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에디트 에디터M입니다. 오늘은 키보드를 두드리는 마음이 여느 때와는 좀 다릅니다. 왜냐면 오늘은 제가 만든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거든요. 마음을 가다듬고, 방금 내린 따뜻한 차 한잔과 어두운 거실을 밝혀줄 작은 테이블 램프의 불빛에 의지해 이 글을 씁니다.
제품을 제작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그동안은 냉정한 척 때로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때로는 날카로운 리뷰어의 입장에서 제품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던 저를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직접 해보지 않고 남들을 쉽게 비난하거나 평가하면 안 되는 거라는 쉽고 단순한 진리를 배움이 느린 저는 직접 경험하고 나서야 알게 뼈저리게 느꼈어요.
제가 오늘 소개할 제품은 ‘리치 페이퍼 인센스’입니다. 순진했죠. 제가 좋아하는 카테고리니 누구보다 잘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자만했거든요. 처음 향에 관련된 제품을 제작해 보자고 마음먹었을 땐 어린아이처럼 들뜨고 신이 났습니다. 근데 막상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어요. 향수, 인센스, 룸 스프레이 요즘 빠진 아로마 오일까지. 제가 좋아하는 세상의 모든 향 제품 중에 어떤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정말 오랜 시간 고민하다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이거였습니다. 누구나 어렵지 않게 좋은 향을 즐겼으면 좋겠다. 거부감 없이 쉽게 향기로웠으면. 그래서 선택한 게 바로 페이퍼 인센스입니다.
페이퍼 인센스는 기본적으로 향료를 입힌 종이에요. 태워서 향을 낼 수도 있지만, 그 자체로도 향이 나기 때문에 활용도가 좋거든요. 가방 안에 넣어 내 소지품을 향기롭게 만들 수도, 방 한켠에 두고 방향제로 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바로 페이퍼 인센스 한 장을 지갑에 쏙 넣어서 사용하는 거예요. 내 돈과 카드가 향기로워질 수 있도록요. 계산대에서 카드를 내밀 때마다 향긋한 향이 솔솔 나면서 돈 쓰는 재미가 2배가 되거든요. 카드는 내미는 손짓에 자신감이 붙습니다. 정말로요.
이 페이퍼 인센스의 향을 제 식대로 표현해 보자면, ‘부자의 멋진 정원에서 나는 향’입니다. 재스민과 은방울꽃의 향이 기본이지만, 새벽의 이슬을 촉촉하게 머금은 풀잎의 향, 그리고 탐스럽게 열려있는 열매의 향기도 함께 느낄 수 있어요.
아무리 그래도 페이퍼 인센스인데, 이 제품을 정석대로 사용하는 방법도 소개해야겠죠? 일단 페이퍼 인센스 한 칸을 점선을 따라 뜯어주세요. 그리고 떼어낸 한 칸을 지그재그로 접어줍니다. 이렇게 해야 중간에 꺼지지 않고 향을 더욱더 오래 즐길 수 있어요. 그리고 불을 붙인 뒤, 후 불어 잔불만 남겨줍니다.
불씨가 정돈된 페이퍼 인센스는 타지 않는 유리나 세라믹 같은 소재의 트레이 위에 올려두세요. 그리고 이제 향과 연기를 즐겨주시면 됩니다. 페이퍼 인센스가 타는 시간은 3분에서 5분 정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시간을 어떤 걸로 채울지는 여러 분의 몫으로 남겨둘게요. 연기와 향이 방안을 천천히 채우는 그 순간의 기분을 즐겨주신다면 저는 그걸로 충분해요.
이 제품은 구성이 독특합니다. 일단 박스부터 타로카드나 트럼프 카드처럼 생겼고요. 페이퍼 인센스는 투명한 PVC 소재의 지갑 안에 들어있어요. 이 제품을 제작할 때 페이퍼 인센스지만, 반드시 태워서 사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넘어 이 자체로 향기로운 부적이 되었으면 했어요. 머니사이드업의 슬로건인 ‘I WANT YOU TO BE RICH’처럼 제가 좋아하는 향을 통해 부자의 기분을 느꼈으면 했거든요. 저의 바람이 잘 전달이 되었을까요?
이 제품은 지금 29CM에서 사전 예약을 받고 있어요. 링크는 [여기] 걸어둘게요. 제가 제작한 제품을 여러분이 받아 직접 사용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명치가 간질거려요. 여러분에게 이 향은 어떻게 다가갈까요? 과연 제가 좋아하는 것만큼 좋아해 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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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민
에디터M. 칫솔부터 향수까지 매일 쓰는 물건을 가장 좋은 걸로 바꾸는 게 삶의 질을 가장 빠르게 올려줄 지름길이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