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는 나에게 가장 은밀한 취미다. 머릿속이 번잡스러운 날엔 빨래를 한다. 사실 그리 거창한 건 아니다. 힘쓰는 일은 세탁기가 다 해주니까. 하지만 깔별로 빨랫감을 골라내고. 세탁기가 다 돌기까지 1시간 40분 정도를 기다리고. 기분 좋은 향기가 나는 차가운 빨래를 꺼내 ‘탁’하고 물기를 털어 햇볕에 말리는 일. 이 일련의 과정은 마음을 정갈하게 한다. 바삭하게 마른 옷을 차곡차곡 개는 일은 또 어떻고. 그중 가장 좋아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수건 개기다. 아아, 각 잡힌 수건을 열 맞춰 욕실장에 넣을 때의 환희란!
나의 내밀한 취미에는 좋은 파트너가 필요한 법. 아마 몰랐을걸? 세제에도 명품이 있다는 것을. 얼마 전, 날이 좋아 휘적휘적 가로수길을 걷다 이곳을 발견했다. 패브릭 코스메틱 런드레스다.
아무래도 요즘 가장 핫한 도시는 서울인 게 분명하다. 서울에 바로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첫번째는 당연히 브랜드가 태어난 곳이다)를 내는 글로벌 브랜드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세상 모든 일에 바짝 안테나를 세우고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저력인가? 아무튼, 가로수길에 있는 런드레스도 뉴욕에 이어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다. 매장에 들어서면 나는 기분 좋은 향기, 용량 큰 드럼 세탁기, 아기자기한 세제들까지. 이곳은 내가 꿈꾸던 세탁실의 ‘실사판’이더라.
런드레스는 드라이클리닝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사실 ‘드라이클리닝 필요’라고 쓰여있는 옷의 90%는 집에서도 충분히 세탁이 가능하다. 물론 올바른 세제만 준비된다면 말이다.
요즘은 셔츠 한 장을 단돈 900원에 드라이 클리닝을 할 수 있는 시대다. 물론 이런 경우 공장에서 한꺼번에 아주 많은 양을 세탁하기 때문에 옷의 얼룩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지워 줄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실제로 나도 몇 번 맡긴 적이 있는데, 결과는 언제나 실망스러웠다. 또한 세탁소는 화학약품으로 세탁을 하기 때문에 옷에 독성이 남을 수도 있다. 당연히 환경에도 좋지 않다. 반면 런드레스의 성분은 친환경적이다. 계면활성제는 코코넛과 설탕에서 추출했고 때를 지우고, 색을 보존하기 위한 다른 성분도 모두 자연에서 왔다.
좋은 옷에는 좋은 관리를. 이것이 바로 런드레스의 철학이다. 비싼 옷일수록 관리가 중요하다. 런드레스는 섬유별 특징에 맞춘 가장 효과적인 원료를 엄선해 세세하게 나눴다. 물론 집에서 옷마다, 소재마다 세제를 다르게 하기란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옷을 세탁할 수 있는 ‘시그니처 디터전트’와 속옷이나 실크를 위한 ‘델리케이트 워시’ 정도를 갖추는 것이 좋은 시작이 될거라 생각한다.
사실 런드레스의 꽃은 바로 ‘스테인 솔루션’이다. 이미 여기저기에서는 런드레스의 스테인 솔루션에 대한 간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떡볶이 국물, 커피, 기름 등 어떤 얼룩도 스테인 솔루션 몇 방울이면 마법처럼 지워진다. 이건, 뭘 먹을 때마다 자꾸 흘리는 우리 에디터H 하나 사드려야겠어요.
어쩌면 누군가는 무슨 세제를 이렇게 비싼 걸 쓰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1L에 3만 3,000원이란 사악한 가격을 추천하다니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할 지도 모르고. 그런데 좋은 옷은 좋은 케어가 필요하다. 제아무리 비싼옷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싸구려 티셔츠처럼 후즐근해지는 건 한 순간이다. 게다가 이걸로 내 빨래하는 주말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 좋은 걸로 빨래를 하면 기분이 좋크든요.
아, 이건 순수한 나의 호기심. 혹시 나처럼 빨래 좋아하시는 분?
런드레스 스테인 솔루션
Point – 세상의 때로부터 깨끗해지고 싶을 때 사용하세요
Price – 33,000원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