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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수박 주스를 찾아서

2023 수박 주스 최강자전
2023 수박 주스 최강자전

2023. 08. 10

안녕! 에디터 유정이다. 뜨거운 여름을 맞아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시즌 메뉴를 출시했다. 그중 빠지지 않는 메뉴가 있다면 여름의 상징과도 같은 수박 주스. 그래서 준비했다. 프랜차이즈 카페 수박 주스 원탑을 가리는 ‘수박 주스 최강자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컴포즈커피, 메가커피 네 군데의 수박 주스를 비교해 봤다. 생과일 수박 스무디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주스부터 수박이 정녕 들어가긴 한 건지 의심스러운 음료까지. 각 수박 주스마다 5점 만점의 ‘수박 평점’을 매겼으니 참고하길 바라며 리뷰 시작한다.

*지점별로 맛과 퀄리티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필자가 방문한 매장의 음료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1]
얼음 알갱이가 씹히는 매력
투썸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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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플레이스 수박 주스는 국내산 수박을 통째로 넣고 갈았다. 수박과 얼음을 함께 갈아 주스보다는 살얼음 낀 스무디에 가까운 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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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 위에는 수박 세 조각이 올라간다. 오늘 비교할 수박 주스 가운데 유일하게 토핑이 있다. 대신 가격도 가장 비싸다. 레귤러 사이즈 기준 6,300원. 카페 음료 중에서는 비싼 편이지만 맛만 좋다면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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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마셔보니 수박 자체의 달콤함에 시럽 맛이 살짝 가미되어 기분 좋은 달달함이 느껴졌다. 시럽이 과하지 않은 존재감으로 과일 맛을 끌어올린다. 입자가 큰 얼음 알갱이가 중간중간 섞여 있어 더욱 시원하게 마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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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주스의 진가는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발휘된다. 남은 음료를 포장해 에어컨 빵빵한 실내에서 뜨겁고 눅눅한 길거리로 나왔다. 얼음 알갱이를 아작아작 씹으며 걸으니 습한 바람이 조금은 상쾌하게 느껴지는 듯했다. 더운 날씨에 이내 속수무책으로 얼음이 녹아버리긴 했지만, 녹기 전에 벌컥벌컥 마셔버리면 그만이다. 이 맛에 여름마다 수박 주스를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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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플레이스

  • 수박 주스 6,300원
  • 평점 🍉🍉🍉🍉

[2]
수박 주스의 정석
이디야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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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덜 달게, 시럽 X, 세 가지 옵션이 있다. 처음 맛보는 만큼 시럽이 들어가는 기본으로 주문했다.

이디야커피 수박 주스는 재료 본연의 맛이 훤히 느껴지는 솔직한 수박 주스다. 집에서 수박을 갈아 마셔본 적은 없지만 시도한다면 꼭 이런 맛이 날 것 같다. 투썸플레이스 수박 주스와 텍스쳐도 맛도 비슷하다. 수박, 얼음, 시럽의 단순한 재료 조합이라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차이점을 찾자면 이디야 수박 주스가 시럽 맛이 덜해 생과일의 신선함이 확 느껴진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한 달콤함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맛. 오늘 맛본 수박 주스 중 가장 맛있었다. 그리고 큰 얼음 알갱이 없이 곱게 갈려 나와 목구멍을 활짝 열고 들이키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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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플레이스와 비교하자면 이디야 승. 토핑 유무와 약간의 질감 차이 외에는 상당히 비슷했는데 당도 조절 옵션과 저렴한 가격이 크게 작용했다. 이디야 수박 주스는 4,900원으로 동일한 용량의 투썸플레이스와 무려 1,400원 차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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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야커피

  • 생과일 수박 주스 4,900원
  • 평점 🍉🍉🍉🍉🍉

 [3]
달콤한 수박 슬러시
컴포즈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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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커피와 함께 저렴한 커피 체인점 2대장으로 손꼽히는 컴포즈커피에 방문했다. 앞서 소개한 두 카페의 주스와 마찬가지로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스무디 제형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각얼음이 담긴 컵에 음료를 부어서 제공한다는 것. 덕분에 더 시원하게 마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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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감은 반절 정도 녹은 슬러시랑 비슷하다. 살얼음이 반, 액체가 반이다. 맛은 투썸플레이스, 이디야보다는 인공적인 시럽 향이 살짝 두드러지는 평범한 수박 주스 맛이었다. 앞서 마신 주스에 비해 맛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을 때는 아쉬운 대로 테이크아웃해서 시원달달하게 마실만 하다. 설탕 시럽을 특별히 싫어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가격은 테이크아웃 기준 4,000원이고 매장에서 마시면 5,000원이다. 5,000원을 주기에는 살짝 아쉬운 맛이라 테이크아웃해서 마시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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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는 별개로 내가 방문한 지점의 수박 주스에는 큰 문제가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검은 점들이 전부 갈리다 만 수박씨 잔해다. 함께 제공되는 얇은 빨대로 한번 쪽 빨았을 뿐인데 입에 부서진 수박씨가 잔뜩 들어왔다.

맨 처음 언급했듯이 같은 재료와 레시피를 사용하는 체인점이라고 해도 만드는 사람이나 지침에 따라 매장별로 음료 퀄리티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컴포즈커피의 다른 지점에서 수박 주스를 주문하면 이렇게까지 수박씨가 잔뜩 씹히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로 내가 찾아본 후기 사진 중에는 컵 바닥에 약간의 씨가 가라앉은 음료는 있어도 이렇게 씨가 둥둥 떠 있는 음료는 없었으니까. 지점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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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포즈커피

  • 국내산 수박 주스 4,000원(테이크아웃)/5,000원(매장)
  • 평점 🍉🍉🍉

[4]
수박향 음료일까
메가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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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메가커피. 저렴한 가격과 대용량이 특징인 가성비 갑 커피 브랜드다. 더위에 지친 마음을 달래줄 맛있는 주스를 마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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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에서 수박 주스를 주문하고 영수증이 나오기도 전에 음료가 완성됐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이다. 속도로 봐선 미리 만들어 놓은 주스를 얼음 컵에 부어서 내는 것 같다.

안타깝지만 비주얼을 보자마자 맛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컵에 담겨 나온 건 과학 실험을 할 때 사용하는 용액이 연상되는 투명하고 빨간 액체였다. 오늘 소개한 수박 주스 가운데 유일하게 블렌더를 사용하지 않는 음료다. 앞서 맛본 주스들과는 확연히 다른 비주얼이다. 슬러시도 스무디도 아니지만 주스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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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마셔보니 생김새만큼이나 인공적인 시럽 맛이 강하게 났다. 정확히는 시럽 맛’만’ 났다. 시원한 수박 시럽 맛 그 외에는 어떤 것도 느낄 수 없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수박 향 설탕물’. 액상과당이 혈관 속으로 몰려오는 듯한 단맛에 세 모금을 마시고 더 마실 수 없었다. 아마 리뷰가 아니었다면 한 모금에서 그쳤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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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커피

  • 수박 주스 4,000원
  • 평점 🍉

오늘 소개한 카페 외에 폴바셋, 할리스, 빽다방, 더벤티, 디저트39 등에서도 수박 주스를 판매하고 있다. 폴바셋에서는 고창 수박을 담은 수박 주스를 6,000원에, 할리스는 수박 큐브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수박 스무디를 6,800원에, 빽다방은 트레이드마크인 간얼음과 각얼음 중 선택할 수 있는 생과일 수박주스를 3,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대부분 시즌 메뉴로 출시된 만큼 수박 러버라면 부지런히 마셔보자.

오늘 마셔본 수박 주스 총평을 하자면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컴포즈커피, 메가커피 순으로 맛있었다. 더워서 녹아내리기 직전 눈앞에 네 개의 매장이 나란히 나타난다면 망설임 없이 이디야 수박 주스를 택할 거다. 이디야가 없다면 투썸을 가야지. 하지만 컴포즈커피와 메가커피만 있다면 수박 주스를 포기하고 다른 음료를 마셔야겠다.

이 리뷰가 맛있는 수박 주스로 시원한 여름을 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진리의 ‘점바점’을 유의할 것!

About Author
손유정

98년생 막내 에디터. 디에디트 다니고 하고 싶은 거 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