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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찐이야, 성수 빈티지샵 추천 5

빈티지 안경샵부터 프리미엄 셀렉샵까지
빈티지 안경샵부터 프리미엄 셀렉샵까지

2024. 03. 28

안녕! 중학생 때부터 동묘 구제시장을 들락거렸던 빈티지 애호가, 에디터 유정이다. 7년째 거주하고 있는 성수동에 최근 빈티지 바람이 불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포구에 몰려있던 빈티지샵이 성수동으로 옮기거나 2호점을 내는 경우가 많아졌고, 첫 오프라인 샵을 내는 신생샵도 생겼다. 곳곳에 포진한 수많은 성수 빈티지샵 중 마음에 들었던 5곳을 소개한다. 빈티지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깔끔한 컨디션의 샵부터 브랜드 제품을 노리는 사람을 위한 프리미엄 셀렉샵까지, 다양하게 구성했으니 참고가 되길 바란다.



빈티지 안경을 모아 모아
<오래된 숲>

[출처: 레이 인스타그램 @reinyourheart]
[출처: 허윤진 인스타그램 @jenaissante]
[출처: 카리나 인스타그램 @katarinabluu]
[출처: 로제 인스타그램 @roses_are_rosie]

안경의 유행이 돌아왔다. 시력 교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스타일의 완성’을 위해 안경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괴짜 같은 매력을 뽐내는 ‘긱 시크’ 트렌드에 맞춰 촌스러운 듯 스타일리시한 빈티지 안경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안경 러버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곳, 참새의 방앗간 같은 빈티지샵 ‘오래된 숲’을 소개한다.

성수 빈티지샵 오래된 숲

‘오래된 숲’은 8~90년대의 빈티지 아이웨어를 주로 선보인다. 비교적 무난한 뿔테 안경부터 클래식한 디자인의 무테 안경, 이른바 잠자리 테로 통하는 투브릿지 안경, 한사랑 산악회가 쓸 것 같은(?) 고글형 선글라스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입고되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긱 시크 트렌드에 사뿐히 탑승하고 싶다면 방문해 보자. 나는 취재차 방문해 두어 개를 착용해 봤는데,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안 어울려서 깜짝 놀랐다. 찰떡같은 안경을 찾기 위해 냉정하게 평가해 줄 친구를 대동하기를 추천한다.

성수 빈티지샵

빈티지 안경 가격은 1~3만 원대. 안경알은 대부분 임시로 끼워 둔 데모 렌즈이거나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흠집이 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거하거나 교체하는 걸 권장한다. 안경을 구매하면 ‘old forest’가 금박으로 각인된 케이스와 안경닦이가 함께 제공된다.

성수 빈티지샵

안경과 선글라스뿐만 아니라 빈티지 의류와 잡화도 소량 전시되어 있다.

빈티지한 패턴과 색감의 헤어핀도 판매하고 있는데, 입고할 때마다 금세 품절되는 인기 상품이다. 플라스틱보다 내구성이 좋고 환경친화적인 ‘셀룰로오스’ 소재로 만들어졌다.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광택감은 덤! 가격은 3~5,000원 정도.

오래된 숲

주소 서울 성동구 광나루로 154
영업시간 12시~20시 (수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loveoldforest_room



프리미엄 빈티지를 원한다면
<주코빈티지>

성수 빈티지샵

‘주코빈티지’는 버버리, 프라다, 루이비통 등 하이엔드 브랜드 의류를 중심으로 구성된 빈티지 셀렉샵이다. 빈티지의 매력 중 하나는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국내 빈티지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일부 제품에는 간혹 과도하게 높은 금액이 책정되기도 한다. 주코빈티지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로 빈티지 제품을 선보인다. 내가 방문한 날을 기준으로 버버리 니트 베스트는 13만 원, 입생로랑 블루종은 15만 원, 셀린느 호보백은 33만 원대였다.

성수 빈티지샵

명품 브랜드 제품은 아니지만 좋은 컨디션의 탐나는 옷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이날 방문한 다섯 매장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성수 빈티지샵

구매하고 싶었던 아이템 중 하나는 바로 이것. 단추로 잠그는 일반 청자켓과는 다른 집업 형태에 클래식한 진청 컬러, 가슴 포켓과 팔꿈치의 스티치로 평범한 듯 디테일이 숨어있는 데님 바이커 자켓이다. 오염이나 하자도 전혀 없었다. 가격도 6만 5,000원으로 적당했다.

조금 더 추운 날씨에 발견했다면 바로 카드를 꺼내 들었을 것 같은 봄버도 발견했다. 바스락거리는 나일론 소재에 야구 점퍼 같은 배색 시보리가 특징. 자칫 무난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브랜드 로고와 문양이 새겨진 단추 디테일이 살아있다. (등판에 멋스럽게 새겨진 레터링 자수가 화룡점정이나… 미처 못 찍었다.)

*별도로 피팅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주코빈티지

주소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50, 지하 1층
영업시간 매일 11시~21시
인스타그램 @zuko_seongsu



보물찾기하는 재미

<밀리언카이브>

성수 빈티지샵

‘밀리언아카이브’는 맨 처음 문을 연 2017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8년째 성수동을 대표하는 빈티지샵으로, 터줏대감 같은 매장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편집샵 형태의 매장과는 다른 창고형 샵이다. 특징은 어마어마한 물량 공세. 커다란 창고 안에 옷이 빽빽하게 걸려있다.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하자가 있거나 살짝 난해한 옷도 섞여 있는데, 대신 가격대가 저렴하다.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발굴하면 보물 같은 옷을 저렴하게 건질 수 있다.

[출처 @millionarchive] 
[출처 @millionarchive] 
[출처 @millionarchive] 

밀리언아카이브는 시즌별로 컨셉을 정해 기획전을 운영한다. 봄에는 원피스, 여름에는 하와이안 셔츠, 가을에는 스웨터와 자켓,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스웨터 등을 모아놓고 판매하는 식. 지난해 여름에는 쇼핑백을 나눠주고 원하는 만큼 티셔츠를 골라 담으면 일괄 3만 5,000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나는 친구와 둘이 합쳐 소소하게 7장을 샀는데, 인스타그램을 보니 최대 12장을 담는 데 성공한 사람도 있더라. 다양한 이벤트와 기획전 소식은 인스타그램에 업데이트되니 참고해서 득템을 노려보자.

성수 빈티지샵

참고로 지금은 겨울에 열린 스웨터샵이 아직 진행 중이나, 거의 끝물이라 봄에 입기 좋은 청자켓과 셔츠가 주를 이루고 있다. 별도 피팅룸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 입고 간 옷 위에 껴입어볼 수 있게 단조로운 차림새로 가는 걸 추천한다.

밀리언아카이브

주소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5길 24-18
영업시간 매일 13시~20시
인스타그램 @millionarchive



클래식부터 스트릿까지
<블루웨어>

성수 빈티지샵

‘블루웨어’는 이날 방문한 매장 중 가장 다양한 품목과 스타일을 소화하고 있었다. 행거마다 청자켓, 레이싱 자켓, 카고 팬츠, 폴로 니트, 롱스커트 등을 종류별로 모았다. 클래식하고 모던한 스타일부터 스트릿, 웨스턴, 러블리한 스타일까지 총망라해, 아직 확고한 취향은 없지만 빈티지한 룩을 시도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헐렁한 청바지와 기막히게 잘 어울릴 것 같은 티셔츠가 눈에 들어왔다. 찰랑이는 얇은 면 소재에 빈티지한 프린팅이 마음에 들어서 가격을 확인해 보니 19만 5,000원(괜히 얘만 세탁소 비닐이 씌워진 게 아니었다). 나중에 검색해 보니 미국 유명 헤비메탈 밴드 ‘밴 헤일런’의 1993년 투어 당시 특별 제작된 티셔츠로, 꽤 희소성 있는 아이템으로 추정된다. 빈티지는 이렇게 옷에 담긴 세월과 이야기를 알아가는 맛이 있다.

[출처 @bluewear.seoul]

빈티지 옷은 얼추 눈대중으로 핏을 가늠할 수 있는 요즘 옷과는 다르다. 최신 트렌드를 감안해서 만들어진 옷이 아니기 때문에, 웬만하면 입어보고 난 뒤 구매하는 게 좋다. 보기엔 예뻤는데 막상 입어보니 충격적인 핏이 나올 때도 있고, 미처 몰랐던 디테일을 발견할 수도 있다. 블루웨어에는 널찍한 피팅룸이 마련되어 있어 편하게 입어보면서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다.

블루웨어

주소 서울 성동구 서울숲 4길 15, 2층
영업시간 매일 12시~20시
인스타그램 @bluewear.seoul



빈티지가 익숙하지 않다면
<리뉴드>

성수 빈티지샵

‘리뉴드’는 지난 12월에 문을 열어 오픈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상 매장이다. 전국 의류 수거 서비스를 운영하는 ‘리클’에서 수거한 헌 옷을 선별해서 판매한다. 오래된 옷 자체의 가치와 희소성보다는 지속가능성과 자원의 순환에 초점을 맞춰 운영한다.

성수 빈티지샵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제품이 검수를 마치고 깔끔하게 세탁, 살균된 상태로 옷걸이에 걸린다는 것. 그 덕분인지 리뉴드에서는 대부분의 빈티지샵에서 나는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리뉴드에는 아디다스, 나이키, 코스, 자라, 무신사 스탠다드 등 중저가 브랜드의 제품이 많았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최근 의류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그래서 빈티지샵이라기보다는 ‘당근마켓 편집샵’ 같은 느낌이랄까. 특별한 디자인을 찾기 보다는 깔끔한 중고 의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고 싶은 사람, 위생에 대한 걱정이 빈티지 진입 장벽이었던 사람에게 추천한다.

*더 이상 입지 않는 옷을 기부하면 20%를 할인해 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리뉴드

주소 서울 성동구 연무잘19길 11 
영업시간 매일 12시~20시
인스타그램 @renewed.official

About Author
손유정

98년생 막내 에디터. 디에디트 다니고 하고 싶은 거 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