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치킨을 좋아하는 에디터B다. 내가 치킨을 왜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K-치킨의 다양성과 확장성에 대한 연구> 같은 제목을 달아 A4 40매짜리 리포트를 쓸 수도 있을 정도다.
세상은 넓고 먹고 싶은 치킨은 많다. 그럼에도 우선순위는 있다. 나는 치킨계 고인물이기 때문에 도전적인 행보를 멈추지 않는 브랜드에 더 마음이 간다. 새로운 맛에 도전하고, 고된 모험을 떠나는 탐험가이자 정복자의 마음을 가진 그런 브랜드 말이다.
지금 소개하는 굽네가 그런 곳이다. 오늘은 굽네에서 오픈한 팝업스토어 ‘바사삭 유니버스’에 다녀온 후기를 전하려고 한다. 아 그런데 바사삭 유니버스가 뭐냐고? 고추바사삭, 오븐 바사삭, 치즈바사삭 등 굽네의 바사삭 시리즈를 활용한 흥미로운 세계관인데 자세한 내용은 공간을 둘러보며 소개해도 좋겠다.
팝업스토어는 상수역 2번 출구에서 바로 보이는 곳에 있다. 요즘은 ‘대 팝업스토어시대’다. 워낙 많아서 눈에 띄지도 않고 사라지는 곳도 많은데 익숙한 브랜드 굽네에서 했다는 점에서 일단 관심이 간다. 모 패션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라고 해도 모르는 사람이 많을 텐데, 굽네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유리창에 그려진 캐릭터들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바사삭 유니버스의 등장인물.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닭 인형과 함께 수많은 제품이 진열된 게 보인다. 언뜻 봐도 아담한 공간에 각종 굿즈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살펴보니 깜짝 놀랄 정도로 다양한 제품이 있었는데, 하나씩 쇼핑하는 과정이 바사삭 유니버스를 탐험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일단 제일 처음으로 보게 되는 건 바사삭 유니버스 티켓. 티켓은 이벤트 응모용으로 제작되었다. 굽네의 세계관에는 콜럼바삭, 치즈바라, 바삭트라 세 명의 캐릭터가 있는데,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역사 속 인물을 패러디한 캐릭터다. 캐릭터는 각기 굽네의 바사삭 메뉴를 하나씩 만들었다는 설정이다.
이름, 전화번호를 적어 투표함에 넣으면 응모 완료. 가장 떠나고 싶은 대륙에 투표를 하라고 적혀 있던데, 가장 먹고 싶은 메뉴에 투표해도 상관없겠다. 참고로 1등 상품은 100만 원 상당의 굽네 상품권이다. 참여 방법이 간단하니 꼭 참여해보도록 하자.
티켓을 넣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바사삭 유니버스를 여행하면 된다. 왼쪽 끝에서부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개인적으로 가장 탐 났던 제품이다. 바사삭 유니버스의 슬로건’NO FRY MORE CRISPY’가 적힌 플레이트. 사이즈가 생각보다 커서 무슨 용도일까 했는데 치킨 한 마리를 담기에 알맞게 만든 플레이트라고 한다. 일주일에 두 마리 이상의 치킨을 먹는 나 같은 사람에겐 이보다 좋은 선물이 없겠다.
잘 보면 플레이트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다양한 굿즈에 ‘NO FRY MORE CRISPY’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해석하자면 ‘튀기지 않고 더 바삭하게’라는 의미. 다들 알다시피 굽네는 한국의 대표적인 오븐 치킨 브랜드다. 튀기지 않으면 바삭하지 않을 거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직접 먹어본 사람은 안다. 고추바사삭, 오븐 바사삭, 치즈바사삭을 먹어보면 오븐에서 구워도 바삭할 수 있다는 걸 말이다. 게다가 밀가루 튀김옷과는 차별화되는 바삭함이다. 게다가 기름에 튀기지 않았기 때문에 깔끔한 맛까지 있다. (바사삭 시리즈가 초면이라면 일단 오븐 바사삭을 꼭 먹어보자)
‘NO FRY MORE CRISPY’라는 슬로건은 팝업스토어 직원이 입은 옷에서도 볼 수 있다.
화이트, 블랙, 멜란지 세 가지 컬러가 있고, 각각 다른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앞면에는 캐릭터의 얼굴이 심플하게 프린트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티셔츠는 콜럼바삭이 그려진 블랙 컬러 티셔츠. 뽀빠이, 펠릭스더캣처럼 아메리칸 빈티지 스타일의 그림체라 마음에 든다. 왠지 1930년대 미국 꼬마 아이가 읽는 만화책에 있을 것만 같은 그림이랄까.
이쯤에서는 바사삭 유니버스라는 세계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야겠다. 일단 세계관의 중심에는 오븐구이 총사령관 구울레옹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오븐구이 치킨 브랜드 굽네를 상징하는 인물이고, 튀길레옹에 대적하는 영웅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구울레옹의 부하로 치즈바라, 콜럼바삭, 바삭트라가 있다. 바삭트라는 굽네의 고추바사삭, 치즈바라는 치즈바사삭, 콜럼바삭은 오븐 바사삭을 상징한다. 주요 업적이나 활동 이력 같은 걸 보면 굽네가 세계관 만들기에 진심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거다. (심지어 웹소설까지 만들었다)
치킨이나 피자 패키지에도 캐릭터를 활용했는데, 혹시 트렌드에 민감한 독자라면 ‘어…? 어디서 많이 본 그림체인데?’ 할 수도 있다. 모배러웍스를 만든 모빌스그룹에서 디자인한 캐릭터들이기 때문이다.
모배러웍스의 마스코트 모조를 좋아한다면 비슷한 그림체의 이 캐릭터들에게도 친밀감을 느끼게 될 거다.
아직도 소개할 굿즈가 많이 남았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굿즈는 작은 형태의 소품들이다. 가격대도 저렴해서 부담 없이 살 수 있다. 치즈혁명을 일으킨 치즈바라가 그려진 성냥의 가격은 4,000원이다. ‘치즈혁명’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아이템이 아닌가 싶다.
마그넷도 판매 중이다. 콜럼바삭과 함께 다니는 새 ‘새참’이 귀여워서 냉장고에 붙여두고 싶고, 패션 브랜드 로고처럼 생긴 바사삭 유니버스 로고도 꽤 멋있다. 그리고 딴 건 몰라도 치킨 애호가라면 치킨을 좋아하는 마음을 온 세상에 자랑하기 위해 치킨 마그넷 정도는 냉장고에 붙여야 하지 않나 싶다.
굿즈 종류가 많으면 퀄리티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퀄리티는 좋은 편이다. 티셔츠 원단도 탄탄하니 좋고, 지금 소개하는 비누는 좋은 비누를 만들기로 유명한 동구밭과 협업을 했으니 안 좋을 리는 없겠지.
세계관에서 ‘오, 아이디어 좋은데?’ 싶었던 컨셉이 하나 있었다. 콜럼바삭의 업적 중에 하나가 ‘현미대륙’을 발견했다는 것. 콜럼버스가 ‘미대륙’을 발견한 것에 대한 패러디다. 그래서 콜럼바삭의 대표 컬러는 현미밭을 닮은 황금색이 사용된다. 세 캐릭터가 모두 등장하는 노트에 현미밭이 나오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리고 닭다리 그립톡도 탐나는 아이템이었는데 치킨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장난스럽게 선물하기에 좋아 보인다.
팝업스토어 한 가운데에 있는 매대에도 굿즈가 잔뜩 진열되어 있었다. 매대에는 펜이나 마스킹 테이프처럼 아기자기한 것들 위주로 세팅되어 있었다.
자, 굿즈 쇼핑은 여기까지다. 여러 팝업을 다녀봤는데 이렇게 밀도 높게 꾸며진 팝업 스토어는 오랜만이었다. 구경할 것도 많고,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굽네의 세계관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주된 콘텐츠는 굿즈 쇼핑이지만 뽑기 기계에서 할인 쿠폰을 뽑거나, 포토매틱에서 사진을 찍는 등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팝업스토어의 매력은 제한성이다. 기간이 정해져 있고, 공간도 오직 한 군데에서만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리미티드 에디션 스토어인 셈이다. 굽네의 팝업스토어 ‘바사삭 유니버스’는 제한성에서 오는 매력을 잘 뽐내고 있는 곳이다. 오직 팝업스토어에서만 구할 수 있는 굿즈가 꽤 많이 준비되어 있고, 기간도 2주밖에 하지 않아서 더더욱 희소한 경험을 준다. 상수역 일대를 지나가게 된다면 언제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를 굿즈 쇼핑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굽네 팝업스토어 <바사삭 유니버스>
- 기간 7월 15일-28일
-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10길 3
- 홈페이지 basasakuniverse.com
*이 글에는 굽네의 유료 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About Author
김석준
에디터B. 기계식 키보드와 전통주를 사랑하며, 쓸데없는 물건을 좋아한다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