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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용 모니터, 뭐 살까 고민된다면?

LG 울트라기어 게이밍모니터로 디아블로4를 플레이해봤다
LG 울트라기어 게이밍모니터로 디아블로4를 플레이해봤다

2023. 10. 06

“야, 나 OO 살 건데 추천 좀.” 디에디트 에디터가 된 후로 친구들에게 꾸준히 받는 질문이다.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지 않은 것,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으니까. 정보의 바다에서 표류하기보다는 가까운 친구에게 묻는 건 효율적이고 현명한 방법이다. 친구들은 내게 이어폰, 노트북 같은 전자제품이나 출근할 때 메기 좋은 가방을 알려달라고 말한다. 성수동에서 소개팅을 한다는 A는 적합한 장소를 물어보고, 집들이를 가는 B는 어떤 선물이 좋을지 물어본다. 혹시 여기까지 읽고 “너무 귀찮을 것 같은데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행히 나는 에디터이기 때문에 그 과정이 즐겁다. 이조차도 언젠가 인공지능이 대체할지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넓은 집으로 이사한 친구가 톡을 보냈다. “모니터 한 개 살까 싶은데 살까 말까 고민됨. 근데 모니터가 꼭 필요함?” 나는 대답했다. “있으면 훨씬 좋음.” 그리고 이어진 말은 당연히 “그럼 추천 좀.”

제품 추천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건 구매 목적과 금액이다. 용도가 게임인지 사무용인지를 파악한 후, 다음 스텝으로 가격 상한선에 맞춰 제품을 고르면 된다. 오늘은 어떤 모니터를 살까 고민하는 분들에게 두 가지 모니터를 소개하려고 한다. 하나는 게이밍모니터, 다른 하나는 가볍게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전천후 모니터다. 우선 게이밍모니터부터.


[1]
“오직 게임을 위해”
32GR93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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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기어 게이밍모니터 32GR93U는 게임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가장 비싼 게이밍모니터는 아니어도, 스펙에서 모자람이 없는 모니터를 원해요.”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출하가는 109만 원.

전자제품은 스펙과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철저히 구분된다. 쉽게 말해 싼 건 싼 이유가 있고 비싼 건 비싼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비슷한 원단을 써도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패션 아이템과는 다르다. 그러니 이중구매하지 말고 목적에 부합한다면 비싸다고 생각하지 말고 처음부터 좋은 모니터를 사길 권한다. 32형으로 출시된 32GR93U는 첫 구매에 좋은 게이밍모니터를 사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기 좋은 모니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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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해상도는 4K UHD에 DisplayHDR™ 400을 지원하고, IPS 패널을 사용했기 때문에 시야각이 훌륭하다. 어느 각도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32GR93U는 기본적으로 게이밍모니터이고, 이 말은 다른 목적으로 쓰기에도 좋다는 걸 의미한다. 사실 게이밍모니터라는 것은 대부분의 스펙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볼 때도 만족스럽고, 틸트와 피벗, 높낮이 조절이 되기 때문에 덕질하는 아이돌의 세로 영상을 볼 때도 좋다. 아참, 일할 때도 좋다.

* HDR 소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하기의 구동조건이 필요합니다.

– 단자: DP 1.4 또는 HDMI 2.1(DSC지원) 단자로 연결
– 그래픽카드: NVIDIA GTX 10시리즈 이상, AMD RX400 이상, Intel UHD Graphic 600 시리즈 이상
– 운영체제: Windows 10(v.1803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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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비는 1,000:1이다. 명암비는 명과 암의 비, 즉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대비를 말한다. 명암비가 클수록 어두운 것은 더 어둡게, 밝은 부분은 더 밝게 표현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사실 영화 감상이 주 용도라면 명암비는 높을수록 좋다. 하지만 게이밍모니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특히 FPS 같은 장르의 게임을 할 때는 어둠 속에 숨은 적과 싸워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어둠을 더 어둡게 표현하는 건 전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1,000:1은 그런 맥락에서 게이밍모니터에겐 적당한 명암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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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속도는 1ms(GtG as Faster)로 기민하고 민첩하게 반응해야 하는 전투 상황에 적합하고, DCI-P3는 95%다. 여기서 말하는 DCI-P3는 색재현력을 의미한다. 아까 게이밍모니터에서는 명암비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고 했는데, 색재현력은 높을수록 좋다. 게임 제작사에서 구현한 의도에서 최대한 즐길 수 있다는 뜻이 되니까. 음악이든 영화든 깊게 좋아하게 되면 훼손되지 않은 원본을 즐기고 싶은 게 마니아의 마음이다. 게이밍모니터에서도 그런 욕심이 있을 수 있는데, 32GR93U는 그런 욕망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스펙이다. 여기서 이제 더 프리미엄을 쓰고 싶다면 올레드 디스플레이로 넘어가면 되는데 그건 끝판왕이니까 나중에 생각하자.

* GtG : Gray to Gray의 약자로 픽셀이 밝은 회색에서 어두운 회색까지 넘어가는 시간의 측정치입니다.
* 1ms대(GtG) 응답속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매우 빠르게 모드’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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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 몇 달 동안 ‘디아블로4’에 푹 빠져 퇴근 후에 피씨방을 들렀다. 피씨방에서 디아블로를 하는 건 매번 즐거웠는데 딱 한 가지가 아쉬웠다. 그게 바로 모니터다. 사운드는 헤드폰을 끼면 해결이 되고, 성능도 나쁘지 않았는데 모니터의 해상도와 색재현력은 참 아쉬웠다. 리뷰를 하며 32GR93U를 써보니 더 체감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해 때깔이 다르고, 그로 인해 몰입감도 다르다. 취미로서의 게임을 더 잘 즐기고 싶다면 피씨방을 가기보다는 내 방을 피씨방 프리미엄 좌석으로 만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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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보기에만 좋은 건 아니다. 144hz 주사율, G-SYNC®Compatible 지원으로 해골이 떼로 몰려오고 여기저기서 시체가 폭발해도 막힘없이 스무스하다. ‘디아블로4’ 외에 ‘P의 거짓’도 하고,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킬 더 크로우즈’ 같은 귀여운 게임도 해봤다. 요구 사양이 더 낮은 만큼 잘 돌아가는 건 물론이고, 화면 속 움직임이 부드러워서 만족스러웠다. PC게임뿐만 아니라 HDMI 2.1 지원을 지원하기 때문에 콘솔게임도 좀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 모니터의 고주사율 수치는 사용자의 그래픽카드의 성능에 따라 상이할 수 있습니다.
* 144Hz 주사율은 PC와 연결했을 때 기준입니다.
* HDMI 2.1 또는 DP 1.4 단자 연결 기준.
* HDMI 사용은 HDMI 2.1 및 HDMI 2.1 케이블을 지원하는 그래픽 카드가 제대로 작동해야 합니다. (그래픽 카드는 별도 판매입니다.)

모니터 하단에는 빠르게 설정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 음량은 물론이고, 어두운 환경을 밝게 만드는 다크맵 모드, FPS 장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조준점 모드도 쉽게 세팅할 수 있다. 버튼 바로 옆에는 4극 헤드셋 단자가 있어서 불편하게 데스크탑 본체에 연결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게이머를 위한 배려있는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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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울트라기어 시리즈의 헥사곤 디자인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직선적으로 뻗은 선과 각진 모서리가 강인하게 느껴진다. 특히 모니터 후면에서 반짝거리는 헥사곤 라이팅은 게임 세계에 더 진득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2]
“모든 목적에 어울리도록”
32UP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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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돌아가면 좋지. 그래도 엄청 좋을 필요는 없어.
사무용으로 주로 쓰다가 유튜브, 넷플릭스, 게임은 서브로 하고 싶어.”

32UP830은 그런 사용자를 위한 모니터다. 위에서 말했지만 게이밍모니터는 일단 고스펙이기 때문에 사무용 모니터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사무용 모니터를 찾는다면 스펙과 가격을 낮추면 된다. 문서 작성하는 데 주사율이 높을 필요가 없고, 구글 검색을 할 때 티어링 현상이 발생할 일도 없으니까. 그렇다고 32UP830이 32GR93U의 하위 호환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다. 출하가가 50만 원 정도 더 저렴하긴 하지만, 덜 들어가거나 덜어낸 게 아니라 다양한 목적으로 쓰기 좋게 만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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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는 UHD, 명암비는 1,000:1로 32GR93U와 동일하고, IPS 패널을 사용했다는 점도 같다. 이정도라면 시각적으로는 충분히 만족하며 사용할 수 있다. 응답속도는 5ms(GtG at Faster), 색영역은 DCI-P3 90%다. 응답속도나 색재현력을 보면 아무래도 본격 게이밍모니터와 비교하면 아쉬울 수 있지만, 라이트한 게이머에게는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나도 라이트한 게이머이다보니 특별히 아쉬움을 느끼지 못했고, 특히 FPS 장르를 하는 게 아니라면 체감할 일은 많지 않을 거다.

1400_retouched_-65 [32UP830도 틸트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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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대 숫자로 스펙을 비교하면 당연히 차이가 있지만, 이 모니터는 게이밍모니터가 아니라 올라운드 모니터라는 걸 기억하자. 유튜브를 보거나 문서 작성을 위해 창을 여러 개 띄워놓고 일을 하기엔 충분하다. 틸트, 피벗, 높낮이 조절이 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세로 영상을 감상하기도 좋고, 노트북을 연결해 세로로 돌려놓고 보조 모니터로 쓰기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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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후면 포트 구성을 보면 더 좋은 점도 있다. 60W로 충전되는 USB-C 포트가 있어서 노트북을 연결하면 바로 모니터와 연결되면서 충전까지 된다. 요즘에는 노트북을 메인 디바이스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 모니터와 연결/해제가 빈번한데 USB-C로 간단히 연결할 수 있고 충전까지 된다는 건 좋은 점이다. 포트 구성은 디스플레이 포트, HDMI 포트(2개), USB 3.0 포트 2개(2Down), USB-C로 구성되어 있다.

* 동봉된 케이블 사용을 권장합니다.
* USB-C 충전 : 최대 60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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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높낮이와 틸트 기능을 좀 더 살펴보면 32GR93U보다 5도 더  틸트(-5 ~ +20°) 된다는 장점이 있다. 높낮이 조절은 110mm로 동일하다. 제품 사진을 촬영하면서 모니터에서 노래를 틀어놓았는데, 대부분의 게이밍모니터에서 스피커가 탑재되지 않은 것과 달리, 32UP830에는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고, 음악을 감상하기에도 충분히 괜찮은 스피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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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모니터를 전천후라고 얘기하는 이유는 라이트 게이머에도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선 ADM 프리싱크를 지원하고, 마찬가지로 모니터 하단에 있는 버튼을 조작해서 다크맵 모드, 액션 모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액션 모드 기능은 메뉴로 제공되지 않고 게임 사용자 설정시 background로 게임환경에 맞게 활성화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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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와 디자인의 취향의 영역이지만, 실버와 화이트로 깔끔하게 디자인되어서 너무 ‘게이밍’스러워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 거치대는 얇아서 모니터를 잘 떠받칠 수 있을까 걱정될 수도 있지만 견고하고, 미끄럼 방지탭이 있어서 쉽사리 밀리지 않는다. 가볍게 게임을 즐길 올라운드 모니터를 찾는다면 32UP830이 괜찮은 선택이 될 거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도대체 뭘 사야 하지?’ 이런 고민은 안 할 거다. 두 제품은 특징과 장점은 명료하게 구분되어 고민될 일이 없다. 헤비 게이머라면 32UP83, 라이트 유저라면 32UP830을 고르면 된다. 두 제품 모두 사무용이나 영화 감상용으로 쓰기엔 충분히 괜찮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게임을 얼마나 하는지만 고려하면 쉽게 결정할 수 있을 거다.

*이 글에는 LG전자의 유료 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