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유난히 습하고 덥다. 밖을 나가자니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비 오듯 하고, 집에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있자니 전기세 걱정과 함께 지구에 대한 미안함이 몰려온다. 에어컨이 빵빵한 은행을 최고의 피서지로 선택한 어르신들의 심정이 이해되는 나날이다. 이런 때에 무더위도 피하고 색다른 경험도 즐길 수 있는 공간 세 곳을 소개한다.
[1]
MRNW
뜨거운 도시 대구에 말 그대로 ‘핫 플레이스’가 생겼다. MRNW라는 생소한 단어를 풀어보면 ‘미래농원(miraenongwon)’, 꽤나 정감 있는 이름이다. 이상 속에서만 존재할 것 같은 공간인 동시에 누구든 쉴 수 있는 정원이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자연과 건물의 어우러짐이 안과 밖, 과거와 미래를 유기적으로 연결 짓는다. 복합문화공간으로 갤러리, 카페, 스튜디오 등이 모여있다. 특히 1층에 있는 카페 겸 베이커리 ‘파이퍼’는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마치 피리 소리처럼, 향긋한 커피와 달콤한 케이크로 사람들을 매혹시키겠다는 야심이 엿보인다. 개관 기념 전시 ‘The Border : 경계를 건너는 법’에는 성립, 파이브콤마, LOMAD, 딥티크, 서울가드닝클럽 등이 참여, 각자의 방식으로 팬데믹 국면을 지나오며 생겨난 우리 삶에서의 경계를 바라본다.
- 대구시 북구 서변동 495-9
- 12:00 – 19:00(월요일 휴무)
- @moraenongwon
[2]
나이키 스타일 홍대
지난 7월 15일 문을 연 나이키 스타일 홍대는 Z세대, 그 자체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자기표현에 솔직하고 디지털 소통에 능숙하며 환경친화적인 ‘요즘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 ‘젠더 플루이드(Gender Fluid)’를 기반으로 한 매장 구조는 성별의 경계를 허물고 취향과 개성에 따라 원하는 제품을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곳곳에는 나이키 브랜드 스토리가 담긴 AR,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효과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스튜디오가 마련돼있다. SNS 업로드에 최적화된 곳이라는 의미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매장 바닥 및 가구에 재활용할 수 있는 자재 또는 재활용 원료를 사용했고, 폐자재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어보는 트래쉬랩, 오래된 나이키 제품을 새롭게 리폼하는 어페럴 해커 등 정기 워크숍도 운영될 예정이다. 전 세계 최초로 ‘나이키 스타일’ 콘셉트로 선보인 매장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 78
- 매일 11:00 – 22:00
[3]
룰루레몬 이태원스토어
캐나다 운동복 브랜드 룰루레몬이 지난 7월 1일 이태원스토어를 열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룰루레몬 매장으로 무려 220평이라고 하는데, 매장이 넓은 만큼 다양한 종류와 사이즈의 제품들을 구비하고 있다. 그간 룰루레몬에서 원하는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입어보며 구매할 수 없어 아쉬웠던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 특히 매장 2층 같은 경우 전 층을 남성복 라인으로 구성해 손님들이 보다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왜인지 모를 민망함에 매장으로 들어서기 망설여졌거나, 레깅스가 여성만을 위한 옷이라 오해했던 남성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마음껏 경험해보시길. 요가복으로 유명한 브랜드지만 현재는 골프, 테니스, 하이킹, 일상복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00 제니타스빌딩 1층, 2층
- 매일 11:00 – 21:00
- @luluemo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