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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의 신발, 네파 하이플로우 쿠시

등산화 하나로 날다람쥐 되는 법
등산화 하나로 날다람쥐 되는 법

2023. 03. 22

안녕, 에디터B다. 언젠가 등산을 좋아하는 친구가 ‘등산의 효능’에 대해 얘기해준 적이 있었다.

“등산을 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편안해지고, 몸은 건강해지고…”

이 외에도 9가지 정도의 효능을 더 알려주고 나서야 말을 마쳤다. ‘이 친구가 과장이 심하군’ 나는 그 말이 추어탕집에 가면 으레 적혀 있는 미꾸라지의 효능처럼(미꾸라지 만능설) 들려 웃어넘겼다. 그 후로 수년이 지났다. 복잡한 마음을 풀 길이 없던 나는 동네에 있는 봉제산을 탔다. 탔다는 말을 쓰기에 부끄러운 높이였지만 친구가 말한 산의 효능은 과장은 아니었다는 걸 몸소 느꼈다.

‘산 타는 거, 정말 좋은 거구나.’

내가 선호하는 코스는 가벼운 둘레길이다. 겨우 둘레길이라고 얕잡아보고 아무 운동화를 신으면 큰코다칠 수 있다. 산은 산이다.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네파에서는 다양한 난이도의 산행을  위한 세 가지 종류의 하이킹 및 트레킹화를 출시했다. 하이플로우 쿠시, 라이트플로우 쿠시, 하이스피릿 등 세 가지다. 오늘 리뷰는 그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하이플로우 쿠시를 중심으로 써보려고 한다. 리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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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파는 하이플로우 쿠시를 2022년에 처음 선보였다. 당시 반응이 꽤 좋았기 때문에 네파는 기능을 더 업그레이드해서 2023년 버전으로 최근에 선보이게 되었다.

하이플로우 쿠시의 특징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 ‘최상의 추진력과 최적의 쿠셔닝’이다. 제품명의 쿠시를 쿠셔닝에서 따왔을 정도로 쿠셔닝에 집중한 신발이다. 쿠셔닝 그리고 추진력의 중심에는 ‘피백스(PEBAX®)’라는 소재가 있다. 네파는 쿠셔닝을 강화한 쿠시 폼 사이에 피백스 중창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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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가벼운 산행을 위한 트레킹화에는 EVA폼을 많이 쓴다. EVA폼은 푹신푹신해서 발에 부담이 없고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신을수록 탄성이 점점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 탄성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 탄력 있는 한걸음 한걸음에 특별히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반면, 피백스의 탄성력은 EVA폼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탱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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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피백스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면 러닝을 좀 하는 사람일 거다. 피백스는 보통 러닝화, 그것도 성능이 좋고 비싼 러닝화에 사용된다. 다른 소재와 비교해 반발력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러닝화에서는 많이 사용되었지만 등산화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한 건 네파가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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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EVA폼과 비교했을 때 낮은 온도에서 덜 단단해지는 특징이 있고, 밀도가 낮아 그만큼 가볍다. 달리기를 할 때나 등산을 할 때 가볍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강한 추진력 덕분에 나의 힘을 그만큼 덜 쓸 수 있다. 어렵게 말하자면 에너지 손실률이 낮아서 효율적으로 반발 탄성을 얻을 수 있다는 뜻. 제조사인 아케마사의 설명에 따르면, 피백스는 일반적인 소재인 폴리우레탄이나 EVA에 비해 확연히 낮은 에너지 손실률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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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신어 보니 착화감이 좋았다. 단단히 고정되면서도 가벼웠다. 발의 위, 아래, 옆을 전체적으로 감싸준다는 느낌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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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퍼에는 N-GUARD 공법이 적용되어 내구성이 우수하고 오염 관리도 용이하다. N-GUARD는 폴리우레탄 캐스팅(PU Casting)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날카롭고 단단한 것으로부터 발 전체를 안전하게 감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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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릉 여행 중 하이플로우 쿠시를 신고 꽤 많이 걸었다. 비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부는 환경에서도 발은 안전했다. 방수, 방풍, 투습이 가능한 고어텍스 소재를 적용해서 발을 물에 흠뻑 담그는 상황만 아니라면 문제없었다. 고어텍스 특유의 투습력으로 인해 오래 걸어서 발이 습하고 답답할 뻔한 환경에서도 불쾌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온종일 걷고 숙소로 돌아왔을 때 이상하게 발바닥이 아프지 않았는데 그게 바로 피백스의 힘이었던 것 같다. 네파의 모델인 아이브 안유진이 출연한 광고를 보면 ‘17.6km만 같이 드라이브하자’는 말이 나오는데 17.6km는 제주의 대표적인 올레길 트레킹 코스를 의미한다. 제법 긴 거리이지만 네파 트레킹화와 함께라면 드라이브하듯이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뜻이다. 내가 강릉에서 몇 km를 걸었는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신어 보니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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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신어도 발이 편하도록 통기성과 복원력이 좋은 Breathable 인솔을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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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플로우 쿠시를 신고 낮은 산을 뛰어보기도 했는데 탄성이 좋아서 그런지 발이 가벼웠다. 특히 접지력이 아주 좋아서 경사가 가파른 바위에서 오르내릴 때도 조금의 미끄러짐도 없었다. 참고로 사진을 촬영한 장소는 아차산이다. 287m의 낮은 산이라 무시할 수도 있지만, 그런 오만한 마음으로 운동화를 신고 갔다가는 하산할 때 잘못했다며 엉엉 울며 내려올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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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전면에는 부틸 30% 러버 아웃솔이 적용되었다. 부틸고무는 합성고무의 한 종류인데 등산화의 접지력은 이 부틸고무과 밑창의 모양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부틸 함량이 무조건 많다고 다 좋은 건 아니기 때문에 부틸 30%는 험난하지 않은 산행을 하기에 딱 적절한 정도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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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 핏 시스템(BOA Fit System)을 적용한 것도 맘에 든다. 신발 끈과 보아 핏 시스템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등산화에는 보아핏을 적용한 제품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신발을 신고 벗을 때 빠르고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고, 발에 딱 맞도록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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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지나치게 ‘아웃도어’스럽지도 않고 깔끔하다. 자칫 너무 화려한 색을 쓰거나 무거운 색을 쓰면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데 채도가 낮은 샌드 컬러와 블랙, 화이트 모두 세련된 느낌이다. 참고로 그레이, 옐로우, 카키 컬러도 출시할 예정인데,  카키 모델이 진짜 예쁘다. 고프코어룩으로 입어도 어울리겠다. 여담인데, 굽 높이도 높은 편이라 키 높이 효과를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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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플로우 쿠시는 사계절 트레킹화로 출시되었기 때문에 봄부터 겨울까지 언제든 신기에 좋다. 산행하기 좋은 봄이 왔으니 신발 하나 장만하고 일단은 봄 트레킹부터 가보는 거 어떨까. 하이플로우 쿠시의 가격은 27만 9,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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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제품은 라이트플로우 쿠시다. 라이트플로우 쿠시는 그 이름처럼 가벼운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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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퍼에는 니트 소재를 적용해서 신발을 신었을 때 발을 더 부드럽고 편하게 감싸준다는 느낌이다. 하이플로우 쿠시가 단단하고 안정감 있게 잡아주는 것과는 다르다. 니트 소재를 제외한 나머지 스펙은 하이플로우 쿠시와 동일한 듀오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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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중창에는 피백스를 사용했기 때문에 반발성이 좋아서 완만한 트레킹이나 하이킹용으로 적합하다. 또, 바닥 전면에 부틸 30% 아웃솔을 적용해서 접지력도 좋다. 발등 부분이 특히 편하게 계속 걷고 싶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걷는 것으로 일상의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에게는 데일리 슈즈로 신기에도 좋겠다. 컬러는 총 두 가지로 블랙과 화이트가 있다. 가격은 25만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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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할 제품은 하이스피릿이다. 개인적으로 하이스피릿의 착화감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좋았다. 다른 제품은 ‘신으면서 걸어보니 좋구나’ 정도였다면 이건 신자마자 ‘우와 이거 뭐지!’ 하는 탄성이 나왔다.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나올 표현이지만 써야겠다.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다. 하이스피릿에는 피백스 대신 충격흡수력과 반발탄성이 좋은 HI FOAM이 적용되었고, 아웃솔에는 마찬가지로 부틸고무 30%가 함유되어 접지력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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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내강 스타일이다. 연약해 보이지만 강하다. 어퍼에는 고어텍스 인비저블 핏이 적용되어 방수, 방풍 및 투습 기능이 있다. 통기성이 좋은 샌드위치 메쉬 소재를 썼고 무재봉 공법을 적용해서 발을 골고루 사이좋게 감싸준다. 착화감이 좋다. 가벼워서 달리기할 때 신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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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플로우 쿠시는 기능 면에서 불만을 가질래야 가질 수가 없는 제품이다. 피백스, N-GUARD, 쿠셔닝, 접지력, 고어텍스, 보아핏 시스템 등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건 다 갖춘 신발이다. 니트 소재를 써서 통기성이 더 좋고 부드러운 신발을 원한다면 라이트플로우 쿠시, 간단한 하이킹만 할 신발을 찾는다면 하이스피릿을 고려해보면 되겠다.

*이 글에는 네파의 유료 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