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망원동에는 망원시장이 있고, 월드컵시장도 있고, 이치젠, 순대일번지 같은 맛집뿐만 아니라, 서울을 대표하는 쟁쟁한 스페셜티 커피 매장들이 다양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망원동 편을 준비하면서, 훌륭한 스페셜티 커피 매장들이 예상보다 많아서 지면을 조절하느라 고생했다. 이번에도 망원동의 찐 로컬들이 사랑하는 최고의 스페셜티 커피 매장들을 아낌없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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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블루레이크
북유럽 노르딕 스타일 로스팅으로 유명하고, 로스팅 대회에 수차례 입상한 바리스타 이철원의 딥블루레이크 커피는 망원동 스페셜티 커피를 상징하는 매장이다. 매장의 위치는 망원시장 공영주차장 바로 옆이다. 진한 파란색 건물 전체를 카페 매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매장의 입구가 살짝 지층에서 시작하지만, 들어가는 통로가 불편하지 않다. 내부 왼쪽에 커피바가 있고, 오른쪽에 바리스타들의 작업공간이 있다. 오픈 초기에는 스마트 로스팅 머신 로링이 일층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얼마 전 2호점을 열면서 로스팅 작업실을 분리했다.
딥블루레이크는 대당 가격이 1억이 넘는 스마트 로스팅 머신을 사용하고, 에스프레소 머신은 커피인들이 사랑하는 키스반더웨스터 3구 모델이다. 로링은 자동화 스마트 기능 이외에도 전기를 통한 안정적인 열원으로 청명한 커피 맛을 표현한다. 키스반더웨스턴은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함께 안정적인 온도 유지와 추출로 바리스타들이 선호하는 머신이다.
추천 커피는 키스반더웨스턴 머신으로 추출한 딥블렌딩 에스프레소와 오틀리 라테. 묵직한 바디와 초콜릿과 같은 질감을 가진 인디아 커피, 중미 특유의 선명한 산미의 과테말라, 딸기와 블랙베리의 향미가 인상 깊은 에티오피아 커피의 딥블렌딩 에스프레소. 묵직한 바디를 기준으로 단맛과 향미가 입체적으로 배합되어 커피의 개성이 명확하다. 이외에도 딥블루레이크는 한국에서 비건밀크 오틀리밀크를 가장 먼저 사용한 매장으로 딥블렌딩 커피와 오틀리의 궁합이 매우 잘 어울린다.
딥블루레이크는 성수동 메쉬커피, 부산 히떼커피와 함께 한국을 상징하는 3대 노르딕커피(커피를 가볍게 볶아 커피 향미를 극대화하는 스타일) 매장이다. 딥블루레이크의 원두가 당연히 인기가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딥블루레이크의 드립백을 강력히 추천한다. 로스팅, 분쇄, 밀봉, 진공 포장까지 매장에서 직접 작업하는 드립백의 완성도는 단언컨대 한국 최고다.
딥블루레이크
- 서울 마포구 포은로6길 11
- 매일 10:00 – 21:30
- @deepbluelake_mangwon
[2]
포트레이트커피바
포트레이트 커피는 올웨이즈어거스트와 함께 망원동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커피 매장이다. 매장의 위치는 딥블레이크커피에서 약 5분 거리. 망원시장 생선가게를 지나 고향 칼국수 바로 옆에 위치한다. (참고로 망원시장의 칼국수는 홍두깨집이 유명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고향집을 최고로 친다)
포트레이트 커피는 홍대와 이태원의 카페에서 8년여 근무한 임채욱 바리스타가 오랜 준비 끝에 시작한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다. 상당히 넓은 공간에 다양한 소품을 많이 전시했는데도 산만하지 않고, 앰프와 오래된 스피커의 세팅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매장 특유의 바이브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포트레이트의 대표 메뉴는 코코넛비엔나와 딸기 소르베 라테. 코코넛 비엔나는 코코넛 밀크를 활용해서 질감과 고소한 느낌을 배가하고 커피와의 궁합이 단선적이지 않았다. 가장 인기 있는 딸기 소르베 라테는 직접 만든 딸기 소르베의 산미와 우유가 어울려 요거트와 같은 새로운 향미와 질감을 창출한 느낌이었다. 창작 음료이면서,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고 비주얼만큼 맛이 좋다. 창작 음료가 유명하지만, 정통 스페셜티 커피 매장으로서 충분히 커피의 품질이 좋았다. 블렌딩 에스프레소는 데일리커피 아이스아메리카노로 마셔도 훌륭할 것 같었다.
매번 빈 자리를 찾기 힘든 포트레이트의 매장 분위기, 바이브, 음료와 커피까지 카페의 모든 부분이 훌륭했다. 그리고 매장에서 가장 열심히 신입직원처럼 일하는 사람이 포트레이트의 대표 임채욱 바리스타다. 뭐랄까? 열심히 일하는 사장님의 커피라 그런지, 더욱 신뢰감이 깊어 진다.
포트레이트커피바
- 서울 마포구 포은로8길 32 1층
- 매일 11:00-22:00
- @portrat_coffee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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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웨이즈 어거스트
낭만적인 이름의 올웨이즈 어거스트 커피는 망원동에서 단골과 대기 손님이 가장 많은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다. 매장의 위치는 인적이 드문 망원동 남쪽 한적한 주택가. 망원동의 또 다른 터줏대감 커피가게 동경과도 멀지 않다.
올웨이즈어거스트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 어렵게 부탁을 해서 오픈 시간 직전 매장에 방문했다. 매장의 분위기는 나무와 자연 소재, 다양한 소품을 사용한 러블리한 분위기였다. 머신은 라마르조코, 슬레이어와 함께 스페셜티 커피의 3대 머신 시네소 머신이고, 그라인더는 미토스원 모델이다.
커피는 북유럽의 대표적인 스페셜티 커피 드롭커피를 사용하고 있다. 올웨이즈어거스트는 드롭커피 한국 단독 디스트리뷰터다. 팀웬들보와 함께 북유럽을 상징하는 드롭커피는 한국의 유명한 대기업도 수차례 수입을 의뢰했지만, 오랜 시간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한 올웨이즈어거스트와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추천 커피는 북유럽에서 로스팅한 드롭커피의 브루잉커피다. 올웨이즈 어거스트에서 드롭커피의 에티오피아 훈쿠테 싱글오리진 브루잉커피와 블렌딩 커피 카페라테를 마셨다. 에티오피아 훈쿠테는 노르딕 어프로치라는 생두회사에서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생두다. 에티오피아 품종은 74110, 87412(최근 에티오피아에서는 커피 품종을 번호로 지정해서 분류하고 있다).
수세식 가공 커피는 말린 살구, 블랙티와 같은 질감, 샤도네 와인과 같은 풍미를 포함하고 있다. 하리오 드리퍼를 사용해서 18g의 커피를 사용, 93도씨의 온수를 이용해, 3분 10초동안 추출, 240g의 커피를 내렸다. 북유럽 커피 특유의 라이트 로스팅 커피의 단맛을 극대화화기에 좋은 레시피다. 이외에 미디엄 로스팅으로 로스팅한 블렌딩 카페라테는 적절한 균형과 단맛의 비율이 좋았다.
마지막으로 커피 이외의 메뉴도 추천한다. 다쿠아즈 시트, 시즌 과일 딸기머랭 룰라드, 더치프로세스 초코와 코코넛크림과 다크초코칩을 이용한 비건초코 몰케이크가 매우 좋았다. 스페셜티 커피 매장 중에 디저트가 아쉬운 경우가 많았는데, 올웨이즈어거스트는 모든 케익과 디저트가 매우 훌륭하다. 멋진 커피 뿐만 아니라 페어링 디저트를 살펴 보면 매장의 진심이 잘 느껴진다. 괜히 망원동 최고 인기 카페가 아니다. 가장 큰 단점은 대기가 심하다는 점. 올웨이즈어거스트를 방문하기 위해 다른 카페에서 기다린다는 소문이 있는데, 충분히 공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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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퍼시티
커퍼시티는 현재 한국 최고의 큐레이션 스페셜티 커피 바다. 멜번에 커피 유학을 다녀온 변상헌 바리스타는 한국에 돌아와서 다양한 매장에서 근무를 한 후, 퍼스널 큐레이션 커피바 커피시티를 시작했다.
커퍼시티는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를 큐레이션해서 제공하고 있다. 호주 커피를 상징하는 세계 챔피언의 커피 오나커피, 스페셜티 커피의 원조 인텔리젠시아, 독일 스페셜티 커피를 상징하는 더반, 북유럽 스페셜티 커피의 자존심 팀웬들보, 노르딕 라이트로스팅의 강자 라카브라 커피, 프릳츠의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 드잉 있다.
에스프레소나 라테도 좋지만, 변상헌 바리스타가 정성껏 추출하고 꼼꼼하고 설명하는 브루잉 커피를 마셔 볼 것을 추천한다.
매장 구조는 길고 긴 커피바가 특징이다. 창가에 테이블 좌석이 있지만, 바리스타의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과 함께 커피바에서 커피를 즐기기를 추천한다. 마치 스시오마카세에서 다찌 자리가 인기가 많은 것과 비슷하다.
인텔리젠시아의 에티오피아 메탑벤티 넨카 브루잉 커피, 팀웬들보의 커피베리 콤부차를 마셨다. 스페셜티 커피의 원조 인텔리젠시아는 전통의 내공답게 에티오피아 커피의 레몬그래스, 살구 레드오렌지와 같은 향미를 잘 발현했다. 커피체리와 함께 양조된 팀 웬들보의 콤부차는 자연 발생한 탄산음료 특유의 산미의 임팩트가 매우 명확했다. 커피씨티는 시즌 혹은 주간 별로 최고의 커피를 선정해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아마도 다시 방문했을 때 같은 커피를 찾기가 힘들 수 있지만, 매번 훌륭한 커피를 신뢰감 있게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커퍼시티의 머핀과 쿠키가 은근히 맛있다. 카페인 충만을 위해 달렸다면 적절한 달달이로 위장과 마음을 달래보자.
마지막으로 지나친 카페인 섭취는 과도한 긴장과 체력 저하와 같은 카페인 쇼크를 유발할 수 있다. 가급적 카페인 과다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부득이하게 어쩔 수 없이 과음을 했다면, 망원동 해장의 일타, 순대일번지의 순댓국을 추천한다. 순댓국을 절대 못 드시는 싸모님이 유일하게 드시는 전국구 순댓국이다. 특유의 노린내가 없이 항상 깔끔하고 정갈하다.
커퍼시티
- 서울 마포구 동교로 48 1층
- 일-수 11:00-18:00, 목-토 08:00-18:00
- @this.is.cuppacity
About Author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 '카페마실', '동경커피', '교토커피'를 썼습니다. 생업은 직장인입니다. 싸모님을 제일 싸랑하고 다음으로 커피를 좋아합니다. 아 참, 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