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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화장품도 다 있소, 다이소 화장품 추천 5

국가권력급 가성비, 다이소 화장품 5종
국가권력급 가성비, 다이소 화장품 5종

2024. 03. 19

안녕, 나는 객원 에디터 ‘보요’다. 전업 에디터는 아니고 현직 뷰티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코스메틱 덕후, 소위 ‘코덕’이라고 불리고 있다. 화장업계에 몸담으면 탈덕하게 된다는 말이 무색하게 아직도 화장품 팔아 번 돈으로 열심히 화장품을 모으고 있다. 최근 제품력과 극강의 가성비로 뷰티업계 무소불위 권력가였던 올리브영마저 잔뜩 견제하게 만든 곳이 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다이소! 나부터도 즐거운 소비자의 가슴과 착잡한 동종업계 종사자의 이성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바, 오늘은 이성을 잠시 내려놓고 업계 종사자가 사용해 본 다이소 화장품을 추천해 보도록 하겠다.

잠깐! 그 전에 오늘은 기초 추천템이 많아 피부 타입별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므로 본인의 피부 유형을 먼저 설명해 보겠다. 나는 U존(볼과 턱라인)은 건성, T존(이마와 코)은 지성인 복합성 피부이다. 큰 여드름보다는 면역력에 따라 좁쌀 트러블이 자주 올라오는 편이기 때문에 평소 진정, 수분케어에 집착하는 편이다.


ASUS 시카카밍 토너 패드

(100매입/5,000원)

다이소 화장품

‘토너 패드’라는 제품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소비자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굳이 비싼 토너 패드를 구매하는 것보다 토너와 화장솜을 따로 구매해 직접 적셔 사용하는 방법이 훨씬 저렴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토너 패드의 편리함에 눈을 뜬 순간, 어느샌가 모든 기초 브랜드에서 너도나도 토너 패드를 출시하는 ‘대토너패드시대’가 도래했다.

시카카밍 토너 패드는 100매에 5,000원. 장당 50원이라는 극강의 가성비로 토너 패드의 단점이었던 ‘비싼 가격’을 극복했다. 심지어 상자 안에 패드를 위생적으로 집어 올릴 수 있는 집게까지 구성품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해당 제품은 수분 보충과 피부 진정에 효과적인 병풀 추출물이 15% 함유돼 예민한 민감성 피부를 케어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그건 병풀 추출물이 잘 맞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사항이니 본인이 병풀 추출물이 잘 맞는 사람인지 미리 확인이 필요하다.

처음 제품을 오픈하고 통에 담겨 있던 에센스의 양에 놀랐다. 생각보다 에센스가 넉넉하게 담겨 있어 패드 제일 윗부분까지 마르지 않고 촉촉하게 적셔 있었다. 사용해보니 트러블 진정은 미미했지만, 수분 충전과 즉각적인 쿨링감이 느껴졌다. 아침 샤워 후 얼굴 이마, 코, 볼 부분 위주로 붙이고 드라이기 바람에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게 보호하거나, 운동 후 열감이 오른 피부를 진정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줬다. 토너 패드는 1번에 1장씩 사용하는 마스크팩과 다르게 최소 2장 이상씩 사용해야하기 때문에문에 부담 없이 팍팍 사용할 수 있는 무난템으로 추천한다.


동국제약 마데카21 테카솔루션 수딩 스팟젤

(15ml/3,000원)

다이소 기초제품 좀 안다는 사람은 보일 때마다 한 아름 쟁여 오는 ’마데카21‘ 라인. 동국제약에서 출시한 기초라인으로 예민한 피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저자극 진정 제품군으로 토너부터 크림까지 제품 라인이 다양해서 2-3만 원만 투자하면 기초케어의 A-Z를 책임질 수 있다. 해당 라인 중에서는 제일 유명한 제품은 크림도 앰플도 아닌 바로 수딩 스팟젤.

스팟 젤은 투명한 겔 형태로 피부 위에서 부드럽게 펴 발리는 제형이다. 어느 정도 수분감도 포함되어 있어서 트러블성 지성피부라면 스팟젤 사용 후 크림 단계도 생략 가능하다. 나는 앞서 얘기했듯이 부분이 U존이 건성인 복합성 피부라 U존 위주로로 수딩 크림까지 발라주니 피부가 건조하지 않고 촉촉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최근 직장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으로 어김없이 나타난 좁쌀 트러블을 잠재우기 위해 약 일주일간 본격적으로 사용해 보았지만, 상세 페이지에 적혀 있던 1회 사용 극적 효과는 없었다. 그래도 꾸준히 스팟 위주로 사용한 지 3-4일쯤부터 좁쌀과 붉은 기가 진정되고 조금씩 가라앉는 것이 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미 구입 전부터 극찬의 간증 후기를 너무 많이 들은 탓일까? 기대만큼의 초고속 트러블 진정 효과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시중 드럭스토어에서 판매하는 트러블 스팟 제품과 상당히 유사한 효과를 3,000원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과 매일 사용해도 자극 없이 순한 데일리 트러블 케어 제품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재구매 의사가 있다.


VT 시카 슬리핑 마스크

(4ml/6개입/3,000원)

다이소에서 가장 유명한 뷰티 제품은? 두말할 것도 없이 VT에서 출시한 ‘리들샷’. 그동안 알음알음 코덕들 사이에서 입소문만 타던 다이소 뷰티라인을 단숨에 대중화시킨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번에 내가 소개할 제품은 같은 VT 제품이지만 리들샷의 후광에 가려져 초기엔 관심을 받지 못했던, 그러던 중 리들샷 오픈런을 실패하고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우연히 구매한 소비자 사이에 소문이 퍼져 급부상한 아이템인 시카슬리핑 마스크이다.

병풀 추출물은 물론, 쑥 추출물, 자작나무 추출물, 내추럴허브 컴플렉스, 3중 히알루론산 등 이름만 들어도 피부 진정과 수분케어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성분이 다양하게 함유되어 있고, 6포가 들어 있는 구성이 3,000원이라 개당 500원으로 무난한 가성비까지 챙겼다.

솔직히 팩하는 것 너무 귀찮다. 좋은 건 아는데 막상 실천하기엔 힘들다.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시간보다 헬스장에 가기 위해 마음먹는 시간이 더 긴 것처럼. 하지만 슬리핑 팩은 말 그대로 잠자면서 하는 스킨케어로 수분크림처럼 바르고 잠들기만 하면 되니까 확실히 심리적 부담감이 덜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치덕치덕 얼굴에 펴 발라주고 똑바로 누워 꿀잠에 들면 끝.

일단 바르면 서서히 쿨링감이 느껴져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얼굴과 목에 바르면 극락을 경험할 수 있다. 제품을 밤에 바르고 잠들면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침 특유의 속 건조와 얼굴 붉은 기가 개선되는 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얼굴에 케이크 아이싱을 하는 것처럼 듬뿍 발라도 아침이면 산뜻하게 흡수되어 있어서 물 세안만 해도 찝찝하지 않은 점이 장점.

다이소 기초 꿀조합 하나 추천하자면, 슬리핑 팩과 1회용으로 소분해서 판매하는 린제이 모델링팩을 함께 구매해 슬리핑 팩을 바른 피부 위에 모델링팩을 얹어주면 흡수력이 배가 되고 얼굴의 열감을 내려줄 쿨링감도 느낄 수 있다. 사실 이 방법 또한 은근히 귀찮으므로 중요한 일정 전날 한 번씩 해보는 걸 추천해 드린다.


비프루브 마린 수분광채 선젤 SPF50+,PA++++

(50ml,5,000원)

선크림은 의외로 고르기에 까다로운 제품이다. 메이크업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선크림이 베이스 지속력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기도 하며, 예민한 피부의 사람들에게는 눈 시림과 심하면 트러블까지 유발할 수 있으니,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생각하며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비프루브 마린 선젤은 유기자차 선크림이다. 모르는 분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유기자차’는 유기화학 성분으로 자외선을 흡수해 소멸시키는 선크림이고 ‘무기자차’는 피부 위에 막을 형성시켜 자외선을 반사하는 선크림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기자차’는 발림성이 좋고 백탁현상이 없는 대신 눈 시림이나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고, ‘무기자차’는 바르는 즉시 자외선 차단이 가능하고 트러블 유발 가능성이 적은 대신 뻑뻑한 발림성과 백탁현상이 특징이다. 최근엔 두 특징의 장단점을 보완해 ‘혼합자차’라는 선크림도 탄생해 선택의 폭이 많이 넓어졌다.

SPF50+,PA++++의 준수한 자외선 차단력을 가지고 있고, 제형은 선젤이라고 하기엔 조금 더 크리미한 크림에 가까워서 수분크림을 바르는 느낌이 들었다. 유기자차라 정말 피부에 백탁 없이 고르게 잘 펴 발라졌지만, 에센스가 함유됐다는 점과 수분 광채를 강조한 만큼 미친 듯한 촉촉함과 광이 느껴지지 않았다. 생각보다 번들거림 없이 피부에 산뜻하게 마무리되는 편이라 오히려 좋아(?) 가장 걱정했던 눈 시림도 없어서 아주 만족.

최근 외국인 친구들과 얘기하다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해외에선 선크림을 고를 때 의외로 발림성보단 성분을 더 까다롭게 본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해양 생태계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봐’에서 비롯된 걱정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선크림에 당연하게 들어갔던 화학성분들이 바닷속 산호초를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이 공론화되면서 친환경적인 선크림도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 비프루브 마린 선젤도 옥시벤존, 옥티노세이트 성분을 배제해 휴양지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RGIII 레드진생 스칼프 스케일러

(100 ml/5,000원)

탈모는 이제 남녀를 모두 아우르는 고민거리로 대두됐다. 그러나 선뜻 값비싼 탈모 케어 제품을 덜컥 구매하기엔 고민되었던 분들에게 다이소의 탈모 관리 입문템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RGIII 레드진생 라인은 샴푸, 스케일러, 토닉 등 탈모케어를 위해 출시된 제품군이다. 나는 평소에 두피 뾰루지가 자주 생기는 편인데, 두피에 생기는 뾰루지는 높은 확률로 두피에 남은 유분기나, 잔여물 때문에 유발되기 때문에 두피를 깨끗하게 케어할 수 있다는 스칼프 스케일러를 사용해 보았다. 레드 진생이라는 이름답게게 홍삼 추출물, 인삼 전초 추출물, 고 삼 뿌리 추출물 등 다소 한약 같은 성분들이 들어있는데, 그래도 향기는 무난한 허브향이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제품 안에 소금이 34% 함유되어 있어 충분히 물에 젖은 두피 가르마 사이사이 도포하고 손으로 마사지 후 물로 씻어내면 된다. 소금 때문에 뻑뻑하거나 두피에 자극적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제형이 부드러웠고 물과 만나면 거품도 풍성하게 만들어져서 샴푸 대용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다. 사용 후에는 확실히 두피가 시원하고 개운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케일러 제품은 두피에 직접적인 자극을 줄 수 있어 민감 두피는 주 1~2회, 지성 두피는 주 2~3회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오늘 소개한 다이소 뷰티템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말이다. 최근 색조 브랜드 손액박과 기초브랜드 닥터지가 다이소에 새로 입점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터라 앞으로도 다이소 오픈런은 계속될 것 같다. 파격적인 가격 정책과 가성비 전략으로 최근에 10대 소비자들이 화장품 구매처가 올리브영에서 다이소로 전환됐다는 이슈와 함께 다이소 뷰티라인에 입점할 수 있는 기준이 바늘구멍처럼 좁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업계 사람한테 전해 들었다. 정말 다이소가 올리브영의 대항마가 되어 소비자들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이어갈지, 제품 독과점으로 제2의 올리브영이 될지 앞으로의 다이소의 행보가 더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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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요

뷰티를 좋아해 뷰티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늘 아래 같은 화장품은 없다고 생각하는 뷰티 맥시멀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