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 일이다. 에디터H와 강남을 헤집고 다녔다. 파리의 사진 찍는 남자를 인터뷰 후, 파리병이 도져서 끙끙 앓고 있는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프렌치 코스요리를 먹었다. 즐거웠다. 그리고 백화점엘 갔다.
영상에 쓰고 나올 멋진 선글라스를 사기 위해 간 거였는데, 내 시선을 빼앗은 건 이 물건이었다.
지적이면서도 터프하고, 청순한데 근육질인 디에디트 독자들에겐 어쩌면 이게 딱 어울리지 않을까? 평범한 펜의 반전, 미니인치(mininch)의 멀티툴, 아니 툴 펜(Tool Pen)이다.
벌레 한 마리도 못 죽일 것 같은 남자가 능숙하게 못질을 하고, 고장 난 내 물건을 뚝딱 고쳐줬을 때의 그 기분. 반전은 흥분돼. 글씨 쓰는 펜인 줄 알았는데 멀티 툴이라니 넘나 멋진 것.
[이거 기억하는 사람 최소 아재요]
단단해 보이는 펜 안에는 다섯 개의 드라이버가 들어있다. 앞 부분을 뽑아 뒤로 밀어 넣는 방식인데, 어렸을 적에 쓰던 무지갯빛 연필이 떠오르며 아련한 향수를 느낄 수 있다.
육각형의 한 면에는 속에 어떤 드라이버를 품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창이 뚫려있다.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만 골라 주머니, 가방 어디든 쏙 넣어서 갖고 다니며 무엇이든 고치는 맥가이버가 되어보자.
[다 고쳐줄게]
크고 무거운 공구함 대신 이렇게 작고 아름다운 멀티툴을 가방에 가지고 다니는 남자라니, 역시 크기는 중요치 않아. 중요한 건 기술이라고.
mininch Tool Pen
Point – 지적인 샌님마초
Price – 12만 9,000원
About Author
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