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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이스 핸드드립 카페 4

뉴웨이브 스페셜티 브루잉을 선보이는 카페 4곳
뉴웨이브 스페셜티 브루잉을 선보이는 카페 4곳

2023. 05. 30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아이스 커피도 사랑하는 심재범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여름이 괌, 사이판, 심지어 방콕의 여름보다도 더욱 뜨겁다. 새삼스럽지만, 아스팔트도 녹이는 뜨거운 여름철 더위를 가라 앉히는데에는 얼음 가득한 아이스커피가 최고다. 이번에는 새로운 뉴웨이브 스페셜티 브루잉(핸드드립) 커피 맛집의 아이스 커피를 살펴보았다. 진심으로 아끼고 아끼는 매장들을 어렵게 섭외했다. 참고로 매장의 레시피도 함께 공개한다. 작열하는 여름철 더위를 날려줄 시원한 커피 여행을 함께 떠나보자.


[1]
브루잉 세레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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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잉 세레모니는 연극 배우 출신 최완성 바리스타가 핸드드립 커피를 퍼포먼스처럼 선보이는 취지로 시작한 매장이다. 매장의 위치는 성수역에서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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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적갈색 벽돌 건물 입구에서 공중 부양 중인 커다란 돌덩이가 간판처럼 맞이하고, 클래식 음악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내부는 정갈하고 깔끔하다. 매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중앙에 커피 원두들이 보이고, 안쪽에 커피 바가 위치하고 있다. 로스팅 머신은 커피의 향미와 진득한 단맛을 잘 발현하는 독일 프로밧, 에스프레소 머신은 라마르조코의 1그룹 하이엔드 GS3, 핸드드립 커피는 전통의 칼리타 3구 드리퍼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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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잉 세레모니에서 추천하는 커피는 콜롬비아 세로아줄의 게이샤 커피이다. 세로아줄 농장의 게이샤 커피는 바리스타 챔피언들이 사랑하는 커피로 게이샤 커피의 화려한 과일 향에 청량한 산미까지 조합이 되어 아이스커피에 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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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잉 세레모니의 아이스 커피 레시피는 프렌치프레스 정도의 굵기(설탕 정도의 굵기)로 분쇄된 원두 20g을 91도씨 온도의 물 40mL를 사용해서 45초간 불림, 60mL 온수를 이용 1차 추출, 60mL 온수로 2차 추출, 마지막으로 총 160mL의 커피를 최종 추출한다. 첫 번째 추출에서는 물을 바깥에서 안쪽으로 두번째는 안쪽에서 바깥쪽, 최종적으로 드리퍼 안에 강하게 물을 던지듯이 주입해서 복잡한 와류가 형성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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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샤인머스캣과 같은 강인한 과일 향과 딸기, 멜론, 산딸기와 같이 부드러운 단맛이 초콜릿과 바닐라, 요거트와 같은 복합적인 풍미와 함께 어울린다. 청량감과 향미까지 폭발하는 느낌이다. 편안한 매장의 분위기와 정성 어린 직원들의 응대, 최선을 다하는 커피까지 매번 만족스러웠다. 성수에서 브루잉, 핸드드립 커피로 가장 추천하는 매장이다.


[2]
노띵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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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서오릉에서 핸드드립 전문 카페로 시작한 노띵커피가 2021년 충무로로 매장을 이전했다. ‘Nothink Nothing but No Thin’이라는 의미의 노띵커피는 방송작가이자 그림책 작가 출신 김현화 바리스타와 전자제품 회로 설계 엔지니어 출신 김현준 로스터가 함께 창업한 매장이다. 김현화 바리스타는 2017년 한국 브루어스컵 대회(핸드드립 커피 국가대표 선발전) 결선에 진출했고, 2020년에는 솔루블 스페셜티커피, 2021년 스테드패스트 브루어를 개발했다. 노띵커피는 최근 시청점도 새롭게 오픈했다. 충무로역에서 멀지 않은 지역의 오래된 건물을 통째로 리노베이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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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커피는 전문 바리스타가 직접 내리는 브루잉 커피(핸드드립 커피). 나는 에티오피아 하로소사 브루잉 커피를 마셨다. 노띵커피는 15g의 커피를 93도씨의 온수 40mL를 사용하여 30초 동안 불림을 하고, 60g으로 1차 추출, 40g으로 2차 추출, 다시 60g으로 3차 추출을 한다. 취향에 따라 물을 추가하기도 하는데, 초반 추출에서 꽃, 과일과 같은 향미를 표현하고 마지막 추출에서 단맛을 최대한 표현한다. 자스민, 히비스커스와 같은 과일차의 느낌이 선명하면서, 복숭아, 오렌지와 같은 과일 향, 초콜릿, 바닐라와 같은 단맛까지 풍부하게 표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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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띵커피는 노르딕 어프로치와 같은 해외의 생두 업체들의 원재료를 직접 수입하고 김현준 로스터가 로스팅하며, 투명성이 보장된 싱글오리진 스페셜티커피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다. 본인의 커피를 표현하기 위해서 직접 스테드패스트라는 드리퍼를 생산했으며, 2022년, 2023년 한국과 아시아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차례 수상을 했다. 멀지 않은 지역에 위치한 헤베커피와 함께 충무로 스페셜티 커피를 대표하는 전문 매장이다. 정말 믿고 추천하는 곳이다.


[3]
헤베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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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베커피는 충무로의 스페셜티 브루잉 커피 전문 매장이다. 헤베커피를 운영하는 임지영 바리스타는 한국 브루어스컵 대회 심사위원이자, 로스팅 대회 코디네이터, 국가대표 바리스타 코칭, 로스팅, 브루어스커피 대회 결선 진출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한국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이자 코치다. 표현이 조금 복잡하지만, 최근 스페셜티 커피 브루잉 부문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헤베커피의 위치는 한국의 대표적인 평양냉면 맛집, 필동면옥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헤베커피가 지향하는 깔끔하고 정교하고 섬세한 맛의 표현은 슴슴하면서 담백한 평양냉면과 유사하다. 개인적으로도 헤베커피를 한국에서 가장 평냉에 가까운 섬세한 스페셜티커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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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의 외관은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점과 같다. 자꾸 소환되는 평양냉면 느낌. 매장 입구에는 로스팅 공간이 넓게 위치하고 있고, 식물이 많아 쾌적하고 시원한 공간이다. 헤베커피는 브루잉 커피 전문 매장이지만, 키스반더웨스턴 같은 스페셜티커피 전문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고, 한국 최초의 스마트로스팅 전문 회사 스트롱 홀드 로스팅 머신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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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베커피의 추천 커피는 케냐 캄왕기. 케냐 커피 특유의 산미가 선명하게 포함되었다. 케냐 커피는 커피의 토질(테루아)에 포함된 인산 성분이 커피의 열매에 전달되었고, 국영 커피 연구소에서 품종 개량된 SL계열의 커피들은 파인애플, 자몽과 같이 폭발적인 산미와 샴페인처럼 깔끔하고 청량한 애프터가 일품이다. 헤베커피의 아이스 커피 브루잉은 15g의 커피를 40g의 온수로 40초까지 불림하고, 100g의 뜨거운 물을 1분 10초가 될 때까지 주입, 90g의 뜨거운 물을 1분 40초가 될 때까지 주입, 70g의 뜨거운 물을 추가해서 최종 타임 2분 30초를 넘기지 않도록 한다. 레시피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단맛, 밸런스, 클린컵이라는 특징을 잘 발현했다.

이외에도 헤베커피는 독자적으로 생산한 캬라멜과 콜드브루 커피가 인기가 많다. 차분한 외관에, 아늑하고 편안한 실내, 국내 최고의 전문가가 브루잉하는 커피까지. 스페셜티 커피의 평냉같은 헤베커피를 아주 강력하게 추천한다.


[4]
YM 커피 로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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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연신내가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새로운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2022년 한국 브루어스 커피 대회 준우승의 제이츠 커피와 함께 연신내 커피업계를 이끌고 있는 YM 커피의 인기가 뜨겁다. YM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흔하지 않은 직화 로스팅(직화 특유의 불맛이 커피에 잘 발현되었다.) 전문 스페셜티 커피 업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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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의 위치는 연신내 먹자 골목. 골목에서 다시 한번 들어가기 때문에 초행은 찾기 힘들지만, 의외로 열혈 단골들이 정말 많은 매장이다. YM 커피는 저녁 무렵에 특히 분위기가 좋다. 오래된 구옥을 개조해서 내부가 넓고 쾌적하고, 특이하게 중앙에 커피 바를 배치했다. 손님들의 좌석은 바를 기준으로 오마카세 스시 바와 같이 다찌와 같은 구조이다. 저녁 무렵 촛불이 밝혀진 매장의 느낌에 센과 치히로 애니메이션의 분위기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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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커피에서는 룸블렌딩 아이스 커피를 추천한다. 먼저 분쇄 원두 28g을 담고, 서버에 각얼음 7개를 담고, 90도씨의 물 30g을 이용해 40초간 뜸을 들인다. 중심에서 바깥으로 원을 7바퀴 그리며 70g의 물을 부어 1차 추출, 1분 30초를 넘어갈 때 물이 90% 이상 빠지면 70g을 부어 2차 추출을 한다. 1분 50초를 지날 때 물이 70% 이상 빠지면 3차 추출. 2분 15초가 되었을 때, 서버 기준 300mL에 도달하면 드리퍼를 제거하고 얼음이 든 컵에 커피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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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추출 과정에서 바리스타들의 손놀림이 재빠르고 정교하고 섬세하다. 밸런스가 훌륭하면서 캐러멜, 브라운 슈가와 같은 단맛이 잔뜩 배어있다. YM커피의 직화 로스팅은 특유의 불맛으로 커피인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있지만, 특유의 분위기와 커피가 매우 잘 조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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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커피는 꾸준한 데이터로 독자적인 커피 이론을 체계화했을 뿐만 아니라, 커피, 음악, 매장 분위기, 바리스타들의 환대까지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했을 때, 항상 만족스러운 곳이다.

About Author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카페마실', '동경커피', '교토커피'를 썼습니다. 생업은 직장인입니다. 싸모님을 제일 싸랑하고 다음으로 커피를 좋아합니다. 아 참, 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