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일 년 내내 여름 페스티벌만 기다리는 객원 에디터 손현정이다.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워터밤, 흠뻑쇼 등 유명한 페스티벌의 티켓 오픈 소식은 곧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다. 평소에는 엄두도 못 낸 과감한 패션에 도전하는 기회가 되고, 드레스 코드에 맞춰 깔맞춤 스타일링을 하는 재미도 있다.
올 여름 페스티벌을 위해 남들과 최대한 겹치지 않는 옷을 고르다가 문득 결심했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을 도와줘야겠다! 그렇게 여섯 가지 옷을 준비했다. 이브, 프시케 그리고 페스티벌의 핫걸이 되기 위하여. 아직 남은 ‘월디페’와 흠뻑쇼를 위하여.
[1]
“진정한 Y2K룩을 보여줄게”
익스파이어드걸
Heaven Touch Bandana Top
EDM 페스티벌, 힙합 페스티벌처럼 ‘힙-한’ 페스티벌에 갈 예정이라면 익스파이어드걸을 둘러보는 건 어떨까. 익스파이어드걸은 2000년대 팝컬쳐의 무드를 요즘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한 진정한 Y2K룩을 보여준다. 과감하고 대범한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자연스럽게 20년 전으로 돌아가면서도 동시에 촌스럽지 않다는 게 매력. 물론, 일상에서는 입고 다니기 부담스러운 옷도 있지만, 파격적으로 입고 즐겨도 되는 페스티벌이라면 괜찮을 거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옷은 ‘Heaven Touch Bandana Top’. 천사와 악마의 날개를 달고 있는 두 사람이 마주하고 있다. 상단에는 아일렛 테이프 디테일이 달려있다. 일상에서 소화하기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페스티벌에서는 빛날 것이다. 구매는 여기.
[2]
“흠뻑쇼를 위한 블루 코디”
쿄(KYO)
Print Baby Cropped Sleeveless
나는 섹시함과 편안함은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편안한 옷은 섹시할 수 없고, 섹시한 옷은 불편할 수밖에 없으니까. 쿄의 옷을 보는 순간 그게 편견이었음을 깨달았다. 쿄의 시그니처 디자인은 ‘컷아웃’. 잘 늘어나는 소재로 편안함을, 옷의 일부를 자른 컷아웃 디테일로 섹시함을 강조했다. 일반적인 컷아웃 디테일과 달리 대놓고 드러내지 않는 겨드랑이 부분을 자르고, 스웻셔츠처럼 스포티한 옷에도 적용해 페미닌한 무드를 살렸다.
개인적으로는 여름 페스티벌 하면 가장 먼저 싸이의 흠뻑쇼가 떠오른다. 흠뻑쇼의 드레스코드는 블루. 포털 사이트에 ‘흠’자만 쳐도 흠뻑쇼 옷, 흠뻑쇼 코디 등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자동으로 뜬다. 내가 추천하는 흠뻑쇼 코디는 독특한 프린팅이 매력적인 ‘Print Baby Cropped Sleeveless’. 입이 마르도록 칭찬한 컷아웃 디테일이 이 옷에는 없지만 너무 부담스럽지 않도록 배꼽 근처까지 내려오는 베이비 크롭 기장의 슬리브리스다. 이 옷을 입고 흠뻑쇼에 간다면 멋쟁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구매는 여기. 참고로 흠뻑쇼는 서울에서 스타트를 끊고 전국을 돌며 진행중이다. 보령, 익산, 인천, 대구, 부산의 흠뻑쇼가 아직 남아있다.
블루 계열의 바지를 찾는다면 ‘Utility Double Zip Bermuda Shorts Navy’는 어떨까. 올해도 데님팬츠를 대충 잘라 입은 듯한 조츠(jorts)나 무릎 길이 정도의 통넓은 버뮤다 팬츠가 인기를 끌고있다. 카고 버뮤다팬츠로 이 트렌드를 따라가 보자. 허벅지 부분의 지퍼를 통해 바지통을 조절하는 방식이 독특하고, 지퍼를 열었을 때 네이비와 블루 컬러의 합도 좋다. 허리가 밴딩으로 되어있어 사이즈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착용할 수 있다. 구매는 여기.
[3]
“수영복은 부담스러우니까”
디와이도샵(dyodoshop)
KOYT Fairy Set Up
아무리 페스티벌이어도 수영복만 입고 돌아다니기엔 나도 부담스럽다. 그래서 수영복과 잘 어울리는 바지를 반드시 준비한다. 집에 바지가 많든 적든 쓰리피스로 이루어진 디와이도샵 셋업이면 코디가 쉽게 해결될 거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아티스트 로살리아가 틱톡에 올리고, 블랙핑크 제니에게 사랑받는 브랜드 디와이도샵. 그게 가능한 이유는 그들만의 확실한 정체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디와이도샵의 아이덴티티는 프린트다. 디자이너가 직접 찍은 사진을 프린트로 활용하는데, 덕분에 디자이너의 시선이 담겨 확실히 차별화된다. 디와이도샵의 프린팅은 화려해서 블랙앤화이트룩에 포인트로 입기 좋다. 내가 추천하는 옷은 ‘KOYT Fairy Set Up’. 쓰리피스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 포인트는 원하는 스타일대로 코디할 수 있다는 것. 이너 브라탑과 슬리브리스 탑이 분리되어 있어 다양한 코디를 할 수 있고, 셔링 포인트는 요정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프린팅이 부담스럽다면 디와이도샵 홈페이지에서 fairy set up이라고 검색해 보자. 같은 디자인에 다른 프린팅 혹은 프린팅이 없는 버전도 있으니 취향에 맞게 구매하면 되겠다. 구매는 여기.
[4]
“반짝반짝 빛나는 나”
배드블러드(BADBLOOD)
스팽글 로우라이즈 미니 스커트
페스티벌에서 제일 돋보이고 싶다면 배드블러드를 추천한다. 바디프로필을 찍기 위해 바프용 의상을 찾아본 이들이라면 ‘배드블러드’라는 브랜드를 한번쯤 들어봤을 수도 있다. 바디수트, 속옷 맛집으로 알려진 배드블러드는 다방면에서 매력적인 옷을 디자인한다. 제품을 여러 라인으로 구분하여 편안하고 클래식한 옷부터 과감한 디자인까지 다양하다. 원사부터 재직, 편직, 염색, 후가공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컨트롤한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제품 퀄리티도 좋은 편이다. 배드블러드의 속옷이나 바디수트도 좋지만 내가 추천하는 건 누구보다도 빛날 수 있는 옷이다. 말 그대로 반짝반짝 빛나는 ‘스팽글 로우라이즈 미니스커트’. 로우라이즈 기장에 스팽글이 촘촘히 박혀있어 걷기만 해도 반짝반짝 빛날 거다. 로우라이즈로 나온 데다가 총장이 길지 않으니 상세 사이즈를 잘 확인해보고 구매하자. 스팽글이 너무 튀어서 코디하기 어렵다고 느껴질 수도 있으나 스팽글이 살짝 들어간 티셔츠나, 스포티한 티셔츠와 조합해 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구매는 여기.
[5]
“발레리나의 일탈”
클럿스튜디오(clutstudio)
tiered skirt leggings
노출 없이는 페스티벌에 못 가냐고 묻는다면 그렇진 않다. 다만 지금까지는 내 취향을 가득 담아 소개하다 보니 과감한 스타일을 추천했다. 다섯 번째 옷은 노출을 원치 않는 이들을 위해 활동성 있고 편안한 옷으로 골랐다. 클럿스튜디오는 ‘young&punk’를 테마로 매 시즌 역설적인 메시지를 담는다. 예를 들어,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는 악마 같은 것들. 23 S/S는 펑크 클럽에 나타난 발레리나를 표현했다. 발레코어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펑키한 프린팅을 이용하여 발레리나의 일탈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매시즌 주제가 상당히 독특하고 그것을 풀어내는 능력이 대단한 브랜드라 생각한다. 내가 추천하는 옷은 ‘tiered skirt leggings’. 5부 길이의 레깅스 쇼츠, 망사 티어드 스커트를 세트로 판매하는데 일체형은 아니라 레이어드 해서 입으면 된다.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아이템을 한데 모으니 묘한 매력이 있지 않나? 구매는 여기.
[6]
“화려하지 않지만 사랑스럽게”
낫유어로즈(notyourrose)
Frill mini dress
페스티벌이라고 모두 다 같은 페스티벌이 아니다. 다 같이 뛰고 소리 지르는 페스티벌이 있는 반면,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노래를 감상하는 재즈페스티벌 같은 것도 있다. 이번엔 그런 무드에 잘 어울리는 옷을 추천하려고 한다. 여리여리한 몸매를 강조하는 실루엣을 선보이는 낫유어로즈다. 이 브랜드는 2017년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는데 최근 발레코어 트렌드도 맞물려 그 기세가 어마어마하다. 에스파, 블랙핑크, 아이브 등 핫한 아이돌이 자주 입고 나오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낫유어로즈는 아름다운 부분은 돋보이게 하면서 단점은 보완해 주는 옷을 만든다. 러블리한 취향을 가지고 있다면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사랑스러운 무드의 ‘Frill mini dress’는 숄더 스트랩을 x자, 홀터, 리본 등 다양하게 연출이 가능한 미니 기장의 원피스다. 프릴 디테일과 잔잔한 꽃무늬는 사랑스러움을 더하고 너무 핏하지 않아 편하면서도 말라 보이는 효과를 준다. 너무 튀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밋밋하지도 않아 페스티벌이 끝난 이후에도 입기 좋다. 원피스 위에 볼레로나 가디건을 걸쳐주면 선선한 저녁까지 잘 보낼 수 있겠다. 구매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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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정
패션 관련 글을 씁니다. 좋아하는 것들 앞에서는 박찬호급 투머치토커. 장래희망은 투머치라이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