜드 스토리 기사를 준비하며 집 근처 북악산을 올라가 보았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주변 풍경은 일상과 전혀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마침내 정상에 올랐을 때 보이는 탁 트인 시야는 모니터 화면과 비교할 수 없는 광활한 풍경이었고, 깨끗하고 맑은 풍경 덕분에 흐린 내 마음도 쾌청해지는 느낌이었달까. 한결 상쾌해진 마음으로 케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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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진심입니다
언제나 그랬듯 이름 뜻부터 시작해보자. 케일(CAYL)은 ‘Climb As You Love’의 약자다. 사랑하는 만큼 올라가라는 뜻. 부담 없이 자유롭게 즐겨야 지속할 수 있을 테니 무조건 높게 올라가라고 말하지 않는다. 최근엔 고프코어나 어반 아웃도어 같은 트렌드의 영향으로 아웃도어와 패션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바람막이가 도심은 물론 명품 브랜드 런웨이에도 등장한다. 그럼에도 케일은 ‘우린 아웃도어 브랜드’라고 말한다. 일상복과 달리 아웃도어 의류는 거칠고 낯선 자연 환경에서 겪는 불편을 해소해준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뿐만 아니라 성능을 중요하게 신경쓸 수밖에 없는데, 케일이 그렇다. 예뻐 보이는 것만 추구하지 않는다. 기능성에 대한 얘기는 조금 뒤에 제품 추천을 하며 덧붙이도록 하겠다.
케일에 대해 찾아보다가 흥미로운 정보가 있었다. 케일은 The Lowest Mountain Hiking Club이라는 일종의 산악회를 운영한다. 당일이나 1박2일로 국내에 있는 산을 다녀오는 방식이다. DM으로 신청하면 산행 일정이 잡혔을 때 순번대로 참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니 함께 관심이 있다면 케일 인스타그램으로 들어가 보자.
하이킹에 대한 경험이 많은 만큼 케일은 하이커의 필요를 누구보다 잘 안다. 생생한 필요를 듣고, 요구를 바탕으로 제품을 기획하고 검증하고 개선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여 얻은 인사이트를 제품에 녹인다.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한 무한한 반복의 과정, 그 아래에에는 산을 향한 애정이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 깊은 애정이 내게도 전달되어 기사를 쓰는 와중에도 몇 번이나 엉덩이가 들썩였다.
그 마음은 뉴발란스에게도 전달되었다. 케일은 뉴발란스와 2021년, 2023년 두 번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아웃도어 제품을 출시했다. 그리고 지금은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미국, 호주, 프랑스 같은 나라의 아웃도어 숍에 진출할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으니 자랑스러워할만 한국의 토종 아웃도어브랜드라고 불러도 손색없지 않을까. 자, 이제 본격적으로 케일 대표 제품에 대해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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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eq pullover
케일의 강점은 단연 디자인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경험하고 관찰한 것들을 바탕으로 제품을 제작했기 때문이다. 아노락 형태의 풀오버에도 재미있는 디테일들이 있다. 먼저 2way 지퍼가 적용되어 내부 공기를 배출한다. 습한 여름철엔 체온을 지키면서도 흘리는 땀으로 인한 습한 공기를 배출하는 투습 기능이 필수다. 입으면 덥고, 벗으면 추웠던 상황은 더 이상 겪지 않아도 된다.
여차하면 전면 주머니를 활용하여 부피를 최소화하여 간편하게 백팩에 넣어 보관할 수 있다. Pertex Equilibrium 나일론 소재를 활용하여 발수, 방풍 기능을 더했고 몹시 가볍다. 여름철 변덕스러운 날씨를 대비해 하나쯤 장만해두는 것도 좋겠다. 구매는 여기에서. 가격은 20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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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e pants
여름철 등산에는 반바지도, 긴 바지도 필요하다. 반바지만 입어도 될 것 같지만, 여름 산은 추울 수 있고 벌레 때문에 긴 바지가 더 좋긴 하다. 긴 바지의 단점이라고 하면 반바지에 비해 통기성이 떨어지는 점인데, 케일의 브리드 팬츠라면 그 단점을 커버할 수 있다. breathe pants, 이름부터 숨을 쉬고 있다. 나일론 스판 원단으로 활동하기 편리하고 허벅지 앞부분과 오금 뒷부분에 메쉬 원단이 적용되어 바지 속에 갇혀 있는 습기를 효과적으로 배출한다.
케일의 옷은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다. 대신 S부터 XL까지 다양한 사이즈가 있어 체형에 따라 맞춰 입을 수 있고, 브리드 팬츠의 경우 허리춤에 있는 웨빙 벨트를 통해 더 여유있게 착용할 수 있다. 좌우에 기본 주머니가 있고 앞뒤로 두 개씩 지퍼 주머니가 있으니 원하는 대로 활용해보자. 구매는 여기에서. 가격은 16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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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흘 Juheul
산을 오르는 방식엔 여러 가지가 있다. 짐을 최소화하여 가볍게 산을 오르는 경량 하이킹부터 달리면서 산을 즐기는 트레일 러닝까지. 그 외 산에서 숙영을 하는 백패킹, 트레일 러닝과 백패킹을 합친 패스트 패킹이라는 방식까지. 케일의 의미처럼 자유롭게 좋아하는 방식대로 즐기면 된다. 다만 그 방식에 따라 아이템이 달라지기 때문에 백팩의 용량이 달라진다. 지금 소개하는 백팩은 당일부터 1박 2일 백패킹까지 가능한 28L 용량의 ‘주흘’이다. 경북 문경에 있는 주흘산에서 이름을 따왔다.
백팩은 안전하고 쾌적한 산행을 위해 필요한 물품들을 효과적으로 수납하는 장비다. 그러면서도 무게를 알맞게 분산시켜 안정적으로 착용할 수 있어야 한다. 주흘은 케일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CAYL GRID FABRIC 원단을 사용해 내구성을 한껏 높였다. 또 가슴끈과 힙벨트가 있어서 산행 도중 등과 어깨의 부담을 줄여준다. 어깨끈에는 물통을 수납하는 주머니가 있다. 그리고 이 주머니를 조이는 스트링엔 비상용 휘슬이 있다. 구매는 여기에서. 가격은 25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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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 mesh shell cap
아웃도어 패션의 핵심은 역시 깔맞춤이다. 그렇다고 상하의를 깔맞춤하기는 부담스럽다. 그럴 땐 모자를 활용해보자. 위에서 소개한 풀오버 아노락과 같은 원단으로 제작된 메쉬 쉘 캡이다. Pertex Equilibrium 나일론 원단과 메쉬 원단을 사용하여 가볍고도 통기성을 높였다.
자외선으로부터 얼굴을 보호하면서 땀도 배출해야 하기 때문에 기능성 모자는 필수다. 후면에 사이즈 조절 스트링은 반사 스트링을 적용하여 야간에도 팀원을 식별하기 용이하다. 고프코어 룩으로 활용하기도 좋다. 고프코어는 주로 나일론 소재 제품이기 때문에 모자까지 나일론이면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다. 매쉬 쉘 캡은 나일론과 메쉬 부분이 조화를 이루어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 그늘진 두 눈에서 느껴지는 하이커의 결연한 의지는 덤이다. 구매는 여기에서. 5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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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king Skirt
아웃도어를 향한 케일의 깊은 애정은 액세서리에서 더욱 드러난다. 하이킹 스커트는 산행 중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 때 착용하는 제품이다. 옷이 젖는 것을 막아 체온을 지켜준다. 허리춤에 둘러 스커트로 착용하거나 어깨를 감싸는 판초 형태로도 착용 가능하다. 역시 전면 주머니를 활용해 간편하게 보관할 수 있다.
옷을 입거나 제품을 사용할 때 여러 상황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기쁨도 있지만 특정 상황에 맞추어 나온 제품을 그 의도대로 사용하는 기쁨 또한 있다. 이 둘의 성격은 다르다. 전자는 물건을 알뜰하게 사용하는 데서 오는 뿌듯함이라면 후자는 의도를 가지고 제품을 만든 사람과 연결되는 듯한 짜릿함이다. 산행 중 갑작스레 비가 와서 챙겨둔 하이킹 스커트를 꺼내 착용할 때 기분을 상상해보자. 실용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짜릿함이다. 구매는 여기에서. 가격은 6만 8,000원.
케일은 아웃도어 브랜드이지만 틀에 갇히지 않고 일상과의 경계를 허문다. ‘목적이 있는 물건’이라는 아웃도어 제품의 목적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낯설고 거친 자연에서 탄생한 옷이 반복되는 일상에 편안하게 녹아드는 것은 당연할 테니까. 이것이 아웃도어의 매력이고 케일의 매력이다.
CAYL
주소 | 서울 양천구 공항대로 594 5층
영업시간 | 수-금 13:00 – 20:00, 토 13:00-18:00 (일-화 정기휴무)
인스타그램 | @cayl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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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운
패션 관련 글을 씁니다. 헛바람이 단단히 들었습니다. 누가 좀 말려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